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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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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11월 3일 00시 01분 등록

며칠전에 그리던 것을 마무리 했다.
아이의 입술을 더 도톰하게 만들었고, 어둠속에 있는 귀를 그리고 머리카락을 그렸다. 할아버지의 얼굴의 그늘을 더 묘사를 했다. 그리고는 화실의 마크 선생님께 여쭈어 보았다.
몇군데 손볼 데를 지적해 주셨다.
아이의 이마가 볼 만큼이나 어두우니 이마를 손 좀 보았으면 한다는 것과
할아버지의 주름을 조금 더 섬세하게 하는 것과
할아버지의 목선에서 역광이 너무 밝게 들어갔으니 좀 더 깍아보라는 것과

그리고, 그리고 배경을 어둡게 하라는 것이었다.

다른 것들은 공감을 했는데, 배경을 어둡게 하는 것은 그냥 두고 싶었다.
그러면서도 어둡게, 어둡게 어둡게 칠하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다. 배경이 밝으면 시선이 분산되어서 안될 것 같다. 주요주제에 집중하게 하려면 가려야 할 것이 있다라는......

다 그리고 보니 아이는 사진보다 나이를 더 먹어서 2~3살짜리가 5살쯤 되었고, 할아버지는 사진보다 훨씬 젊어지셨다. 그것은 어떻게 해야 할지 아직은 모르겠다. 특징. 분위기까지 집어 넣는것. 연습이 많이 필요하다.

다 마치고 옆 사람이 그림을 그리는 것을 보았다.
사진을 옆에 두고 4B 연필로 그리고 있었는데, 검은색 등산복을 정말로 검게 그렸다. 놀라웠다. 검은 색을 검게 표현하는 것. 그것이 내게는 놀라움이다.
피부톤은 회색으로 처리 되었다.

그 그림을 보면서, 옆에서 다른 사람 그리는 것을 보니 안심이 된다는 말을 전했다. 초보자들은 그릴 때 무엇을 어떻게 그려야 하는지 구상이 잘 되지 않는다. 경험이 부족하다는 것, 그것은 때로는 두려움을 가져오기도 한다.
그런데, 옆에 아저씨가 사진 보고 그리는 것을 보니, '아 저렇게도 그릴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먼저 그것을 해 보인 사람이 있으니, 할 수 있을 것 같다라는 안도감.

1마일을 10분이내에 달리는 기록이 깨졌던 이야기를 자주 보았다. 어느 청년이 그 기록을 달성한 이후에 많은 사람들이 도전했고, 그것을 달성했다고.

수락산을 올랐을 때, 등산팀의 대장을 찍은 사진이라고 했다. 검은 등산복, 곤색 배낭, 배낭 어깨근 앞쪽으로 알미늄컵이 매달려 있었고 배경이 되는 산은 바위와 나무가 가슴선 쯤까지 올라와 있었다.
사람은 뚜렷하고 배경은 약간 흐리게 몽환적으로 표현한 아주 부드러운 그림이었다.

아저씨가 그리던 것을 마크 선생님이 조금 손봐 주셨다.
손에 지우개를 들었다. 몇군데 지웠는데, 그것으로 인해 포인트가 들어갔다. 배경이 된 나무들의 가지 사이로 하늘이 비치는 것을 지우개를 이용해 지워냈다. 나무들이 만드는 뽀족뽀족한 배경선을 지우개로 지워가며 처리했다. 컵의 광택을 위해 밝고 어두운 부분을 칼로 자르듯이 뚜렷하게 그려서 금속처럼 보이게 했다.

그렇게 특징을 넣어가는 것을 보면서, 아 그렇구나를 속으로 연발했다.
마크 선생님이 그림에 손을 댄 이후에는 포인트라는 것 때문인지, 몽환적인 느낌은 사라졌다. 그점은 조금 아쉽다.

이런 사진을 보면 어떻게 그릴지 구상이 되냐고 여쭈었다.
그리기 전에 구상하느냐고 아니면 그리면서 뭔가를 어떻게 하겠다는 생각이 드느냐고. 마크 선생님은 그리기 전에 구상이 되고 말고는 없다고 했다. 이런 류의 그림을 하도 여러번 그렸으니 보면 그렇게 그리게 된다고 했다. 어떤 의도로 그런 것은 아닌데, 경험에 따라서 그냥 자연스럽게 되는 데로 그린다고.

마크 선생님의 말은, 말로는 이해가 되지만 내 실제 상황에서는 이해가 안되는 것이다. 경험이 없는 초짜들은 소재 앞에서 막막할 때가 있으니까.

아이의 머리카락과 할아버지 머리카락과 눈썹을 그릴 때 참고가 되었던 그림이다.

할아버지의 수염을 그린 기법을 이용했다. 선생님이 머리카락을 이렇게 그렸으면 좋겠다고 시범을 보여주실 때, 그 말을 빨리 알아들었던 것은 화실 한쪽 벽면에 붙은 이 그림 때문이다.

아이의 머리카락은 어둡게 칠한 후에 지우개를 이용해서 머리카락 모양으로 지우고 그 아래에 그늘을 넣었다. 할아버지의 머리카락은 머리결을 따라서 지우개로 그 사이사이에 검은색 콩테를 이용해 머리카락을 몇개 더 넣었다. 눈썹을 그릴때는 수염을 그리는 방법과 거의 같은 것을 이용했다.

참고가 될만한 그림이 있는 것은 참 다행이다.


화실의 '눈사람처럼'이란 아이디를 쓰는 사람이 그린 할아버지 그림.
IP *.72.15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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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찬
2007.11.03 03:02:54 *.140.145.26
늦게 응원해서 미안.. 아주 좋음.. 베리 굿.. 그레이트첼린지..

그리고 갑자기 다니엘핑크의 '새로운 미래가 온다'를 안 읽었으면 추천해 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음. 이유는 확실히 설명하기 어려움. 저자가 그림수업을 통해 느꼈던 생각을 서술하는 대목을 웬지 정화씨가 읽으면 좋겠다는 생각임.. 계속 우리를 놀래켜주기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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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정화
2007.11.04 22:25:11 *.72.153.12
'새로운 미래가 온다' 관심분야의 책 목록에 추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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