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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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이곳의 독자였던 내가 글로만 보던 선배들을 만난 것이 기뻤다.
단편적일 수 밖에 없지만 잊지 못할 광경이었기에 몇자 적어 본다.
1기: 김미영- 그녀는 있는 듯 없는듯 그러나 조용히 사람들을 아우르고 있었다. 1기였을 당시 연구원 일에 우선 순위를 두었으며 두번째 스무살을 공저했다는 선배는 잠시 공백을 두었었는데 모두들 반갑게 맞아 주는 이곳의 너그러움 의 특성을 말씀해주셨다.
박노진- 선배님과는 말을 나눌 기회가 없었다. 말씀하시는 톤으로 봐서 추진력이 강하고 호방하실 것 같다는 인상을 받았는데 연구원 동문회 회장님이시다.
신재동- 왜 재동선배님이 나이가 지긋한 분일 거라 생각했는지, 일명 꿈섭 아빠인 선배님은 식사를 하시다가도 조용히 셔터를 누르셨다. 따듯한 분이라는 인상을 받았다.
홍승완 - 무척이나 동안인 그는 대학생이라고 해도 믿어질 것 같았다.
가볍게 던지는 듯 했지만, 그 말에서 생각의 깊이가 느껴졌다.
장례식 중, 잠시 나갔다 돌아오는 모습을 보았다.
문요한- 그의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었던 이유, 충분히 알 것 같았다.
변경연에서도 그 인기를 실감 할 수 있었다. 여러 모습을 보여주어 우리를 즐겁게 해주셨다. 많은 이들이 그와 이야기 나누고 싶어했고 자문을 구하고 싶어했다.
2기 - 강미영- 통통튀는 그녀를 보며 김민선 선배는 명랑하고 예쁘다고 말했다. 특히 게임할 때 자청해 박승오 선배를 돕던 모습은 인상적이었다. 곧 책을 내게 될 것인지 선배들에게 덕담을 많이 받았다. 제주도가 고향인 그녀와 한방을 쓰게 되서 제주도 이야기도 나눌 수 있었다.
박소정- 그녀를 본 순간 순정 만화의 캐릭터를 떠올렸다. 풋풋한 젊음인 그녀는 변경연의 유일한 이십대이다. 그 자리에 있는 것 만으로도 젊음을 느끼게 하는 매력이 있다.
3기- 이은남- 그녀의 열혈 독자였던 내가 그녀와 한방을 쓰게 되다니, 요한 선배님과 함께 늦게 도착했는데 사실 무척 기다리고 있었다.
글과 똑 같은 이미지의 그녀, 왜 100% 가 아닌가 생각해 보았더니 동행해야할
고양이가 없었다. 그날밤 동침하면서 날을 샜어야 하는데란 후회를 지금 하고 있다. 그날 왔던 옷차림으로 사하라로 떠나신다해도 참 어울릴 것 같았다.
정선이- 보고 싶었던 0순위였던 써니선배, 훤칠한 키에 상큼한 웃음. 누가 불편한 것을 보지 못하는 성품 때문에 모두를 '자기'라고 통칭하고 있었다. 작년 3기가 시작될 때 사부님께 절을 했던 선배는 수료하는 날, 다시 사부님께 절을 했다. 맞절을 하시던 사부님은 무슨 생각을 하셨을까?
바라보는 동안 마음이 찡해졌다.
김민선-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그녀를 만났을때 대번에 민선선배란 걸 알아 보았다. 일미터 칠십사의 큰 키, 이지적 풍모의 그녀. 한방을 쓰게 되었고, 제일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던 듯 하다. 연구원을 수료했으니 이제 그녀가 날기를 고대한다.
박승오- 역시 글로 친근했기에 만나서도 친근했다. 행사를 주관하면서 빈틈없이 역할에 충실한 모습이 무척이나 보기 좋았다. 아프리카 식으로 별명을 붙이자면 '바람의 아들'정도의 닉네임이 어울리는 씩씩한 기상이었다.
송창용- 양평이 댁인 선배는 승하차도 모두 양평에서 하셨다. 조용히 할일을 하시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빨간모자를 쓰고 오셨는데 사부님은 그것을 상징화 하셨다.
신종윤- 삼국유사를 읽으며 지쳐 있을때 댓글을 달아 주었던 고마운 선배님. 안과 밖이 똑같은 성품일 것이라는 생각이 내내 들었다. 화목한 가족이 나중에 합류했는데 마치 한폭의 성화처럼 그 모습이 감동적이었다.
최영훈- 처음에는 말씨 때문에 전라도 분일거라 생각했는데 충청도 분이었다. 공무원이신데 뭘 해도 잘하실듯 친화력이 엿보였다. 특별히 가져 오신 술, 그 술을 비우고자 우리는 기사님의 눈총을 받으면서도 끝까지 술통을 비워냈다. 후배들을 따듯하게 챙겨 주셨다.
한정화- 그녀에게 연구원이 해야할 많은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 힘들어 지칠때 서로가 얼마나 힘이 되는지, 서로 격려를 아끼지 않아야 한다는 이야기까지, 절대로 엄살 부리지 않지만 할일은 어떻게든 해내고 말 것 같은 그녀처럼 보였다.
실험을 끝내고 자신의 자리로 돌아가는 정화선배의 건강한 일상을 기원한다.
글을 통해 만났기에 뵙고 싶었고, 궁금했던 분들인데 못 뵈었던 분들이 계셨다.
초아선생님. 도명수, 오병곤, 한명석, 김도윤, 이희석, 박소라, 최정희.오윤,
언젠가 만날 기회가 오겠지만 뵐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던 분들인지라 아쉬웠다.
그밖에도 세분의 게스트가 계셨는데 성함을 몰라 죄송하다. 특히 마지막에 함께 내려 쓰레기를 정리하겠다고 우리 모두를 보내신 분, 돌아 오면서 자꾸 부끄러웠다.
'이 자리를 빌어 정말 고맙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저희가 해야 할 일이었습니다. 다음에 꼭 맛난 식사를 대접하게 해 주세요.
여행자- 김성주씨. 그분께 특별히 고마운 인사를 전하고 싶다. 속초를 좋아해 일년에 서너번 그곳에 머무는 나는 다시 조용히 그곳을 찾아 보게 될 것이고 . 아마도 그날의 그 아름답던 공간과 어우러져 더욱 빛나던 사람들을 떠올리게 될 것이다. 모두 김성주씨의 덕분이다.
첫 모임인지라 생각 못했던 부분들도 많았는데 돌아오는 버스안에서야 그자리에 모인 분들이 4기를 축하해주러 먼 걸음 하셨다는데 생각이 미쳤고,
무척 고마워졌다. 때문에 관광버스안에서 노는 분들 ,우아 떠는 내게는 경멸의 대상이었는데 처음으로 관광 버스에서 노래도 부르고 놀았다. 주체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뒤늦게 든 까닭이다.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들과 사부님 말씀대로 '노는 것' 이 어떤 것인지 잘 배웠다.
선배님들을 자주 보지 못할 것 같아 섭섭하지만 한편 매우 든든하다.
거침없이 선배라고 부를 수 있는 커뮤니티. 변경연에 소속된 나는 행복하다.
언제든 저희 모임에 오시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장례식 스피치 때문에 가기 싫었고, 생각다 못해 안울고 할 수 있는 원고 한장, 망가져야만 읽을 수 있는 원고 한장을 들고 갔던 나는 망가지는 쪽을 선택했다. 나는 여지 없이 망가졌고 나의 견고했던 틀 한조각이 부서져 나가는 잊지 못할 시간을 만났다.
사부님을 만나서 마음에 담긴 첫번째 말씀이다.
" 나는 이맘 때 새 사람들을 만나는 순간을 기다려 왔고, 그래서 지금 제일 행복하다."
4기가 양서를 다독해야 하는 시기를 잘 이해해 50권의 책을 읽고, 50편의 칼럼을 써내고, 무엇보다 서로 돕고 서로에게 배우는 모습으로 일년내내 행복하게 해드려서 5기를 맞을 때, 사부님이 다시 그 말씀을 하시는 모습을 보고 싶다고, 우리 4기는 이심전심 마음으로 공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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