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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5월 7일 22시 54분 등록
존경하옵는 사부님

꼭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었습니다. 연구원으로 보낸 1년의 시간이 아마 제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기회였습니다. 어려웠던 시간이었지만 제 인생의 커다란 변곡점을 만들어 큰 계기였다고 봅니다. 문득 사부님을 처음 뵈었을 때의 기억이 선명하게 떠오릅니다. 2005년 11월의 약간 추웠던 날이었던 것 같습니다. 강의장 엘리베이터에서 수서역 지하철역에서 같이 걸어가면서 제 얘기만 주절주절 늘어놓은 것 같더군요. 그렇게 제 말을 편하게 들어주었던 사람이 제 기억으로는 처음이었던 같습니다. 그 이후로 꿈벗 프로그램에서 사부님을 다시 만났고, 만남의 횟수가 늘어나기 시작했습니다. 지금까지 사부님과 함께 있었던 장면 하나 하나가 파노라마처럼 흘러갑니다.
남해의 시원한 바닷가에서,
몽골의 드넓은 초원위에서,
진전사의 빨간 모자를 쓴 모습에서
어느 것 하나 놓치고 싶지 않은 기억이었습니다.

변화에 대하여 사부님은 살아있는 것에 대한 특권이라고 했습니다. 삶이 곧 변화요 변화가 곧 삶의 한 형태라는 것이 오늘 따라 마음속 깊이 들어옵니다. 출근할 때 나뭇잎을 보니, 어느새 든든한 초록색 옷으로 바꿔 입었습니다. 앙상한 나뭇가지가 연약한 새싹을 틔우고, 추위에 얼어붙은 상황에서 스스로 가지를 키우고 잎을 만들어 내었습니다. 가슴속 깊이 울리는 시원함이 있었습니다. 나무가 성장의 비밀이 바로 유전적인 본능이고, 그것을 봄날의 따뜻한 햇볕과 대지의 조화라고 봅니다. 중요한 것은 나무만의 본능을 일깨우는 그 무엇이 있다고 봅니다. 그 본능을 깨우지 못한다면 나무는 성장하지 못한다고 봅니다. 본능을 깨우는 것, 자기의 강점을 찾고 제대로 길을 찾아가는 것. 그것은 그 길을 가 본 사람만이 할 수 있는 능력이자 변화의 힘이라고 부르고 싶습니다.

사부님이 가장 크게 보였던 때는 바로 남해에서 3기 연수원 첫 번째 수업시간이었습니다. 바다를 배경으로 서서 “1년 동안은 나를 통해서 바다를 봐라.” 라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잠시 후, 바다를 비켜서면서, “그 뒤 1년은 너희들의 바다를 보아야 한다.” 라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제가 받았던 어떤 강의보다도 짧았고, 깊은 울림이 있었습니다. 바다를 뒤로 커다란 파도가 되어 저한테 밀려드는 것 같았습니다. 지금 저 만의 바다를 보는 느낌, 나만의 색깔을 찾아야 하고, 나만의 길을 찾아야 하는 절박함도 스스로 받아들이고 열심히 운둔의 길을 열심히 찾고 있습니다.

가장 평화로웠던 사부님의 모습은 몽골 여행에서였습니다. 여행다운 여행, 기억에 남는 여행이었습니다. 말을 타고 유유자적 하는 사부님의 모습에서 인생의 여유를 느꼈고, 사부님만의 자유스러움을 만끽할 수 있었습니다. 초원위에서 마음껏 열정을 발산하고, 내가 가는 길이 곧 길이 되는 자유의 의미를 느낄수 있었습니다. 또 하나 잊지 못하는 것은 송년회 때 사부님이 주신 카드와 두 권의 개정판 책이었습니다. 공무원으로 딱딱하게 꽉 막힌 저를 변화의 길에 들어주게 하셨습니다. 카드에 들어있는 ‘성실함’과 ‘깊이 흐르거라.’ 라는 말은 올해의 화두로 정해놓았고, 바위에 새기듯 힘써 좋은 결실이 나오도록 하겠습니다.

연구원 생활이 힘이 들 때 사부님의 여러 모습이 투영되었습니다. 거부하기 어려운 강인한 위엄이 부드러움이 있었습니다. 결국 나 자신도 소중하다는 것을 배웠고, 남의 탓, 환경 탓이 아닌 내 자신의 문제를 진지하게 돌아다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연구원 1년차가 끝이 나고, 책 쓰기가 힘들어질 때 다시 사부님을 속초에서 뵈었습니다. 동해의 바닷가에서 열심히 글을 쓰라는 사부님의 말씀에 다시 일어서게 되었습니다.

사부님, 행복한 것은 지금까지 사부님을 뵈었던 날보다 앞으로 만날 날이 더 많이 남았다는 것입니다. 지나온 시간도 행복했지만, 앞으로 다가올 날들이 가슴이 두근거립니다. 그 동안 가르쳐 주신 은혜에 감사드립니다. 늘 노력하고 성실한 연구원, 서로 돕고 도와주는 아름다운 연구원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08. 5. 3. 소전 올림

워드로 친 것을 편지지로 옮기다 보니 많이 바뀌었습니다.
수료식의 기쁨과 아쉬움이 교차하지만,
사부님에 대한 감사의 글을 남기고 싶었습니다.
IP *.173.40.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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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지깽이
2008.05.08 11:22:10 *.160.33.149

어머니의 탁주가 맛있었다.
감사하다 말씀 전해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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