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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3월 22일 12시 07분 등록

<결혼 수업>

1 저자에 대하여 한스 옐루셰크

1939년 오스트리아 린츠에서 태어났다. 철학과 심리학, 신학을 공부했으며 철학으로 석사학위를, 신학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교류분석(Trasactional Analysis) 교육치료사로서 30여 년 동안 심리 상담가이자 가족 상담 전문가로 활동해 왔다. 부부와 연인들을 위한 심리 에세이와, 동화를 심리적으로 분석한 책을 많이 펴냈으며, 독일 슈투트가르트에 있는 심리치료센터에서 가족 상담 및 치료소장을 10년간 역임했다.

1989년에는 아내인 마르가레테 코하우스-옐루셰크와 함께 독일 튀빙겐 시 근처의 작은 시골 마을 암머스부흐-인트링겐에 성인 교육센터 및 부부 치료 센터를 개설했다. 1998년 아내가 사망한 뒤에도 여전히 이곳에서 인본주의 심리학과 시스템 이론을 기본으로 한 여러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마음의 평화를 찾을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인간 관계와 삶에 대한 예리하고 깊이 있는 통찰력이 돋보이는 그의 대표작 <결혼 수업> 1998년 초판을 발행한 후 2006년까지 19쇄를 펴내며 독일어권에서 베스트셀러이자 스테디셀러로 자리 잡은 결혼 생활의 필독서이다. 우리나라에서는 2007 6월에 <결혼 수업>으로 초판 발행을 하였으며 2008 8월에 <왜 사랑하기를 두려워하는가>란 제목으로 다시 출간을 하였고 지금은 절판된 상태이다.

*교류분석 이론: 1957년 미국의 정신과 의사인 에릭 번이 창안한, 인간의 상호 교류와 행동에 관한 이론 체계이자 효율적인 인간 변화를 추구하는 심리 치료 방법이다. 인간의 무의식을 강조하는 정신분석과 달리, 교류분석은 말이나 태도 행동, 얼굴 표정 등으로 드러나는 의식을 강조하며 인간을 자기 의지에 따라 행동을 바꿀 수 있는 능동적 존재로 본다.

 

2 내 마음을 무찔러 드는 글귀

편집자의 말 행복한 부부로 사는 법

006 어쩌면 결혼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집이나 예단 같은 물질적 준비가 아니라, 새로운 관계에 대한 준비가 아닐까? 진학이나 취업, 승진은 매 단계마다 치열하게 준비하고 공부하면서, 왜 결혼에 대해선 공부해야 한다고 생각을 하지 못할까? 조직 사회에서 리더가 되기 위해 필요한 리더십을 공부하고 훈련하면서, 한 사람의 배우자 역할을 제대로 하기 위해 공부가 필요하다는 생각은 하지 못한다.

결혼은 사랑의 완성이 아니라, 새로운 사랑의 시작이다

007 행복한 커플로 오래 잘 사는 것, 그것이 결혼식장에 첫 발을 내딛는 모든 연인들의 바람일 것이다. 그러려면 저자는 결혼에 대한 상투적인 통념에서 벗어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말한다. 결혼은 연애의 완성이나 연애의 무덤이 아니라, 새로운 사랑, 새로운 관계의 시작이라는 것이다.

사랑은 발전하는 과정이지 한번 일어났다가 어느 순간 끝나버리는 사건이 아니다. 사랑은 시간이 흐르면서 점점 여러 단계를 거쳐 발전하고 달라지는 그 무엇이다. 더욱이 우리 스스로 뭔가하고, 직접 능동적으로 설계해야 생겨나는 것이다.

>그때그때의 얼굴을 확인하고 달라지는 것을 받아들이고 더 성숙해 지려는 노력이 필요한 것을 나는 뜨거운 것만 사랑이라 생각했던 적이 있었다. 예전처럼 뜨겁지 않은 것에 대해서 서운하고 답답해 한 적이 있었다. 사랑의 한 단면만 알고 있었던 것 같다.

008 상대방이 결혼 전과 왜 달라졌는지 고민하며 괴로워할게 아니라, 관계가 질적으로 달라졌다는 걸 인식해야 한다고 저자는 이야기한다.

행복한 커플을 만드는 의사소통의 기술

008 저자는 부부 사이의 갈등은 대부분 어느 한쪽이 문제를 일으키는 게 아니라 양쪽 모두 원인 제공을 하기 때문에 일어난다고 지적한다.

>이혼한 사람들의 전 배우자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면 하나같이 이상한 사람들이었다. 어떻게 그렇게 만났을까 싶을 정도로. 하지만 이혼의 이유에 대해서 자신의 몫을 찾을 줄 알아야 한다. 손바닥도 마주쳐야 소리가 나기 때문에. 그래야 재혼의 자격을 갖출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나도 이혼에 대한 나의 기여도를 인정하고 싶지 않았지만, 시간이 지나고 객관적으로 보니 분명히 나의 잘못이 있었다. 인정하고 싶지 않았지만 말이다.

009 겉으로 보이는 현상 뒤에 감춰진 진실을 찾아내는 이런 날카로운 통찰력이야 말로 <결혼 수업>의 큰 매력이다.

이 책의 또 다른 미덕은 그때그때 상황에 맞는 처방전을 주는 것이 아니라, 관계의 본질을 탐구하면서 심리학적으로 깊숙이 들어간다는 점이다.

010 저자는 담담한 척, 대범한 척 쿨하게 그냥 덮고 넘어가자는 반응 또한 무시무시한 관계의 덫임을 보여준다. 저자는 잘 싸우는 데도, 화해를 하는 데도 용기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해결하지 못한 채 그냥 덮고 넘어간 상처는 마음 깊은 곳에 쌓이고, 결국엔 분노가 조금씩 자라나 배우자와의 사이를 멀찍이 떨어뜨려놓는다. 겉으로는 큰 문제가 없어 보여도 가슴 깊은 곳에서는 사랑이 죽어 가는 것이다.

011 결국 문제는 소통의 기술이다. 결혼으로 새로운 관계가 만들어지고 나면 당연히 두 사람의 말하는 방법과 상대를 대하는 태도에 변화가 뒤따라야 한다.

머리말

019 어떻게 해야 두 남녀가 막 사랑에 빠진 시기를 지난 다음에도 신선함과 역동성을 잃지 않고 오래도록 관계를 유지할 수 있을까? 결혼 생활을 오래 유지하다 보면 모두들 어쩔 수 없이 메마르고 경직된 관계가 되어야 하는걸까?

  1. 부부로 살아가는 기술 사랑은 사건이 아니라 발전하는 과정이다

024 지난 200년간 인류의 평균수명은 3배나 늘었다. 18세기에는 평균수명이 겨우 30세에 불과했다. 그 시절에는 지금보다 훨씬 많은 부부들이 죽음 때문에 지금보다 훨씬 빨리 결혼 생활의 끝을 보았다. “죽음이 우리를 갈라놓을 때까지라는 결혼 서약도 그 시절에는 지금과는 완전히 다른 의미로 다가왔을 것이다.

흔들리는 결혼

026 그런 의미에서 생존을 위해 상대방이 반드시 필요했던 것이다. 아직도 이런 오랜 역할 모델이 힘을 발휘하고 있긴 하지만(심지어 온갖 진보적인 표어 뒤에서도 은폐된 채로), 가족을 지탱하는 이유로서는 점차 힘을 잃고 있다.

027 결혼이란 깨질 수 없는 성스러운 결합이라는 종교의 가르침이 사회적 차원은 물론이고 일정 기간 동안 법적으로도 유효한 구속력을 지닌 적이 있었다. (중략) 하지만 오늘날에는 종교가 개인의 삶을 그렇게 강하게 통제하지 못한다.

027 옛날에는 공통된 기반 위에 놓은 세계관과 규범, 굳건히 고정된 성 역할, 경제적인 필요, 이 세 요인이 결혼을 외부에서 (그리고 내부에서도 역시) 규정하고 거의 꼼짝 못할 만큼 배우자들을 결합시키는 요인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이런 요인들이 큰 의미가 없다. 이제 결혼을 튼튼하게 지켜주는 것은 오직 인간 대 인간으로서 부부가 맺는 관계의 질밖에는 없다.

028 결혼 생활이 얼마나 튼튼하고 알차게 지속되느냐는 오로지 내가 배우자와 어떻게 화합하느냐 하는 개인적인 능력과 한계에 달려 있을 뿐이다.

오래 가는 사랑 만들기

028 이 기술에서 가장 기본은, 무엇보다도 아내와 남편의 사랑, 즉 부부애가 무엇인지 그 본질을 이해하는 것이다.

029

  1. 아내와 남편의 사랑은 서로 상대에게 반한 상태와는 분명히 다르다. (중략) 연애 감정에 푹 빠진 그 상태를 가장 이상적인 사랑이라고 확신하는 사람이라면, 시간이 흘러 그런 감정이 잦아들면 이제 사랑이 끝났다고 단념하거나 아니면 계속해서 새로운 관계를 시작해야 한다.

  2. 사랑은 발전하는 과정이지 한번 일어났다가 어느 순간 끝나버리는 사건이 아니다. 사랑은 시간이 흐르면서 점점 여러 단계를 거쳐 발전하고 달라지는 그 무엇이다. 더욱이 우리 스스로 뭔가하고, 직접 능동적으로 설계해야 생겨나는 것이다. (중략) 열렬한 연애 감정에 휩싸인 시기에는 저절로 상대방한테 흘러가던 관심과 애정도,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른 뒤에는 의식적인 관계 노동을 통해 꾸준히 관리해야 지속적으로 유지할 수 있다.

  3. 남자와 여자의 사랑은 나름대로 상승과 하강을 반복하는 변화과정이다. (중략) 하지만 위기 없는 결혼 생활은 있을 수 없거니와, 부부관계가 성숙하려면 반드시 거쳐야 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위기 때문에 관계가 위태로워질 수도 있지만, 위기는 항상 기회라는 다른 얼굴을 가졌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중략) 위기를 겪어봐야만 다람쥐 쳇바퀴 돌 듯 반복되는 습관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도 있고, 나와 배우자의 능력도 세심하게 가늠해볼 수 있으며, 공동의 삶 속에 존재하는 새로운 가능성도 발견할 수 있다.

  4. 부부 관계의 위기는 자율과 구속 사이에서 적당한 균형을 잡기 어려워서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중략) 부부는 두 사람 모두 자기만의 공간이 필요한 독립된 인격체이지만, 동시에 안정과 따뜻함을 선사하는 상대방의 유대도 놓치고 싶어하지 않는다. (중략) 살아 있는 건강한 관계란, ‘우리가 끊임없이 번갈아 우위를 주고 받는 시소 게임이어야 한다. 상대방의 따스함이 필요한 때가 있으면, 반대로 어느 정도 거리를 두고 떨어져 있는 시간도 필요하다. 그런 분리된 시간, 그러니까 아내와 남편이 각자 좋은 의미의 이기주의를 실천하는 시간은 부부애를 해치기보다 오히려 부부애를 더욱 돈독하게 해주는 필수 요건이다.

  5. 사랑이란 두 사람이 한 사연을 공유한다는 뜻이다. (중략) ‘함께 늙는다는 것은 뭘까? 그것은 아무리 수천 번의 강렬한 연애를 반복해도 얻을 수 없는, 단 한 사람과의 사랑에서 얻는 깊은 유대감과 정이 있어야 가능하다. (중략) 사랑은 결코 강요할 수 없다. 하지만 오래 가는 사랑이 가능하도록 시도할 만한 일은 정말 수없이 많다. 사랑이 풍요로운 결실을 맺으려면 오랜 시간이 흘러야 한다. 어쩌면 지금 우리는 그것을 잊고 사는 게 아닐까.

2. 남자와 여자의 차이 남과 여는 관계 맺는 방식이 다르다

문제 대 관계

041 부부 관계는 항상 남자와 여자의 차이를 염두에 두어야 한다. 남자는 상대와의 관계에 기꺼이 3의 무엇’, 그러니까 어떤 문제나 업무, 목적 따위를 끌어들이는 습관이 있다. 그래야 관계가 살아 있는 것으로 느껴지고 심지어 더 흥미진진해 보인다. 말하자면 남자들에게 관계란 배경일 뿐이고, 그들의 의식 전면에는 객관적 사실’, ‘문제’, 즉 두 사람이 함께 얘기하는 어떤 이나 주제가 두드러진다. 여자는 그 반대다. 여자는 사람이 먼저고, 또 사람과 사람 사이, 그리고 서로 대화를 주고받는 과정 그 자체가 관심사다.

042 온갖 이야기를 다 하면서 정작 개인적인 이야기는 단 한마디도 입에 올리지 않는 남자들이 여자들에겐 참 신기해 보일 따름이다. 남자들은 남자들대로 별 내용 없는 수다를 비웃는다. 수다가 존재하는 이유는 어떤 결과를 얻으려는 것이 아니라 서로 관계를 맺고 유지하기 위해서인데, 남자들한테는 어색하고 낯설기 짝이 없는 일이다.

경쟁 대 유대

남자들 세계에선 경쟁이 관계 형성과 유지에 중요한 구실을 한다. 남자는 자신이 어떤 일에 능력이 있다는 것과 다른 누구보다 그 일을 더 잘한다는 사실을 입증할 때 기분 좋은 자극을 느낀다. 그래서 특히 순위를 놓고 다투는 스포츠 경기를 좋아하고, 일상에서도 아예 무슨 일이든 지고 이기는 계임으로 만들어버리곤 한다.

남자와 여자는 왜 다를까?

047 그렇다면 남녀의 여러 차이에서 우리가 배울 수 있는 건 무엇일까? 우선 그 차이를 알고 인정하는 것이 중요한 첫걸음이다. (중략) 남자와 여자가 관계에서 취하는 태도는 사뭇 다르지만, 그것은 서로 비난할 일이 아니라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하는 사실이다.

048 그러므로 우리는 모두 나와 다른 성을 지닌 상대를 배려하는 마음을 기를 수 있고, 한편으로는 여자면서 자기 안에 숨어 있는 남성적 특징을 좀 더 키우거나 남자면서도 자기 안에 억압되어 있는 여성적인 면을 개발하는 노력도 충분히 할 수 있다.

3장 상처 받았을 때, 상처를 주었을 때 화해에도 용기가 필요하다

054 한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상처 주는 행동을 했는데도 그 일에 대해 서로 터놓고 대화하지 못한다. 그러는 사이 상처는 여전히 남아 사랑을 좀 먹는다.

사랑하기 때문에 상처를 받는다

055 개인으로서 나는 무엇을 원하며, 우리는 관계에 내가 투자해야 할 것은 무엇인가? 어느 선에서 욕구를 접어야 하고, 언제 나를 주장할 것인가?

덮어둔 상처는 분노로 자란다

056 말끔히 치유되지 않는 상처는 사랑의 빛을 약하게 하거나 아예 꺼뜨리기도 한다.

하지만 조금 관대해질 수 없을까? 몇 가지는 그냥 없었던 셈 치거나, 간단히 잊어버려야 하는 것 아닐까? 조심하자. ‘뒤끝 없이관대하게 넘어가자는 말처럼 위험한 것도 없다.

>그래, 내가 이런 타입이지. 한 번도 괜찮고, 두 번도 괜찮지만 이런 관대함으로 무장된 분노가 쌓여서 산더미가 되면 나도 감당할 수가 없게 된다. 이런 나의 성향을 알기에 스스로 조절하고 표현하려고 하지만 그 성향이 없어지지는 않는다. 결국은 내가 상대에게 관대하고 보이고 싶은 욕심때문이 아닐까? 나도 똑 같은 사람이면서 말이다.

057 그렇다면 화해는 어떻게 할까? 첫 번째 중요한 단계는 상처를 준 쪽에서 그 사실을 인정하는 것이다.

058 명심하라. 중요한 건 내 의도가 아니라, 내 행동과 의도가 낳은 결과. 내 태도 때문에 상대가 상처 받았다고 느낀다면, 내가 의도했든 안 했든 정말로 상처를 준 게 맞다. 따라서 상대가 상처 받았다고 말하는 수간 정작 내가 해야 할 말은 이런 것이다. “맞아. 그게 정말 당신에게 상처였구나!” 이 말을 하려면 약간 겸허한 자세가 필요하다.

화해의 두 번째 단계는 용서를 구하는 일이다.

059 핵심은, 상처 준 장본인이 말로만 용서를 구할 것이 아니라 구체적인 행동을 제시하고 실행 의지를 보여서 자기 말에 힘을 실어야 한다는 것이다.

061 인정하고, 용서를 구하고, 행동으로 보상한다. 이 세 가지는 우리가 누군가에게 상처를 입혔을 때 그 상처를 실제로 치유하고 화해하기 위해 밟아야 할 세 가지 단계다.

상처 받은 자의 무기

061~062 배우자에게 상처 받았다고 느끼면 제일 먼저 내가 느낀 감정을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하다. 그 상처 때문에 아내나 남편에게 화가 났다는 것을 인정하는 데도 용기가 필요하다. 이 첫 번째 단계가 생략되는 이유는 대강 다음 두 가지로 요약된다. 하나는, 내가 자신을 무시하고 비하하면서 이런 식으로 말하는 것이다. “아유, 나 너무 나약한 거 아냐?” “, 나도 문제야 이렇게 예민해서야 원!” 또 하나, 나를 상대보다 훨씬 나은 사람으로 급상승시키는 태도다. “저 가엾은 인간이 저렇게밖에 못 하는 걸 어쩌겠어.” “별 수 있어? 잘난 내가 그냥 참아야지.”

>나는 후자의 경우이다. 나의 찌질함을 정면으로 바로 볼 자신이 없고 인정하고 싶지 않은 찌질한 자존심 때문이다.

062 상처는 우리 영혼에 심각한 흔적을 남긴다. 그리고 상처가 반복될 때마다 그 흔적은 눈곱만큼도 나아지지 않고 계속 커지고 나빠지기만 한다! 비록 고통과 분노를 실감하고 똑바로 바라보는 것이 지금 당장은 더 힘든 일일지라도, 상처를 반드시 불러내어 일일이 해결하는 편이 훨씬 낫다.

처 받은 사람이 해야 할 두 번째 단계도 무척 중요하다. 똑똑한 목소리로 상대방이 나한테 상처를 주었다는 사실, 그리고 어떤 일로 상처를 주었는지 분명하게 알리는 일이다.

062~063 세 번째 단계는, 배우자로부터 일단 상처를 받고 나면 파괴적인 권력 게임을 시작하지 않도록 주의하는 일이다. 간혹 남편이나 아내가 나에게 준 상처를 가지만의 비밀 장부에 적어두면서 목록을 하나씩 늘려 가는 사람이 있다. 그럼 상대는 (자신도 모르게) 날이 갈수록 점점 더 죄질이 나쁜 죄인이 되고 점점 더 빚이 늘어만 간다. 반대로 나는 계속 상대를 깎아내리고 멸시할 자격이 있다고 믿다가, 어느 날 갑자가 그 장부를 펼쳐들고 상대의 코밑에 불쑥 들이민다. 그러고는 상대의 도덕적 자질을 문제 삼아 매몰차게 연타를 날려 상대를 녹다운시킨다. (중략) 말하자면 상처 받은 쪽 역시 도덕적인 우위에 서서 그것을 이용하려는 의도를 포기해야 하고, 상처 준 쪽처럼 일종의 겸허함을 가져야 한다. 때가 되면 자신이 받은 상처에서 벗어나야 하고, 강력한 무기를 손에 쥐겠다는 욕심도 버려야 한다.

>어찌 보면 나는 비열한 편이었나?

064 그러고 나면 상처 때문에 사랑이 약해지기는커녕 더 깊어지기도 하고 새로운 차원으로 발전하기도 한다. 용서를 구하고 용서하는 과정에서 우리 가슴은 한층 더 깊어지고 넓어지기 때문이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상처 준 사람도 상처 받은 사람도 모두 한발씩 양보하고 진심으로 노력해야 한다.

4 사람 좋은 남편, 불만투성이 아내 왜 아내는 영원히 만족을 모르는가

070~071 최근 나온 어느 연구 결과에 따르면, 기혼 여성들이 미혼 여성들보다 훨씬 자주 우울함을 느낀다고 한다. 얼마나 의외인가! 언뜻 떠오르는 생각이지만, ‘가엾은 독신여성들이야말로 더 우울하게 지내지 않을까?

>가엾은 독신이란 말은 편견이며, 기혼 여성들이 우울함을 느끼기는 하지만 더 자주 느낀다는 생각은 해 본적이 없다. 인간이면 누구나 다 우울하고 외로움을 어느 정도 동반하고 가는 것 아닐까?

071 지칠 줄 모르는 욕망은 여자들의 천성일까?

아내의 진짜 소원

076 남편이 아무리 겉으로는아내의 소원을 다 들어준다 해도, 아내를 진정한 인격체로 대접하지 않으니 아내 역시 자부심이 안 생긴다. 그러니 아무리 세계를 발밑에 갖다놔준들 마음 속엔 바람만 휑하니 불고 그 텅 빈 속을 채우고 싶어서 자꾸만 뭘 더 갖고 싶어한다. 그것은 가지고 또 가져도 채워지지 않는 공허감이다.

이제는 서로 만나야 할 때

077 아내가 유독 진짜원하는 그것은 들어주기 힘들어한다. 감정이 있어도 업무니 객관성이니 하는 포장을 씌워 은근슬쩍 바꿔 말하고 그 뒤로 숨기 바쁘다. 한 여자의 진짜 모습을 마주하고, 정을 나누고, 서로 보듬어주는 것 자체가 두려운 것이다. 그래서 남자들은 그런 것은 거부하고, 겉으로나마 뭔가 해야 하니까 차라리 소원을 들어주면서 도망치는 것이다. (중략) 어쩌면 여자들이 남자들에게 어느 정도 어머니 같은 느낌을 주기 때문에, 남편으로서 자기 정체성을 지키기 위해 남자가 거기서 벗어나려고 애쓰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078 하지만 맞춰주는 것하고 정말 아내와 공감하는 것사이에는 하늘과 땅만큼의 차이가 있다. 그 차이를 남편들이 인식하기 위해서는, 아내들도 눈앞의 승리에 취해서 쉽사리 남편들을 놓아주어서는 안 된다.

079 여자들이 자기에게 필요한 것을 스스로 나서서 구하려고만 한다면,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은 기혼 여성들이 우울함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찬성한다. 맞는 말이다.

5장 상대방의 잘못만 보는 부부 내 안의 그림자 들여다보기

희생양 메커니즘

085~086 여기엔 인류사에서 이미 온갖 재앙을 초래한 적 있는 사회심리학적 메커니즘, 희생양 메커니즘이 작동하고 있다. 한쪽이 다른 한쪽에게 지나치게 심하게 어떤 일의 책임()을 일방적으로 뒤집어씌울 때는, 대개 자신도 그 사태에 책임이 있다는 죄책감을 애써 지우려는 것이다. 그렇게 보면 앞서 말한 성경 구절이 딱 맞아떨어진다. 남의 눈에 들어 있는 티끌에 일일이 흥분되는 사람은 십중팔구 자기 눈에 든 들보를 보지 못한다.

내 안의 숨겨진 그림자

087~088 내가 보기엔, 현대 심리학이 더불어 사는 삶에서 중요하다고 강조하는 깊은 통찰이 제 눈의 들보라는 이 성경 구절 한마디에 담겨 있다. 분석심리학의 기초를 세운 카를 구스타프 융은 인생의 양극, 그러니까 서로 반대되는 요소로 이루어져 있다는 말을 했다. 한 면이 크게 부각된다고 해서, 반대 부분이 쉽게 사라지는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 누군가 겉보기에 매우 합리적이고 절대로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에게 감정적인 측면이 존재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마음 깊은 곳에 고스란히 감춰져 있다는 것이다. 부지런한 사람도 반대되는 태도 즉 게으름에서 완전히 자유롭지 못하다. 게으름이야말로 그 사람 마음 속에서 끈질기게 활동하는 가장 골치 아픈 적일지도 모르며, 그는 그 게으름에 주도권을 넘겨주지 않으려고 더 열심히 부지런을 떠는 것인지도 모른다. 융은 이것을 가리켜 그림자라고 명명했다.

융은 우리가 어떤 심리적 성향을 강하게 나타낼 때 그 반대되는 요소가 우리 마음에서 사라지지 않고 내면 깊숙이 자리 잡으며, 은폐된 형태 즉 그림자로서 살아 있다고 말했다. 그림자란 쉽게 말해 가 인정하고 싶지 않은 내 심리의 어두운 측면이다.

089 정리벽이 심한 사람의 심리를 들여다보면 겉보기와는 딴판으로 말끔함과는 거리가 먼 경우가 많다. 예컨대 그런 사람들은 어렸을 때 타인이 비난이 두려워 자신의 폭력성이나 성적 충동을 정면으로 대면할 기화기 없었을 수도 있다.

눈을 뜨고 나를 바라보자

089~090 융은 이렇게 말했다. 내 안의 그림자는 낯설고 불편하고 한편으로 나를 위협하기도 한다. 그래서 우리는 대응 수단을 강구하는데, 이 대응 수단이 바로 심리학에서 말하는 투사이다. , 우리는 타인에게 우리의 그림자를 투사하고 그것을 꼬투리 삼아 그 사람을 비난한다. 알프레드가 앙켈리카더러 정신없는 여자라고 욕하는 걸 마도 그렇다. 물론 앙겔리카의 무질서가 갈등의 발단이 되긴 했지만, 실제로 그가 그렇게 광분하는 이유도 알고 보면 아내의 무질서에서 자기 내면의 그림자, 즉 자기 안에 있는 혼돈과 맞닥뜨렸기 때문이다.

부부는 서로를 비추는 거울

092~093 눈을 뜬다는 건 먼저 앞서 말한 그런 심리적 관계를 인식하고 진지하게 생각한다는 뜻이다.

093 마지막으로 눈을 뜬다는 것은 상대방에게서 나를 본다는 것이다. 남편이나 아내가 나를 화나게 하는 그 순간, 내게 아주 중요한 어떤 것, 즉 내 속의 그림자를 상대방이 드러내주고 있는 것은 아닌가 의심해봐야 한다. 내가 특히 싫어하고 화를 내는, 배우자의 어떤 모습을 들여다보면, 내가 가장 유심히 고민하고 개선해야 할 과제가 보일지도 모른다는 뜻이다.

094 우리는 눈 먼 장님처럼 서로를 구덩일 이끄는 대신, 둘 사이에 마찰이 빚어지는 바로 그 지짐에서 함께 발전하는 삶의 반려자가 되어야 한다.

6장 지금 그대로의 내 모습을 받아들여줘 너무도 익숙한 관계의 딜레마

상대가 변하기를 바라는 마음

100 대부분의 부부는 후자의 모습을 보이는데, 아무리 말 한마디 입 밖에 내지 않는다 해도 각자 속으로는 비난의 자세와 거부의 자세를 결코 포기하지 않고 있다는 게 더 큰 문제다.

거부하는 쪽에 묻는 질문

103 반항적으로 반응하는 사람들은 대개 무엇으로부터 스스로 방어하려는 경우가 많지요. 그 무엇이 대체 뭘까요? 어쩌면, 아내의 바람에 부응하면 지는 거라고 생각하진 않나요? 그래서 지금까지 당신의 태도가 잘못된 것이었다는 걸 인정하는 셈이 된다고 믿는 건 아닌가요? 잘못되면 안 됩니까? 어째서 실수하면 안 되지요? 실수하는 순간 아내보다 못한 존재가 된다고 믿는 건가요? 조금 더 따져 봅시다. 혹시 지금까지 살면서 실수하는 것때문에, 그 누구에게도 들키고 싶지 않을 만큼 고통스런 경험을 한 적이 있습니까? 아니면 혹시 아내가 벌써 또 다른 걸 요구하고당신은 부부 사이에서(이를 테면 성적 관계에서) 얻는 것이 없다고 느껴서 짜증이 나는 건 아닐까요? (중략) 아주 기본적이고 중요한 문제인, 당신 부부의 주고받음 계좌가 균등하게 운용되는지, 한쪽이 너무 밑지는 건 아닌지 따져보는 겁니다.

103~104 하필 당신의 허점을 정확히 찔렀기 때문에 화가 미치는 게 아닐까요?

상대가 바뀌기를 바라는 쪽에 묻는 질문

105 그런 것들은 상대가 단순히 마음먹는다고 하루아침에 당장 바꿀 수 있는 것들이 결코 아니란 겁니다. 당신이 그런 것을 바란 게 맞는다면, 당신은 그야말로 그레고르에게 치열한자기와의 싸움을 하라고 요구한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더욱이 그런 싸움은 아무리 남편이 충분히 준비가 되어 있다고 해도 그 자신이나 당신이나 모두 무척 많은 인내심을 가져야 하는 과정입니다.

106~107 혹시 나는 배우자에게서 나의 이상적인 인간상을 보고 싶어하는 건 아닐까?” 우리는 사랑에 빠졌을 때 상대에게 내게 꿈꾸는 이상적 자아를 투사하기 때문에 그가 훨씬 멋지고 사랑스러워 보입니다. 나의 부족한 면을 다 채워줄 수 있는 미덕들을 온몸으로 체화한 것처럼 보이는 겁니다. 그래서 상대를 있는 그대로 보지 않고 내 눈높이에 맞춰봅니다. (중략) 이제 상대방을, 내게 없는 부분을 짜 맞춰 만든 이상형으로서가 아니라 진짜 상대방으로 보는 노력을 해야 합니다. 상대방에서 왜곡된 방식으로 내 모습을 찾는 건 사랑이 아닙니다. 내 자아를 넘어서 상대와 소통하는 길은 만드는 게 진짜 사랑 아닐까요?

>완전히 내 이야기다. 내 마음대로 상대방을 이상화시키는 버릇말이다. 나를 제대로 볼 줄 아는 사람은 상대방도 제대로 볼 수 있다. 나의 찌질함을 잘 모르기에 상대방에게도 그것을 용납하지 않는 것이다. 바보 같으니라구! 지금은 이런 것들을 받아들이지만 한때 혼란스럽고 실망스럽게 생각되었던 적이 있었다.

107~108 그토록 교류, 소통, 공감, 자상함이 중요하다면 왜 하필 그런 걸 잘 못하는 남자와 결혼했습니까? 그냥 단순한 착각이었을까요? 아니면 그때 그런 게 잘 보이지 않았나요? 내가 보기엔 단순한 착각도, 우연도 아닙니다. 당신의 선택에는 어떤 의미가 담겨 있는 게 아닐까요? 어쩌면 그 선택에 부모님 세대에서 물려받은 유형이 그대로 작용한 건 아닐까요? (다른 여러 가지 예도 있을 수 있지만 특히,) 당신의 아버지가 똑같이 그렇게 꽉 막힌 타입이라 딸로서 하상 관심과 애정을 모자라게 받지는 않았나요? 무뚝뚝한 아버지를 떠올리며 거기서 받은 손해와 아쉬움을 이제야 고레고르에게서 보상받으려는 건 아닐까요?

>아버지 같은 남자는 나의 이상형이었다. 그러니 내 성에 차는 남자들이 없었지.

7장 부부의 권력 투쟁 권력 싸움을 권력 게임으로

116 권력은 부부 관계에서 적지 않은 구실을 한다. 권력이란 곧 상대에게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뜻이다. 우리는 지극히 사적인 관계에서도 매일, 아니 매시간 권력을 사용한다. 권력을 아예 쓰지 않겠다고 선언해도 소용없다. 대신 어떻게 쓰느냐가 문제다.

권력과 소통

118~119 서로 사랑하는 부부라면 반드시 배워야 할 것이 있다. 상대방에게 설 자리를 주고, 상대를 포용하는 것이다. 포용한다는 것은 고개를 끄덕여주고 상대의 기쁨과 감동, 혹은 불안과 공포에 공감해주며 잠시나마 모든 걸 상대편의 시각으로 바라보고 느끼는 것을 의미한다.

119~120 상대에게 동조하는 것만큼 중요한 것이 또 하나 있다면, 그것은 둘 사이에서 자기 입지를 당당하고 힘 있게 지키는 법을 배우는 일이다. 항상 동의만 해주고 포용하기만 한다면 다루기 쉬운배우자가 될지는 몰라도, 길게 보면 둘의 관계는 마찬가지로 경직되고 정체되기 쉽다. 우선 그런 사람은 자신의 부부 관계에 자율적으로 자극을 불어넣지 못할 뿐더러, 결국 상대방을 군림하는 배우자로 만들기 때문이다.

건설적인 권력 게임

122 부부 사이에서 나타나는 권력은 크게 방해권, 제한권, 이행권으로 나뉜다. 

아내가 남편에게 철저히 성적인 관계를 거부한다면 방해권을 행사하는 것이다. (중략) 방해권이라는 모두에게 도움이 안 되는 권력이 남용되는 형태가 여러 가지가 있다. 그 중 한 가지가 상대를 위해서 아래로 억압하는 형태다. “내가 하게 둬. 당신이 뭘 안다고!”(주로 남자 쪽 전략이다) 아니면 상대를 아래로 끌어내리는 방식도 있다. “꼴 사납게 잘난 척 좀 하지 마!” (주로 여자 쪽 전략이다) 또는 상대의 노력을 헛수고로 만들어버리는 방법도 있다. 침묵으로 일관하거나 수동적으로 행도하거나 건성으로 고개만 끄덕이는 행동 같은 것이다. 다시 말해, 상대방이 지닌 자기 발전에 대한 정당한 권리를 차단하고, 방금 말한 방법들처럼 상대가 누려야 할 권력 원천에 대한 접근을 거부하는 형태가 바로 방해권 행사다.

123 제한권을 쓴다는 것은 상대의 요구에 맞서 내 영역을 지키는 것을 뜻한다. “끝까지 말 좀 하게 해줘. 자꾸 내 말에 끼어들지 말고!” (중략) 아무리 부부 사이라도 내 영역이 침범당할 위험이 있다 싶으면 가력하고 분명하게 제한권을 행사해야 한다.

124 권력 행사의 또 다른 형태인 이행권은 상대에게 행동의 자유를 제공하는 것을 의미한다. “일어나봐, 그렇게 누워 있지만 말고. 짐 챙겨서 우리 같이 산에 가자, ?” (중략) 내가 권력을 사용해서 상대방에게 좋은 영향을 끼치는 경우이므로 이행권을 결과적으로 긍정적인 효과를 낸다. 물론 그러면서도 세심하게 신경을 써야 하고 상대방의 의견을 무조건 묵살해서도 안 된다.

124 상대에게 영향력을 행사하여 각자 갇혀 있는 한계를 깨도 새로운 영역에 발을 들여놓게 도와주고 혼자서는 하지 못할 멋진 경험을 하게 해주기 때문이다.

8장 사랑에는 공격성도 필요하다 올바른 싸움의 기술

132 공격성은 사람이 사는 데 두 가지 다른 목적에 기여한다. 때로 우리는 뭔가 관철하고 싶어 공격적으로 행동한다. (“빨리 좀 해. 벌써 많이 늦었단 말이야!”) 아니면 내 권리를 지키려고 공격성을 쓰기도 한다. (“이건 내 문제야. 끼어들지 말아줘!”) 앞의 경우는 상대방을 치고 들어가는 것이고, 두 번째의 경우는 자기 영역을 방어하려는 행동이다. 두 가지 다 공격적 에너지가 들어 있지만, ‘방향은 조금 다르다.

나를 드러내는 관철 공격성

133 자신의 의지를 관철하는 것, 그러기 위해 공격적 에너지를 발동하는 것은 생존에 반드시 필요한 행위다. 아기가 세상에 처음 태어났을 때 내지르는 울음소리도 필경 그런 공격성을 담은 울음일 것이다. (중략) 공격성은 어떤 욕망과 생존에 필요한 기본적 요구를 지닌 한 개인으로서 나를 각인시키며 세상에 알리는 수단이다. 그렇게 나를 알리고 나면 세상이 나를 간단히 무시하는 일은 없다. 게다가 공격성은 바로 그 지점에서 최초의 접촉을 만들어낸다. 공격성이 사랑으로 직접 연결되는 것도 바로 이 지점이다.

133~134 공격()을 뜻하는 독일어 ‘Aggression’누군가 혹은 무엇에 다가가다라는 뜻을 지닌 라틴어 adgredi에서 왔다.

그렇게 보면 공격성은 최소한 모든 사랑의 전제조건인 셈이다.

134 관철 공격성은 개별 인격체로서 나를 드러내는 수단이다. 나를 무시하지 못하게, 내 말을 흘려듣지 못하게 하는 도구다. 부부 사이에서는 그런 꾸준한 자기 표현이 필수적이다.

나를 지키는 방어 공격성

135 방어 공격성도 마찬가지다. 이 공격성으로 무엇을 관철하는 것은 아니지만, 각자의 영역을 지키는 데는 반드시 필요하다.

135~136 사랑을 할 때는 두 삶이 수 많은 것들을 공유하지만 더불어 한두 가지의 비밀도 당연히 있어야 한다. 그리고 부부는 상대방의 작은 비밀을 반드시 존중해주어야 한다. 방어 공격성은 바로 이 비밀을 지키는 수단이다. (중략) 아무리 부부지만 사람 사이에 있어야 할 최소한의 거리가 무시되는 일도 종종 일어난다. 거리가 아예 없어지면 부부는 상대를 매일 손쉽게 사용하는 생활용품 정도로 취급하게 된다. 바로 그때가 방어 공격성을 써야 할 때다. (중략) 그럴 때마다 누구도, 상대가 정해놓은 한계를 객관적으로 평가하려고 해서는 안 된다. 또한 자기가 원하는 한계가 어디까지인지 분명히 말해야 한다. 그것이 바로 여기서 말하는 방어 공격성이다.

137 내가 잃고 싶지 않은 영역이 있다면, 상대가 그것을 쉽게 알아듣도록 분명히 표현해야 한다.

파괴적인 공격성의 원리

137 다시 말해 공격성이 사랑을 지키고 채워주는 수단이 아니라 망가뜨리고 파괴하는 해악이 되는 경우 말이다. 대체 왜 그런 일이 생기는 걸까?

첫째, 편향된 분배가 그 이유이다. 부부 사이에 특정 행동 방식이 주로 한 사람의 전유물이 되고, 다른 행동 방식은 나머지 한 사람에게로 쏠릴 때 관계는 병들기 시작한다.

138 아내가 공격을 거듭할수록 남편은 점점 더 벽을 강호하고, 남편이 막으면 막을수록 아내는 혹시 한 번쯤 성공할까 싶어 계속 공격한다.  이 악순환 속에서 두 사람의 공격성은 점점 파괴적인 성격을 띠게 될 것이다. 그쯤 되면 문제 자체가 중요한 게 아니라, 누가 더 강한가가 관건이 된다.

138~139 명심하라! 아내의 공격이 더 세 보이는 것은, 바로 남편의 방호 벽 뒤에 꼭 그만큼 강도 높은 공격적 에너지가 숨어 있고, 어느 한 쪽도 양보 없이 계속 그 강도를 높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중략) 부부 관계에서 자기 주장 없이 사는 사람은 참으로 순하고 겸손해 보인다. 하지만 바로 그 순함이 상대를 절망으로 이끌고 지독히고 공격적으로굴게끔 만든다는 걸 아는 사람이 과연 몇 사람이니 될까?

139 둘째, 상대방에 대한 비하도 공격성을 파괴적으로 만드는 요인 가운데 하나다.

140 즉 자기 주장이나 자기감정, 자기 욕구의 표현이 아니라, 상대방의 가치를 깎아내리려고 어떤 이름 모를 도덕적 잣대의 대변자가 되어 독설을 퍼붓는 것이다. 바로 이 대목이 중요한 차이를 낳는다. 인간 관계에서 공격성을 적대적인 방식으로 사용하면 그것은 관계를 파괴한다.

142 부부가 대립할 때 사랑이 흔들리는 것은 공격 자체 때문이 아니라, 그 공격성을 상대방에 대한 멸시와 직접적이지 않은 태도에 담아 표현하기 때문이다.

142 파괴적인 공격성은 거의 언제나 스스로 자존감이 부족한 탓에 생긴다. 스스로 자신의 가치를 인정한다면, 내가 강하다는 걸 느끼겠다고 상대를 깎아내릴 필요도 없고, 그러면 공격성 역시 파괴적일 필요가 없다. 오히려 적절한 공격성은 사랑의 불꽃을 새로 일으킬 신선한 사소 구실을 해줄 것이다.

9장 질투가 죽이는 것, 살리는 것 위험하고도 유용한 사랑의 바로미터

질투는 소유욕의 산물?

150 그런 식으로 보면 질투는 사랑의 기압계다. 기압계의 바늘이 먹구름이 밀려오기도 전에 악천후가 다가올 것을 미리 알려주듯, 질투는 부부 간의 사랑에 악천후가 언제 올지 미리 알려주어서, 때로 더 손쓸 수 없을 만큼 일이 나빠지기 전에 대비하게 해주는 구실도 한다. 그런 의미에서 질투의 형식을 띤 반응은 사랑의 공간을 보호해준다.

사랑을 파괴하는 질투

151 이런 소유욕과 더불어, 상대의 감정과 행위에 전권을 행사하고 영향력과 통제를 가하려는 욕심이 질투와 결합하는 순간 파괴가 자행되고 사랑과는 정반대되는 행위가 일어난다.

152 두 번째 파괴성은 질투의 환상이다. (중략) 실제로 질투에 사로잡힌 이들을 보면 아 이아고의 캐릭터를 자기 안에 품고 있는 사람이 많다. 즉 자아의 한 부분이 질투에 눈이 멀어 증거를 열심히 찾아다니는 것이다. 실제 상황과 내용에 아무런 근거가 없어도 상관없다. (중략) 환상에 사로잡힌 사람은 그것을 떨치기는커녕, 그 환상에 온 머리와 마음을 내주고 완전히 지배될때까지 거기서 헤어나지 못한다. 질투심이 폭력에 손을 뻗거나 어쩔 도리 없는 환상을 만들어내기 시작하면, 그 순간부터 질투는 더는 사랑의 표시가 아니며 그저 치료가 불가피한 질병이 되고 만다.

그 뒤에 숨은 원인은 무엇인가?

153~154 과도한 질투심에 사로잡힌 사람들은 자기 내면의 욕구 세계를 도무지 정리하지 못한 채 사는 경우가 많다. 그저 욕구와 관련된 혼란을 막연하게 억압하기만 하는 것이다. 하지만 단순히 억눌러두기만 한 욕구는 저 깊은 곳에서 자꾸 튀어나오려 하고, 위기감을 느낀 당사자는 제일 가까운 곳에 있는 배우자한테 그 욕구를 전가한다. 심리학 용어로 말하자면 바로 그림자를 투사하는 현상이다. 그럴 때 상대방이 할 일은 하나다. 강력하게 한계를 긋고 자신의 권리를 지켜야 하며, 혼란을 규명해야 할 사람이 오히려 누구인지 냉정하게 말해야 한다. , 질투심에 사로잡힌 배우자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도록 요구해야 하는 것이다. 

두 번째로, 과장된 질투심에 빠져 있는 사람의 어린 시절이 어땠는지 의문을 품어보아야 한다. (중략) 지금 겪는 질투의 비극이 근본적으로 어린 시절 겪은 인간관계의 재현인 셈이다.

상대를 질투로 내몰기

156 그러므로 배우자의 질투심이 완전히 병적이라고 한다면, 본인 역시 반드시 스스로를 돌이켜보아야 한다. 상대의 병적 질투 증상이 생겨나도록 내가 조장한 것은 정말 없는가? (중략)

상대의 질투심을 일부러 자극하는 것이 때로는 전적으로 건설적인 해결책이 될 수도 있고, 심지어 일종의 치료제기능을 할 수도 있다.

10장 사랑의 질서 오래 가는 사랑의 내적 법칙

아이에게는 아빠와 엄마가 모두 필요하다

164~165 우선, 아이는 자나 깨나 엄마 담당이므로, 엄마와 맺는 관계만 지나치게 강해진다. 둘째, 그러다 보면 아빠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점차 심리적으로 가족 공동체에서 소외되거나, 실험 비디오에서 본 것처럼 아예 자기 가족에게서 떨어져 나간다.(중략)

셋째, 부부 관계 또한 당연히 삐걱댄다. 아내는 외톨이의 심정이 되고, 아이 문제에서는 남편을 완전히 무능력자로 보게 될 것이다. (중략)

넷째, 그런 상황에 처하면 아이는 실험 비디오에 나온 것처럼 어려서부터 엄마의 심리 상태에 신경을 쓰기 시작한다. , 엄마의 어머니혹은 남편역할을 맡는 것이다. 어린아이한테 그런 역할은 당연히 무리일 수밖에 없으며 성장에도 부정적인 여향을 끼친다.

부부 차원과 부모 차원

166~167 부부만의 세계가 오래 문제 없이 유지되려면 둘 사이의 성적인 욕구와 긴장이 살아 있어야 한다. 한 그러면 파트너보다 아이가, 대개 아버지는 딸아이, 어머니는 아들에게 각별한 관심을 두게 된다.

167 부부가 자기들만의 세계를 만들려면, 아이들과 분리된 두 사람의 공간을 확보하려는 의지와 능력이 있어야 한다. (중략) 특히 자유분방한 교육관을 가진 부모들은 아무 데서나, 그리고 아무 때나 끼어드는버릇이 든 아이에게 휘둘릴 위험도 있다. 하지만 아이도 부모 사이에 존재하는 단단한 감정적 결속을 실감하고, 또 부모와 자기 사이에 명확한 경계를 느낄 때 비로소 안정감을 느낀다. 그렇지 않고 언제나 모든 것이 가능하면 아이는 오히려 불안과 위험을 느끼기 쉽다.

11장 결혼과 함께 깨지는 평등 평등한 관계는 끊임없이 흔들린다

자괴감과 소외감의 악순환

178 어딘가에 그들의 의식적인 의지보다 더 강한 모종의 힘이 작용하고 있는 건 아닐까? 그렇다면 그 힘이 대체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우리가 살고 있는 후기산업사회의 거대한 구조와 형태다. 이 사회 구조가 가족과 직업이라는 두 세계를 멀찌감치 떨어뜨려놓고 있으며, 개인의 삶 속에서 두 세계가 연결되고 통합되는 것을 거의 불가능하게 만든다.

벗어나지 못하는 케케묵은 역할 패턴

179 부모 세대에게서 배운 역할분담 모델을 극복하기란 우리가 처음 막 사랑에 빠졌을 때 흔히 예상하는 것보다 훨씬 어렵다. (중략) 우리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부모를 따라 익숙한 전철을 밟는다. , 우리 부모들이 보여준 전형적인 아내, 전형적인 남편, 혹은 전형적인 어머니, 아버지의 모습을 비슷하게 그대로 따라하는 것이다.

180 부모가 놓였던 상황과 비슷한 상황에 맞닥뜨렸을 때 부모와 완전히 다른 행동을 하기란 쉽지 않다. 어릴 때부터 보아 온 살아 있는 모델이 머리 속 깊이 각인되어 거의 동일한 행동 유형을 따르는 것이다.

180 아내들은 종종 남편이 독재자처럼 행동한다고 비판하지만, 혹시 무조건 헌신하고 자신을 깎아내리는 어머니 역할을 자신이 먼저 자처한 것은 아닌지, 그래서 독재자의 권좌를 만들어 남편을 거기 앉혀준 것은 아닌지 잘 생각해봐야 한다.

주고받음이 불평등한 대차대조표

182 아내는 아내대로 가정부나 노예가 된 듯한 느낌, 텅 비고 고갈된 느낌에 젖는다. 그러다 우연히 자기를 꾸준히 받는 입장으로 만들어주는 남자라도 만나면, 결혼 서약은 쉽게 깨질 위험에 처한다.

184 머리부터 발끝까지 어머니가 해주는 것만 받고 자란 남자들이 결혼하고 나서 뒤늦게 베푸는 법을 배워야 하는 것처럼, 여자들도 기꺼이 받고 누리는 법을 배워야 한다. 그렇게 조금씩 새 방식에 익숙해지려고 노력하다보면 쌍방이 평등하게 주고받는 관계, 균형이 잘 잡힌 관계가 가능해진다.

권력의 원천을 누가 쥐고 있는가

186 그러므로 두 배우자가 상호간에, 자신이 가진 권력 원천에 상대가 접근하는 것을 허락하는 한편 자신도 상대의 권력을 충분히 활용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187 대등한 관계란 고정된 것이 아니다. 항상 꾸준히 노력해야 이룰 수 있는 목표이고, 끊임없이 시험대에 올려야 하는 과정이다. 사회적 조건, 앞 세대에서 이어진 역할 모델의 이미지, 눈친 채지 못하는 사이에 습관처럼 젖어버린 전통적인 관계 틀 탓에, 우리가 쌓은 평등의 탑은 허물어지기 십상이다.

12장 일하는 남편, 집 지키는 아내 집 안과 밖의 경계 허물기

스스로 만드는 족쇄

198~200 1. 오랫동안 반복된 역할 모델은 우리 정신에 깊이 각인되어 있다. 저 먼 옛날 동족을 먹여 살리려고 야생에서 짐승을 잡았던 (남성) 사냥꾼의 본성이 아직까지 살아남아 오늘날 남자들의 사고와 행동을 알게 모르게 조종한다. 여자들도 마찬가지다. 자기 관심사를 위해 직접 투쟁하는 대신, 동굴에 들어앉아 자식들을 보호하고 바깥에 나가 있는 남성 짝을 뒷바라지하고 돕는 구실을 했던 (여성) 선조들의 습성이 요즘 여자들에게도 남아 있다. 그리하여 과거와 비슷한 전통적 역할 분담이 반복되고 있다.

2. 이 태곳적 역할 모델은 아주 어릴 때부터 부모에게서 보고 들은 내용 때문에 더욱 고착된다. (중략) 그러나 아이가 생기거나 결혼이라는 제도에 편입되고 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자신들도 모르는 사이에 실질적인 사회적 조건에 억눌려곧바로 부모 세대가 보여준 가치관과 행동양식을 반복 재생하기 시작한다.

아무리 남녀 평등이 많이 진전된 현대라고 해서 전통적인 역할 모델이 지닌 힘을 결코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 특히 자타가 공인하는 피해자인 여성들도 자신이 이 역할 분담을 자초한 면이 없었는지 차분히 반성해볼 필요가 있다.

13장 열정이 식어갈 때 내적 유대감과 독립성의 조화

208~209 비료적 젊은 부부의 성욕 저하는, 그것이 한쪽에 한한 것이든 양쪽 모두에게 해당되는 것이든, 일반적인 통념보다 훨씬 많은 부부가 겪는 문제다. 물리적인 성적 장애가 아니라, 성적 기능은 모두 정상인데 단지 의욕이 안 생기고 상대에게 별로 욕구를 느끼지 않는 현상이다. (중략)

어째서 이런 상황이 벌어지는 걸까? 성적인 관계에 관해서 이야기할 때는 반드시, 우리가 쉽게 방각하는 기본 사실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바로, 부부 사이의 성 관계가 잘 맞든그렇지 않든, 어쨌든 성 관계의 본질은 성적 기능과 관련된 문제가 아니라는 점이다.

지나친 안정감이 문제

211 왜 그런지 이해하려면 우선, 인간에게는 두 가지 근본적이면서도 서로 상충하는 욕구가 있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즉 안정을 추구하는 욕구와 자극과 흥분을 찾는 욕구가 동시에 함께 존재하는 것이다. 그래서 한편으론 낯선 것을 접하면서 자극을 취한다.

212 물론 부부 사이에는 반드시 내적인 유대감이 존재해야 하고 서로 익숙하고 편안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평생을 같이 살아갈 수 없다. 하지만 약간의 낯선 측면도 반드시 남겨 두어야 한다. 그리고 결속 못지않게 각자의 독자성을 잃지 않고 새롭게 강화하는 데에도 꾸준히 신경을 써야 그 약간의 낯설음이 유지된다. 다시 말해, 나만의 독자적인 개성을 계속 발전시켜야 하는 것이다. 이를테면, 결혼한 뒤에도 싱글이었을 때 가졌던 취미나 관심사를 유지해야 하고, 친구 관계도 소홀히 하지 말아야 한다. 내적이든 외적이든 자립성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 결혼을 하기 전이든 후든 배우자 각자가 자기만의 세계를 가꿔야 하는 것이다.

엄마랑 자는 느낌?

213~214 부부의 공동 생활에서 오는 익숙함과 안정감이 과도해서 두 사람 사이에 이른바 부모-전이가 유발되는 일도 잦다. 이 현상은 성욕감퇴를 부추기는 요인이 된다. ‘부모-전이란 남편이 아내에게서 갈수록 어머니 같은 인상을 받고, 아내는 남편한테 아버지의 느낌을 받는 것이다. (중략) 가족 내의 근친상간에 대한 금기가 심리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엄연히 아내와 남편 사이인데도 욕구가 억눌리는 것이다.

214~215 부모-전이와 관련해 성욕을 억누르고 방해하는 또 한 가지 요건이 있다. 남편이 아내를 대할 때 아들처럼 행동하고, 아내가 남편을 대할 때 딸처럼 굴면 그 순간 저절로 미묘한 권력 차가 발생한다. 평등한 부부 관계는 흔들리고, 한 사람이 다른 한 사람이 아래가 된다. 예나 지금이나 권력 관계 안에서 통용되는 수단이긴 하지만, 이런 관계에 놓이면 (비록 무의식적 차원이긴 해도) 약자는 자기 쪽에서 강자를 향해 일어나는 성욕을 차단하게 된다. (중략) 상대한테서 자신을 지키고자신의 권리를 빼앗기지 않아야 한다는 생각이 더 앞서기 때문이다.

바쁘고 부지런한 부부들의 덫

216 고삐를 풀고 느긋함을 즐기는 습관이 들면, 에로틱한 열정도 자연스레 되돌아온다. 관능적 사랑은 우리가 인생의 모든 것을 구석구석 즐길 줄 알아야 비로소 생명을 얻는 것이기 때문이다.

14장 위기는 기회다 정면으로 겪어야만 피가 되고 살이 된다

15장 에로스, 섹스, 종교 자아를 뛰어넘는 우주와의 합일

기독교와 에로스

239 아우구스티누스는 어째서 아담의 원죄가 세대를 거듭하면서 대물림되었을까 의문을 품었는데, 결국 성행위 자체에서 그 답을 찾았다. 그때부터 성행위 자체는 무조건 나쁜 것이라는 인식이 세상에 존재하게 되었다. 성행위 때문에 생겨난 모든 일은 성례를 통해 죄 사함을 받아야 했고, 사람들은 온갖 규칙과 계명에 의해 성행위를 억제하고 자제해야 했다.

240~241 옛날, 말하자면 트리엔트 공의회(154년부터 1563년까지 교회 분열을 수습하기 위해 소집된 가톨릭 종교회의) 전에는, 신랑 신부가 동침하고 난 후에야 그 결혼이 정식으로 인정되는 관습이 있었다. 성적인 결합이 있고 나서야 진짜 부부라는 공인을 얻었고, 그래야만 부부가 진정한 결혼성례를 치른 것으로 보았던 것이다. 하지만 이런 견해는 트리엔트 공의회가 휘두른, 판에 박힌 정신 지상주의의 잣대를 거친 순간 무효화되었고, 그때부터 신랑신부가 혼인성사에서 단지 라고 답한 것만으로 결혼이 이루어진 것으로 간주되었다.

그대를 받아들였습니다

244 남자는 여자의 정열을 통해 자신의 남성성이 깊이 인지되고 확인 받았다는 느낌을 받으며, 여자는 남자의 정열을 통해 자신의 여성성이 속속들이 인지되고 확인 받았다는 느낌을 얻는다. 성적인 결합이 가장 행복하게 여겨지는 순간은 바로 그때다.

16장 튼튼한 결혼을 뒷받침하는 것 8가지 부부 지킴이

처음 느꼈던 그 사랑

250 하지만 스위스의 부부상담가 위르크 빌리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열렬히 사랑에 빠진 사람들 사이에서 생겨난 유대감은, 일정 기간의 힘든 시기를 견딜 수 있게 해주며, 쉽사리 깨지지도 않는다고 한다. 처음 느끼는 그 연애 감정 덕분에 각자 살았던 전혀 다른 두 세계가 하나로 융합하며 두 사람 다 그 안에서 안정을 찾는다. 연애 감정이 있기 때문에 두 개인이 생소함을 극복하고 친숙한 감정을 만들어낼 수 있으며, 각자 가족과 묶여 있던 끈에서 어느 정도 놓여나와 부부만의 세계를 쌓을 수도 있다. 강렬한 사랑의 포로가 된 덕에 새로운 세대 전승이 강해지는 것이다.

비슷한 점을 찾아라

252 부부 사이의 몇 가지 차이, 작은 대립항은 모든 음식마다 빠지지 않는 소금 같은 요소다.

부부 사이의 독자성

253 사랑은 자유의 아이라고 했다. 내 자신의 운명과 행불행을 모조리 상대방한테 의지하고 있는데 어떻게 그 사랑이 자유로울 수 있으며 또 상대를 오래도록 사랑할 수 있겠는가? 혼자 자립하고 독자성을 지키려면, 아무리 친하고 편한 사이라 해도 약간의 생소함이 남아 있어야 한다.

입장 바꿔 생각하기

255 부부는 상대방 입장이 되어 생각해보고, 상대방의 시각으로 사물을 바라보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 (중략) 상대방 입장이 되어 생각한다는 건 어린아이들은 잘 하지 못하는, 어른들의 능력이다.

255~256 그리고 일단 아무리 내가 어른이라 해도 특정 상황에 처해서는 심리적으로 완전히 상대방 편에 서서 모든 걸 바라볼 줄 아는 각별한 마음가짐도 가질 줄 알아야 한다. 상대가 나와 비슷하게 사물을 볼 거라고 암묵적으로 (혼자서) 전제하고 나서, 그것을 근거로 나 역시 상대방 입장이 되어 생각할 수 있다고 믿는 것은 오산이다.

협상 전문가가 되라

257~258 협상이란 한마디로 자신의 이해를 주장하되 상대의 욕구도 충분히 감안하고 그것에 유연하게 대처하는 것을 말한다. 다른 말로 표현하면, 단호하되 경직되지 않으며 유연하되 우유부단하지 않은 태도를 지녀야 한다.

협상과 합심,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

258 협상과 더불어 스트레스 상황을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것이 바로 합심하는 능력이다.

공동의 관심사와 목표

260 부부가 자녀 말고도 공동을 바라보아야 할 새로운 전망과 미래의 목표는 반드시 따로 있어야 한다.

260~261 주의할 것은, 공동의 행위를 너무 소극적인 것에 국한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같이 텔레비전 앞에 쭈그리고 앉아 시간을 보내거나 사람 없는 휴양지만 찾아다니며 고즈넉함만 즐기는 것은 위험하다. 함께 시간과 정력을 투자할 만한 가치와 보람이 있는 일을 찾자. 보람이 있어야 인생은 비로소 꽉 찬 느낌이 든다.

 

3 내가 저자라면

남녀가 함께하는 결혼 생활에서 일어날 수 있는 문제를 가장 쉬운 언어로 가장 깊이 있게 전달하는데 성공한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결혼 3~4년차 이상이 되어 처음의 열정이 식어가는 부부들에게 이 책의 일독을 꼭 권하고 싶다. 남녀 성향차이를 기반으로 하여 풀어낸 심리서적에서 무릎을 치게 되는 경우가 많을 것이고, 자신의 언행을 돌아보게 되는 계기를 만들어 줄 것이다.

<차례와 목차에 대하여>

탄탄한가? 결혼 생활을 하면서 누구나 한번쯤은 고민을 해봤을 이야기를 술술 풀어가고 있다. 목차만 보아도 읽고 싶은 충동이 느껴질 것이다.

일관성이 있는가? 남녀 심리차이에 대한 다름을 배경으로 결혼생활을 풀어가고 있다. 다름을 인정하고 조화롭게 사는 법을 지향하는 있다.

신선한가? 남녀 심리에 대한 것과 결혼에 대한 서적은 너무도 많다. 제목 자체도 진부하게 느껴지는 부분이 있다. 눈에 뜨일 수 있도록 차별화를 고민하고 표지 문구를 더 고민했어야 했을 것 같다.

<좋았던 장과 절>

사랑은 발전하는과정이지 한번 일어났다가 어느 순간 끝나버리는사건이 아니다. 사랑은 시간이 흐르면서 점점 여러 단계를 거쳐 발전하고 달라지는 그 무엇이다. 더욱이 우리 스스로뭔가하고, 직접 능동적으로 설계해야 생겨나는 것이다.

>수 없이 많은 주옥 같은 말들이 있지만 이 말만 정확히 이해하고 받아들인다면 결혼 생활에 대한 문제의 반은 없어질 것 같다. 사랑의 다른 얼굴들을 알아보고 인정하고 성장시켜야 할 임무가 우리에게 있음을 알게 하는 문구이다.

<배울점 및 보완점>

*”유레카!”를 외치고 싶다. 결혼 생활을 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꼭 이 책을 필독시키고 싶다. 가장 깊은 내용을 가장 쉽게 쓴 책이다. 그리고 나를 위한 책이기도 하다.

*독일어권의 책임에도 불구하고 어쩌면 남과 여는 이리도 똑같을까? 놀라울 따름이다.

*번역하는 사람이 중요하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서 알게 되었다. 김시형씨의 책을 읽어보고 싶고, 이 한스 옐루셰크의 책도 읽어보고 싶다.

*교류분석이론이 마음에 든다. 이 이론에 대해 공부를 더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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