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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6월 23일 23시 03분 등록


거의 한달을 붙잡고 있던 것을 마쳤다.
언제 그만두어야 할지 모르겠다.
다시 보면 어딘가 어색해서 또 고치고 싶은 부분이 보인다.
사람의 얼굴은 몇번을 고쳤는지 모르겠다. 아티스트웨이에서 줄리아 카메론은 '완벽에의 충동'은 창조성의 적이라고 말했다. 영화를 찍는 사람이, 뭔가 작품을 만드는 사람이 끝임없이 고치려고 해서, 끝마치지 못하고 다른 작품을 시작하는 것을 방해하는 것을 예로 들어주었다.

마친다고 덮었던 것인데... 막상 사진을 찍어서 보니 너무 거칠게 보이고, 자꾸 손대고 싶어져서, 덥질 못했다. 한번쯤 더 손대면 괜찮아질 듯 싶었다.
그리고, 그것은 연습의 일부이기도 했다. 이전까지 내가 그만두어도 좋겠다 싶을 때는 언제나 완성도가 떨어졌었다. 그래서 이번에는 '한번 더, 한번 더'를 밀어부치다 보니 늘어졌다.

'뼛속까지 내려가서 써라'에서 나탈리 골드버그도 이런 부분을 언급했던 것 같다. 이 경우와는 약간 다르기는 한데... 수업중에 글을 쓰고는 읽는다. 그것에 대해 뭔가를 말하고 싶어도 참으라고 한다. 글쓴 사람이 설명하고 싶어도 혹은 반대로 듣는이가 무엇인가 질문하고 싶어도, 코멘트를 하고 싶어도 그것을 글로써만 하라고 했다. 말하고자 하는 욕구를 글로 풀어내라고 했다. 말하려는 기운을 오직 글을 쓰는데 쓰라고 했다.

더 손대고 싶은 내가 잠시동안 나탈리 골드버그가 되어 말한다.
'비판하고 싶은 것, 더 잘하고 싶은 것... 고치고 싶은 것, 설명하고 싶은 것... 그것은 오직 그림으로만 얘기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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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을 사용해서 연습해 보자고 하셨다. 드디어 색을 사용해서 뭔가를 그리게 됐다. 연필 파스텔을 이용했다.
자주색 자두.
머리 속에는 색의 혼합을 알고 있었다. 자주색을 만드는 법을. 남색과 빨강을 섞어서.. 그 방식대로 섞었다. 그러나 예상했던 색이 나오지 않았다. 남색이거나 빨강이었다. 자두의 농익은 빛깔은 나오지 않았다. 세가지 색을 혼합하고, 다시 거기에 다른 색들을 넣어보았다. 한시간 정도를 헤맸다.

화실 선생님이 오셔서 자두의 빛깔을 만들어 보여주셨다.
종이의 색이 보이지 않을 만큼 검은색을 진하게 칠하고 그 위에 빨간색을 진하게 덮었다.

색의 혼합에서 검정색을 제외한다는 내 생각은 헛된 것임이 드러났다.

머리 속으로 색을 혼합하는 것과 실제로 색을 사용해서 혼합하는 것은 다르다.
수채물감으로 되었던 것도 다른 재료를 사용하면 되지 않는다는 것....
자신이 원하는 뉘앙스까지 찾는 것은 더더욱 멀다. 직접해보고 확인해야 할 것이 많다.



유리그릇의 투명과 광택을 연습하고 싶다.
IP *.72.15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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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니
2008.06.24 01:00:16 *.36.210.11
너의 진화를 지켜보는 일 멋지구나. 그림 지난 번 보다 훨씬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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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dgie
2008.06.24 10:59:43 *.193.194.22
'유리그릇의 투명과 광택을 연습하고 싶다. '
정말 신기한 연습이군. 입안에 침이 고인다. 누군가 자두를 많이 따는 꿈을 꾸었다는 말을 용미리에서 들으면서 서울로 향한 이른 봄이 기억난다. 그래서 내가 말했지. 사실 제 성씨는 李 자인데 이 오얏나무 '이'가 뜻하는 오얏이 무엇인줄 아냐고. 그게 바로 자두라고. 하며서 호들갑을 떨었지. 과수원집 딸인 친구 석경은 방안에서 자두나무가지의 자두를 따먹었다면서.. 태백산 예수원으로 가는 기차여행에서 말했지. 피자두를 먹어서 개구리자두.. 흰면티에 붉은 자줏빛을 튀기면서. 제법 고도가 높아지는 철길에서 우리는 웃었지. 그리고 태백산 장군봉까지 오르는 것을 그렇게 힘겨워 하더니만. 그 이후 그녀는 혼자서도 북한산과 도봉산을 오르러 가곤 했고. 언젠가 그녀와 함께 피자두를 그득 입안에 씹으면서 올라갈 태백산을 기다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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