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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병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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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3월 30일 15시 43분 등록

10기 연구원들과 함께 한 일년이 지나갔다.

지난 주 2 3일간의 남도 졸업 여행의 여운이 아직도 남아 있다.

시간이 참으로 빠르게 흘러갔지만 진한 그리움과 아득함 또한 적지 않게 느껴진다.

크로노스(Kronos)의 시간을 보냈지만 카이로스(Kairos)의 시간이 많았다.

 

각자 50권의 책과 50개의 칼럼을 남겼으며 자신에 대해 더 깊이 알게 되었다. 한때 고비를 맞고 문턱에서 서성거렸지만 잘 넘었다. 대견스럽다. 그러나 무엇보다 평생 함께 할 도반을 얻은 것이 일년의 선물일 것이다.

 

 

희동은 아버지의 무거운 짐을 조금이나마 벗은 듯해서 좋았다. 아직 일과 가정이라는 숙제를 더 풀어가야겠지만 자신의 여러 가지 마음을 받아들이고 관조적으로 볼 수 있게 되어서 좋았다. 아마도 몇 년 후에는 그대가 원하는 포트폴리오 삶을 살게 될 것이다. 치열함보다 부드러움과 여유를 품고 살아가길. 건강해라.

 

참치는 천성적으로 밝고 자유롭고 책임감이 강한 여인이었다. 몇 번의 시련이 족쇄를 채우고 동굴에 머물게 했다. 가끔 그녀의 얼굴에서 슬픔이 느껴진 것은 그것 때문이리라. 그러나 이제 그녀는 욕망과 책임, 두 가지를 품을 줄 아는 여인이 되었다. 참치는 만나는 모든 이들을 자신의 매력에 빠져들게 했다. 그녀는 사람들에게 기쁨과 힐링을 주는 여인으로 살아갈 것이다.

 

구달은 별명대로 여유롭게 풍류를 즐기며 살고 싶은 유한계급(有閑階級])인이다. 그의 가슴에는 젊은 시절, 푸른 바다를 떠돌아다니는 자유와 로망이 여전히 남아있다. 그는 일년 동안 자신의 욕망을 다시 확인했다. 30년의 시간을 조직의 울타리에서 보냈기에 닳고 닳았지만 일년 후에는 새로운 길로 박차고 달려나갈 것이다. 자전거를 굴리며 바다의 포용력을 점점 받아들일 것이다.

 

찰나는 운이 좋은 여인이다. 운이 좋아 십오 년 전에 나를 만나게 되어 여기까지 오게 된 것 같지만 사실은 그녀는 갈림길에서 선택을 잘한다. 그리고 선택을 하면 엉덩이의 힘으로 돌파해간다. 육아휴직을 하며 연구원 과정에 매달렸다. 특유의 끈기에 밝음과 보살스러움(?)까지 채워 나가니 해탈이 멀지 않은 듯하다. 나는 그녀가 일년의 힘으로 다시 세상 속에서 뜨겁게 살아가길 바란다.

 

피울은 속이 깊은 남정네다. 겉으로는 무심한 듯, 듣지도 않는 잔소리를 자주 해서 핀잔을 듣지만 사람을 좋아하고, 섬세하고, 따뜻한 사람이다. 홀로 자신만의 세계에서 탐닉하던 그는 이제 더불어의 기쁨과 그리움을 알게 되었다. 언젠가 불쑥 대구에 내려가 막창에 소주잔을 기울이며 활짝 웃는 그의 모습을 기다린다. 좋은 사진 남겨줘서 고맙다.

 

종종을 나는 가끔 징징으로 읽은 적이 있다. 아마도 무의식적으로 그녀가 도망갈 구멍과 변명거리를 징징거리며 이야기한다는 느낌이 들어서였을 거다. 가정과 일, 작가와 커리어우먼, 진실과 갑옷 사이에서 저울질하던 그녀가 정면돌파를 하게 되었다. 나는 그게 그녀의 진짜 모습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녀가 좋은 작가로, 아내로, 엄마로, 음식 철학자로 커나가길 바란다.

 

에움은 재능이 많다. 글을 잘 쓰고, 결혼도 안 했는데 살림도 잘한다. 그러나 그녀는 많이 외로웠을 것이다. 자신의 재능과 마음을 알아주지 못하는 세상에 좌절하고 고립의 시간을 보냈을 것이다. 일년 동안 그녀는 밝아지고 예뻐졌다. 분노할 줄 알게 되었다. 나는 그녀가 스스로를 믿고 사랑하며 좋은 작가로 커나가길 바란다.

 

앨리스를 처음 볼 때는 수다스러운 아줌마였다. 술도 잘 마시고 춤도 잘 췄다. 일년이 지난 지금 그녀는 깊어졌다. 본인 말대로 외향에서 내향으로 변한 듯하다. 그래서인지 그녀는 지금도 꾸준히 글을 쓰고 있고 그 글은 그녀의 매력을 마음껏 발산하고 있다. 남편과 아이들과의 관계도 부러울 정도로 좋다. 올해는 그녀에게 커다란 기쁨과 도약이 찾아올 게 분명하다.

 

녕이는 가진 게 많은 여인이다. 우선 예쁘고 학벌도 좋고 굴지의 대기업에 다닌다. 멋진 남편도 옆에 있다. 그런데도 그녀는 만족하지 않고 또 다른 목표를 세우고, 좇고, 좌절하고, 성취감을 느끼고, 허탈해하고, 둘러보고, 또 목표를 세운다. 그러나 그녀는 민감한 여인이다. 그녀는 일년의 과정을 통해서 그런 자신의 라이프 사이클을 알게 되었다. 내면의 목표도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당장 답은 보이지 않겠지만 나는 그녀가 보다 좋은 길을 찾아내고 그 길로 가리라 믿는다.

 

어니언과 나는 작년에 많이 만났고 이야기를 나눴다. 아마도 그녀를 알게 된 지난 10년보다 더 많았을 것이다. 그녀는 많이 울었고 많이 웃었다. 내 손수건을 두 번이나 빨아서 줬다. 아빠를 떠나 보낸 후 시작하게 된 연구원 과정이 내색은 안 했지만 많이 무거웠을 것이다. 그러나 그녀는 그녀 특유의 밝음과 진지함으로 잘 풀어왔다. 나는 그녀가 아빠를 닮은 지혜로운 여인으로 커나갈 것으로 믿는다.

 

나 또한 일년을 회고한다. 무거운 책임감으로 시작했지만 참 즐거운 시간이었다. 사람이 멋지게 변해가는 걸 지켜보는 건 큰 기쁨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사랑을 더 조금 알게 되었고 스승의 마음을 헤아려보는 시간이었다. 1기에서 시작해서 10기로 마무리가 되었다. 이 모든 과정에 함께 하게 되어 감사하다.

 

10기들의 홀로 그러나 서로 함께 할 2년 차의 발걸음에 뜨거운 응원을 보낸다. 그대들의 르네상스 시대가 열리길!

 

끝으로 10기와 일년의 과정을 함께 해준 교육 팀의 재경이, 인창 형, 승호, 그리고 수업에 함께 해준 콩두와 미스테리, 수업에 많은 도움을 준 최현 회장님, 노진 형, 옥균 형 등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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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3.30 16:33:12 *.201.146.25

뜻 깊고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뜨거운 시간이었습니다.

친구를 만난 것...가장 큰 기쁨입니다.


초심처럼...멀리 갈 수 있길...그리고 노력할 것입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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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3.30 22:00:47 *.124.78.132

우와아.. 감동감동 !!!!!!! 다시 한 번 저희가 함께 달려온 일년이 주마등 처럼 스쳐지나가면서, 마음이 따땃해지기도 하고, 유난히 피곤했던 오늘 하루의 피로도 싸악 가시는 듯 합니다 ^^*

지금까지 많은 방황 속 쓰러질듯 말듯하며 이 길을 걸어왔다고 한다면, 앞으로는 조금 느리지만 꾸준함의 힘으로 한발씩 움직여보겠습니다. 따로 또 함께 저희는 더욱 풍요로이 성장할 수 있을 거라고 믿습니다 ^^ 거듭 감사드린다는 말 전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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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3.31 01:42:02 *.255.24.171

감사합니다. 교장쌤님도 1년 동안 수고 많으셨습니다. 앞으로도 변함없는 많은 사랑을

데카상스에게 보내 주실거라 믿습니다.

달자님 저희에게 코 완전히 끼셨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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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4.04 23:51:34 *.231.195.140

형, 고생 많으셨죠? 왠지 사부님의 포스가 느껴지는 건 저만의 생각일까요?

교육팀 분들 정말 애 많이 쓰셨습니다. 도움 드리지 못해 죄송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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