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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8월 7일 11시 19분 등록
다음주 리뷰로 만화책 리뷰를 계획했다. 실제는 다음주가 아닌 이번주 리뷰다. 지금 하고 있는 것이 늦어지면서 다음주로 밀리는 것이다.
나를 가장 많이 울린 만화책, 박흥용의 만화를 작가에게 감사를 표하는 마음으로 그리고 그림 공부한다는 생각으로 그 책에서 각 권당 20컷 정도씩 베껴 그리기로 마음 먹었다.
구체적 방안을 생각하다가 지금 리뷰를 쓰고 있는 책에서 제안한 그리드를 점심시간에 만들었다.

퇴근길에 화실로 향하는 길에 온통 그 생각 뿐이다. ‘리뷰를 어떻게 쓸까?’ ‘어느 컷을 그릴까?’ 책을 보면 온통 신기한 것들 뿐이다. 점심시간에 완성된 그리드를 이용해서 한컷을 베끼던 것을 생각나서... 표현이 독특한 것, 대화체가 살아있는 것, 그림으로 보이지 않는 것까지 그린 것을 모두 담아내고 싶었다. 온통 그 생각 뿐이다. 일주일 동안 과연 4권을 모두 베껴낼 수 있을까. 그리고 싶은 양이 자꾸 많아지면서 흥분한다.

다음주면 여행인데... ‘금요일 이전에 리뷰를 다 마치려면 어떻게 해야지.’ ‘음. 이장면 너무 멋지다.’ ‘글씨가 그림으로 들어가 있어. 글씨가 집중선으로 되어 있어. 하아~.’ 이런 저런 생각을 하다 보니 어느새 명동역이다. 도무지 정신이 없다.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오르는 데 길이 낯설다. 잘못 들어선 것 같다. 이상하다. 늘 타던 위치에서 탓는데, 혹시 다른 역에 잘못 내렸나? 늘 가던 출구가 아닌 듯 하다. 찬찬히 살피니 명동성당방향 9번 출구 맞다. 화살표를 따라가면서도 낯선 느낌은 계속된다.
‘오늘따라 왜 이리 낯설게 느껴질까. 머리 속에 그림 생각뿐이었기 때문일까. 풍광들을 건성으로 봤었나? 이상해. 이상해.’ ‘낯선 느낌이 색다른 공간에 들어선 것 같아.’

일주일에 2번씩 왔다 갔다 한 게 벌써 몇 달인데..... 공간이 달라 보인다는 것에 놀랐다. 그 황홀을 누군가와 나누고 싶었다. 나 모르는 순간에 내 안에서 뭔가 변화가 일어났나보다. 전화를 걸었다. 낮에 통화하려다가 연결이 되지 않았던 지인. 반가운 목소리가 나를 반긴다. 걸으면서 통화를 한다. 어느새 화실 문앞. 휴가를 내는 것 때문에 조언을 얻고 싶었는데 잘 해결되었다는 것을 먼저 전하고, 느낌이 새로워서 전화하고 싶었다는 말도 전한다.
전화로는 다 하지 못하는 게 아쉽다. 휴가. 그림. 휴가, 그림. 너무 흥분한 상태다. 주위가 낯설게 보일 만큼 격렬한 뭔가가 일어났다. 조마조마하던 것도 터뜨려 잘 해결되었고, 다음주 계획도 신나는 것이고, 마음이 확 풀어져 버린데다가 거기다가 업되버린 상태.

긴나긴 사연은 글로 전달하겠다고 마음을 간략히 전한다.

화실 문을 열고 들어선 순간. 우선 지금 앞에 것부터 하자고 심호흡한다. 오늘 그릴 것 그리고, 그리고 정리하자.
‘아, 오늘 밤도 잠 못자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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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정말 흥분했구요. 그린 것 정리해서 글로 남기는 데 3시간 정도 쓰고, 새벽에도 일찍 일어나고, 그릴 궁리하고... 수다쟁이가 된 것처럼 쓰고 싶어져서 지금 안달하는 중입니다. 윗 글은 오늘 오전에 어제 그때를 생각하며 쓴 겁니다. 그때의 느낌이 날아가버릴까봐.

쓰고 다듬고, 쓰고 다듬고 해야 한다고는 알고있지만 잘 되지 않네요. 다듬다가 그때의 느낌이, 황홀함이 사라져 버리는 경우가 많아서 다듬을 때 밋밋해지는 경우가 많더라구요.

얼마전 본 책에서 아마도 '생각의 탄생'이었던 것 같습니다. 창작에 대해서 말할 때, 예술가들은 2번 창작을 한다(느낀다)고 했던 것 같습니다. 가령 노을을 보며 그것의 아름다움을 구상하는 순간에 한번, 나중에 실제로 그것을 작업실에서 창작할 때 그때 받은 필을 자신 안에서 되살려서 또 한번(두번째의 창작에 대해서 제가 제대로 이해했는지 모르겠지만). 두번째의 창작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실제로 작가의 창조성이란 게 세상에 드러나지 않죠.(이런 용어가 맞나요? )

글쓰기도 역시 2번의 창조의 순간을 맞아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2번째에서 색깔이 변해버리기도 합니다. 그래서 2번째는 첫번과 다른 창작, 그래서, 그래서... 매 번의 창작은 이전과는 다른 독특한 또 하나의 창작이죠.

요즘 창조성, 창작, 영감이란 말을 많이 보다보니 마구 섞어서 쓰고 있습니다. 자신의 언어로 어떤것을 명명(明名)하는 순간을 접하기 전까진 그것은 아직 자신과 분리된 세계라는 생각이 듭니다. 저는 지금 혼돈속에 있구요. 명명이란 것을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조만간에 그것들에게 이름을 붙이는 순간이 올 거라고 믿으며 혼돈 속에 있습니다.
IP *.247.8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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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현
2008.08.07 15:14:32 *.47.182.103
만화 리뷰 !!
정말 기대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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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현
2008.08.08 14:55:53 *.73.2.53
어마나..어머나.. 나도 너무 흥분되서 답글을 안달수가 없네 언니야.
윽.. 언니의 스케치가 담긴 만화리뷰책..이이이이.. 눈에 선하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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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정화
2008.08.08 18:33:02 *.247.80.52
열심히 하겠습니다.

시간 계산을 해보니 엄청나게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인물을 자연스럽게 그리고 싶어서, 그래서 그림공부하겠다고, 그 작가의 그림이 좋다고 덤벼들었으니.

하여간 열심히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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