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야
- 조회 수 2096
- 댓글 수 0
- 추천 수 0
무제
구본형
내가 사는 이곳은 높다.
산에 내린 눈은 잘 녹지 않는다.
도로에 내린 눈이 다 녹아 흔적 없어져도
산에 내린 눈은 아직 눈이 올 때
내린 눈처럼 살아있다.
생각의 눈이 내린다.
세상을 다르게 덮어 버리는
흰 눈 같은 생각의 눈이 내린다.
이렇게 살아도 되는구나.
살고 싶은 대로 살아도 죽지 않는구나.
글이 쓰고 싶을 때 글을 쓰고
책이 보고 싶을 때 책을 읽고
낮잠이 눈을 감기면 스르르 퍼져 잔다.
차를 마시고 싶으면 차를 마시고
노래가 듣고 싶으면 노래를 듣는다.
뜨거운 차 한잔을 후후 불며 마실 때,
'땡'하고 문자 하나가 날아 들었다.
사랑하는 나의 선생님,
어깨를 기댄 골짜기 숲의 향기가 납니다.
맑은 공기가 그리워 옷을 입고
모자를 쓰고 신발을 신고 산으로 간다.
눈이 가득하다.
<운명>시 댓글 (2009. 1. 17)
VR Left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4009 | 늦은 봄에 부쳐 [1] | 이수 | 2016.04.29 | 2299 |
4008 | 노이로제라는 말 | 이수 | 2016.03.08 | 2508 |
4007 | 용서에 대하여 | 이수 | 2016.02.05 | 2301 |
4006 | 새로운 한해를 맞이하며 [1] | 이수 | 2016.01.08 | 2413 |
4005 | 세월이 가면 | 이수 | 2015.12.05 | 2835 |
4004 | 상처...그리고 성찰. | 햇빛처럼 | 2015.11.03 | 2452 |
4003 | 그날까지 | 오로라 | 2015.10.25 | 2346 |
4002 | [스승님의 시] 나는 이렇게 살아가리라 | 정야 | 2015.04.30 | 3008 |
4001 | [스승님의 시] 나보다 더한 그리움으로 | 정야 | 2015.04.30 | 2660 |
4000 | [스승님의 시] 아침에 비 | 정야 | 2015.04.29 | 2626 |
3999 | [스승님의 시] 자화상 | 정야 | 2015.04.28 | 2743 |
3998 | [스승님의 시] 쓰는 즐거움 | 정야 | 2015.04.27 | 2165 |
3997 | [스승님의 시] 이른 아침 바다에서 헤엄을 쳤다네 | 정야 | 2015.04.26 | 2515 |
3996 | [스승님의 시] BOL 비치에서 | 정야 | 2015.04.25 | 2283 |
3995 | [스승님의 시] 그 밤 달빛 수업 | 정야 | 2015.04.24 | 2224 |
3994 | [스승님의 시] 섬으로 가는 길 | 정야 | 2015.04.23 | 2232 |
3993 | [스승님의 시] 소년의 기쁨으로 살 일이다 | 정야 | 2015.04.22 | 2313 |
3992 | [스승님의 시] 작은 자그레브 호텔 | 정야 | 2015.04.21 | 2152 |
3991 | [스승님의 시] 여행의 계보에 대한 단상 | 정야 | 2015.04.20 | 2374 |
3990 | [스승님의 시] 여행은 낯선 여인처럼 | 정야 | 2015.04.19 | 227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