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맑은 김인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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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의적인 방법'이라는 말이 걸린다. 팀원을 만나서, 인터뷰하는 것은 창의적이라고 하기에는 좀 약하다. 어떻게 내가 '좋은 팀원임을' 창의적으로 표현할 수 있을까? 대학교 시절, 광고학 개론을 들었다. 광고는 크리에이티브한 업종이다. 젊은이들이 선망하는 이유는, 자유롭고 독특하고, 창의적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교수님은, 아이디어는 어떻게 만들까?라고 질문하셨다. 대답은 하지 않았지만, 아무래도 아이디어는 '독특한 상상에서'라고 생각했다.
영화를 보면, 작가나 작곡가들이 창작의 괴로움에 힘들어하는 장면이 나온다. 괴로워할법도 한데, 과연 그들이 무엇을 고뇌하는 것일까?라는 생각은 해본적이 없다. 교수님은, 아이디어는 '고객'에게서 나온다고 말씀하셨다. 창조란, 관찰이다. 창의적인 방법을 찾을려면, 대상에 대해서 깊이 알아야 한다.
상현형을 만나다. 을지로 입구, 그의 회사 앞에서 그가 쓴, 칼럼을 읽으며 기다린다. 글에서 여백이 느껴진다.
'내가 열을 하면 열을 얻을 수도 있겠지만, 열을 얻은만큼 어느 부분에서는 열이 비는 경우도 생기는 것 같다.' 칼럼_내속에 무엇이 숨어 있는가中
탕수육을 먹으며, 상현형은 이야기한다.
'인간人間이라는 한자어를 풀어보자. 사람과 사람 사이라는 뜻이지.' 특히 '간間'은 공백이라는 뜻이야. 사람과 사람이 만나면, 필연적으로 화학반응을 일으켜. 그 사이에서 일어나는 일은 받아들인다.'
사람끼리 살다보면, 이러저런 일들이 생긴다. 사람 사이에서 생기는 일때문에, 사람을 져버리지 않는다는 의미다.그래픽 디자인에는 '화이트 스페이스white space'가 있다. 말그대로 여백이다. 노련한 디자이너는 여백을 하나의 디자인 요소로 본다. 아무것도 아닌 것이 아니다. 개체들의 관계는 여백에서 드러난다. 개체와 개체가 만나서, 어떤 긴장감이 만들어질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것은 좋을 수도, 나쁠 수도 있다. 결과가 어찌되든 받아들여야 한다. 개체의 속성은 바꿀 수가 없다. 그것이 싫다고 떠나면, 작품이 될 수 없다. 즉, 성장은 없다.
면접여행에서 인상깊었던 것은, 그의 체력이다. 특히 도끼질할 때, 그의 하체는 매우 견고해 보였다. 무거운 도끼에서 반사되는 충격을 만만하게 받는다. 나또한 운동하는 사람으로서 하체에 신경을 쓴다. 남자에게 하체는 에너지가 나오는 곳이다. 하체가 강하다는 것은 남성답다는 의미다. 그의 하체는 천부적인 것이다. 말하기가 그렇지만, 아무튼 그의 하체는 그의 강점이다. 이 점을 꼭 말해주고 싶었다.
난 음식점 사장으로서, 사람 관상도 조금 본다. 직업을 통해서, 부수적으로 얻은 능력이다. 장사경력 30년 우리어머니는 나보다 사람 보는 눈이 더 발달 되었음은 말할 것도 없다. 전화 목소리만 들어도, 아침에 무엇을 먹었는지가 느껴진다. 얼마전 남도의 시인에게 전화를 했을때, 그의 목소리를 들었다. 자연속에서 언어를 세공하는 시인의 목소리다. 맑은 샘물이라고 할까? 그는 나의 청을 거절했다. 단칼에 거절했는데, 기분이 하나도 안나쁘다.
형의 말투는 논리적이면서도 빈틈이 없다. 그렇지만, 딱딱하지는 않다. 농부가 질서정연하게 씨를 심을때와 비슷하다. 자로 잰듯 정확하기 보다는, 투박하지만 정도를 벗어나지 않는다가 어울리겠다. 틈이 있지만, 자신이 허용한 틈이다. 적어도 그의 목소리는 머리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다. 굳건히 땅을 지탱하는 다리에서 나온다.
탕수육을 다 먹자. 식사를 권한다. 짬뽕과 짜장을 주문.
'그러니까, 주도적이어야 해. 남이 짜논 틀에 들어가면 편하기는 하지만, 성장은 없어. 관계를 통해서 성장하기 위해서는 주도적이어야 해.'
마침 다석 유영모의 신간을 읽는중이었다. 다석은 함석헌의 스승이다. 그의 천재성에 비해, 널리 알려지지 않았다. 박영호라는 초로의 제자가 저술을 통해 그를 알리는 일을 해왔다.
'우리의 삶이 힘씀으로 새 힘이 솟아나요. 새 힘 솟는 샘이 되고 진 짐에 짓눌림이 되지 말아야 해요'다석 마지막 강의_148
스캇펙이 말하는 엔트로피의 법칙과 상통하는 대목이다. 만물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쓸모 있는 에너지에서 없는 에너지로 화化한다. 관계 또한, 주도적이고 의도적인 노력이 없다면 쓸모없는 관계가 된다. 당연한 이야기다. 하지만, 자기를 드러내기 보다는 묻어가는 것이 현실에서는 더 많다. 현실에서 관계란, 수동적이고 물 흐르듯이 방기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지하철역까지 나를 배웅해주었다. 아마도 다시 회사로 들어가는가 보다. 지하철을 타고, 미아삼거리에서 내렸다. 장사를 한다. 여직원에게 농담을 건낸다. 좋아라 웃는다. 주도적이라는 말은 먼저 다가감이다. 기꺼이 부딪힘이다.
6시간 후면, 우성이 형을 만난다. 그를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이 질문을 끝까지 치고들어가자. 창의적인 방법이란, 물음을 물고 늘어지기다.
상현형은, 나보고 책은 조금 보고, 많이 놀며 지평을 넓히라고 했다.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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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면, 작가나 작곡가들이 창작의 괴로움에 힘들어하는 장면이 나온다. 괴로워할법도 한데, 과연 그들이 무엇을 고뇌하는 것일까?라는 생각은 해본적이 없다. 교수님은, 아이디어는 '고객'에게서 나온다고 말씀하셨다. 창조란, 관찰이다. 창의적인 방법을 찾을려면, 대상에 대해서 깊이 알아야 한다.
상현형을 만나다. 을지로 입구, 그의 회사 앞에서 그가 쓴, 칼럼을 읽으며 기다린다. 글에서 여백이 느껴진다.
'내가 열을 하면 열을 얻을 수도 있겠지만, 열을 얻은만큼 어느 부분에서는 열이 비는 경우도 생기는 것 같다.' 칼럼_내속에 무엇이 숨어 있는가中
탕수육을 먹으며, 상현형은 이야기한다.
'인간人間이라는 한자어를 풀어보자. 사람과 사람 사이라는 뜻이지.' 특히 '간間'은 공백이라는 뜻이야. 사람과 사람이 만나면, 필연적으로 화학반응을 일으켜. 그 사이에서 일어나는 일은 받아들인다.'
사람끼리 살다보면, 이러저런 일들이 생긴다. 사람 사이에서 생기는 일때문에, 사람을 져버리지 않는다는 의미다.그래픽 디자인에는 '화이트 스페이스white space'가 있다. 말그대로 여백이다. 노련한 디자이너는 여백을 하나의 디자인 요소로 본다. 아무것도 아닌 것이 아니다. 개체들의 관계는 여백에서 드러난다. 개체와 개체가 만나서, 어떤 긴장감이 만들어질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것은 좋을 수도, 나쁠 수도 있다. 결과가 어찌되든 받아들여야 한다. 개체의 속성은 바꿀 수가 없다. 그것이 싫다고 떠나면, 작품이 될 수 없다. 즉, 성장은 없다.
면접여행에서 인상깊었던 것은, 그의 체력이다. 특히 도끼질할 때, 그의 하체는 매우 견고해 보였다. 무거운 도끼에서 반사되는 충격을 만만하게 받는다. 나또한 운동하는 사람으로서 하체에 신경을 쓴다. 남자에게 하체는 에너지가 나오는 곳이다. 하체가 강하다는 것은 남성답다는 의미다. 그의 하체는 천부적인 것이다. 말하기가 그렇지만, 아무튼 그의 하체는 그의 강점이다. 이 점을 꼭 말해주고 싶었다.
난 음식점 사장으로서, 사람 관상도 조금 본다. 직업을 통해서, 부수적으로 얻은 능력이다. 장사경력 30년 우리어머니는 나보다 사람 보는 눈이 더 발달 되었음은 말할 것도 없다. 전화 목소리만 들어도, 아침에 무엇을 먹었는지가 느껴진다. 얼마전 남도의 시인에게 전화를 했을때, 그의 목소리를 들었다. 자연속에서 언어를 세공하는 시인의 목소리다. 맑은 샘물이라고 할까? 그는 나의 청을 거절했다. 단칼에 거절했는데, 기분이 하나도 안나쁘다.
형의 말투는 논리적이면서도 빈틈이 없다. 그렇지만, 딱딱하지는 않다. 농부가 질서정연하게 씨를 심을때와 비슷하다. 자로 잰듯 정확하기 보다는, 투박하지만 정도를 벗어나지 않는다가 어울리겠다. 틈이 있지만, 자신이 허용한 틈이다. 적어도 그의 목소리는 머리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다. 굳건히 땅을 지탱하는 다리에서 나온다.
탕수육을 다 먹자. 식사를 권한다. 짬뽕과 짜장을 주문.
'그러니까, 주도적이어야 해. 남이 짜논 틀에 들어가면 편하기는 하지만, 성장은 없어. 관계를 통해서 성장하기 위해서는 주도적이어야 해.'
마침 다석 유영모의 신간을 읽는중이었다. 다석은 함석헌의 스승이다. 그의 천재성에 비해, 널리 알려지지 않았다. 박영호라는 초로의 제자가 저술을 통해 그를 알리는 일을 해왔다.
'우리의 삶이 힘씀으로 새 힘이 솟아나요. 새 힘 솟는 샘이 되고 진 짐에 짓눌림이 되지 말아야 해요'다석 마지막 강의_148
스캇펙이 말하는 엔트로피의 법칙과 상통하는 대목이다. 만물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쓸모 있는 에너지에서 없는 에너지로 화化한다. 관계 또한, 주도적이고 의도적인 노력이 없다면 쓸모없는 관계가 된다. 당연한 이야기다. 하지만, 자기를 드러내기 보다는 묻어가는 것이 현실에서는 더 많다. 현실에서 관계란, 수동적이고 물 흐르듯이 방기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지하철역까지 나를 배웅해주었다. 아마도 다시 회사로 들어가는가 보다. 지하철을 타고, 미아삼거리에서 내렸다. 장사를 한다. 여직원에게 농담을 건낸다. 좋아라 웃는다. 주도적이라는 말은 먼저 다가감이다. 기꺼이 부딪힘이다.
6시간 후면, 우성이 형을 만난다. 그를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이 질문을 끝까지 치고들어가자. 창의적인 방법이란, 물음을 물고 늘어지기다.
상현형은, 나보고 책은 조금 보고, 많이 놀며 지평을 넓히라고 했다.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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