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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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좀 그랬다.
털을 빳빳히 세운 고양이같은 그의 모습에
가슴이 답답해왔기 때문이었다.
대뜸 전화를 걸어
'열심히 해치웠다는 것을 보여드려야 하니 만나 달라' 말하는 그의 서투름도
그와의 만남을 피하고 싶었던 이유중 하나였다.
'그럴 줄 알았어. 세상 모든 것이 저를 위해 대기하고 있는 자원으로 존재한다는 거지?
미안하지만 나는 그래줄 수 없겠다! 버려질 망정 너를 위해 쓰이진 않을테다! '
여기서만은 한껏 착하고 싶었는데, 역시 사람의 천성이란 그리 쉽게 바뀌는 것이 아니구나
생각하며 이렇게나 빨리 나를 시험에 들게 한 그가 원망스럽기까지 했다.
하루하루 올라오는 그의 글은 진화하고 있었다. 세상을 다 안다는 듯 팔짱을 끼고 한발짝 물러나 앉아 나를 참을 수 없게 하던 그가 찢어지는 고통을 너머 세상을 향해 성큼성큼 다가오고 있었다. 그가 보고 싶어졌다. 어떤 그가 되어 있는지 확인하고 싶었다.
봄비 촉촉한 삼월의 마지막 오후
그와 보낸 세시간은 충분히 달콤했다.
아쉬움 속에 안녕을 나누던 그 때
그는 먼저 내 손을 잡아 주었다.
그는 따뜻했다.
나는 느낄 수 있었다.
우리는 친구가 되기 시작했구나.
우리는 서로를 사랑하기 시작했구나..
따뜻하고 맑은 빗방울에 흠뻑 취한
말할 수 없이 행복한 봄날이었다.
IP *.236.70.117
털을 빳빳히 세운 고양이같은 그의 모습에
가슴이 답답해왔기 때문이었다.
대뜸 전화를 걸어
'열심히 해치웠다는 것을 보여드려야 하니 만나 달라' 말하는 그의 서투름도
그와의 만남을 피하고 싶었던 이유중 하나였다.
'그럴 줄 알았어. 세상 모든 것이 저를 위해 대기하고 있는 자원으로 존재한다는 거지?
미안하지만 나는 그래줄 수 없겠다! 버려질 망정 너를 위해 쓰이진 않을테다! '
여기서만은 한껏 착하고 싶었는데, 역시 사람의 천성이란 그리 쉽게 바뀌는 것이 아니구나
생각하며 이렇게나 빨리 나를 시험에 들게 한 그가 원망스럽기까지 했다.
하루하루 올라오는 그의 글은 진화하고 있었다. 세상을 다 안다는 듯 팔짱을 끼고 한발짝 물러나 앉아 나를 참을 수 없게 하던 그가 찢어지는 고통을 너머 세상을 향해 성큼성큼 다가오고 있었다. 그가 보고 싶어졌다. 어떤 그가 되어 있는지 확인하고 싶었다.
봄비 촉촉한 삼월의 마지막 오후
그와 보낸 세시간은 충분히 달콤했다.
아쉬움 속에 안녕을 나누던 그 때
그는 먼저 내 손을 잡아 주었다.
그는 따뜻했다.
나는 느낄 수 있었다.
우리는 친구가 되기 시작했구나.
우리는 서로를 사랑하기 시작했구나..
따뜻하고 맑은 빗방울에 흠뻑 취한
말할 수 없이 행복한 봄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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