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야
- 조회 수 2394
- 댓글 수 0
- 추천 수 0
나는 없다
구본형
자다가 문득 깨어나
내가 어디 있는지 찾는다
나는 없다
내가 없으니 자유롭다
산 길을 가다 산 속으로 해가 지는 것을 보았다
새 한 마리가 절벽 밑으로
빛처럼 떨어져 내린다
그 아름다움이 내 넋을 다 빼 놓았다
나는 없다
아! 하는
감탄이 나오는 곳이면 어디든
나는 이미 신의 일에 참여한다
경이로움 속에서
나는 이미 없다
나이가 들면
죽음이 삶을 완성해 갈 때쯤이면
'자기'를 넘어서는 기적이 일어나
불완전함을 버리고
자기의 모든 것을
살아있는 것들에게 주어 버린다
통쾌한 일이다
나는 없다
내가 없으니 살 것 같다
-역시 캠벨을 활용한 습작(2009. 2. 2)
VR Left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 | [스승님의 시] 나는 없다 | 정야 | 2015.04.10 | 2394 |
128 | [스승님의 시] 분향 | 정야 | 2015.04.11 | 2325 |
127 | [스승님의 시] 신부님, 나 참 잘했어요 | 정야 | 2015.04.12 | 2322 |
126 | [스승님의 시] 절정 순간 | 정야 | 2015.04.13 | 2364 |
125 | [스승님의 시] 사랑은 | 정야 | 2015.04.14 | 2377 |
124 | [스승님의 시] 사람을 섬겨야지 | 정야 | 2015.04.15 | 2584 |
123 | [스승님의 시] 범을 키워야 해 | 정야 | 2015.04.16 | 2456 |
122 | [스승님의 시] 어느 날 그 젊은 꽃 붉게 피었네 | 정야 | 2015.04.17 | 2299 |
121 | [스승님의 시] 여행 | 정야 | 2015.04.18 | 2427 |
120 | [스승님의 시] 여행은 낯선 여인처럼 | 정야 | 2015.04.19 | 2345 |
119 | [스승님의 시] 여행의 계보에 대한 단상 | 정야 | 2015.04.20 | 2498 |
118 | [스승님의 시] 작은 자그레브 호텔 | 정야 | 2015.04.21 | 2220 |
117 | [스승님의 시] 소년의 기쁨으로 살 일이다 | 정야 | 2015.04.22 | 2393 |
116 | [스승님의 시] 섬으로 가는 길 | 정야 | 2015.04.23 | 2305 |
115 | [스승님의 시] 그 밤 달빛 수업 | 정야 | 2015.04.24 | 2297 |
114 | [스승님의 시] BOL 비치에서 | 정야 | 2015.04.25 | 2380 |
113 | [스승님의 시] 이른 아침 바다에서 헤엄을 쳤다네 | 정야 | 2015.04.26 | 2618 |
112 | [스승님의 시] 쓰는 즐거움 | 정야 | 2015.04.27 | 2241 |
111 | [스승님의 시] 자화상 | 정야 | 2015.04.28 | 2811 |
110 | [스승님의 시] 아침에 비 | 정야 | 2015.04.29 | 27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