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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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아침 바다에서 헤엄을 쳤다네
구본형
아침에 바다로 나가 보았네
아직 해는 뜨지 않았고
하루는 막 시작되었네
나는 웃옷을 벗고
바다로 걸어 들어가
물이 가슴을 지나자
푸른 바다로
미끄러지듯 헤엄쳐갔네
푸른 아침이 등위로 넘실대고
잔잔한 물결이 온 몸을 감쌀 때
나는 하늘에 감사했네
꿈꾸던 아름다움 속에 내가 있음을
이윽고 태양이 떠 올랐네
물이 황금빛으로 반짝이고
온 세상이 빛나기 시작할 때
나는 여전히 스치는 바람처럼 헤엄치고 있었네 황금빛 위를
나의 하루가
더 할 나위 없이 찬란한 얼굴로
차마 눈부셔
쳐다볼 수 없는 광희로
그 물결을 건너 내게 왔다네
그때 깨달았다네
나는 사랑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이 세상에서
그 일보다 더 빛나는 일이 없다는 것을
(2009.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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