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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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보다 더한 그리움으로
구본형
가득 채워졌던 젊음은 한 번도 젊은 적 없이 비어가고 인생을 다 뒤져도 나는 없어
살아보지도 못하고 다 사라지기 전에 얼른 이 코너를 돌아야겠어
검은 깍지를 깨뜨리고 꽃이 터지는 것을 보아야겠어
어느 골목 모퉁이를 돌아설 때 벽으로 막혔던 햇빛이 쏟아지듯 나를 덮치고
나의 황홀은 꽃이 되었어
우주에 한 걸음 다가서자 우주는 선뜻 내게 열 걸음 다가와 주었어
나를 기다린 거야, 나보다 더한 그리움으로
(2010. 12.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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