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효우
- 조회 수 2768
- 댓글 수 0
- 추천 수 0
2주에 걸쳐 결혼식에 다녀왔습니다. 계절의 여왕, 오월답게 한껏 축하하고 싶은 여섯 번의 결혼식이 있고 그중 네 번이 제자들의 결혼식입니다.
언제부터인지 가끔 주례를 서 달라는 청을 받게 됐습니다. 그런 청을 받고도 고사해 온 것은 스스로 그 자리에 설만한 사람이 아니라는 판단 때문이었습니다. 사전적으로 ‘주례(主禮)는 예식을 주장하며 진행하는 사람’이라고 정의되어 있지만 주례를 서는 그 결혼식이 빛날만큼 결혼생활을 잘 가꾸어와서 그날의 주인공인 신랑, 신부에게 행복한 결혼에 대한 비결과 축사를 건넬 수 있는 주례가 되어야 하는 것이지요.
주례를 서 달라는 제자의 청을 내려놓으며 제자들에게 제가 대답한 이유는 자격이 되지 않는다는 거였습니다.
신혼기부터 서로를 연구하여 화목하게 살았다면 참으로 좋았을 것을, 좌충우돌 하며 보낸 십 년, 견디다 못해 헤어짐을 꿈꾸며 산 세월도 짧지 않았습니다. 날마다 한치 앞을 볼 수 없는 전쟁판 같던 가정. 그 벼랑 끝에서 가까스로 돌아서서 화목하게 지내기 시작한지가 이제야 비로소 그 세월의 길이와 같아졌기에 주례를 서기에는 스스로 생각해 봐도 자격미달입니다.
생의 인상적인 장면이 될, 눈부시게 아름다운 신랑, 신부에게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가족의 성장과 평화로움이 무엇인지 알게 된 선배로서 당부를 하자면 첫째도 둘째도 서로의 다름을 다루는 방식에 대하여 주의를 기울여 주기를 바란다는 것입니다. 톨스토이가 말했듯 결혼은 서로 다른 점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로 행복과 불행의 관점을 바꿀 수 있습니다. 저 또한 그 아쉬운 세월을 굽이굽이 힘겹게 넘어야 했던 이유가 다름을 틀리다고 여겼기에 빚어진 일들이었습니다.
결혼이 이 세상의 딱 한 사람, 서로를 공주나 왕자처럼 귀하게 여기는 일상의 시작이기도 하지만 그에 앞서 연합하고 성장시켜야 하는 한 팀이라는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상대에 대한 바람만으로 성장 없이 오래 행복 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스스로를 성장시키듯 서로의 성장을 돕고 나아가 곧 태어날 아이들의 성장을 위해 끊임없이 연합하고 생각을 나누는 멋진 팀이어야 오래 걸어 갈 수 있습니다. 한 가족의 성장이 우리 사회에 미치는 영향은 실로 지대해 가족의 성장은 물론이요, 자연스럽게 사회에 기여하게 됩니다.
때로 태양이 서쪽으로만 기울고 있는 것만 같은 그대들의 정원이 될지라도 한 팀이라는 믿음을 저버리지 않는다면 마침내 해가 기울지 않는 그대들의 나라를 건설 할 수 있게 됩니다.
아름다운 그대들, 이 지구상에 70억 인구 중 오직 한 팀 밖에 없는 두 사람의 이름을 내건 팀이 된 것을 축하합니다.
영혼과 영혼이 손잡은 혼인 서약을 가까이 두고 '나에서 마침내 우리'가 된 것을, 그리하여 가정이 서로의 성장을 돕는 유쾌한 놀이터가 될 수 있기를 기원하겠습니다.
치유와 성장 백일쓰기 20기 지원안내
http://cafe.naver.com/east47/30097
자세한 사항은 위의 사이트를 링크하시어 공지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476 | 상생 - 더불어 사는 삶 (도명수) [1] | 경빈 | 2012.12.04 | 3273 |
475 | 고마워요 내 사랑 (by 김미영) | 승완 | 2012.12.10 | 3770 |
474 | 저렴하게 인생을 즐기는 법 (한명석) | 경빈 | 2012.12.11 | 3196 |
473 | 마흔, 흔들리며 피는 꽃 (by 오병곤) | 승완 | 2012.12.17 | 3450 |
472 | 친구 회사로 찾아가 점심 먹기(강미영) | 경빈 | 2012.12.18 | 4010 |
471 | 생각 없이 (by 이선이) | 승완 | 2012.12.24 | 3185 |
470 | 어머니와 아버지 (정경빈) [1] | 경빈 | 2012.12.25 | 2969 |
469 | surprise me! (by 김미영) | 승완 | 2012.12.31 | 2945 |
468 | 이보다 더 좋을순 없다 (한명석) | 경빈 | 2013.01.03 | 3046 |
467 | 무지개는 일곱 색깔이 아닌데 | 옹박 | 2013.01.07 | 3836 |
466 | 어니스트 헤밍웨이 <노인과 바다> [10] | 뫼르소 | 2013.01.08 | 3948 |
465 | 사랑이 끓는 온도. 원데이(One Day) [4] | 효우 | 2013.01.09 | 3562 |
464 | 지금은 실수할 시간 [11] | 김미영 | 2013.01.10 | 2750 |
463 | 스마트웍 다시 보기 [7] [2] | 희산 | 2013.01.11 | 2665 |
462 | 돌이킬 수 없는 약속 [4] | 진철 | 2013.01.12 | 2872 |
461 | 토크 No.4 - MBA는 필수 아닌가요? [6] | 재키 제동 | 2013.01.13 | 3560 |
460 | 신성한 소가 더 맛있다 [4] [1] | 옹박 | 2013.01.14 | 4340 |
459 | 권정생 <강아지똥> [2] | 뫼르소 | 2013.01.15 | 6831 |
458 | '몽상가들' | 효우 | 2013.01.16 | 5710 |
457 | 애인 만들기 [8] | 김미영 | 2013.01.17 | 314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