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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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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5월 25일 19시 46분 등록

 

 

[짧은 소설] 평일 오후였지만 카페는 떠들썩했다. 수업 듣는 학생들만큼이나 공강 시간인 학생들도 많았다. 카페 한 구석, 여대생 셋. “가방 어디서 샀어?” 질문 받은 P의 눈이 커졌다. P는 의기양양하게 신상을 소개하다가, 그 신상을 히트시킨 연예인 얘기로, 이어서 다른 연예인들로 화제가 바뀌어져 갔다. “박지선 고대 나왔더라.” P가 말을 받았다. “매주 코너 짜려면 머리가 좋아야지. 박지선 재밌는 개그맨이잖아. 좋은 학교 나올 만하지.” Y개그우먼이라고 고쳐 잡으려다 관두었다. 그날 저녁, Y는 집에 가서 인터넷을 열어 개그맨 학력이란 키워드로 검색했다. 개그맨들 학력이 주루룩 쏟아졌다. 목록의 상위부터 20명까지 찾았는데, SKY 출신은 박지선 뿐이었다. 서울예대, 서일대, 서울예대, 인하대, 동국대, 서일대, 동아방송대, 경기대…….

 

이튿날 Y는 친구들과 여느 때처럼 즐겁게 대화를 나누었다. 개그맨 학력 얘기는 꺼내지도 않았다. 모조리 잊은 듯이. ()

 

 

   

 

[사족]

 

1.

비논리는 어디에나 존재한다. 개그를 짜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좋은 두뇌인가? 아니, 감수성인지도 모른다. 다른 이의 마음을 헤아릴 줄 아는 감수성은 공감대를 찾아내어 웃음을 유발한다. 성급한 일반화도 횡행하는 논리적 오류다.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는 속담은, 대개 독단이거나 비약 또는 거짓이다.

 

2.

P는 직관적으로 떠오르는 이야기를 나누었다. 직관은 감각, 경험, 연상, 판단, 추리 따위의 사유 작용을 거치지 아니하고 대상을 직접적으로 파악하는 작용이다 보니, 종종 경험, 감각, 추리로 직관을 뒷받침해야 한다. 직관적인 이들은 숫자, 재정관리, 건강 그리고 데이터를 존중해야 한다.

 

3.

사실 직관은 위대한 영감이다. 논리가 답변하지 못하는 인생의 갈림길에서, 때때로 직관이 옳은 길을 안내한다. 인생길에서 만나는 선택의 상황에서 도움을 줄 다음의 명제를 기억해 두자. “가슴이 시키는 일을 하라.” 선택의 순간에서는 직관을, 사유의 순간에서는 이성을 발휘하자.

 

4.

이튿날 Y박지선만 고려대고 학력이 시시한 개그맨들도 많더라. 개그맨 능력과 학력이 일치하지 않은 거지. , 이것 봐봐라고 말하면서 검색자료를 들이민다면, 그녀는 점점 친구를 잃어갈 것이다. 스터디 모임과 자료는 교정하고 토론할 대상이지만, 가족과 친구는 교감하는 존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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