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효우
- 조회 수 2866
- 댓글 수 0
- 추천 수 0
며칠 전 편집자를 만나서 요즘 일부 출판사의 트렌드가 ‘이기적 행복’ 이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좋아하는 샐러드를 먹다가 그 말을 들은 저는 ‘지금 좋아하는 걸 먹고 있으니 행복한 거네’ 라며 웃었고, 편집자에게 이기적인 행복이란 말은 비문 (非文)이다, 편집자로서 바른말 보급에 앞장서라는 농담을 했습니다.
저는 왜 편집자에게 이기적 행복이라는 표현이 비문이라는 농담을 했을까요. 언제부터인지 우리는 소소한 즐거움을 누릴 때 ‘행복하다’ 라고 표현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면서 개인의 소소한 욕구를 충족시키는 일들이 중요하게 다뤄졌고 마침내 의미, 가치로 대두하기 시작했습니다.
행복의 (幸福)사전적 정의를 살펴보면 ‘복된 좋은 운수. 또는 생활에서 충분한 만족과 기쁨을 느끼어 흐뭇함’이라고 정의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앞서 말한 것에 그렇게 반한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더 나아가 철학적 의미의 행복주의를 살펴보면 ‘행복을 인생의 최고 목표로 삼고, 이것의 실현을 도덕적 이상으로 삼는 윤리설, 또 먹고 입고 보는 쾌락주의가 쾌락을 최상의 목표로 삼는 데 비하여, 이것은 이성적ㆍ정신적인 만족 따위의 포괄적인 만족을 구한다는 데서 차이가 있다’ 라고 정의하고 있습니다.
사람으로서 의미를 부여한 가치를 실현할 때 느끼는 감정을 ‘행복’ 이라고 부를 수 있다면 가치의 사전적 정의는 ‘인간의 욕구나 관심의 대상 또는 목표가 되는 진, 선, 미.를 통칭 이르는 말입니다. 그렇다면 요즘 ‘행복’이란 말이 왜곡되고 과하게 쓰여 지고 있는 것이지요. 그러니 이기적인 행복이란 말은 비문, 맞습니다.
프랑스 철학자 알랭은
‘우리는 행복이란 제품을 만들 수 있는 재료와 힘을 자신 속에 지니고 있으면서도 기성품의 행복만을 찾고 있다’ 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지난 주, 두통으로 도저히 읽고 쓸 수가 없어 수요편지를 보내지 못할 만큼 아파 누워 있다가 문득, 저는 무엇이든 쓸 때 행복하다는 것을 다시 느낄 수 있었습니다. 쓰고 있을 때 설령 그 원고가 마음에 들지 않아 고통스럽더라도 성장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고 그 힘이 또 저를 살아가게 하는 이유가 되기에 말입니다.
이 편지를 읽는 그대가 생각하는 행복의 가치는 어떤 것인지요. 혹시 오욕을 충족시키는 것이 행복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으셨는지요.
생애 몇 개의 장애를 극복해 ‘성장’ 대명사로 지칭되는 헬렌켈러는 ‘평안하고 고요한 시기에 사람은 성장하지 않는다. 오직 고난을 경험한 뒤 영혼이 강해지고 삶을 살아갈 패기가 생긴다’ 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니 지금이 고통스럽다면 과연 무엇 때문에 고통스러운가 이유를 생각해 보고 그 고통 가운데 우리가 귀히 여기는 가치를 위해 성장하고 있다면 기꺼이 감내 해보지요. 그것이 곧 ‘어른의 공부’이며 ‘어른의 행복’이 아닐런지요.
정예서의 치유와 코칭 백일쓰기
http://cafe.naver.com/east47/30097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 | 정예서/ 이기적 행복 | 효우 | 2015.06.03 | 2866 |
495 | 정예서/ 지자불혹(知者不惑) | 효우 | 2015.05.20 | 3586 |
494 | 정예서/ 5월의 주례사 | 효우 | 2015.05.13 | 3338 |
493 | 정예서/ 내안의 어린아이 | 효우 | 2015.05.06 | 3039 |
492 |
정예서/매일사랑하기로 결심하는 부부 ![]() | 효우 | 2015.04.29 | 3035 |
491 | 정예서/역사란 무엇인가 | 효우 | 2015.04.22 | 2851 |
490 | 정예서/스승님 2주기를 기리며 | 효우 | 2015.04.15 | 3062 |
489 | 그립다는 건 아낀다는 것 [1] | 김미영 | 2015.04.12 | 3297 |
488 | 정예서/ 得魚而忘筌(득어이망전) | 효우 | 2015.04.08 | 3661 |
487 | 정예서/ 관계자외 출입금지 | 효우 | 2015.04.01 | 3229 |
486 | 정예서/춘야희우[ 春夜喜雨 ] | 효우 | 2015.03.25 | 3674 |
485 | 정예서/ ‘묵이식지(默而識之)' | 효우 | 2015.03.18 | 4085 |
484 | 정예서/ 가빈친로 (家貧親老) | 효우 | 2015.03.11 | 3342 |
483 | 정예서/ 토끼와 잠수함/ 아이 엠 어 마케터 | 효우 | 2015.03.04 | 4251 |
482 | 정예서/방황이 아닌 여행 | 효우 | 2015.02.25 | 3271 |
481 | 정예서/ [人溺己溺]인익기익 | 효우 | 2015.02.18 | 3612 |
480 | 정예서/작업복으로 찾아온 변곡점 | 효우 | 2015.02.11 | 3384 |
479 | 예서/ 그대의 꿈지도 | 효우 | 2015.02.04 | 3487 |
478 | 정예서/ 새길을 모색하며 | 효우 | 2015.01.28 | 4865 |
477 | 그대의 집은 어디인가 | 효우 | 2015.01.21 | 325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