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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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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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6월 26일 09시 28분 등록

사람들이 묻습니다. ‘어떻게 책을 쓰게 되었나요?’ 대답은 한결같습니다. ‘구본형 선생님이 쓰라고 해서요.’ 2010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에서 선생님을 처음 뵈었습니다. 선생님은 저에게 3 동안 회사에 있으면서 책을 쓰라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책을 써야겠다 생각했습니다. ( 순진하지요?) 하지만 당시 책쓰기는 저에게 막막함 자체였습니다. 그러던 차에 마음편지에서 한명석 연구원의 글쓰기 강좌 공고를 보게 되었고 망설임 없이 글쓰기의 세계에 뛰어 들었습니다. 그러다 2011 연구원이 되었고 본격적인 책읽기와 글쓰기를 시작했습니다.

 

책을 내기 전까지 저는, 책을 내기만 하면 새로운 인생이 펼쳐질 거라 생각했습니다. 구선생님처럼 베스트셀러 작가는 되어도 책을 읽고 나를 불러주는 사람들이 있을 거라 기대했습니다. 하지만 책을 내고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더군요. 고요하고 무료한 날들이 계속되면서 좌절감과 낭패감이 밀려왔습니다. 선생님께 따지고(?) 싶었지만 선생님은 이미 곳으로 여행을 떠난 후였습니다. 가슴 속에 물음표를 품고 홀로 답을 찾아야 했습니다.

 

책쓰기는 외롭고 고된 작업입니다. 효율성을 생각한다면 결코 할만한 일이 아닙니다. 인세를 받지 않냐고요? 작가의 인세가 어느 정도인지 아시나요? 보통 10% 내외입니다. 14,000원짜리 책을 팔면 작가의 몫은 1,400원에 불과합니다. (요즘은 1쇄를 2,000 정도 찍으니 1쇄가 팔렸다 해도 작가의 수입은 280만원 정도네요.) 그러니 책이 어마무시하게 팔리지 않는다면 인세 수익을 기대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런데 책을 쓰냐고요?

 

대답은 한민복 시인의 긍정적인 에서 찾아 보시죠.

 

편이 삼만원이면

너무 박하다 싶다가도

쌀이 말인데 생각하면

금방 마음이 따뜻한 밥이 되네

 

시집 권에 삼천원이면

공에 비해 헐하다 싶다가도

국밥이 그릇인데

시집이 국밥 그릇만큼

사람들 가슴을 따뜻하게 덥혀줄 있을까

생각하면 아직 멀기만 하네

 

시집이 팔리면 내게 삼백원이 돌아온다

박리다 싶다가도

굵은 소금이 됫박인데 생각하니

푸른 바다처럼 상할 마음 하나 없네

 

가끔 책을 읽고 이메일을 보내오는 독자들이 있습니다. 어려운 고비를 넘겼다는 워킹맘, 안개 속을 걷는 듯했는데 덕분에 길을 찾았다는 사회초년생, 그리고 힘겨운 상황이었는데 위로를 받았다는 중년의 직장인도 있었습니다. 사람들의 메마른 가슴에 눈물 방울 떨굴 있다면, 마음 물음표가 작은 느낌표라도 변했다면, 커리어의 중요한 결정에 작은 도움이라도 되었다면 책을 보람이 있습니다. 저는 계속 책을 것입니다. 이문이 박하고 인생이 송두리째 바뀌지 않아도 말입니다. 책을 읽고 도움을 받았다는 독자들이 있는 책은 저에게 긍정적인 밥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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