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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7월 6일 13시 43분 등록

   

<가족세우기를 통한 교실혁명> 마리엔 프랑케-그리쉬 지음, 풀라 옮김. 샨티. 2009

 

1. 저자에 대하여

 

저자 마리엔 프랑케 그리쉬 (Marianne Frank-Grichsch)

 

1942년 독일의 뮌헨에서 태어났다. 25년간 교직생활을 하면서 각종 심리요법과 가족세우기 트레이닝을 받았고, 직접 지도도 하고 있다. 1975년 초부터 어린 시절의 상처 치유와 관련된 기법들을 익혔고, 이후 버트 헬링거의 가족세우기 작업을 경험했다. 군터 슈미트에게서 심리요법을 배우고, 스티브 드 세이저한테서 간단 치유를 익히기도 했다. 두 아이의 엄마이기도 한 그녀는 현재 부부와 개인을 대상으로 한 가족세우기 워크숍을 이끌고 있으며, 특히 교사들을 대상으로 한 수퍼비젼 모임과 16세에서 21세 사이의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한 그룹 작업에 남다른 관심을 가지고 있다.

 

옮긴이 풀라

 

가족세우기 치유사. 옮긴 책 <가족세우기><명상의 길><황금 보트><가족세우기를 통한 교실혁명><놀라운 사람들과의 만남>

 

2. 내가 저자라면

 

1) 뼈대와 목차

 

추천문 버트 헬링거

옮긴이의 말

이 책을 읽기 전에 : 가족세우기란?

 

들어가는 말

교실 안에서의 가족 세우기

교실에서 처음으로 가족세우기를 시도하다

가족 그림을 그리다.

다른 사람의 느낌을 느낀다는 것

부모의 역할을 해보다

상징적인 위치나 자세, 의식행위, 짧은 문장의 효과

학부모 면담 : 학습에 새로운 활력 불어넣기

죽은 사람들을 포함시키기

우리는 헤어짐과 이혼의 문화 속에서 살고 있다.

부모 각자의 가치관

동료교사들에게

 

조직체적으로 사고하기

조직체적 사고를 교실 안으로 가져오기

갈등을 해결하는 여러 가지 방법

기적의 질문

가족체에서 학교라는 조직체로

교실에서 활용할 수 있는 방법

최면 요법과 심상화

몸 안에 머물기, 상상력을 이용한 교실 안에서의 작업

패턴 깨기 밀튼 에릭슨과 버트헬링거가 전하는 이야기

소집단으로 진행된 놀이들

 

5. 교사들을 위한 가족세우기

조직체적 관점으로 아이들과 학교, 동료 교사를 대하기

교사와 학부모를 위한 슈퍼비젼 세션

 

6. 몇 가지 좋은 소식

 

교사들을 위한 몇 가지 조언

감사의 말

참고문헌

 

 

2) 장점 및 보완점

 

여기에 닿기 위해 나의 긴 여정이 필요했구나. 책을 읽는 나의 첫 느낌이다. 자칭 나의 긴 여정에 대해 썰을 풀고 싶어진다. 이 책이 번역, 출간되던 2011년에 즉시 구입해서 읽었다. 그 즈음 번역자 풀라씨가 동반자인 달마씨와 공동 진행하는 가족세우기 워크숍에 연중행사처럼 참석했다. 4년이 흘렀다. 나는 저자가 학교 안에서 교사로서 새로운 모색을 시작했던 딱 그 시기, 상태에 있다. 교사를 한 지는 16, 공립학교에서 일한 지는 13년이다. 휴직하기 전 나 역시 소진상태였고, 잃어버린 열정을 되찾을 만한 걸 찾을 겨를이 없고, 숨통 트기가 절실했다. 다행히 질병(난임)휴직을 쓰고, 지금은 1년 반째 쉬고 있다. 아이가 안 생겨 애를 태우는 비용을 지불한, 천우신조 안성맞춤의 안식년이다. 가족세우기 트레이닝, 인문학 책읽기, 글쓰기가 주된 내가 선택한 채우기, 재충전 방식이다. 1년 반 동안 한 달에 한 번씩 가족세우기 워크숍에 참석했고, 트레이닝 과정을 거치고, 강도 높은 캠프에 참석하며 자기이해와 치유의 길을 걸어왔다. 학교는 멀찍이 밀어두었더랬다. 근데 이 책은 거리를 두던 학교를 내게 끌고 온다. 돌아갈 차비를 하게 한다. 왜 그리 지치고 힘들었는지 들여다보게 한다. 그녀의 실험과 적용이 긍정적인 대안이 되므로 피곤한 기색 없이 마음놓고 학교, 안에서의 나의 시행착오, 학생들, 학부모님, 관계들을 생각한다. 여간 멋진 일이 아니었다.

 

마리엔 프랑케 그리쉬가 쓴 <가족세우기를 통한 교실혁명>은 버트 헬링거가 추천사를 썼고, 독일의 하우프트슐레에서 20년간 교사로 일한 저자가 후반기 10년 동안, 1990년대 초반부터 5~6학년과 7~8학년을 맡으면서(열한 살에서 열세 살) 가족세우기를 적용한 경험을 보여준다. 그녀가 작업한 학생들과 환경을 이해하기 위해 독일의 학제에 대한 배경지식이 유용하다. 초등학교는 4학년까지다. 3학년 말에 성적과 적성에 따른 평가를 한다. 이 평가를 근거로 진로를 결정한다. 상급학교는 세 종류다. 대학진학을 위한 이이들을 위한 입시 중심 학교인 김나지움 gymnasien, 취업준비를 위한 기술학교인 레알슐레 realsdhulen, 그리고 일반교육 2차 과정학교인 하우프트슐레 hauptschulen. 한국식으로 말하면 김나지움은 인문계, 레알슐레는 실업계다. 김나지움에서 5~13학년, 레알슐레는 5~10학년을 보낸다. 하우프트슐레는 초등학교 이수 후 중등학교에 진학하지 않는 학생이 의무적으로 들어가는 기본학교로 5~9학년에 해당한다. 그녀가 일했던 하우프트슐레의 인구 분포를 보면 비독일어권 학생들과 저소득층 가정 출신 아이들의 비율이 높다. 이민자 가정이 많아 피난민, 이혼, 죽음을 경험한 경우가 많았고, 다문화 가정이었다. 독일은 부모가 독일인이어야 국적을 주고, 이중국적을 허용하지 않는다. 독일에서 2세대 이상 살아도 비국적자로 살아야 하는 경우가 많다.

 

개인적인 생활에 대해서는 스스로 책 안에서 밝힌 부분을 갖고 말하는 게 좋겠다. 그녀는 두 아들을 두고, 오랜 별거를 거쳐 이혼한 한부모 가장이었다. 사춘기가 된 소년들은 남자가 되기 위해 아버지와 연결되어 남자로서 힘을 받고 배워야 한다고 믿는 그녀는 사춘기 아들들을 아버지에게 보냈다.

 

가족세우기를 학교에 적용한 건 전체 20년 교사 생활 중 10년을 보내고서 소진된 후였다. 그녀는 가족세우기 프로그램을 듣고, 트레이닝 과정을 거치며 재교육, 재충전을 한다. 조직체적 접근은 학교와 학생을 보는 관점의 변화를 가져왔다. 그녀가 교직생활을 시작하던 시절의 회상은 빛난다. 1년을 아버지의 학교에서 시작했다. 아버지는 음악과 예술을 사랑했고 예술에 대한 열정이 가득한 활동과 열기로 풍부한 하우프트슐레의 교장이었다. 재미난 것을 하기 위해 나머지 과목을 열심히 공부해야 하는 자발성 가득한 학교를 가꾸었다.

 

내가 이 책을 읽는 관점이 상처를 치유하는 개인적인 입장일지, 한 사람의 교사일지 사이에서 오락가락했다. 교사로서의 신발을 끝까지 유지하지 못하는 것은 나는 특수교사이기 때문에 장애학생을 대상으로 한 교실에서의 가족세우기 세션은 실현 가능성이 없다는 생각 때문이다. 내가 만나는 학생들은 지적, 정서적, 신체적 제한을 갖고 있다. 학생들을 대상으로, 교실에서 가족게임이나 죽음과 죽음에 대하여작문을 시도하기 어렵다. 학생은 그들의 가족체와 함께 교실로 오고, 교실 안에는 그러니까 학생과 교사의 가족체가 포함이 된다는 그녀의 말에 동의한다. 내가 근무하는 특수학교의 경우는 교사인 나의 가족, 보조교사 가족까지 들어온다. 장애가 있는 학생들은 더 많은 짐을 지고 있을 거다. 가족세우기 트레이닝을 받으면서 이걸 어떻게 특수학교 상황에서 적용할까는 이전부터 주요한 고민이었다. 성인장애인 시설의 생활교사로 일하는 이는 교사가 자기 이해와 치유를 통해 개인적인 상처에서 자유로워지고 일종의 명상상태에 이르면 만나는 분들은 편안하고 활기차진다고 했다. 그녀는 그것만으로도 유용성 충만하다는 말한다. 독일뿐만 아니라 가족세우기 기법을 먼저 접한 나라들에서는 학교에서 적용하려는 노력이 많다는 말이 반갑다.

 

책에 흥미로와하면서도 무조건적인 감탄의 자세를 유지하지 못하게 하는 두 번째 요소가 있다. 교사가 교실에서 10세부터 14세인 아이들을 대상으로 가족세우기를 적용하는 건 합당한가? 내가 접하기로는 18세 이상을 가족세우기 워크숍의 참여대상 자격으로 한다. 그녀가 생활을 같이 하는 담임교사였고 아이들과의 관계가 1회성이 아니라 1년을 가는 장기적인 관계였기 때문에 이런 실험이 가능한 걸까? 게다가 우리가 눈먼 사랑이라고 할 때 아이들의 사랑을 주로 말한다. 상대방을 고려하지 않고 (부모 또는 윗세대에 대한 사랑과 신의 때문에) 내가 질 수 없는 짐을 대신 지려고 한다. 아이들은 아무런 잘못이 없고 단지 가정을 반영할 뿐일 때가 많다. 아이들이 어릴수록 그러하다. 그녀는 교직 말년에 하우프트슐레 5~8학년을 주로 가르쳤다. 조직세우기 적용이 가능한 건 학생들이 아ㄷㅇ기와 청소년기 사이에 있어 추상적 사고가 가능한 나이이기 때문이리라.

 

이런 의문에도 불구하고, 가족세우기를 학급운영에 적용해 가는 실험은 풍부하고 아름답다. 저자 마리엔 프랑케 그리쉬는 아이들의 지각은 계발될 수 있고 어른보다 더 정확하다고 말한다. 그녀는 반드시 알아야할 사안을 아이들이 이해할 수 있게, 그러나 사실과 전혀 다르지 않게 적재적소에서 아이 말로 바꿔 이야기해 준다. 그녀같은 선생님을 만난 아이들은 행운아다.

 

중요한 건 학생과 학생이 지고 있는 운명의 짐, 그리고 각 가정이 지고 있는 짐들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바꾸려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나는 학교에서 장애나 장애 자녀가 있는 가정의 부모님을 대할 때 뭔가 도움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에 무거워지고 그래서 불편했던 적이 많다. 그분들은 이런 관점과 부담을 가진 내가 불편했을 것이다. 그녀는 자신이 질 수 없는 짐을 지지 않고 개입하지 않았다. 예를 들면 왜 아빠는 나를 떠났을까요?’ 질문에 주제넘게 나서서 대답하지 않았다. ‘세월이 지나면 알게 될거야라고 대답했다.

 

조직체적 사고를 학급운영에 적용한 그녀의 이야기 몇 가지를 메모해본다.

 

첫째, 부모님이 등 뒤에 서 있다고 생각하며 공부한다. 이 교실 안에는 교사와 아이들의 가족이 모두 들어와 있다. 그들의 자리를 마련하고, 원활히 소통하는 게 학교와 가정 사이에서 균형을 잡으려 많은 에너지를 쓰는 아이들을 돕는 길이라 믿는다.

 

둘째, 학교라는 조직에서 교사는 소속과 질서의 법칙을 지킨다. 그녀는 교장을 학교의 윗사람으로 존중하고 교육위원회를 존중한다. 그래서 소풍을 데리고 나간 남학생들이 맥주를 마셔도 좋냐고 물었을 때 단호히 거절한다. 학생들은 거세게 저항했지만 한계를 분명히 하는 교사에게서 더 큰 안정감을 느낀다.

 

셋째, 매주 금요일 독일어 시간 (우리 학교 식으로 하면 학급회의 시간으로 사용하곤 하는 적응활동 시간쯤 되는 듯) 에 가족게임(그녀가 가족세우기대신에 사용한 용어. 학생들에게 매우 적합하다)를 한다. 대리인을 선택한다. 치유문구는 그녀가 준다.

 

넷째, 부모님을 있는 그대로 존중한다. 자신의 분노로 인해 헤어진 배우자와 자녀가 정기적으로 만나는 것이 기껍지 않은 상태인 한 부모 가정의 가장인 부모님에게도 존중을 표현하고 그건 그녀의 실제 마음가짐이었다.

 

다섯째, 그녀가 처한 현실은 대학진학을 위한 인문계 학교 김나지움, 실업교육을 위한 레알슐레가 아니라 2단계의 일반교육과정인 하우프트슐레였다. 비독일계, 저소득층이 많았다. 자기 고향을 경제적인 이유로 떠난 이들도 있지만 전쟁으로 인한 난민도 있었다. 그건 더 많은 상처가 아이들과 가정에 있다는 말이다. 다문화 구성에서 어떻게 모국어와 모국문화를 받아들이고, 2외국어이자 문화인 독일어를 받아들이고 동화시키느냐의 숙제가 주어진다는 의미다. 그녀는 매일 다른 나라 말로 아침인사를 하고, 그 나라 말로 급우들 앞에서 큰 소리로 동화를 읽게 한다. 모국어 사용을 적극 권장하여 학교안 모국어 보충수업을 듣도록 권고한다. 그녀의 확신에는 근거가 있다. 모국어에 대한 태도가 부모에 대한 태도와 비슷하고, 모국어에 대한 친밀함을 가지고 감정적 교류와 발달이 원활하고 순조로운 학생이 제2외국어인 독일어 습득이 빠르다는 교직 경험이 있었다. 그녀는 이민자 도망자 가정의 아이들이 교실 안 자리배치를 자주 변경하려는 경향이 있음을 관찰한다. 가족세우기는 일종의 가치관처럼 학급 운영에 영향을 끼친다.

 

저자가 조직체적 접근법의 하나로 소개한 최면요법과 심상화기법은 상상력 훈련이라고 이해했다. 그러나 이것이 왜 조직체적 접근일까 의문이 들었다.

 

내 답답함은 여전하다. 여전히 내가 처한 특수학교 현장에서 만나는 학생들과의 일상에서는 가족세우기를 적용하거나 함께 할 수 없다는 것 때문이다. 몇 가지는 적용가능하겠다.

 

첫째, 나의 자기 이해와 치유를 통해 내가 원가족 또는 현재 가족에서 사랑의 물줄기가 잘 흐르는 상태가 되는 것, 또 학교 조직 안에서 상하좌우로 잘 소통하고 법칙들을 지키고 있는 상태가 학생들에게 좋은 영향을 끼치게 만드는 작업은 의미 있다.

 

둘째, 학생들과 학생의 가족을 있는 그대로 존중하고, 바꾸려 하지 않는, 존중하는 태도를 익히는 거. 내 원가족에서 또는 그동안 삶에서 익히고 훈련한 패턴이겠지만 나는 오지랖 족에 속한다. 남의 인생에 간섭하고 바꾸려할 때가 잦다.

 

셋째, 트레이닝 과정을 계속 밟아가고, 이해의 텃밭을 가꾸려 공부해보면 학생들이 어떤 짐을 지고 있는 지 알 수 있을지 모른다.

 

넷째, 교사들을 위한 슈퍼바이저를 미래의 직업비젼으로 가져볼 수 있겠다. 가족세우기, 조직세우기 기법에 익숙하고 자격을 갖출 것이다.

 

 

3) 감동적인 장절

 

1) 교사로서 학생들의 가족체, 가족체의 운명, 학부모, 아이들이 지고 있는 짐 등을 존중하는 태도가 가장 큰 울림을 준다.

 

312 가족체적 운명에 대해 인식하게 되면서 운명을 상대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으며, 그저 인정하는 수밖에 다른 길이 없음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43 학생들이 가족에 대해 가지고 있는 신의를 관찰할 수 있었다. 학생들이 가족 안에서 삶과 학교생활을 연결 짓기 위해 많은 에너지를 쓰고 있으며, 이 에너지가 좀 더 생산적인 방식으로 쓰일 수 있다는 것도 경험했다.

 

물론 이는 교사가 학생들의 가정을 향해 진심으로 마음을 열어둘 때만 가능하다. 교실의 문을 아이들 가족을 향해 열어두고,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그들의 아버지와 어머니가 언제라도 교실 안에 머무를 수 있도록 공간을 만들어 줄 때만 가능하다. 나는 아이들이 자신이 속해 있는 가족체적 법칙과 긴장 관계 그리고 가족적 소명을 짊어지고 살아가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가족이 배제된 채 학교와 배움만을 중시하는 태도는 자칫 아이들에게 불안감을 줄 수 있다. 오히려 교사가 아이들이 교실 안으로 가져온 모든 것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며 아들을 존중해주면 아이들도 훨씬 쉽고 편하게 이러한 불안감을 다룰 수 있다. 교사가 학생을 존중해 준다는 것은 그 아이가 속해 있는 원래 가족에 대한 존경심을 갖는다는 걸 의미한다. 그 안에는 아이의 가족체적 운명에 대한 존경심도 포함되어 있다. 교사가 아이를 위해서 할 수 있는 최상의 배려는 아이의 운명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것뿐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강도 높은 자기 훈련이 교사에게 요구된다. 가장 먼저 교사는 아이가 속해 있는 원래 가족의 속박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도록 아이를 도와야 한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63 나는 자녀들이 부모에 대해 지녀야 할 올바른 태도는 이 세상에서 가장 귀한 선물인 생명를 주신 것에 대한 존경심과 감사하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이런 태도를 가진 아이들은 부모님이 자식에게 주고자 하는 다른 선물도 온전히 받아들일 수 있고, 결국 강한 사람으로 성장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삶에서 원하는 것을 모두 다 얻지는 못하더라도 부모님에 대한 존경심과 감사함으로 가슴이 채워진 사람에게는 그런 사실이 큰 문제로 여겨지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261 아이들의 원래 가족을 존중한다는 것은 그 부모의 권위를 지지한다는 뜻이다. 학부모를 존중할 때 학생 앞에서 교사의 권위도 튼튼하게 자리를 잡는다.

 

260 자신의 가족적 배경을 진심으로 받아들이고 원래 가족과 평화롭게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가족체로부터 기인한 자신의 운명이 아무리 힘겹더라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런 교사는 학생들의 가족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태도를 취한다. 그들은 학생을 상대할 때 그 학생이 자신의 힘든 운명으로 인해 가족 안에서 어떤 역할을 맡고 살아가는 지 늘 마음에 둔다.

 

간혹 교사들은 학생의 원래 가족체가 처해 있는 상황을 보면서 아이들의 처지를 안타까워 할 때가 있다. 그러면서 아이로 하여금 가족에 대한 신의를 회복하고 교류감을 느낄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게 아니라 아이를 가정에서 떼어내 학교 안으로 더 깊숙이 몰아넣기도 한다. 하지만 이런 식으로 가치판단을 하는 것은 교사의 역할이 아니다. 그러한 행위는 오히려 아이와 교사 사이에 긴장감을 조성할 뿐이다.

 

260 학부모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직접적으로나 간접적으로 교사가 학부모에게 다음과 같이 말하면서 그들을 존중하는 태도를 보여줄 때, 부모와 교사 사이에 협력의 기운이 싹틀 수 있다. “저는 당신의 가족체 안에 존재하는 가족적 운명을 존중합니다. 저는 당신 가족 안의 문제점을 드러내거나 교사인 제가 부모님보다 더 나은 사람임을 학생에게 보여주려는 게 아닙니다. 제가 하고자 하는 것은 아이가 부모님을 배척하지 않으면서도 가정 바깥에 존재하는 세계를 탐구할 수 있도록 길을 제시해 주는 것뿐입니다.”

 

교사가 이런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을 때, 학생은 부모와 교사라는 두 개의 권위 사이에서 자신에게 맞는 자리를 찾을 수 있고 긴장과 갈등으로부터도 놓여날 수 있다. 동시에 교사는 학부모들에게 다음과 같은 무언의 메시지도 전달할 수 있다. “두 분의 딸을 학교에 안심하고 맡기셔도 좋습니다. 교사로서 제가 아이를 잘 이끌어가도록 하겠습니다.” 교사가 이러한 태도를 유지할 수 있을 때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동시에 교실 안에 사회적 공간을 창조하는 교사로서의 역할을 잘 수행할 수 있다.

 

2) 죽은 이들을 위한 애도의 방법을 학생들에게 소개하는 방법

 

82 가족 중 누군가가 갑작스럽게 죽음을 맞으면 남은 사람들의 가슴 속에는 커다란 슬픔의 웅덩이가 생기게 된다. 상실의 아픔으로 생겨난 이 웅덩이는 그를 위해 흘려야할 눈물로 가득 채워져 있다. 흘리지 못하고 가둬둔 눈물은 사라지는 게 아니라 우리의 가슴 속에 그대로 남아 있기 때문이다. 단지 그대로 남아 있는 것으로 끝나는 게 아니다. 가슴이 닫혀버림으로 해서 더 이상 다른 누군가에게 사랑이 흘러가지 모하게 가로막는 장애 요소가 되고 만다. 이제라도 그들의 사진을 걸어둔다는 것은 살아있는 사람들의 묵은 슬픔을 온전히 마무리 짓고 그들을 위한 자리를 우리의 가슴과 삶 속에 마련한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그리하여 다시금 사랑의 물줄기가 낮은 곳을 향하여 흘러갈 수 있도록 말이다. 이 일은 아이들에게 많은 변화를 가져다 주었다.

 

98 세션이 진행되는 동안 나중 세대인 자녀들(조부모의 입장에서 보면 손자들)이 부모가 지고 있는 상실감이라는 힘든 짐을 기꺼이 나누어지고자 하는 모습을 여러 차례 보아왔다.

 

에바의 메시지를 통해 나는 이 아이가 무의식적으로 엄마를 대신해서 할아버지를 위한 애도의 눈물을 흘리고 있음을 직감하고 있었다.

 

100 나는 아이에게 집에 가거든 방 안에 할아버지 사진을 당분간 걸어놓으라고 제안했다.

 

121 나는 아이들에게 전쟁이나 사고 등으로 갑작스럽게 생명을 잃은 가족 구성원 뒤에는 커다란 공백이 남게 된다고 말했다. “간혹 가족 내의 다른 사람이 이 공백을 채우려는 시도를 하게 되는데, 이러한 무의식적 시도를 하는 사람은 마치 자신이 이미 죽은 그 사람인 것 같은 느낌을 갖게 돼

 

24 나는 월터의 아버지를 두 사람의 삶 속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리고 아들을 데리고 산소를 찾아가라고 권했다. ‘아버지 앞에서아빠와 엄마가 월터를 얼마나 자랑스러워 하는지 말해달라고 요청했다. 비록 아빠가 돌아가셨지만, 월터는 여전히 그리고 영원히 두 사람의 아들이라는 사실도 상기시켜 주어야 한다고 말이다. 덧붙여서, 나는 월터의 아버지가 살아계셨다면 반드시 허락했을 만한 일들을 월터가 할 수 있도록 허용해주라고 제안했다. 그녀는 눈을 반짝거리더니 몇 가지 아이디어가 떠오른다고 했다. 월터의 아빠라면 아들이 늦게까지 축구를 하고 들어와도 허락했을 것이며, 컴퓨터도 사주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나는 그녀에게 아들과 어떤 문제로 대화하건 거기에 아빠의 의견을 덧붙이면 좋겠다고 말해주었다. 이런 문구와 함께 말이다. “아빠가 계셨다면, 네가 축구 경기에 이겼다는 사실에 굉장히 기뻐하셨을 거야.” “아빠가 계셨다면 너의 목소리 촌을 좋아하지 않으실 거야.” 남편을 가족의 일상생할에 포함시킴으로써, 아들의 성장 과정에 필요한 안식처를 아빠와 엄마 사이에 형성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월터의 행동에도 분명한 선을 그을 수 있게 된다.

부모 중 한 사람을 일찍 잃은 아이들에게 이런 접근방법은 매우 중요하다.

 

126 나는 소년에게 가족과 함께 형의 무덤에 자주 찾아가는 지 물었다. 소년은 일요일마다 무덤을 찾아간다고 대답했다. 나는 다음번에 형의 무덤을 찾아가거든 형에게 자신이 뭘 해야 하는지 물어보라고 했다. 그러면서 형이 죽고 난 지금 모든 것이 달라졌기 때문에 자꾸 형의 의견을 묻는 것이 좋겠다고 덧붙였다.

형제 자매의 죽음을 경험한 아이들이 실제로 많이 있다.

 

128 나는 게하드에게 누군가의 죽음과 아주 긴밀히 연결되어 있는 사람은 이미 죽은 그 사람과의 연결고리를 유지할 수 밖에 없는 운명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 모두는 누구나 언젠가 죽음을 만나게 돼. 단지 그 만남의 때가 각자 다를 뿐이야. 설사 그 죽음이 누군가 다른 사람에 의해 비롯된 것이라 해도, 궁극적으로는 그때가 바로 그 사람이 자신의 죽음을 겪어야 할 때라는 사실을 바꾸어놓지는 못해. 그러니까 우리는 그 사람에게 찾아온 죽음의 때를 존중해야 해. 그래야만 남아있는 주변의 사람들이 편안해져.”

이건 구본형사부님께도, 이춘자선생님한테도, 내 할아버지에게도 적용된다. 먼저 그들의 운명에, 그리고 우리의 운명에 동의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131 플로리안에게 삼촌 이야기를 해주세요. 삼촌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사실도 말이예요. 이 사건은 가족의 수치가 아닙니다. 동생분은 절망에 빠져 있었고, 더 이상 살아갈 힘이 없었을 뿐이에요. 그의 고통과 죽음을 플로리안이 알아야만 해요. 삼촌 이야기를 듣고 나면 플로리안도 비로소 삼촌의 영향에서 놓여날 거예요.

자살한 가족에 대해 있는 그대로 말해주는 걸 터부시 하는 건 서양이나 동양이 비슷한 듯

 

3) 고향을 떠나 다른 나라로 이주한 학생들의 경우, 모국을 어떻게 존중할 건지를 깊이 고민하고 이런저런 방법을 쓴다. 다문화가정에 대한 독일 교사의 고민은 점점 더 다문화 가정이 많아지는 한국에서도 적용가능하다. 나는 이 부분에 많은 밑줄을 그으면서 내가 다문화가정에 관심이 많다는 걸 알게 된다. 원치 않는 이주를 해야 했던 이들이 겪는 우울가, 향수병의 부분에서는 백야도를 떠나야 했던 남자들에 대해 적용하곤 했다.

 

73 몇 주가 지난 뒤에야 나는 자리를 바꾸고 싶어하는 아이들의 강한 열망이 일종의 이주 행위를 상징한다는 것, 고향을 버리고 떠나온 그들의 내적인 상태를 표현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이건 마치 가족에게 일어난 상황을 아이들이 교실 안에서 계속 되풀이 하는 것 같은 모습이었다.

 

73 나는 자리를 바꿔달라는 아이에게 가족이 고향을 떠나올 때 어땠는지 우리에게 말해달라고 부탁했다. 친구를 포함해 뒤에 남기고 온 가족 구성원에 대해서도 알려달라고 했다.

 

73 나는 매일 아침 비독일 출신 학생들로 하여금 한 사람씩 돌아가면서 모국어로 학급 전체에 대고 아침 인사를 하는 시간을 마련했다.

 

74 여기서 나는 조금 기대치를 높여 이주민 학생들에게 모국어로 쓰인 동화책을 가져오게 했다. 우리는 이제 매일 독일어가 아닌 다른 언어로 쓴 옛날 이야기를 들을 수 있게 됐다.

 

학부모들 역시 점차로 아이들이 모국어를 완벽하게 익힐 때, 감정적 안정이라는 일종의 안전망을 얻게 된다는 사실을 인식하기 시작했다. 이 안전망이 아이들이 새로운 언어, 새로운 문화를 좀 더 분석적인 방식으로 대응할 수 있는 토대가 된다는 사실도 아울러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75 오랜 교직생활을 통해서 나는 모국어로 말을 한다는 것이 부모 앞에 절하기위한 중요한 요소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 다시 말해서 모국어 사용은 한 개체가 태어나서 처음 만난 느낌이자 내면 가장 깊은 곳에 있는 느낌을 보존하는 최상의 방법임을 분명하게 깨닫게 되었다.

 

104 대개 피난민 아이들은 고향을 잃은 상실감과 향수병으로 학교생활이 부진하고 우울증을 겪기도 한다. 나는 과거 동독 출신의 피난민 아이들에게서 이런 모습을 본 적이 있었다. 그것은 모국을 떠났다는 사실에 대해 그에 합당한 값을 지불하려는 무의식적인 보상 욕구였다. 고향을 떠난 것이 자의에 의한 것이든 타의에 의한 것이든 무관하게 말이다.

원치 않는데 섬에서 서울로 온 그도 상실감과 향수병으로 인한 우울증을 앓았을 수 있겠구나. 그게 죽음의 원인이었을 수도.

 

119 특히나 그가 동일시하고 있는 사람이 가족체 내에서 자신보다 서열이 더 높은 사람인 까닭에 자녀는 이제 몇 계단을 훌쩍 뛰어넘어 승진한 사람처럼 형제들과의 관계에서도 강한 우월감을 나타내게 된다. 마치 공기로 가득 채워진 것처럼그는 실제의 자신보다 훨씬 더 큰 사람인 양 살아가게 된 것이다.

자녀가 동일시에서 벗어나 본래의 자기 자리로 돌아오도록 하기 위해서는 그에 합당한 의식 절차를 거쳐야 한다. 가장 먼저 가족 안에서 제외당한 사람을 가족 내에 포함시켜야 한다.

 

어린아이가 경험하는 최초의 친밀감은 모국어를 배우면서 형성된다. 마찬가지로 주변에 대한 인식능력도 모국어 습득 과정에서 경험된다.

 

160 아이에게 모국어란 어린 시절에 내면에 형성된 느낌의 세계를 의미한다. 성장기의 아이에게 모국어를 잊어버리고 새로운 언어 체계를 받아들이도록 강요하는 것은 어린 시절 형성된 익숙한 세계로의 문에 빗장을 지르고 낯선 세계에 익숙해지라고 강요하는 것이다. 이로써 아이들은 자신의 느낌과 감정이라는 내면 세계에 심각한 손상을 입을 수 밖에 없다. 또한 아이들의 언어 습득 능력을 마비시켜 결과적으로 유아기적 감정 상태에 고착되도록 하는 부작용을 낳기도 한다.

 

이런 사실을 염두에 두고서 나는 아이들에게 급우들 앞에서 세르비아의 동요를 부르게 하거나 터키 동화책을 큰 소리로 읽게 했다.

 

4) 이혼 가정의 한부모와 아이들을 위한 대처. 그녀 스스로 한부모 가정의 가장이었다. 이 부분에 대한 고민을 한 교사들은 학부모와 학생 각각에 대해 유용한 조언을 주었다.

 

139 한부모 가정에서 자라는 아이의 어깨 위에 얹혀 있는 어려움, 다시 말해 아버지의 부재혹은 어머니의 부재속에서 성장해야 하는 자녀의 운명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물론 헤어짐의 형태가 어떻든 배우자와의 이별은 어른인 그들에게도 큰 충격을 준다. 하지만 자녀들에게 부모는 그들의 뿌리다. 나는 이 부분과 관련하여 학부모들에게 자녀가 지고 가야할 운명을 애정어린 눈빛으로 바라봐 주어야 한다고 강조하곤 했다.

 

139 아이가 겪는 어려움을 바라보면서도 죄책감의 늪에 빠지지 않고 자기 자리에 머물러 있어야 한다는 것은 한부모 가정의 부모가 지고 가야할 또 하나의 과제인 셈이다.

 

139 부부 치유 전문가 요르크 빌리 Jorg Willi는 부모가 갖추어야할 미덕의 하나로서 책임질 수 있는 능력을 언급한 바 있다. 그것은 한 마디로 자녀들이 자신의 운명대로 잘 살아가도록 바라되, 그들의 운명에 영향을 끼치려 하거나 바꾸려 들어서도 안된다는 것이다. 또 그 위에 광택제를 바르려고 해서도 안된다.

 

예컨대 어머니의 두 번째 남편은 결코 아이의 친아버지를 대신할 수 없다. 그는 언제나 아버지 같은 친구로 남아있을 뿐이다. 또한 그가 아이의 친아버지의 존재를 인정하면 아이가 그를 받아들이기도 더 쉬워진다.

 

5) 교실 안에서 가족세우기 기법을 적용하려는 교사들을 위한 조언이 유용하다. 이 중에서 가장 큰 울림을 주는 내용은 교사가 자기 작업을 하는 게 학생과 학생의 가족체, 학부모를 존중하는 첫걸음이라는 것, 그리고 학교 안에서의 서열, 곧 교장을 가장 윗 어른으로 존중하고, 동료교사, 근속연수와 나이가 많은 교사를 존중하는 것이 교사의 권위를 확보하는 방안이라는 지적이다. 교사의 개인 작업이 주는 이득은 나로 하여금 가족세우기 웍샾, 트레이닝 등에 참여하면서 자신을 다루는 시간의 유용성을 알게한다. 내가 학교 안에서 어떠했나를 돌이켜본다. 기관장, 교유지원청을 존중하는 것에 부족했다. 이건 내 가족 안에서 부모님과 조화롭고 서열에 맞는 관계를 유지하고 있지 않을 때 심했다. 행정실과의 관계가 불편할 때가 여러 번 있었다. 특수교사는 통합학급 교사와의 관계가 매우 중요하다. 이런 것들이 결국 학생들을 편안하게 만든다.

 

151 교사가 이 접근법을 직접 적용해 보고 싶다면, 먼저 버트 헬링거의 가족세우기 기법과 다른 가족 치료법을 활용한 워크숍에 여러 차례 참여해 보아야 한다. 그리하여 자기 치유 과정을 우선 경험해 볼 필요가 있다. 또 트레이닝 과정에도 참여하고 다양한 실습 경험도 쌓아보아야 한다. 그래야 이 접근법을 적용했을 때 드러나는 방대한 효과를 읽을 수 있는 능력이 생긴다.

 

151 내가 책을 통해 개인적인 경험을 나누고자 한 이유는 가족체적 법칙들이 교실 안에서 어떤 식으로 드러나는 지 보여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어찌보면 교실 안에서 내가 해온 모든 시도는 오직 한 가지 목적을 위한 것이었다고 볼 수 있다. 바로 각각의 가족체를 인정하고 존중할 수 있는 이해의 눈을 아이들이 갖게 하는 것이다. 아울러 교실에서의 가족세우기가 아이들 상호간에 존중하는 마음을 키워주고 상대방을 세심히 배려하도록 만들어준다는 점도 빠뜨릴 수 없다.

 

163 나는 아이들이 가족체 관련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또 다른 방법으로서 끊임없이 균형을 추구하는 모든 에너지에 대한 인식 능력을 키우는 방법으로서 저울을 사용하곤 했다.

 

167 모빌은 아이들을 나타내는 스물두 가지의 상징과 교과목 선생님들을 나타내는 일곱 개의 상징으로 꾸몄다....아이들은 모빌을 세게 치면 거기에 매달려 있는 모든 물체가 영향을 받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한 부분에서 일어난 변화가 나머지 모빌 전체에 영향을 끼치는 걸 보면서 아이들은 조직체적 시각에 대한 구체적인 인상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사람들이 생각하는 방식이나 행위에 변화가 일어나면, 그와 그가 맺은 관계에도 변화가 일어난다.”

 

190 교실 안에서 조직체적 기본 질서가 제대로 설 때 그것이 아이들에게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다준다.

 

206 집에서도 맥주 마시는게 허용된다면서 남학생들이 맥주 마시는 걸 하락해 달라고 했다. 나는 아주 단순한 이유를 들어 아이들의 요청을 거절했다. 학교에 속해 있는 나는 미성년자의 음주를 허용할 권리가 없으며, 만일 그랬다가는 교사로서 내 위치가 위태로워질 수 있다는 게 그 이유였다. 소년들은 내가 비협조적인 태도를 보이자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분통을 터트렸다. 소년들은 내가 비협조적인 태도를 보이자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분통을 터트렸다. 재미있는 것은 그 학기 내내 나에게 가장 협조적인 학생들이 바로 그 남자아이들이었다는 사실이다. 내가 아이들의 기분을 맞춰줄 요량으로 규칙을 어겨가면서까지 타협할 생각이 없다는 것을 알고 인정한 결과라고 생각한다.

 

207 나는 한계를 명확히 하지 않는 집안에서 자란 아이들을 수없이 많이 가르쳐왔다. 아이들은 부모를 제 마음대로 조종하고 있었다 .이런 가정 출신의 아이들은 대개 내가 명확한 한계선-그들이 가정에서 단 한 번도 경험해 본 적 없는-을 그어놓고 그것을 고수할 때 오히려 편안함을 느끼곤 했다.

 

216 교실 안에도 특정한 내적 질서가 존재한다는 게 분명했다. 이 서열은 학급 활동의 참여도와 아이들의 나이에 따라 결정되었다. 특히 학급 활동 참여도에 따라 서열을 매길 때는 명성(예컨대 축구를 잘 한다거나 춤을 잘 춘다거나)이 성적보다 더 높은 자리를 차지했다.

우리반 전원을 세워보기도 했는데 그 때에는 학급에서 노릇을 하는 아이들이 선생님과 나머지 아이들 사에 세워졌을 때 가장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전체에서 다섯 명 정도에 해당하능 이아이들에게는 급우들 사이에서 제일 윗자리가 주어졌다. 실제로 이 아이들 중에는 나이가 많은 아이도 있었고, 추구나 다른 활동에서 능력이 뛰어나 모두에게 선망의 대상이 되었으며 학습 성적이 좋은 아이도 있었다. 반장과 부반장도 이 무리에 끼어 있었다.

 

219 그때마다 나는 아이들에게 아무 때나 교실에 들어오는 것을 자제해 달라는 말씀을 교장선생님께 드리겠다고 하고 수업을 계속했다. 그렇게 말한 까닭은, 아이들 앞에서 교장선생님에 대해 부정적으로 이야기하면 아이들이 곧 내 편에 서게 될 테고, 그렇게 되면 교사로서 내 자신의 권위가 사라지게 되리라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학생들 앞에서 윗사람을 존중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아랫사람인 학생들이 나를 존중해주길 기대한다는 건 말도 안되는 소리였다.

 

교사는 기존에 확립되어 있는 구조를 유지하는 일부터 시작할 수 있다. 우선, 교직원 상호간의 업무 협조가 이루어져야 한다. 조직체와 관련된 연구 자료들을 보면 학생들 사이에 형성된 결속의 정도가 곧 교직원들 사이의 결속력을 반영해 준다고 한다. 나아가 그것은 교사들 사이에 서열이 존중되는지, 교직원들이 교장선생님의 지위를 존중하는 지의 여부도 보여준다. 서열과 지위를 존중한다는 말에는 선배 교사들(설사 그들이 구식이 되었다 하더라도)의 장점이 존중받으며, 학교를 위해서 크게 기여한 사람이 존경을 받고 또 그 노고에 합당한 보상을 받는다는 뜻을 담고 있다.

 

280 상급자들은 하급자가 자신의 권위를 인정하고 있는 지 아닌 지 무의식적으로 감지할 수 있다. 하급자가 상급자의 권위를 인정할 수 있을 때 그 역시 자신의 위치에 적절한 권위를 당당히 취할 수 있다. 하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자신의 권위가 인정받지 못하는데 대한 압력을 주변에 가하게 되고, 윗사람을 존경하지 않는 데 따른 내적 갈등으로 인해 끊임없이 에너지를 소모하게 된다.

 

 

3. 마음을 무찔러드는 글귀

 

추천문 버트 헬링거

 

6 2년 전 나는 마리엔 프랑케 그리쉬로부터 보고서 형식의 편지를 몇 차례 받았다. 보고서를 읽으면서 나는 사랑으로 가득한, 그러면서 치유의 힘까지 지닌 그녀의 접근법에 큰 감동을 받았다. 그녀의 접근법은 지극히 간단했지만 문제 아동은 물론 그 아이들의 부모에게도 큰 도움을 주었다. 그 당시 나는 그녀에게 당신의 경험을 책으로 내보도록 하세요라고 제안을 했다.

 

6 여기에 적힌 사례들은 우리의 일상생활을 그대로 옮겨놓은 것처럼 친밀감이 있고 현실성도 띠고 있다. 독자들은 이 사례를 통해서 희망을 얻게 될 것이다. 이 책을 읽고 나면 여러분은 책 속에 기술된 경험을 당장 실천에 옮겨 보고 싶은 열망이 일어날 것이다.

 

7 이처럼 놀라운 책을 세상에 내놓은 마리엔 프랑케 그리쉬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

놀라운 칭찬과 감사

 

옮긴이의 말

 

8 버트 헬링거의 가족세우기를 경험한 곳은 인도의 푸나에 있는 오쇼 공동체에서였다. 나는 한 서양인의 개인 세션에서 대리인 역할을 할 사람 중 한 명으로 초대를 받았다.

 

8 치유사의 제안에 따라 의뢰인은 의식을 배에 둔 채 그 순간의 느낌에 따라서 여러 명의 대리인들을 차례로 세워나갔다.

 

10 의뢰인은 자신의 가족적 상황에 대해서 무언가 중요한 이해를 얻은 것처럼 보였다. 과거에 그가 볼 수 없었던 가족사진의 뒷면을 비로소 볼 수 있게 되었다고나 할까? 여러 조각으로 나뉘어 있던 퍼즐들이 한데 모여 완성된 그림을 비로소 보게 되었다고나 할까? 아니면 멀리 떨어져서 의뢰인 자신이 포함된 가족 전체를 지켜보는 동안, 부분이 전체로 편입되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고 해야 할까?

 

10 차츰 이 모든 것의 이면에 감춰져 있는 비밀이 무엇인지 알고 싶은 열망이 내 안에 자라나기 시작했다. 무수한 의문과 앎에 대한 욕구, 부분이 아닌 전체를 보고 싶은 간절함은 나로 하여금 가족세우기 세라피를 공부하도록 이끌었다.

 

10 가족세우기는 우리의 마음과 영혼에 놀라운 통찰을 얻을 수 있도록 해주는 아주 매력적인 도구다.

 

11 이 책에서 저자는 자신의 소명이라고 여겨오던 교직이 어느 날부터인가 가슴과 영혼은 사라지고 그 대신 의무만 남아 있는 반복적 일상이 되고 만 시절을 회고하는 것으로 이야기를 시작한다. 교직 초반 자신의 가슴을 불태우던 열정의 모닥불을 다시 지필 수 있도록 해준 것은 버트 헬링거의 가족세우기였다.

 

12 가족세우기를 통해 아이들에게 등 뒤에 서 계신 부모의 존재를 인식할 수 있도록 해줌으로써 그녀는 아이들이 미래를 향해 자신 있게 나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12 나는 이 책이 교사는 물론 자녀를 둔 모든 부모, 그리고 청소년 상담 관련 일을 하는 사람들에게 커다란 도움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가족세우기를 교실 안에 적용하려는 시도는 이미 독일을 비롯해 유럽의 여러 나라에서 행해지고 있고 수많은 학교에 변화의 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런 책들을 더 접하고 싶다. 한국에도 관련된 것을 적용한 논문이나 연장연구가 있을 지도 모른다. 특수학교에 적용한 사례도 있으려나? 학생에게 직접 적용하기는 어려움이 있으리라. 가족세우기 워크숍에는 18세 이상만 참여하도록 하는데, 이 책의 저자는 하우프트슐레 5~8학년 학생들 (10~13?, 우리나라의 초등 고학년 수준)에게 적용했다. 초등담임 개념의 담당교사가 전 과목을 가르치다시피 하는 세팅, 학생들을 잘 아는 세팅이기 때문에 이것이 허용될 수 있었던 건가?

 

13 마지막으로 이처럼 귀한 책을 한국의 독자들도 접할 수 있도록 기꺼이 산파 노릇을 해주신 샨티출판사 식구들에게 번역자로서 그리고 가족 치유 영역에서 이해의 텃밭을 키우고 있는 사람으로서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번역자의 이 분야에 대한 열정이 드러난 말

 

이 책을 읽기 전에 : 가족세우기란?

 

16 가족세우기 작업은 동작 센터와 감정센터가 가지고 있는 인식력의 도움을 얻어, 눈에 보이지는 않으나 실제로 존재하는 가족체적 정보에 도달함으로써 무의식 혹은 가족체적 영혼을 치유한다.

 

17 가족체 안에 존재하는 사랑의 질서는 세 가지 법칙으로 이루어져 있다. 첫째가 서열의 법칙이고 두 번째가 주기와 받기의 균형이며, 세 번째가 소속의 법칙이다.

 

18 부모는 주고 자식은 받는다. 가장 먼저 부모는 자식에게 생명을 준다. 생명은 이 세상에서 가장 귀중한 선물이다. 자녀가 물질적으로나 감정적으로 부모에게 많은 것을 드린다 해도 생명에 버금가는 보상을 하기란 불가능하다. 그러므로 이 관계에서 주기와 받기의 균형이란 자녀가 성장하여 자신의 자녀들에게 생명을 전해주는 것으로만 가능하다.

 

18 나중에 온 세대, 즉 서열상 낮은 자리를 차지하는 구성원들은 윗자리를 차지하는 구성원들보다 소속감이 약하다. 그들은 자신의 소속권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집단이 요구하는 규칙을 준수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

 

19 가족체적 영혼

헬링거는 양심이란 우주적으로 통용되는 절대 법칙과 같은 것이 아니라 한 사람의 어머니와 아아버지의 목소리일 뿐이라고 말한다. 이는 우리 모두의 부모가 다르듯이 양심 역시 가족체마다 다른 색깔을 띠고 있다는 뜻이다. 그러므로 범우주적 양심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단지 가족체적 양심이 존재할 뿐이다. 당연히 내면에서 들려오는 신의 목소리는 사람마다 다를 수 밖에 없다. 이 말은 곧 우리를 지켜보고 있는 사람이 신이 아니라 아버지와 어머니일 뿐이요, 절대 선이 아니라 각자의 사적인 진실일 뿐이라는 의미이다.

 

21 개인의 경우 대개 문제행동은 트라우마와 관련되어 있다. 트라우마는 한 사람이 효율적으로 대처할 수 없었던 충격적인 경험에서 기인한다. 이런 경험에 대한 우리의 대응 능력은 그 당시의 나이와 감정적 성숙 정도에 따라서 달라질 수 있다.

 

21 트라우마란 우리가 충격적인 상황으로 인해 유발되었으나 효과적으로 표현하지 못한 채 억압해 버린 감정을 의미하기도 한다. 결국 사건에 대한 기억과 함께 억압된 감정은 무의식이라는 창고에 갇히고 만다. 과거의 사건을 감정적 기억이 아닌 사실적 기억으로만 남겨두기 위해서는 억압된 감정을 온전히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

 

22 얽힘 관계란 우리가 자신의 삶을 살아가거나 자신의 운명을 바라보기보다 무의식적으로 가족체에 속해 있는 다른 사람의 운명에 간섭함으로써 그에게 속한 짐을 대신 지고 가려고 할 때 비롯된다.

 

26 아이의 사랑은 상대방이 배제된 채 구원자만 존재하는 일방적인 사랑’, 눈먼 사랑이다. 어른은 어떤 사람이 내 도움을 받고자 하는 지 아닌 지를 먼저 따져 묻는다. 오히려 누군가 손을 번쩍 들어올리고 저를 좀 도와주세요.”라고 말하기 전에는 누구도 다른 사람의 삶을 간섭할 수 없음을 알고 있다. 그러므로 어른의 사랑은 자신을 비롯해 상대방이 포함된 쌍방적인 사랑’, 눈 뜬 사랑이다.

 

27 어린아이의 세계에서 살아가는 사람은 상대방의 운명을 존중하지 않는다. 그는 자신의 뜻대로 다른 사람의 운명을 바꿀 수 있다고 믿으며, 그는 자신의 뜻대로 다른 사람의 운명을 바꿀 수 있다고 믿으며, 실제로 다른 사람의 운명의 방향을 바꾸는데 자신의 인생을 낭비한다. 그러나 누구도 다른 사람의 운명을 바꿀 수 없다. 가족체적 언어를 빌려서 말하면, 누구도 자신의 가족을 구원할 수 없다.

 

27 어른의 삶을 살아가는 사람은 상대방의 운명을 있는 그대로 존중한다. 아울러 자신의 운명 또한 있는 그대로 존중한다. 그런 사람은 상대방을 바꾸려 들거나 다른 사람의 운명에 간섭하려 들지 않는 사람, 모든 변화의 출발점이 자신의 내면임을 알고 있는 사람이다. 그는 가족체 안에서 자신에게 적합한 자리가 어디인지 알고 있으며, 무의식적 충동에 따라 기계적으로 행동하지 않고 내적 이해를 바탕으로 행동한다. 그가 바로 진정한 의미의 어른이다.

1. 들어가는 말

30 독일의 교육체제에서 초등학교는 4개 학년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3학년 말부터 학생들은 성적과 정성에 대한 평가를 받는다. 이 평가를 근거로 아이들의 진로가 결정된다. 상급학교는 크게 세 종류로 대학진학을 원하는 아이들을 위한 입시중심 학교인 김나지움, 취업 준비를 위한 기술학교인 레알슐레, 그리고 일반교육 2차 과정 학교인 하우프트슐레로 나뉜다. (김나지움은 5~13학년, 레알슐레는 5~10학년, 하우프트슐레는 5~9학년에 해당)

 

31 하우프트슐레의 인구분포를 보면 비독일어권 학생들과 저소득층 가정 출신 아이들의 비율이 가장 높다. 하우프트슐레에 다니고 있는 교사의 현실이자 학생의 현실이다.

 

31 지난 20년간 나는 다양한 하우프트슐레에서 7,8학년과 5,6학년을 가르쳤다. 이 책의 내용은 주로 5,6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작업이다. 교직 말기에 내가 주로 가르친 대상이 이들이기 때문이다.

 

31 버트 헬링거에게서 배운 접근법은 아이들이 가족과 학교를 바라보는 방식에 근본적인 변형을 일으켰다. 세상을 바라보는 새로운 방식을 토대로 하여 내가 배운 다양한 가족세우기적 이해와 통찰을 교실에서 적용하기란 그다지 어렵지 않았다. 이 과정은 가족세우기에 대한 나의 이해 또한 깊게 해 주었고, 교직 생활에 새로운 염감을 불어넣었다.

 

33 아버지는 한 하우프트슐레의 교장직을 역임했는데 자신의 일을 누구보다 즐기던 분이었다. 아버지는 이 학교의 전통 혹은 본질을 형성하기 위해서 열성적으로 활동했고 성공을 거둔 분이었다. 아버지는 음악가였다. 아버지의 학교는 뮤즈의 영혼을 지니고 있었다. 교실마다 음악과 예술에 대한 감사함이 배어 있었다. 아버지에게는 음악이나 미술처럼 주요과목에 끼지 못하는 과목들이 교육의 핵심이었다. 그분은 학교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학생들에게 함께 공부하고 연주하는 기쁨을 알려주는 것이라고 믿었다. 이러한 아버지의 생각은 합창단 활동과 소규모 연주단 활동, 그리고 연극 활동 등으로 구체화되었다. 운동회와 같은 학교 행사 역시 좋은 기록을 올리는데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춤과 마술쇼 등 여러 요소가 가미된 축제의 성격을 띠었다...처음 교편을 잡았던 1970년대 중반에 나는 1년간 아버지가 근무하는 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쳤다. 그 기간 중에 나는 예술에 대한 아버지의 열정이 아이들에게 끼친 영향을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 아이들은 자발적으로 그리고 빠르게 학습내용을 습득했고, 독일어나 수학 또는 영어 수업에 진지하게 임했다. 그래야만 연극이나 음악 리허설에 늦지 않게 참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이들은 아버지의 예술에 대한 열정에 고스란히 감염되어 있었다...학교 안에 가득한 에너지는 교사들에게 직관을 이용한 교육을 허용해 주었고, 아이들로 하여금 독립적인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격려해주었다...교사와 아이들은 활기차게 학교생활에 임했고 이 모습은 학부모들을 만족시켰다.

35 교실에서 보낸 10년 세월 뒤, 나는 완전히 지치고 말았다.

 

35 처음 교직에 뛰어들었을 때만 해도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은 나에게 창의성과 계속적인 성장이 가능한 꿈의 직업이었다. 하지만 10년의 교직생활 이후, 분명히 교사와 학생에게 열려 있어야 할 가능성의 문들이 다 닫혀 있다는 걸 알게 되면서 나는 깊은 절망에 빠지고 말았다. 개인적인 좌절감과 직업적인 절망 속에서 나는 교사들을 위한 슈퍼비젼 모임에 참여하게 되었다.

 

2. 교실 안에서의 가족 세우기

 

교실에서 처음으로 가족세우기를 시도하다

 

39 얽힘관계란 신 과일을 먹은 사람은 부모인데 자녀가 대신 치통을 앓는 상황과 같다. 이것은 모든 자녀가 본성적으로 부모를 사랑하기 때문이다. 자녀들은 부모를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할 준비가 되어 있다. 다시 말해서 자녀들은 끊임없이 부모에게 속한 운명의 짐을 대신 지고 가려고 하거나, 우리가 태어나기 이전의 세대 중 누군가에게 속한 빚을 대신 보상해 주려는 무모한 시도를 무의식적으로 계속한다.

 

40 가족세우기 작업의 근본 목적은 다른 가족 구성원들의 운명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데 있다. 특히 부모와 형제들의 운명을 그들의 것으로 인정할 때 우리는 과거로부터 벗어나 자기 몫의 운명을 살아갈 수 있게 된다. 그 다음으로 헬링거는 억압된 슬픔을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다. 슬픔이 온전히 표현되지 못하고 억압될 경우 그 영향이 나중 세대에까지 고스란히 미친다. 다른 가족 구성원들의 운명, 특히 이미 사망한 사람의 운명과의 얽힘은 그 사람의 삶과 죽음에 대해 존중하는 태도를 가질 때 비로소 해결될 수 있다.

 

43 학생들이 가족에 대해 가지고 있는 신의를 관찰할 수 있었다. 학생들이 가족 안에서 삶과 학교생활을 연결 짓기 위해 많은 에너지를 쓰고 있으며, 이 에너지가 좀 더 생산적인 방식으로 쓰일 수 있다는 것도 경험했다.

 

물론 이는 교사가 학생들의 가정을 향해 진심으로 마음을 열어둘 때만 가능하다. 교실의 문을 아이들 가족을 향해 열어두고,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그들의 아버지와 어머니가 언제라도 교실 안에 머무를 수 있도록 공간을 만들어 줄 때만 가능하다. 나는 아이들이 자신이 속해 있는 가족체적 법칙과 긴장 관계 그리고 가족적 소명을 짊어지고 살아가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가족이 배제된 채 학교와 배움만을 중시하는 태도는 자칫 아이들에게 불안감을 줄 수 있다. 오히려 교사가 아이들이 교실 안으로 가져온 모든 것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며 아들을 존중해주면 아이들도 훨씬 쉽고 편하게 이러한 불안감을 다룰 수 있다. 교사가 학생을 존중해 준다는 것은 그 아이가 속해 있는 원래 가족에 대한 존경심을 갖는다는 걸 의미한다. 그 안에는 아이의 가족체적 운명에 대한 존경심도 포함되어 있다. 교사가 아이를 위해서 할 수 있는 최상의 배려는 아이의 운명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것뿐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강도 높은 자기 훈련이 교사에게 요구된다. 가장 먼저 교사는 아이가 속해 있는 원래 가족의 속박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도록 아이를 도와야 한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44 대부분의 아이는 가족적 사랑- 가족세우기에서는 이것을 눈먼 사랑이라고 표현한다. - 에 얽힌 채 그 상태에 고착되고 만다. 겉으로는 자기에게 고통을 주는 대상이나 상황을 거부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무의식적으로) 그에 대해 무조건적인 사랑을 하고 있다.

 

45 “너희를 볼 때마다 선생님은 이 교실 안에 함께 계신 너희 부모님을 본단다. 그러니까 내 말은 이 교실 안에 앉아 있는 사람이 너희 스물두 명 만이 아니라 나까지 포함해서 스물 세 가족이라는 뜻이지. 너희의 아빠와 엄마, 거기에 선생님과 선생님의 두 아이, 또 이 두 아이의 아빠인 선생님의 남편까지 총 일흔 명이 이 교실 안에 있다는 얘기야.”

 

45 나는 아이들에게 부모님이 등 뒤에 서 계신다고 상상함으로써 부모님으로부터 힘과 용기를 얻게 되고 우리가 더 강해지는 느낌을 받게 된다고 말했다. 그런 뒤 이와 관련된 실험을 해 보았다. 수학문제를 풀 때 다섯 문제는 부모님이 등 뒤에 서 계신다고 상상하며 풀고 다섯 문제는 혼자 있다고 생각하며 푼다. 한 단계 더 나아가 어느 분이 등 뒤에 서 계실 때 문제 풀기가 더 쉬운지 알아보기로 했다.

 

47 아이들 중에는 간혹 시험지를 눈앞에 둔 것만도 벅차서 가족 중 누군가를 생각할 마음의 여유가 없다고 말하는 경우도 있었다. 나는 빈 의자를 아이 곁에 놓아주었다. 그 순간 아이의 눈을 보면 감사함이 묻어나는 것을 역력히 느낄 수 있다.

 

가족 그림을 그리다.

 

48 우리는 금요일마다 빙 둘러 앉아 가족에 관한 이야기를 하게 되었다. 놀랍게도 토론은 굉장히 생산적이었다. 아무런 언쟁이나 토론도 일어나지 않았고, 누구도 상처받지 않았다. 교실 안의 공기는 열기와 기대로 가득 채워졌다. 나는 아이들에게 내가 가끔 다른 어른들과 함께 하는 일종의 가족 게임이 있는데 해 보겠냐고 물었다. 아이들은 당연히 그 게임을 직접 해보고 싶어 했다. 나는 이 게임을 하기 위해서는 아빠와 엄마 ,형제자매 등의 대리인을 선택해서 교실 안에 그들에게 적당하다고 느껴지는 자리를 찾아 세워야 한다고 설명했다. 우선 나는 나의 원래 가족을 시험 삼아 세워보자고 했다. 다섯 명의 아이를 대리인으로 삼아서 나는 내가 자녀로 속한 원래 가족을 세워보았다.

 

53 우리 반의 경우 거의 50퍼센트의 아이들이 독일인이 아니라 세르비아나 크로아티아, 터키 등에서 이민 온 아이들이었다. 아프가니스탄에서 온 여자아이도 있었다. 그 아이들은 하나같이 가족 중 누군가를 떠나보내야 했다.

 

53 금요일 모임을 그만두자는 의견이 없었기 때문에 나는 매주 금요일 독일어 시간에 가족 세우기를 하자는 데 동의했다. 이 시간이 중요하게 여겨지는 동안은 계속해 가겠다고 약속했다. 우리는 여러 가족을 세우게 되었고, 그 과정이 끝나고 나면 그와 관련된 질문을 하고 이야기를 나누었다.

 

55 “우리에게는 의식이란 게 있단다. 의식이란 사람들을 서로 연결시켜 주는 역할을 하지. 사람들 사이를 이어주기 때문에 그걸 상호의식이라 부를 수 있어. 이 상호 의식은 우리 주변에 늘 존재한단다. 우리는 주변 사람들로부터 끊임없이 많은 정보를 얻고 있지만 그게 무엇인지 말할 수는 없어.” 나는 또 각각의 가족은 그들만의 의식의 장’, 혹은 기억의 창고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가족세우기에서는 이것을 가족적 영혼또는 가족체적 의식이라고 표현한다.

 

다른 사람의 느낌을 느낀다는 것

 

56 이제 교실 안에서 아이들과 함께 진행했던 가족세우기 사례 몇 가지를 살펴보자.

이후 아이들 이름으로 남녀 학생 2명의 사례

 

58 “그러니까 우리 아빠는 저를 사랑하고 있었던 거예요. 그런데 왜 저를 버린 걸까요?” 나는 이 질문에 대답을 하지 않았다. 단지 아빠가 자신을 사랑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은 좋은 일이며, 지금보다 나이를 더 먹으면 스스로 그 이유를 찾아 낼 수 있을 거라고 말해주었다.

신중하고 사려깊은 교사. 근본적으로 가족의 일에 끼어들지 않는다. 학생의 가족체, 가족체의 운명, 학생의 운명, 그리고 부모의 운명을 존중한다는 걸 느낄 수 있다.

 

58 나는 대리인 역할을 한 아이들이 자신들의 느낌, 특히 몸에서 일어난 현상을 어른보다 더 정확하게 표현해 주었다고 생각한다.

 

59 내가 그녀에게 말했다. 부모가 진정으로 아이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아이로 하여금 엄마와 아빠를 모두 사랑할 수 있도록 허락해 주는 것입니다. 어른인 두 분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든 상관없이 말이에요. 어쨌거나 부부 사이의 문제가 자식의 잘못은 아니지 않습니까?”

 

60 나는 그녀에게 혼자서 자식을 키우느라 애써온 점에 커다란 존경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두 명의 아들을 혼자서 키워온 한부모 가정의 가장으로서 내 자신이 겪어온 일들에 대해서 들려주었다.

 

60 그녀는 전남편이 자신의 아파트에 한 발짝도 들여놓는 걸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힐데가르트를 전 남편의 집에 데려다 주는 건 어때요?”

 

61 아빠와의 만남이 시작되면서 힐데가르트의 일상에도 변화가 일어났다. 아이는 생기로 가득했다. 지난 5년간 아빠를 한 번도 만날 수 없었던 아이는 이제 두 살 배기 이복 여동생도 만났다.

부모의 역할을 해보다

 

62 아이들 사이에서 관심의 정도가 식을 줄 모르는 화젯거리이자 토론의 주제가 있었는데, 바로 아버지와 어머니의 대리인이 되어 경험할 때의 느낌이었다.

 

63 나는 자녀들이 부모에 대해 지녀야 할 올바른 태도는 이 세상에서 가장 귀한 선물인 생명를 주신 것에 대한 존경심과 감사하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이런 태도를 가진 아이들은 부모님이 자식에게 주고자 하는 다른 선물도 온전히 받아들일 수 있고, 결국 강한 사람으로 성장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삶에서 원하는 것을 모두 다 얻지는 못하더라도 부모님에 대한 존경심과 감사함으로 가슴이 채워진 사람에게는 그런 사실이 큰 문제로 여겨지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63 이런 마음을 잘 표현할 수 있는 위치나 동작을 찾아보고자 했다. 부모님 앞에서 절을 하는 건 어떠냐는 아이디어를 아이들이 냈다.

 

64 이 세션이 끝난 뒤 나는 아이들에게 가족을 세우면 우리 안에 감추어져 있던 정보가 표면에 드러나게 되고, 반복되는 일상의 삶에서는 심각하게 생각해본 적 없더라도 우리가 내면에 가지고 있던 소속감이 그 모습을 드러내게 된다고 설명했다. 소속감이란 집단에 속해 있는 모든 구성원이 가지고 있는 이른바 속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학교나 회사 같은 일반 조직에서는 입학이나 입사와 동시에 소속권을 얻고, 그 집단을 떠나면 상실하게 된다. 가족체의 경우는 이와 달리 태어나는 순간 소속권을 얻고 나면 그 유효성이 평생 동안 지속된다.

 

상징적인 위치나 자세, 의식행위, 짧은 문장의 효과

 

66 “우리는 지금 놀이를 하고 있는 걸까? 아니면 이것이 정말로 무슨 효과가 있는 걸까?” 사실, 나는 아이들이 이 질문을 스스로 던질 때까지 기다리고 있었다. 이 질문에 대답하는 대신 나는 교실 안에서 작은 가족세우기를 시작한 후 과거와 다른 차이점을 발견한 게 있느냐고 아이들에게 되물었다. 아이들이 이구동성으로 많은 변화가 있었다고 대답했다.

 

67 아이들과 나는 여러 가지 상징 혹은 상징적 행위를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 주제는 꽤 큰 관심을 유발해냈다.

 

68 아이들은 부모에 대한 사랑부모로부터 받은 상처라는 두 극점 사이에서 심각한 혼란을 겪고 있었다. 단지 절을 하는 것으로 그 둘 사이에 놓인 모든 상처를 일소하고 싶어하지 않았다.

 

69 나는 아이들에게 가족 안에서 우리가 꼭 인식하고 있어야 할 세 가지 사항을 알려주었다.

절을 한다는 것은 곧 부모님이 너에게 주신 생명에 대한 감사함을 표현하는 의식행위야. 그뿐만 아니라 절을 함으로써 생명 외에도 부모님으로부터 받은 모든 선물에 감사함을 느끼게 돼. 감사합니다.

가족 안에서 아버지와 어머니는 큰 사람들이고, 자녀인 너는 작은 사람임을 기억하고 있어야 해. 사랑합니다. (당신은 크고 저는 작습니다. 당신은 어머니/아버지이고 저는 딸/아들입니다.)

부모님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야 해. 그리고 네가 부모님의 자녀라는 사실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야 해. 동의합니다.

나는 교실 한 쪽에 있는 작은 칠판 위에 이 내용을 적은 뒤 몇 주 동안 지우지 않고 두었다. 이 세 가지만큼 아이들에게 많은 반응과 다양한 관심을 일으킨 문구도 없었던 것 같다.

학부모 면담 : 학습에 새로운 활력 불어넣기

 

71 학생들과 교사 사이의 신뢰 관계는 학년 초 첫 6주 동안에 형성된다. 이러한 신뢰감의 정도는 나를 만나기 위해서 교무실을 찾아오는 학부모들의 방문 빈도를 통해서 알 수 있다. 학기 초 나는 아이들에게 우리 교실 안에는 늘 부모님을 위한 자리가 있음을 여러 가지 방식으로 알려주었다. 이 접근법은 아이들에게 새로운 학급에 대한 흥미를 유발시켰고, 그러한 흥미는 학부모의 호기심으로 이어졌다. 이제 학부모들은 호기심의 주인공인 담임교사를 직접 만나고 싶다는 생각에 학교를 찾아오는 것이다. 학부모와의 밤에 참석한 부모들의 높은 출석률을 봐도 그 신뢰감의 정도를 알 수 있다.

 

71 차츰 부모들은 내가 자신들의 생활 방식이 그릇되었음을 입증하려 들거나 부모 역할을 잘못하고 있다고 지적하려 드는 잠재적 적이 아니라는 사실을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나는 그들이야말로 최고의 부모라고 말했다. 이유는 우리반 학생들이 바로 그들의 자녀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들이 짊어지고 가야할 운명의 무게와 무관하게 아이들은 내가 자신들의 가족을 존중하고 있음을 느끼기 시작했다.

 

이러한 나의 태도는 우크라이나와 시베리아 출신의 부모들, 그리고 세블비아와 크로아티아에서 온 피난민 부모들에게 더 없는 편안함을 주었던 것 같다. 1990년대만 해도 내가 맡은 반 아이들의 40퍼센트가 이들 지역의 난민 출신이었다. 그 밖에 부모가 자발적으로 고국을 떠나온 이민 2세대 아이들도 제법 많았다.

 

73 몇 주가 지난 뒤에야 나는 자리를 바꾸고 싶어하는 아이들의 강한 열망이 일종의 이주 행위를 상징한다는 것, 고향을 버리고 떠나온 그들의 내적인 상태를 표현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이건 마치 가족에게 일어난 상황을 아이들이 교실 안에서 계속 되풀이 하는 것 같은 모습이었다.

 

73 나는 자리를 바꿔달라는 아이에게 가족이 고향을 떠나올 때 어땠는지 우리에게 말해달라고 부탁했다. 친구를 포함해 뒤에 남기고 온 가족 구성원에 대해서도 알려달라고 했다.

 

73 나는 매일 아침 비독일 출신 학생들로 하여금 한 사람씩 돌아가면서 모국어로 학급 전체에 대고 아침 인사를 하는 시간을 마련했다.

 

74 여기서 나는 조금 기대치를 높여 이주민 학생들에게 모국어로 쓰인 동화책을 가져오게 했다. 우리는 이제 매일 독일어가 아닌 다른 언어로 쓴 옛날 이야기를 들을 수 있게 됐다.

 

74 많은 아이들이 모국어 책읽기가 그다지 좋은 학습법은 아닌 것 같다.”는 부모님의 의견을 전해왔다. 오히려 독일어를 익히는데 시간을 더 할애하는 게 낫지 않느냐는 것이었다. 나는 그런 아이들에게 자기 모국어를 제대로 구사할 줄 알고 거기서 재미를 느끼는 아이들은 사실상 잠을 자는 동안 독일어를 배우게 된다고 설명해 주었다.

나는 이를 사실로 입증하기 위해 남다른 노력을 기울여야 했다. 즉 모든 비독일계 아이들로 하여금 학교에서 제공하는 모국어 강좌에 참여하도록 독려했다.

학부모들 역시 점차로 아이들이 모국어를 완벽하게 익힐 때, 감정적 안정이라는 일종의 안전망을 얻게 된다는 사실을 인식하기 시작했다. 이 안전망이 아이들이 새로운 언어, 새로운 문화를 좀 더 분석적인 방식으로 대응할 수 있는 토대가 된다는 사실도 아울러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75 오랜 교직생활을 통해서 나는 모국어로 말을 한다는 것이 부모 앞에 절하기위한 중요한 요소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 다시 말해서 모국어 사용은 한 개체가 태어나서 처음 만난 느낌이자 내면 가장 깊은 곳에 있는 느낌을 보존하는 최상의 방법임을 분명하게 깨닫게 되었다.

 

76 경제적인 문제로 모국을 버리고 독일로 온 가족 전체를 위한 값까지 대신 치른 건지도 모른다.

모든 것에는 대가가 있다. 균형의 법칙이 적용되기 때문

 

76 처음에는 설렘으로 시작되었던 실험이 차츰 자연스러운 일상이 되어갔다. 이어서 이는 다른 아이들의 운명을 존중하는 태도로 바뀌어 나갔다. 동시에 가족세우기 세션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여겼던 금기시된 주제들, 예를 들어 부모님의 이혼이나 죽음에 관해서까지 자유롭게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결과적으로 말해서는 안된다는 부담감때문에 입을 다물게 하던 막이 제거되면서 부모님의 이혼 등으로 상처를 받은 아이들의 어깨가 가벼워졌다.

 

77 ‘실재하는 현실성이란 무엇인가? 버트 헬링거는 가족체를 이루고 있는 기본 재료를 사랑이라고 말했다. 가족에 버금간다고 말할 수는 없으나 교실 안에서도 사랑과 배려의 나무가 차츰 그 뿌리를 깊게 내려가기 시작했다.

 

78 내가 한 번 더 생각해봐야겠다고 여긴 측면이 있다면 바로 학부모들의 반응이었다. 자칫 이 작업이 사생할에 대한 침해로 여길 수도 있다는 염려가 들었기 때문이다. 이 문제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 나는 12월의 학무모와의 밤에 그들을 초대했다...하지만 이날 아이들은 부모님에게 다른 무엇보다도 가족 게임이 무엇인가를 보여주고 싶어했다. 몇 차례 가족 게임을 하는 동안 절의 중요성을 깨닫게 된 아이들은 우선 절의 의미를 세 문장으로 요약해서 칠판에 붙였다.

 

79 이날 아이들은 부모님이나 형제자매와 관련된 가족그림을 하나씩 그려가지고 왔다. 부모 중 한 분이 안계시거나 두 분 모두 돌아가신 아이들은 그분들의 모습까지 그려넣은 가족 그림을 준비했다. 아버지나 어머니가 재혼을 한 아이들은 친부모 옆에 양부모의 그림을 그려넣었다. 완성된 그림은 교실 한쪽 벽에 걸었다. 아버지나 어머니 혹은 삼촌이나 형제들이 이미 사망한 경우에는 그림이 걸린 벽 앞에 낮은 책상을 하나 마련하고 그분들을 위한 촛불을 밝혔다.

 

81 크리스마스 캐럴과 시 낭독을 마친 다음 아이들은 각자 부모님 앞에서 절을 했다. 절은 단순히 예절바른 행동 이상의 의미를 가지고 있었다. 스물 두 명의 아이들로부터 절을 받은 아버지 어머니들의 눈시울이 다시 한 번 촉촉하게 젖었다. 어느 때보다 성스럽고 아름다운 크리스마스의 축복이 교실 안을 가득 채우는 듯 했다.

 

죽은 사람들을 포함시키기

 

82 가족 중 누군가가 갑작스럽게 죽음을 맞으면 남은 사람들의 가슴 속에는 커다란 슬픔의 웅덩이가 생기게 된다. 상실의 아픔으로 생겨난 이 웅덩이는 그를 위해 흘려야할 눈물로 가득 채워져 있다. 흘리지 못하고 가둬둔 눈물은 사라지는 게 아니라 우리의 가슴 속에 그대로 남아 있기 때문이다. 단지 그대로 남아 있는 것으로 끝나는 게 아니다. 가슴이 닫혀버림으로 해서 더 이상 다른 누군가에게 사랑이 흘러가지 모하게 가로막는 장애 요소가 되고 만다. 이제라도 그들의 사진을 걸어둔다는 것은 살아있는 사람들의 묵은 슬픔을 온전히 마무리 짓고 그들을 위한 자리를 우리의 가슴과 삶 속에 마련한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그리하여 다시금 사랑의 물줄기가 낮은 곳을 향하여 흘러갈 수 있도록 말이다. 이 일은 아이들에게 많은 변화를 가져다 주었다.

98 세션이 진행되는 동안 나중 세대인 자녀들(조부모의 입장에서 보면 손자들)이 부모가 지고 있는 상실감이라는 힘든 짐을 기꺼이 나누어지고자 하는 모습을 여러 차례 보아왔다.

 

에바의 메시지를 통해 나는 이 아이가 무의식적으로 엄마를 대신해서 할아버지를 위한 애도의 눈물을 흘리고 있음을 직감하고 있었다.

 

98 가족세우기에서 의뢰인의 가족사를 들어보면 무의식적인 애도(에바처럼 무의식적으로 어머니에게 속한 운명의 짐을 대신 지려고 하는 경우)가 자칫 그 중 한 사람의 힘을 약화시키는 것을 나는 많이 본다.

에바보다 두 살 아래인 동생은 통통한 볼에 두껍고 윤기있는 머릿결을 가진 소녀였다. 에바의 어머니 역시 두 딸 중 에바만 유독 약한 체질인지 설명할 길을 찾지 못했다.

 

99 지금 우리가 여기서 보는 그림은 치유의 그림이란다. 아빠와 엄마는 서로 나란히 서 계시고 할아버지는 엄마 옆에 서 계시지? 그리고 너희 두 자매는 부모님을 마주보면서 서 있고 말이야. 할아버지께서는 너에게 아주 많은 힘을 주고 계셔. 네가 너희 가족 안에 함께 머물 수 있도록 하려고 말이야.

 

100 나는 아이에게 집에 가거든 방 안에 할아버지 사진을 당분간 걸어놓으라고 제안했다.

 

104 대개 피난민 아이들은 고향을 잃은 상실감과 향수병으로 학교생활이 부진하고 우울증을 겪기도 한다. 나는 과거 동독 출신의 피난민 아이들에게서 이런 모습을 본 적이 있었다. 그것은 모국을 떠났다는 사실에 대해 그에 합당한 값을 지불하려는 무의식적인 보상 욕구였다. 고향을 떠난 것이 자의에 의한 것이든 타의에 의한 것이든 무관하게 말이다.

원치 않는데 섬에서 서울로 온 그도 상실감과 향수병으로 인한 우울증을 앓았을 수 있겠구나. 그게 죽음의 원인이었을 수도.

 

109 나는 학부모의 사적인 일에 간섭할 생각은 없지만, 이 부분이 어쩌면 문제 해결의 열쇠를 찾는데 도움을 줄 수도 있지 않을까 싶어 묻는다며 질문을 던졌다. “아버님께서는 언제 그리고 왜 독일에 오게 되셨는지 알고 싶군요.”

 

109 그 부부가 독일에 오고 4년 뒤에 부르한이 태어났기 때문에 부르한은 이 두 죽음(결혼후 형제가 1년 사이에 두 명 사망. 한 명은 스물 세 살의 남동생으로 간질 발작으로, 또 다른 한 명은 열여덟 살된 여동생으로 뇌동맥류) 에 대해 전혀 아는 바가 없었다. 아니 아이는 젊어서 죽은 고모와 삼촌이 있다는 사실조차 들어본 적이 없었다.

 

110 그에게 오늘 두세 시간 정도 일찍 일터에서 나와 아들과 함께 산책을 가 보는 게 어떠냐고 제안했다. 내 생각에 산책을 하면서 아이에게 죽은 고모와 삼촌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게 좋을 것 같다며. 그런 다음 이 두 사람의 사진을 사진틀에 넣어 집 안에 걸어두는 게 좋겠다고 말했다.

 

110 현재 아들이 보이는 문제와 아버지의 원래 가족 안에서 있었던 사건 사이의 연관성에 대해서 구체적인 설명을 해주지 않았음에도 부르한의 손을 잡고 내려오는 아버지의 얼굴에서 환하게 빛이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대개 가족세우기 세션에서 혼돈이 이해로 바뀔 때 의뢰인의 얼굴에서 보게 되는 그런 밝은 빛이었다.

 

119 특히나 그가 동일시하고 있는 사람이 가족체 내에서 자신보다 서열이 더 높은 사람인 까닭에 자녀는 이제 몇 계단을 훌쩍 뛰어넘어 승진한 사람처럼 형제들과의 관계에서도 강한 우월감을 나타내게 된다. 마치 공기로 가득 채워진 것처럼그는 실제의 자신보다 훨씬 더 큰 사람인 양 살아가게 된 것이다.

자녀가 동일시에서 벗어나 본래의 자기 자리로 돌아오도록 하기 위해서는 그에 합당한 의식 절차를 거쳐야 한다. 가장 먼저 가족 안에서 제외당한 사람을 가족 내에 포함시켜야 한다.

 

121 나는 아이들에게 전쟁이나 사고 등으로 갑작스럽게 생명을 잃은 가족 구성원 뒤에는 커다란 공백이 남게 된다고 말했다. “간혹 가족 내의 다른 사람이 이 공백을 채우려는 시도를 하게 되는데, 이러한 무의식적 시도를 하는 사람은 마치 자신이 이미 죽은 그 사람인 것 같은 느낌을 갖게 돼

 

124 나는 월터의 아버지를 두 사람의 삶 속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리고 아들을 데리고 산소를 찾아가라고 권했다. ‘아버지 앞에서아빠와 엄마가 월터를 얼마나 자랑스러워 하는지 말해달라고 요청했다. 비록 아빠가 돌아가셨지만, 월터는 여전히 그리고 영원히 두 사람의 아들이라는 사실도 상기시켜 주어야 한다고 말이다. 덧붙여서, 나는 월터의 아버지가 살아계셨다면 반드시 허락했을 만한 일들을 월터가 할 수 있도록 허용해주라고 제안했다. 그녀는 눈을 반짝거리더니 몇 가지 아이디어가 떠오른다고 했다. 월터의 아빠라면 아들이 늦게까지 축구를 하고 들어와도 허락했을 것이며, 컴퓨터도 사주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나는 그녀에게 아들과 어떤 문제로 대화하건 거기에 아빠의 의견을 덧붙이면 좋겠다고 말해주었다. 이런 문구와 함께 말이다. “아빠가 계셨다면, 네가 축구 경기에 이겼다는 사실에 굉장히 기뻐하셨을 거야.” “아빠가 계셨다면 너의 목소리 촌을 좋아하지 않으실 거야.” 남편을 가족의 일상생할에 포함시킴으로써, 아들의 성장 과정에 필요한 안식처를 아빠와 엄마 사이에 형성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월터의 행동에도 분명한 선을 그을 수 있게 된다.

 

126 나는 소년에게 가족과 함께 형의 무덤에 자주 찾아가는 지 물었다. 소년은 일요일마다 무덤을 찾아간다고 대답했다. 나는 다음번에 형의 무덤을 찾아가거든 형에게 자신이 뭘 해야 하는지 물어보라고 했다. 그러면서 형이 죽고 난 지금 모든 것이 달라졌기 때문에 자꾸 형의 의견을 묻는 것이 좋겠다고 덧붙였다.

 

128 나는 게하드에게 누군가의 죽음과 아주 긴밀히 연결되어 있는 사람은 이미 죽은 그 사람과의 연결고리를 유지할 수 밖에 없는 운명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 모두는 누구나 언젠가 죽음을 만나게 돼. 단지 그 만남의 때가 각자 다를 뿐이야. 설사 그 죽음이 누군가 다른 사람에 의해 비롯된 것이라 해도, 궁극적으로는 그때가 바로 그 사람이 자신의 죽음을 겪어야 할 때라는 사실을 바꾸어놓지는 못해. 그러니까 우리는 그 사람에게 찾아온 죽음의 때를 존중해야 해. 그래야만 남아있는 주변의 사람들이 편안해져.”

131 플로리안에게 삼촌 이야기를 해주세요. 삼촌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사실도 말이예요. 이 사건은 가족의 수치가 아닙니다. 동생분은 절망에 빠져 있었고, 더 이상 살아갈 힘이 없었을 뿐이에요. 그의 고통과 죽음을 플로리안이 알아야만 해요. 삼촌 이야기를 듣고 나면 플로리안도 비로소 삼촌의 영향에서 놓여날 거예요.

 

우리는 헤어짐과 이혼의 문화 속에서 살고 있다.

 

132 나는 부모의 별거나 이혼을 감추고 싶어하는 아이들이 어떤 식의 노력을 하는 지 잘 안다. 더 이상 아버지와 살 수 없게 된 아이들이 느끼는 아픔은 사회가 이들에게 붙이는 불완전한가정 출신의 아이라는 이름표 때문에 더욱 가중된다. 또 가족에 대한 신의로 인해서 이 아이들은 대개 부모의 별거나 이혼에 대해 입을 다물어버린다. 이러한 현상은 결국 가정과 학교 혹은 친구들 사이의 소통을 막고, 그 결과 또 다른 형태의 분리를 만들어 낸다.

나 역시 오랫동안 별거 상태로 살다 나중에 이혼을 했기 때문에 이 헤어짐의 문화에 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어떻게 하면 이런 상황에서 아이들에게 상처주는 일 없이 최상의 환경을 만들어 줄 수 있을까?

 

1. 가족체는 완전하다. 부부사이에서 낭만적인 남녀관계가 끝났다고 해서 가족체가 붕괴하는 것은 아니다. 부모님은 언제나 부모님으로 남아있다. 의식적으로도 그렇고 무의식적으로도 그렇다. 네가 살아있는 동안 아버지와 어머니는 여전히 부모로서의 관계를 이어가게 된다. 자녀인 너는 이 관계의 한 부분이다. 어쩌면 이런 식으로 생각할 수도 있다. 두 분이 더 이상 함께 살지 않는다 해도 너에게는 언제나 완벽한 부모님으로 남아 있을 거라고. 이것은 진실이며, 너를 편안하게 만들어줄 것이다.

2. 모든 자녀는 자신의 어머니와 아버지를 사랑할 권리가 있다. 그리고 아버지 혹은 어머니와 함께 머무르며 두 분으로부터 배울 수 있는 권리를 가지고 있다. 자녀가 어리기 때문에 부모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동안에는 부모가 아이에게 가장 좋은 것이 무엇인지 결정해준다.

3. 부부 두 사람 사이의 문제는 자녀들이 상관할 바가 아니다. 만일 부모님이 너에게 중재자 역할을 요구하거나 어떤 식으로든 두 분 사이의 문제에 끼어들기를 원할 때, 너는 어머니에게 엄마를 사랑하는 것처럼 저는 아빠도 사랑해요.”라고 말하는 것으로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다. 혹은 저는 오직 엄마만을 사랑해요.”와 같은 표현을 하지 않는 것만으로 상황이 개선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네가 나이가 들면, 부모님 두 분의 자녀로 남아있는 게 얼마나 좋은 지 분명히 인식할 수 있을 거다. 그리고 네가 어느 한쪽의 편을 들지 않고 두 분이 부부사이의 헤어짐이라는 문제를 해결해 나가도록 비켜서 있는 것이 너에게 훨씬 안도감을 준다는 걸 알게 될 거다. 이것이 어쩌면 가장 어려운 일일 수도 있다. 그러나 자녀들이 성장하여 어른이 되면 이런 일이 대부분 가능해진다.

 

134 어머니께서 아이를 자유롭게 해줄 수 있는 방법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저녁식사 때 가끔씩 아이에게 이렇게 말을 하는 겁니다. ‘내 앞에 있는 너를 볼 때면 네 아빠 생각이 절로 나는구나. 건강하고 생기로 가득한 네 모습은 영락없이 네 아빠를 닮았어. 엄마는 너를 이루고 있는 한 부문으로서의 네 아빠를 아직도 사랑한단다.’라고 말입니다. 물론 여기서 비록 네 아빠가 나에게 상처를 주었지만 말이야와 같은 문장은 넣지 않는 게 더 낫습니다. 사실이 그렇더라도 말입니다.

 

거기에 덧붙여 자녀들이 표면적으로 어머니 혹은 아버지 편에 선다 하더라도 내면에서는 다른 쪽 부모를 지지하게 된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역학으로 말미암아 나중에 자녀가 성장해 약자인 부모처럼 되는 경우가 많다. 그 만면에 부모 중 누군가의 편에 서기를 강요받지 않고 두 분을 자유롭게 사랑할 수 있는 환경에서 성장한 사람들은 스스로의 영역을 넓혀가면서 자신의 삶을 살아간다.

 

137 나는 어머니가 먼저 아이의 요구에 귀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그 내용을 가지고 아이의 아버지와 논의해서 결정을 내린 뒤에 그 결과를 아이에게 알려주는 것이다. 이렇게 함으로써 아이들은 여전히 부모님으로부터 보호받고 있다는 느낌을 갖게 되며, 부모 중 한 사람과 더 이상 갈등을 되풀이하지 않아도 된다.

 

137 자녀가 학교에 다니는 동안은 부모가 최소한 1년에 서너 차례 혹은 주기적으로 만나서 대화를 나누는 게 좋다. 둘 사이의 개인적인 갈등은 옆으로 비켜두고, 아이에게 초점을 맞추어 부모로서 도움을 줄 수 있는 부분이 무엇인지 논의를 한다.

 

138 자녀가 성인이 될 때까지 부모는 그들의 울타리가 되어주어야 한다. 자녀들의 성장, 외적 성장은 물론 내적 성장을 위해서 중요한 것은 부모가 한 집에서 같이 사느냐의 여부보다 아이의 부모로서 서로를 존중하고 자녀들과 교류의 끈을 놓치지 않고 유지하는 일이다.

 

139 한부모 가정에서 자라는 아이의 어깨 위에 얹혀 있는 어려움, 다시 말해 아버지의 부재혹은 어머니의 부재속에서 성장해야 하는 자녀의 운명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물론 헤어짐의 형태가 어떻든 배우자와의 이별은 어른인 그들에게도 큰 충격을 준다. 하지만 자녀들에게 부모는 그들의 뿌리다. 나는 이 부분과 관련하여 학부모들에게 자녀가 지고 가야할 운명을 애정어린 눈빛으로 바라봐 주어야 한다고 강조하곤 했다.

 

139 자신이 배우자와 맺고 있는 부정적인 관계성 때문에 아이로 하여금 자신만의 방식으로 헤어진 부모와 내적인 관계를 맺을 수 있도록 해주어야한다는 것이었다. 가능하다면 자신은 중립적인 위치를 유지하는 게 가장 좋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139 아이가 겪는 어려움을 바라보면서도 죄책감의 늪에 빠지지 않고 자기 자리에 머물러 있어야 한다는 것은 한부모 가정의 부모가 지고 가야할 또 하나의 과제인 셈이다.

 

139 부부 치유 전문가 요르크 빌리 Jorg Willi는 부모가 갖추어야할 미덕의 하나로서 책임질 수 있는 능력을 언급한 바 있다. 그것은 한 마디로 자녀들이 자신의 운명대로 잘 살아가도록 바라되, 그들의 운명에 영향을 끼치려 하거나 바꾸려 들어서도 안된다는 것이다. 또 그 위에 광택제를 바르려고 해서도 안된다.

 

예컨대 어머니의 두 번째 남편은 결코 아이의 친아버지를 대신할 수 없다. 그는 언제나 아버지 같은 친구로 남아있을 뿐이다. 또한 그가 아이의 친아버지의 존재를 인정하면 아이가 그를 받아들이기도 더 쉬워진다.

 

142 “저는 아빠를 사랑해요. 저는 아빠에게 속해 있어요. 그리고 지금 현재는 아직 엄마와 살고 있어요.”

아직이라는 표현을 쓴 것은 소년이 언제 아버지에게 가게 될지 정확하게 알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이는 언젠가 소년이 어머니의 영향권을 떠나 남자인 아버지의 세계롤 들어서게 될 거라는 사실을 명료하게 만들어주었다.

가족세우기가 끝나고 내가 요쉬에게 말했다. “남자로서 너는 남자들의 세계에 속해 있단다. 너도 남자들 중의 하나야.”

 

142 “사실 아이가 제 아빠와 살고 싶다고 하면 아이의 요구를 기꺼이 들어줄 마음이 저에게 있는 지 모르겠어요.“ 나는 그녀에게 나 역시 두 아들을 애들 아버지에게 보낼 때 힘들었지만 모든 면에서 그때가 적합한 때였고, 그곳이 적합한 곳이라고 여겼다고 말해주었다.

본인의 경험, 적용, 실천이므로 이보다 더 정확할 수 없다.

 

143 자녀가 아직 어린 나이일 때 대개 반대편 성의 부모와 더 친밀한 관계를 형성한다. 딸은 아버지의 영향권에, 아들은 어머니의 영향권에 속하는 것이다. 그러다 자녀가 여두 살 정도가 되면 이 관계가 바뀌어야 한다. 즉 딸은 어머니의 영향권으로 옮겨가고, 아들은 아버지의 영향권으로 옮겨감으로써 딸은 여자로서 살아가는 데 필요한 힘을 어머니에게서 얻고, 아들은 남자로서 살아가는데 필요한 힘을 아버지에게서 취해야 한다. 그러니까 아들은 아버지의 아들이 되고 딸은 어머니의 딸이 되어야 바람직하다. 그러지 못하고 딸이 여전히 아버지의 영향권에 머물거나 아들이 어머니의 영향권에 남아있으면, 성인이 된 후 그들이 남녀관계를 맺을 때 여러 가지 문제를 겪게 된다. 그러므로 아들이 일정한 나이에 이르면 아버지와 긴밀한 관계를 형성하도록 해야 그가 자연스럽게 남자들의 세계에 편입될 수 있다.

 

143 아버지와 어머니가 바로 너희의 뿌리이고, 너희는 거기서 자라난 이빨과 같아

 

부모 각자의 가치관

 

146 배우자의 가치관을 있는 그대로 인정해주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우리가 아이들에게 줄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삶의 교훈은 다른 사람의 가치관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존중하는 것이다.’이다. 그리고 아이들로 하여금 자신이 아버지와 어머니 두 분의 자녀이며 두 분에 의해서 양육되고 있음을 인식시켜 주는 것이다.

 

146 엄마라면 네가 이 일을 어떤 식으로 해나가길 원하는 지 너는 알고 있을 거야. 하지만 오늘은 아빠가 원하는 방식으로 일을 풀어가 보자.

 

147 이 원칙을 잘 지키면 부모역할 훈련효과를 볼 수 있다. 즉 자녀 양육과 관련g나 두 사람의 의견이 차례대로 반영됨으로써 자신의 생각이 온전히 반영되는 경험을 할 수 있으며, 배우자의 의견이 온전히 반영되도록 하면서 자신의 개인적인 통념을 옆으로 밀쳐두는 법도 배울 수 있다.

 

149 새 아버지와 사는 아이들의 경우 칸을 세 개로 나누어 목록을 완성하도록 했다. 한 칸은 엄마, 한 칸은 아빠, 한 칸은 새 아버지에 대해 쓰도록 했다. 이런 숙제를 냄으로써 나는 아버지가 설사 돌아가셨더라도 여전히 아이의 아버지로 남아있을 수 밖에 없다는 사실을 어머니들에게 상기시켜 주고 싶었다. 아이가 어머니의 새로운 배우자를 아버지라고 부른다고 해도 친아버지는 오직 한 분뿐임을 새롭게 인식시켜주고 싶었다.

 

150 (세 아들을 홀로 키우는 ) 그녀에게 만약 남편이 살아있다면 세 아들과 어떤 것을 공유했을 것 같은 지 물었다. 그러자 그녀는 남편이 있다면 아이들과 컴퓨터를 가지고 함께 재미있는 시간을 보냈을 거라고 대답했다. 그리고 그녀 역시 금요일 밤에는 아이들이 마음껏 컴퓨터를 가지고 놀게 내버려두었을 거라고 덧붙였다. “남편이라면 분명히 그렇게 했을 거예요. 하지만 제가 아이들에게 그렇게 하도록 허락하기는 쉽지 않네요.”

 

동료교사들에게

 

151 교사가 이 접근법을 직접 적용해 보고 싶다면, 먼저 버트 헬링거의 가족세우기 기법과 다른 가족 치료법을 활용한 워크숍에 여러 차례 참여해 보아야 한다. 그리하여 자기 치유 과정을 우선 경험해 볼 필요가 있다. 또 트레이닝 과정에도 참여하고 다양한 실습 경험도 쌓아보아야 한다. 그래야 이 접근법을 적용했을 때 드러나는 방대한 효과를 읽을 수 있는 능력이 생긴다.

 

151 내가 책을 통해 개인적인 경험을 나누고자 한 이유는 가족체적 법칙들이 교실 안에서 어떤 식으로 드러나는 지 보여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어찌보면 교실 안에서 내가 해온 모든 시도는 오직 한 가지 목적을 위한 것이었다고 볼 수 있다. 바로 각각의 가족체를 인정하고 존중할 수 있는 이해의 눈을 아이들이 갖게 하는 것이다. 아울러 교실에서의 가족세우기가 아이들 상호간에 존중하는 마음을 키워주고 상대방을 세심히 배려하도록 만들어준다는 점도 빠뜨릴 수 없다.

 

 

3. 조직체적으로 사고하기

 

조직체적 사고를 교실 안으로 가져오기

 

154 시간이 지나면서 나는 학교 생활의 형태를 더 중요하게 바라보게 되었다. 특히 하루를 시작하는 시점과 마무리하는 시점을 중요시했다.

 

154 수업시작 시점도 여기에 포함된다. 나 개인적으로는 교무실에서 동료교사들과 일상적인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시간을 희생해야 했다. 첫 번째 수업 종이 울리기 전 25분 전에 교실에 들어가 있으려면 다른 방법이 없었다. 아이들도 일찍 교실 안으로 들어오기 시작했다. 25분 동안 나는 굉장한 집중력을 가지고 아이들이 제출한 과제물을 살펴보았다. 상당한 에너지를 쏟아 과제물을 작성한 아이가 누구이며, 양심에 가책을 느끼고 있는 아이는 누군지, 과제물을 통해 극명히 알 수 있었다. 이 시간에 나는 과제물을 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감추려 드는 아이에게 새로운 과제를 내주기도 했다. 아침 8시가 되면 과제와 관련된 논의가 끝나고 모든 아이들은 말 그대로 새롭게 하루를 시작할 수 있었다. 그 시간 이후로는 단 1분도 과제를 해온 아이와 해오지 않은 아이 사이에 구분을 짓지 않았다.

 

155 몸짓으로 배우기

열한 살에서 열세 살짜리 아이들로 이루어진 교실에서 우리는 수업 시작 전에 먼저 노래를 부르기도 하고 시를 낭송하기도 했다. 그렇게 1년이 지나고 나서 우리는 학교 일과가 시작될 때마다 한 특정한 몸짓이 어떤 효과가 있었는 지 이야기했다. 가족 게임에서 경험한 것처럼 이 몸짓들은 수많은 낱말의 조합보다 훨씬 더 강력한 표현력을 가지고 있었다.

 

매일 아침 한 두명의 학생이 모든 아이들을 대신해서 학급 전체를 행해 가벼운 절을 했다. 그때마다 일종의 존경심이 담긴 에너지가 교실 안을 가득 채우는 것을 우리 모두 감지할 수 있었다.

 

그러면서 우리는 시를 읽었다. 일단 첫 번째 아이가 낭독을 끝마치면 두 번째 아이가 그 뒤를 이어받아 다음 구절을 낭독했다. 아주 길지 않은 시는 한 주가 끝날 무렵이면 모든 아이가 시 전체를 가슴으로 기억할 수 있게 되었다. 우리 반처럼 가슴으로 시를 만난다는 건 그 자체로 굉장한 도전거리가 아닐 수 없었다.

 

156 새로운 전통 만들기

나는 우리 바에서 새로운 전통을 만들기 시작했다. 매달 1일이면 우리는 그 시기에 맞는 노래를 부르면서 복도를 지나갔다.

 

157 “나에게 사전에 알리지 않고 이런 행위를 하는 건 명백히 규칙에 위배되는 일입니다. 선생님의 의도가 좋은 것은 알지만, 내가 이 학교의 결정권자라는 사실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나는 교장선생님의 말씀이 옳다는 걸 인정했다...대화가 끝나갈 무렵 교장선생님은 나를 긍정적으로 대해주었다. 내가 자신을 교장선생님으로 존중하고 있다는 사실을 그분이 알았기 때문이다.

 

158 아이들은 부진한 과목에 대한 보충수업을 받을 수도 있지만 그보다 먼저 새로운 일을 할 수 있게 되었을 때 느끼는 성취감 또는 기쁨이 어떤 것인지 경험해 볼 필요가 있었다.

너희가 춤을 출 때나 그림을 그릴 때, 축구를 할 때 자주 더 의식적으로 그 순간에 하는 놀이에서 기쁨을 느낄 수 있다면 수학이나 맞춤법도 더 쉽게 익히게 될 거야.”

 

159 이 경험은 아이들은 자신이 배우고자 하는 것을 해낼 수 있는 능력을 이미 가지고 있다는 내 믿음을 더욱 깊게 해 주었다. 교사는 단지 아이들에게 자신의 능력을 사용할 것인지 아닌지 결정할 수 있는 자유가 바로 아이 자신에게 달려 있다는 느낌을 심어줄 수 있으면 된다.

 

159 독일에서는 부모가 독일인이 아닌 경우 아이가 독일 땅에서 태어났다 하더라도 독일 국적을 갖지 못한다. 또 스위스나 다른 유럽 국가들처럼 이중 국적을 허용하지도 않는다. 그러다 보니 여러 세대에 걸쳐 독일에서 거주해 온 많은 사람들이 독일 시민권이 없는 상태로 살아간다.

 

이 아이들의 가정에서는 독일어가 아닌 모국어가 생활 언어로 사용되고 있다. 나는 이 아이들의 부모에게 집 안에서도 모국어를 쓰더라도 별도로 학교에서 제공하는 모국어 수업에 아이들이 계속 참석할 수 있게 해달라고 당부했다. 비독일계 부모들 중에는 아이들이 모국어인 터키 어나 세르비아 어를 잊고 독일어 습득에만 매진하도록 하는 게 아이의 장래를 위해서 더 나은 일이 아니냐고 주장하는 사람이 많았다.

 

나는 오히려 반대여야 한다고 생각했다. 어린아이가 경험하는 최초의 친밀감은 모국어를 배우면서 형성된다. 마찬가지로 주변에 대한 인식능력도 모국어 습득 과정에서 경험된다.

 

160 아이에게 모국어란 어린 시절에 내면에 형성된 느낌의 세계를 의미한다. 성장기의 아이에게 모국어를 잊어버리고 새로운 언어 체계를 받아들이도록 강요하는 것은 어린 시절 형성된 익숙한 세계로의 문에 빗장을 지르고 낯선 세계에 익숙해지라고 강요하는 것이다. 이로써 아이들은 자신의 느낌과 감정이라는 내면 세계에 심각한 손상을 입을 수 밖에 없다. 또한 아이들의 언어 습득 능력을 마비시켜 결과적으로 유아기적 감정 상태에 고착되도록 하는 부작용을 낳기도 한다.

 

이런 사실을 염두에 두고서 나는 아이들에게 급우들 앞에서 세르비아의 동요를 부르게 하거나 터키 동화책을 큰 소리로 읽게 했다.

 

161 굳이 특별수업까지 받으면서 독일어를 배우려고 할 필요가 없어. 네가 모국어에서 편안한 기분을 느끼게 되면 독일어는 저절로 익혀질 거야. 나는 그 아이들이 2개 국어를 구사하면서 얻게 되는 경험이 부럽다고 말해주었다.

 

163 나는 아이들이 가족체 관련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또 다른 방법으로서 끊임없이 균형을 추구하는 모든 에너지에 대한 인식 능력을 키우는 방법으로서 저울을 사용하곤 했다.

 

164 우리는 학급 활동의 하나로, 일정 기간에 걸쳐 매일 2,3분 동안 아이들이 느끼는 특정한 감정을 저울의 해당 위치에 표시했다.

 

165 우리는 가족 구성원 한 사람에게 무언가 긍정적인 변화가 일어난다고 해서 다른 사람들도 모두 그에 대해 행복해할 거라고 볼 수는 없다고 입을 모았다. 누군가는 그에 대해서 값을 치르게 되고, 때로는 변화의 기쁨을 경험한 사람 자신도 값을 치러야 할 때가 있다는 걸 알았기 때문이다.

 

167 모빌은 아이들을 나타내는 스물두 가지의 상징과 교과목 선생님들을 나타내는 일곱 개의 상징으로 꾸몄다....아이들은 모빌을 세게 치면 거기에 매달려 있는 모든 물체가 영향을 받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한 부분에서 일어난 변화가 나머지 모빌 전체에 영향을 끼치는 걸 보면서 아이들은 조직체적 시각에 대한 구체적인 인상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사람들이 생각하는 방식이나 행위에 변화가 일어나면, 그와 그가 맺은 관계에도 변화가 일어난다.”

 

171 아이들 모두가 참여하는 작은 프로젝트를 제안하고 실행하는 횟수가 늘면서 우리는 제법 큰 프로젝트에 도전해 보자는 결정을 내리게 되었다. =- 영화 만들기, 부모님들을 위한 노래와 시 낭송의 밤, 재활용 가능한 물품 조사하기, 수정액 사용 안하기, 어머니를 위한 시낭송 테이프

 

갈등을 해결하는 여러 가지 방법

 

177 아이들 사이에서 사소한 갈등이 발생할 때면 나는 가볍게 고개를 숙인 채 내가 너에게 잘못을 저질렀어.” 라고 말해보라고 권했다.

 

178 아이들은 존중하는 마음이 담긴 차분한 몸짓과 짧은 문구를 통해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규형을 되찾게 되었을 때 스스로에 대해서도 상당한 자부심을 느끼게 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또한 몸짓이나 문구 이면에 진심이 담겨있을 때만 화해에 이를 수 있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상황에 적합한 몸짓은 두 가지 효과가 있다. 우선 일종의 의식행위와 같은 몸짓은 우리 안에서 경외감을 불러일으킨다.

 

179 상황에 더 적합한 말. “오늘 제 시간에 등교하는 게 게 저에게 그다지 중요하게 생각되지 않았어요.” “늦게 온 게 진심으로 죄송하지 않기 때문에 뭔가 다른 변명거리를 찾아야겠어요.”

이 학급에서는 깊은 신뢰감이 형성되어 있고, 치유문구에 익숙한 아이들에게는 이런 솔직한 반응이 서로에게 허용되겠지만, 이런 솔직함은 비사교적으로 비춰질 수도 있을 듯

 

181 정의보다 가족적 결속감이 인간관계에서 우선시된다.

내 동생의 행동이 옳든 그르든 상관없이 나는 동생을 지킬거야.”

 

182 어쨎거나 상처를 입은 소년에게 작은 보상을 해줄 필요가 있었다. 그렇게 함으로써 소년뿐만 아니라 어쩔 수 없이 가해자가 된 여학생의 마음도 한결 가벼워질 것 같았다. 시간이 끝나고 교실로 돌아온 소년은 책상 위에 사탕 하나가 놓여 있는 것을 발견했다. 그리고 둘 사이의 갈등은 완전히 해소되었다.

 

184 순수한 죄책감

(발을 걸어 친구가 입원함) 자신이 양심의 가책을 느끼고 있다는 걸 깁스를 하고 입원해 있는 친구가 알아챌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을 찾되, 그것이 자신이 저지른 잘못과 균형을 이룰 수 있을 만한 것이어야 한다고 알려주었다. 나는 학급 아이들에게 어떤 제안도 소년에게 해서는 안되며, 소녀 스스로 방법을 찾고 행동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날 이후 소년은 12일 동안 매일 방과 후에 버스를 타고 병원을 찾아갔다. 학교를 나올 수 없는 친구에게 그날의 과제물을 알려주기 위해서였다. 아이는 자기가 한 행위와 균형을 맞출 만한 방법을 누구의 도움도 없이 찾아냈다. 소년의 부모님도 병원에 문병을 갔다. 이번 사건으로 원래 사이가 안 좋던 두 가족 사이의 갈등이 해소되었고, 양쪽 어머니들 역시 대화를 시작했다.

내가 죄책감을 느끼는 것의 균형을 잡을 수 있는 활동을 나도 해 보면 좋겠다. 예를 들어 잘못된 소개로 인한 불행한 결혼.

 

186 나는 소년이 스스로를 학급의 일원으로 소속시키기 다 집단 바깥에 존재하는 이방인으로 여기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라이너, 너도 우리 중의 하나란다.” 뒤이어서 스물 두 명의 학생이 줄을 지어서 한 명씩 똑같은 문장을 말했다.

 

187 내가 (공책정리를 깨끗이하라는 말에 거칠고 오만한 목소리로 대드는 ) 소년에게 내가 말했다. “여기서는 선생님이 큰 사람이야. 그리고 너는 선생님의 말을 따라야 해.” “그렇다면 네 자리로 돌아가지 말고, 교사인 내 책상 옆에 서서 내가 하는 일을 그대로 같이 하자”...나는 수업을 계속했다. 10분쯤 지난 후 소년은 제 자리로 돌아가 앉겠어요.” ..“네 급우들한테 돌아가겠다는거야?”

 

188 “저는 선생님만큼 큰 사람이예요.“라고 말하는 소녀는 방과후에 여동생 셋을 돌본다. 어머니가 일을 하는 동안 동생을 돌보고, 어머니를 대신해서 장 보고 저녁식사도 준비했다. 세탁도 소녀의 몫이었다.

나도 이런 일을 하는 때가 있었다. 이런 것이 아이에게 착각하게 하는구나

 

189 어머니를 대신해 집안의 안주인이 지고 가야할 책임을 떠맡은 소녀는 집안의 큰딸이면서 어머니이고 부인이었다. 가족체적 관점에서 보면 서열의 법칙이 파괴된 셈이다. 내가 아니면 안된다는 생각은 조직체 안에서 나의 중요성을 높여준다. 하지만 이 말은 곧 자신이 지고 갈 수 없는 훨씬 큰 크기의 짐을 떠맡아야 한다는 위험 부담을 안고 있다. 마치 말단 직원이 과정이나 부장이 져야할 책임을 대신 지고 가는 것과 같다. 내가 그들만큼 크다거나 다른 사람들보다 큰 사람이라는 만족감은 과중한 책임감으로 인한 부담감과 원망스러움으로 이어지게 마련이다.

 

190 교실 안에서 조직체적 기본 질서가 제대로 설 때 그것이 아이들에게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다준다.

 

190 학교는 비영리 집단으로 운영 체계가 확고히 잡혀 있다. 시야를 좁혀서 보면 교실 안에서는 교사가 가장 높은 자리를 차지한다. 나머지 학생들은 모두 같은 자리를 차지하되 학급의 행사나 특정한 프로젝트에 따라 약간의 차등이 생길 수 있다.

 

191 나는 무슬림 학생에게 신은 존재한다. 하지만 신은 모든 곳에 편재한다.”는 이슬람기도문 샤하다의 첫머리에 나오는 걸 아랍어로 적어서 문 위, 십자가 바로 옆 자리에 걸었다. 무슬림 학부모들이 나를 찾아온 이유다.

기적의 질문

192 드 세이지는 관계라는 맥락 안에서 발생하는 모든 활동을 협력으로 이해했다. 그는 우리가 공격성, 거부, 경쟁 의식 혹은 저항적 태도라는 딱지를 붙이는 것까지도 협력의 영역 안에 포함시켰다. 한마디로 그의 접근법은 공격적 행동을 하는 사람의 소속권을 박탈하기보다는 관계(, ‘너도 우리 중 하나야’) 라는 맥락 안에서 문제의 상황에 접근해 가자는 것이었다.

 

194 나는 최면요법 치료사인 군터 슈미트 Gunther Schidt 로부터도 새로운 기법들을 배웠다. 그 중 한 가지가 리프레이밍 reframing 즉 재구성법이다. 이는 특정한 일이나 경험을 새로운 맥락 속에 집어넣음으로써 문제를 바라보는 시각에 전적인 변화를 주는 방법이다.

가족체에서 학교라는 조직체로

 

195 우리는 교실에서 조직체인 가족체에 적용되는 규칙들을 가지고 논의하는 기회를 여러차례 가졌다.

- 어떻게 해서든 자신의 아버지와 어머니를 존경할 수 있게된 아이들은 행복하다.

- 가족체 중 나이가 더 많은 구성원이 더 어린 구성원보다 먼저 왔다.

- 가족이 우리에게 보호자 역할을 해주기 때문에 우리도 가족을 위해서 무언가를 해야한다.

- 가족 전체를 위해서 더 많은 일을 해야 하는 사람의 말이 다른 사라들의 말보다 더 영향력이 있다.

- 가족체 안에는 기본적으로 사랑과 결속감이 존재한다. (예컨대 누군가 아프거나 그릇된 일을 저질렀을 때)

- 자녀로서 너는 부모님이 다투는 모습을 볼 때 마음이 아프다. 그렇다고 해도 너는 네 뜻대로 부모님을 변화시킬 수 없다.

 

199 피난민 가정의 아이들은 자신들처럼 본래 살던 곳에서 쫓겨난 사람들을 언급했는데, 우리는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고향을 떠나 새로운 나라에서 뿌리를 내리고 정을 붙이고 살아가기 위해서 그들이 얼마나 많은 에너지를 쏟는 지 알 수 있다.

 

201 아이들은 교실 안에서 선생님의 위치가 가정에서 어머니의 위치와 비슷하다는 걸 알아냈다. 교장선생님의 위치는 아버지의 위치와 비슷하다고 아이들은 여겼다.

그래서 일부다처제인 무슬림 아이들은 혼돈이 있었다. 또한 교장이 여성인 경우 역시

 

202 토론을 통해 우리는 교실이 엄격한 조직체에서 살아있는 유기체로 바뀌었다는 걸 알아챘다.

 

203 전학 간 친구들에게 편지를 쓰기로 했다. 편지쓰기는 아이들 모두에게 일종의 안도감을 주었다. 어떤 면에서 보면 편지를 씀으로 해서 작별을 완료할 수 있었다.

 

204 무슬림 학생들은 서열과 관련되어 남다른 관심을 보였다. 열 살 남짓 된 남학생이나 여학생들은 서열의 문제를 이해하기가 쉽지 않았다. 집에서는 아버지와 남자들의 세계가 절대적인 중요성을 차지하는 것을 보고, 학교에서는 남녀평등에 대해 배웠다. 아이들은 어디에 기준을 두어야 할지 몰랐다.

 

205 우리는 집단 안에서 이미 동의되어 임으로 바꿀 수 없는 규칙부터 살펴보기 시작했다.

 

206 학기 초에 우리 반 아이끼리만 소풍을 간 이유는 아이들로 하여금 서로 알 수 있는 시간을 갖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206 집에서도 맥주 마시는게 허용된다면서 남학생들이 맥주 마시는 걸 하락해 달라고 했다. 나는 아주 단순한 이유를 들어 아이들의 요청을 거절했다. 학교에 속해 있는 나는 미성년자의 음주를 허용할 권리가 없으며, 만일 그랬다가는 교사로서 내 위치가 위태로워질 수 있다는 게 그 이유였다. 소년들은 내가 비협조적인 태도를 보이자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분통을 터트렸다. 소년들은 내가 비협조적인 태도를 보이자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분통을 터트렸다. 재미있는 것은 그 학기 내내 나에게 가장 협조적인 학생들이 바로 그 남자아이들이었다는 사실이다. 내가 아이들의 기분을 맞춰줄 요량으로 규칙을 어겨가면서까지 타협할 생각이 없다는 것을 알고 인정한 결과라고 생각한다.

 

207 나는 한계를 명확히 하지 않는 집안에서 자란 아이들을 수없이 많이 가르쳐왔다. 아이들은 부모를 제 마음대로 조종하고 있었다 .이런 가정 출신의 아이들은 대개 내가 명확한 한계선-그들이 가정에서 단 한 번도 경험해 본 적 없는-을 그어놓고 그것을 고수할 때 오히려 편안함을 느끼곤 했다.

 

207 아이들은 우리가 동의한 규칙을 존중할 때 자신들도 훨씬 자유롭게 행동할 수 있다는 걸 알아갔다. 나는 이러한 과정을 통해서 자유가 커지는 만큼 커지는 책임감을 아이들의 몫으로 남겨줄 수 있었다.

 

208 교실에서 대화없이 교감하기 실험

친구와의 대화를 최소화하고 그 대신 감각을 최대한 이용해 두 시간 동안 말없는 대화를 시도했다. 아이들은 감각능력만으로도 옆 사람에 대한 많은 것을 알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놀라움을 감추지 못햇따.

 

209 학급 안에 충만한 공동체의식과 오랫동안 함께해 온 가족 게임의 결과라는 걸 모두 알고 있었다. 실제로 가족 게임을 통해서 얻은 가장 큰 수확 중 하나인 상대방을 존중하는 태도는 교실 안에 유기체적인 학급 공동체를 창조해냈다. ’친구와 화해하는 시간이 전보다 빨라졌어요.“ 살아있는 유기체는 짧은 시간 내에 상처를 스스로 치유, 재생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음을 암시하는 말이다.

 

210 아이들과 학급은 유기체다는 주제를 가지고 실습을 한 적이 있다. 짝을 선택한 뒤 2미터 정도 거리를 두고 마주선다. 이제 아이들은 맞은편에 서있는 짝을 느껴본다. 두 번째는 눈을 움직여 상대방을 인식해 본다. 세 번째 단계에서 아이들은 맞은편 짝의 두 발이 놓여 있는 위치를 머릿속에 그려본다. 그런 뒤 짝의 자리로 옮겨가 짝의 신발 위치에 정확히 선다.

 

211 서로에 대해 인식할 수 있는 가능성이 커지면서 우리를 더욱 놀라게 하는 일도 많아졌다. 예컨대 어떤 아이가 두통에 시달리면 옆자리에 앉은 아이는 그걸 금방 감지했다. 급우 중 한 명이 좀 우울해하거나 몸이 안 좋을 때도 아이들은 그 아이의 몸이 드러내는 반응을 알아챘다.

 

212 아이들은 부모님을 마주보는 자리에 세워질 때 안정감을 느끼게 된다.

아버지 어머니 아버지 어머니

(네모난 식탁) (둥근 식탁)

 

셋째아이 둘째아이 첫째아이 셋째아이 둘째아이 첫째아이

 

213 어머니 혼자 아이를 키우는 경우의 자리 배치 . 어머니를 기준 삼아 왼편으로 태어난 순서대로 아이들을 앉히는 것이 중요

 

215 여러 실험을 통해서 아이들은 학급은 가족과는 다르다는 사실을 스스로 알아갔다. 예를 들어 고실 안에서의 자리 배치는 기본적으로 친밀감에 따라 이루어진다는 것, 어떤 자리는 다른 배치에 비해 집중력과 협력관계를 높여준다는 것, 자리를 너무 자주 바꾸는 것은 좋지 않다는 것.

 

216 1990년대 초반, 세르비아, 크로아티아, 알바니아, 보스니아 난민들이 대거 입학한 일이 있었다. 이 아이들은 끊임없이 자리를 바꿔앉으려고 했다. 이 아이들이 잠시도 한 자리에 가만히 있지 못하는 까닭은 자기 나라에서 도망쳐 나온 가족체적 에너지의 결과였다. 나는 이것을 도망 에너지 flight energy 라고 불렀다....처음에 선택한 자리에 그대로 앉으라고 말했다. 그리고 학급 아이들에게 자신들의 고향 이야기나 다니던 학교나 친구들 이야기, 피난 과정에대해 이야기해 보라고 권했다. 이는 여러 나라 출신의 아이들이 섞여 있는 우리반 전체에 좋은 영향을 끼쳤다.

 

216 교실 안에도 특정한 내적 질서가 존재한다는 게 분명했다. 이 서열은 학급 활동의 참여도와 아이들의 나이에 따라 결정되었다. 특히 학급 활동 참여도에 따라 서열을 매길 때는 명성(예컨대 축구를 잘 한다거나 춤을 잘 춘다거나)이 성적보다 더 높은 자리를 차지했다.

우리반 전원을 세워보기도 했는데 그 때에는 학급에서 노릇을 하는 아이들이 선생님과 나머지 아이들 사에 세워졌을 때 가장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전체에서 다섯 명 정도에 해당하능 이아이들에게는 급우들 사이에서 제일 윗자리가 주어졌다. 실제로 이 아이들 중에는 나이가 많은 아이도 있었고, 추구나 다른 활동에서 능력이 뛰어나 모두에게 선망의 대상이 되었으며 학습 성적이 좋은 아이도 있었다. 반장과 부반장도 이 무리에 끼어 있었다.

 

219 그때마다 나는 아이들에게 아무 때나 교실에 들어오는 것을 자제해 달라는 말씀을 교장선생님께 드리겠다고 하고 수업을 계속했다. 그렇게 말한 까닭은, 아이들 앞에서 교장선생님에 대해 부정적으로 이야기하면 아이들이 곧 내 편에 서게 될 테고, 그렇게 되면 교사로서 내 자신의 권위가 사라지게 되리라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학생들 앞에서 윗사람을 존중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아랫사람인 학생들이 나를 존중해주길 기대한다는 건 말도 안되는 소리였다.

 

아무리 교장선생님이 우리를 불편하게 하고 아이들이 그분을 싫어한다 해도 그는 우리 학교에서 제일 높은 자리에 있는 사람이었다. 그렇기는 하나 현실적으로는 이 서열을 상징하는 기념비가 아이들과 교사들의 눈앞에서 바르게 무너져내리고 있음을 부정할 수는 없었다.

 

 

4. 교실에서 활용할 수 있는 방법

 

최면 요법과 심상화

 

222 밀튼 에릭슨 milton Erickson은 지극히 독창적인 치료사로 조직체적 접근법을 일찌감치 활용한 사람이다. 그는 소아마비로 휠체어에 갇혀서 살아야 했다. 통증 때문에 수업을 진행하기 어려웠던 그는 자기 최면을 이용해 일종의 최면 상태인 트랜스 상태에서 강의를 진행했다.

 

222에릭슨은 과거-어쩌면 지극히 힘든 시간이었을 수도 있는 란 트라우마적인 사건들로 엮인 상처의 쇠사슬이 아니라 쓸모있고 이로운 경험들이 보관되어 있는 창고라고 가르친다.

 

223 에릭슨을 언급할 때 그의 최면 요법을 떠올린다. 그의 이론 중 가장 중요한 것은 무의식의 자기 치유 에너지다 이런 맥락 안에서 늘 만나게 되는 문구가 있는데 무의식적 마음이 의식적 마음보다 훨씬 더 현명하다는 것이다.

 

몸 안에 머물기, 상상력을 이용한 교실 안에서의 작업

224 배움이란 몸 전체가 참여하는 과정이다. 몸 안에 잠재된 모든 능력을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학교도 아이들의 생체리듬과 모의 자연스러운 욕구를 감안해서 짜여야 한다. 몸을 충분히 움직일 수 있는 시간, 몸에 대한 인식력을 키워주는 시간, 휴식 또는 의식이 고요해진 상태에서 조용히 침묵할 수 있는 시간이 있어야 한다. 일주일에 두세차례의 체육시간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225 상상력이 활발하게 작용하는 상태는 깨어있는 의식 상태와는 다르다. 최면 요법에는 이 상태를 트랜스상태라고 부르는데, 창의적인 사람들 과학자, 예술가, 발명가 이 해온 창조 활동의 주된 원천은 바로 이 상상력의 산물, 트랜스 상태의 산물이었다.

 

225 트랜스 상태에서 아이들은 자기 안의 내적 상태를 경험한다.

 

226 가톨릭 성당의 종소리가 들릴 때 3분간 침묵 시간 갖기. 우리는 이 종소리를 세상에는 우리가 하는 일에 방해를 주어도 괜찮은 일이 있음을 기억하게 해주는 암시로 삼기로 했다. 이마를 책상에 닿으면 교사가 말을 하기 시작한다. 교실 마루에 발바닥 전체를 붙이고 책상 위에포개 올린 두 팔 위에 이마를 올려 놓는다. 책상 위에 겉옷을 베개처럼 접어놓고 그 위에 올려놓는 아이도 있었다.

 

놀이를 하던 첫날은 3분 동안 몸의 여기저기를 인식해 보는 연습을 주로 했다. 발가락, 발바닥, 다리, 오른쪽 다리와 왼쪽 다리의 느낌이 일치하는지, 이완, 따뜻한지, ..그 다음날은 엉덩이와 다리에 집중. 더 따뜻한, 푹신한.

 

어떤 날은 몸의 특정 부분만을 중점적으로 다루기로 했다.

 

우리는 내장 기관 하나하나를 여행하기로 했다...교실 안에서 트랜스를 이용한 여러 종류의 여행을 시도했다. 실험이 거듭될수록 아이들은 트랜스 상태로 더 깊게 들어갔다.

 

230 부상당한 사람은 상상력을 이용해서 팔이나 다리가 치유되는 모습을 그려볼 수 있다. 나는 아이들에게 매일 상상 속에서 다치지 않은 다리와 깁스를 한 다리로 스트레칭과 운동을 했다고 이야기를 했다. 실제로 상상력을 이용한 다리 운동은 근육의 치유능력을 높여 회복을 빠르게 해준다.

 

231 그 당신 나는 뮌헨의 통증 치료 전문의로부터 최면 기법을 배우고 있었다. 대학 병원에서 암환자를 대상으로 치료하던 그는 나를 포함한 참여자들에게 그동안 말기 암 환자들과 해온 작업을 비디오로 보여주었다. 그는 유도 최면 기법을 이용해 환자들을 아주 깊은 이완상태에 이르게 함으로써 그들의 모르핀 의존도를 점차로 줄일 수 있었다.

 

232 몸 여행 중간중간 나는 가끔씩 아이들을 변형의 정원으로 이끌기도 했다. 들풀, 바람이 지나가는 큰 구멍이 뚫린 응회암, 무겁고 단단해서 센 바람에도 끄떡없는 화강암 덩어리, 열 걸음 만에 지구를 돌 수 있는 거인, 이끼 아래 조그만 공간에서 살아가는 난쟁이, 불가사의 새를 타고 하늘로 날아오르기...

 

열두살에서 열세 살 저옫의 아이들이라면 이런 식의 상상을 할 단계는 지났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아이들은 변형의 정원을 좋아했고, 실습이 끝나면 자신의 모험담을 들려주고 싶어했다.

 

233 아이들은 원해오던 것을 상상하는 것으로 여행을 시작하고 싶어했다. 예 악당에게 그가 받아 마땅한 대접을 상상 속에서 실컷 해주기

 

234 상상의 들판으로 나가 산들바람에 머리카락 나폴거리며 맨발로 따뜻한 풀밭 걸어다니다. 풀들이 종아리를 간질이고 새들의 노랫소리와 벌레들의 날개짓 소리로 사방이 소란스러운 봄날이었다. 풀밭을 지나자 숲이 모습을 드러냈다. 원하는 대로 숲 속을 탐험했다. 숲 속에는 멋진 집이 있다. 여기가 바로 바라던 학교다.

 

236 시간여행

교내 어딘가에 숨어있음직한 아주 높은 천정과 커다란 괘종시계가 매달린 방을 상상하기 .

 

237 나는 상상력의 힘을 교과 수업에도 활용했다. 이는 특히 역사수업 때 큰 효과를 발휘했다.

 

237 과거 바꾸기 시계를 사촌이 죽었을 때로 돌리기

미래 바꾸기 시계를 미래로 돌리기. 미래 계획하기는 아이들에게 상상력의 날개를 달아주었다.

미래의 10대 풍광과 비슷한 거네. 이또한 일종의 트랜스, 최면 요법일 수도

240 너는 오로지 너의 미래만을 계획할 수 있어.

 

패턴 깨기 밀튼 에릭슨과 버트 헬링거가 전하는 이야기

 

243 내가 중요하게 여긴 점은 아이들이 나쁜 습관을 가지고 있느냐가 아니라, 나쁜 습관을 통해서 그들의 무의식이 성취하고자 하는 것이 과연 무엇인가 하는 것이었다. 우리에게 보여주기 위한 무례한 태도는 자신이 교실 안에서 얼마만큼이나 소외감을 느끼고 있는지 보여주기 위한 수단이었다. 이 상황을 해소하는 마법의 문구는 너도 우리 중의 하나야였다.

 

249 금지어보다는 우화나 이야기가 더 직접적이다. - 버트 헬링거의 우화

 

249 우화나 이야기는 언어라는 의미 구조를 갖춘 도구를 사용하기는 하지만 이때의 언어는 이성을 향한 것이 아니라 무의식을 향한 것이다. 무의식은 이미지나 그림, 느낌 등으로 메시지를 전달받는다.

파괴적 행동을 하는 사람에게 왜 그러는지 이성적으로 해명하도록 요구하는 대신 코끼리를 향해 돌진하도록 내버려둠으로써 스스로 자신의 무력함을 느끼게 한다. 코끼리의 머리통을 후려치겠다고 종일 소란을 피우던 원숭이는 막상 코끼리가 나타나자 고작 돌에 코코넛을 내리쳐 쪼개는 것으로 소란을 끝냈다.

 

247 분노에 찬 원숭이

원숭이는 손에 무거운 코코넛을 들고 휙휙 움직이면서 온종일 사방을 뛰어다녔다. 원숭이는 밀림의 동물들에게 자기가 지금 몸집이 큰 코끼리가 나타나길 기다리고 있으며 코끼리가 나타나면 들고 있던 코코넛으로 녀석의 머리통을 세차게 후려칠 거라고 큰소리를 쳤다. 그러나 동물들은 이 원숭이가 무엇 때문에 그런 큰소리를 지껄이는 지 알지 못했다. 낙타도 그렇고, 사자도 그렇고, 코뿔소도 마찬가지였다. 어리둥절해진 동물들은 서로 그러니까 쟤가 왜 저러는데?” 물었지만 아무도 속 시원히 대답해주지 못했다.

마침내 코끼리가 모습을 드러냈다. 하지만 그처럼 소란스럽던 조그만 원숭이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다소곳이 있었다. 코끼리도 한 걸음 뒤로 물러나 혼잣말을 했다. “그러니까 재까 왜 저러는데?” 그러고는 곧 무리와 함께 쿵쿵거리며 그곳을 떠났다. 잠시 후 원숭이가 코끼리의 머리통을 후려칠 목적으로 지니고 있던 코코넛을 들고 나무 아래로 내려왔다. 원숭이는 바위에다 코코넛을 내리쳐서 두 쪽을 낸 뒤 그 안에 든 음료와 속살을 먹었다.

 

 

 

248 순회동물원을 운영하는 한 남자가 있었다. 하지만 그는 동물들에게 편안한 공간을 찾기가 너무 어려워 결국 이 일을 포기해야 했다. 그 중에서도 특별히 귀여움을 받던 몸집 큰 침팬지가 문제였다. 그러다 큰 동물원 소유주가 이 침팬지를 사들이게 되었다. 새 주인은 넓은 땅에 울타리를 치고 침팬지가 살 만한 우리를 만들어 주었다. 침팬지에게는 울타리 주변을 마음껏 돌아다닐 수 있는 자유가 주어졌다. 이 침팬지에게는 몇 시간씩 우리 안을 왔다갔다 하는 습관이 있었다. 새주인은 침팬지가 자유롭게 지낼 수 있도록 우리의 문을 열어두었다. 그런데 어쩐 일인지 침팬지는 우리 안에서 앞으로 다섯 걸음, 뒤로 다섯 걸음씩 왔다갔다 할 뿐 넓은 마당 쪽은 쳐다보지도 않았다.

어느 날 전 주인이 침팬지를 보러 왔다. 그는 침팬지가 마음껏 움직일 수 있는 넓은 공간이 주어진게 무척이나 기뻤다. 하지만 어쩐 일인지 침팬지는 비좁은 우리 안에서 앞뒤로 몇 걸음을 왔다갔다 할 뿐이 울타리 쪽의 넓은 공간으로 나올 생각을 하지 않았다. 이 모습을 보던 전 주인이 침팬지에게 물었다. “넌 왜 밖으로 나와서 마음껏 뛰어다니며 자유를 만끽하지 않는 거냐?” 그러자 침팬지가 전 주인을 물끄러미 쳐다보며 대답했다. “그건 제가 너무 오랫동안 앞뒤로 왔다갔다 하면서 살았기 때문이에요. 그런 생활에 아주 익숙해 있어서요.” 대답을 마친 침팬지는 다시금 우리 안에서 앞으로 다섯 걸음, 뒤로 다섯 걸음을 오가기 시작했다.

 

소집단으로 진행된 놀이들

 

258 이야기가 한참 진행되다가 갑자기 지극히 냉정한 결말에 이르는 헬링거의 동화들은 우리로 하여금 삶에 대해 철학적인 질문들을 던지게 만든다.

 

5. 교사들을 위한 가족세우기

조직체적 관점으로 아이들과 학교, 동료 교사를 대하기

 

260 자신의 가족적 배경을 진심으로 받아들이고 원래 가족과 평화롭게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가족체로부터 기인한 자신의 운명이 아무리 힘겹더라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런 교사는 학생들의 가족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태도를 취한다. 그들은 학생을 상대할 때 그 학생이 자신의 힘든 운명으로 인해 가족 안에서 어떤 역할을 맡고 살아가는 지 늘 마음에 둔다.

 

간혹 교사들은 학생의 원래 가족체가 처해 있는 상황을 보면서 아이들의 처지를 안타까워 할 때가 있다. 그러면서 아이로 하여금 가족에 대한 신의를 회복하고 교류감을 느낄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게 아니라 아이를 가정에서 떼어내 학교 안으로 더 깊숙이 몰아넣기도 한다. 하지만 이런 식으로 가치판단을 하는 것은 교사의 역할이 아니다. 그러한 행위는 오히려 아이와 교사 사이에 긴장감을 조성할 뿐이다.

 

260 학부모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직접적으로나 간접적으로 교사가 학부모에게 다음과 같이 말하면서 그들을 존중하는 태도를 보여줄 때, 부모와 교사 사이에 협력의 기운이 싹틀 수 있다. “저는 당신의 가족체 안에 존재하는 가족적 운명을 존중합니다. 저는 당신 가족 안의 문제점을 드러내거나 교사인 제가 부모님보다 더 나은 사람임을 학생에게 보여주려는 게 아닙니다. 제가 하고자 하는 것은 아이가 부모님을 배척하지 않으면서도 가정 바깥에 존재하는 세계를 탐구할 수 있도록 길을 제시해 주는 것뿐입니다.”

 

교사가 이런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을 때, 학생은 부모와 교사라는 두 개의 권위 사이에서 자신에게 맞는 자리를 찾을 수 있고 긴장과 갈등으로부터도 놓여날 수 있다. 동시에 교사는 학부모들에게 다음과 같은 무언의 메시지도 전달할 수 있다. “두 분의 딸을 학교에 안심하고 맡기셔도 좋습니다. 교사로서 제가 아이를 잘 이끌어가도록 하겠습니다.” 교사가 이러한 태도를 유지할 수 있을 때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동시에 교실 안에 사회적 공간을 창조하는 교사로서의 역할을 잘 수행할 수 있다.

 

261 교사가 아이를 가르치는 목적과 가치는 부모들의 그것과는 다르다. 교사는 학생들에게 리더로서의 역량을 보여주어야 한다. 교사는 아이들에게 교실에서 배우고 생활하는 동안 그들이 따라야 할 규칙을 준수할 수 있도록 학급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 또 여러 사람이 함께 생활하는 작은 사회적 공동체인 학급을 존중하도록 아이들을 이끌어야 하고, 급우들 각자의 운명을 서로 존중해 주는 태도를 갖도록 가르쳐야 한다.

 

261 아이들의 원래 가족을 존중한다는 것은 그 부모의 권위를 지지한다는 뜻이다. 학부모를 존중할 때 학생 앞에서 교사의 권위도 튼튼하게 자리를 잡는다.

 

학부모의 권위와 관련해 이처럼 명확한 태도를 갖는다면 교실은 물론 아이들의 가정 안에 존재하는 폭력적인 분위기도 바꿀 수 있다. 많은 아버지들이 학교로 나를 찾아와, 가정에서 그들이 아이들에게 보였던 부끄러운 행위에 대해 털어놓곤 했다. 그들이 교사인 나에게 그러한 속내를 꺼내놓을 수 있는 데는 이유가 있다. 그들의 가족 상황에 상관없이 부모님에 대해 내(교사)가 존경심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감지하면서 그들의 행위에 변화가 일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262 학교가 유기체적 집단이 되려면 학교 안의 서열 관계를 포함해 학부모-교사-학생[의 조직체적 구조가 확립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 교사는 기존에 확립되어 있는 구조를 유지하는 일부터 시작할 수 있다. 우선, 교직원 상호간의 업무 협조가 이루어져야 한다. 조직체와 관련된 연구 자료들을 보면 학생들 사이에 형성된 결속의 정도가 곧 교직원들 사이의 결속력을 반영해 준다고 한다. 나아가 그것은 교사들 사이에 서열이 존중되는지, 교직원들이 교장선생님의 지위를 존중하는 지의 여부도 보여준다. 서열과 지위를 존중한다는 말에는 선배 교사들(설사 그들이 구식이 되었다 하더라도)의 장점이 존중받으며, 학교를 위해서 크게 기여한 사람이 존경을 받고 또 그 노고에 합당한 보상을 받는다는 뜻을 담고 있다.

 

263 조직체 내의 서열을 존중한다는 말에는 각자에게 적합한 자리가 어디인지 제대로 인식한다는 뜻도 담겨있다.

 

예컨대 한 교사가 선배교사나 다른 동료 교사들과 불편한 상황에 놓여 있을 때, 교직원 집단이란느 작은 공동체에서 자신에게 적합한 자리를 의식적으로 지키면서 그 이상을 넘어서지 않는다면 이는 그에게 자신의 권리를 효율적인 방식으로 주장할 수 있는 에너지를 줄 것이다. 하지만 스스로를 이방인으로 여기는 교사에게는 이런 태도를 취하기가 몹시 어려운 것이다. 설사 부당한 지시를 하는 교장이나 관리자에 맞서 개인 차원에서나 집단 차원에서 항의할 필요가 있을 때조차도, 교사나 교직원들이 학교 조지게라는 구조 안에서 교장이나 관리자의 위치를 인정할 때가 그렇지 않을 때보다 해결점을 찾을 가능성이 높다.

 

자신에게 적합한 위치를 잘 알고 있는 교사라 해도 학생들로 하여금 교사의 권위를 존중하도록 이끌기란 여전히 쉽지 않은 과제이다.

 

264 교사들을 대상으로 한 슈퍼비전 모임에서 나는 특이한 부류의 교사군을 접하게 되었다. 이들은 내가 아이들의 부모나 다른 교사들보다 더 아이들을 잘 다룰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이 교사들이 가진 이런 위험한 태도는 성공해야 한다는 엄청난 내적 압박감으로 작용하게 마련이다. 우선 그들은 의식적으로든 무의식적으로든 아이들의 부모와 자신을 경쟁 관계로 만든다. 당연히 자신이 학부모보다 나은 부모임을 성공적으로 입증하기 위해서 불필요하고 과도한 행위를 하게 된다. 또한 다른 교사들을 아이들의 교육을 담당하는 동료로 보는 대신 물리쳐야 할 경쟁자로 여기게 된다.

이런 태도를 가진 교사를 학생들은 선생님이 아니라 또래 친구처럼 대한다. 학생과 교사 간의 무의식적 동료 관계는 아이들의 내면에 불안감을 일으키고, 결국 학생들이 학교 규칙을 쉽게 파괴하기에 이르는 좋지 않은 결과로 이어진다. 이 교사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서열의 존중이다.

 

265 서열 구조에 대해서 느끼는 불편한 감정의 정도는 교사들이 학교에서 느끼는 감정적 어려움의 정도에 비례한다. 하지만 내 경험에 비추어보면, 학교 내의 서열을 인정할 수 있어야만 학생들 앞에서 교사로서의 권위를 유지할 수 있다. 또 그래야만 학부모들로부터 학교에 대한 신뢰를 얻어낼 수 있다.

 

교사와 학부모를 위한 슈퍼비젼 세션

 

267 학교 조직 세우기 역시 슈퍼비전 모임에서 자주 사용하는 도구이다.

 

269 나는 동정심과 감정이입(혹은 공감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의 차이점을 언급한 뒤, 상황을 있는 그대로 놔둔 상태로 다른 사람의 운명을 존중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이야기했다. 버트 헬링거는 치유사들에게 감정이입의 위험성에 대해서 여러 차례 강조한 바 있다. 한 마디로 내담자(이 경우에는 딱한 처지에 놓인 자기 반 학생)의 처지에 감정이입이 된 치유사(교사)는 자기 자리를 온전히 지킬 수 없고 치유는 성공을 거둘 수 없게 된다. 이 말은 치유사와 내담자 사이의 수평적 관계가 깨지고 부모와 자녀와 같은 수직적 관계가 형성됨으로써 내담자를 누군가의 도움없이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는 어린아이 취급을 하게 된다는 말이다. 이때부터 헬링거가 치료적 관계라고 부르는 관계가 형성된다. 치유사는 부모가 자식을 염려하듯 내담자를 걱정하고, 내담자 역시 부모에게 의지하듯 치유사에 감정적으로 의지하는 것이다. 결국 감정이입이 된 치유사는 내담자가 지고 가야 할 운명의 짐을 덜어주려는 무모한 시도를 하게 된다. 결국 그는 내담자의 운명에 끼어듦으로써 내담자의 무의식 안에 더 큰 혼돈을 일으킨다. 불행히도 이러한 치유사는 아무도 도와줄 수 없다. 누구도 다른 사람의 짐을 대신 지고 갈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치유사는 가장 먼저 내담자의 운명, 또 그의 가족체적 운명을 존중해야만 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치유사와 내담자 사이에 거리를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 이것이 바로 치유사가 자기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어야 한다는 말의 의미이다.

 

271 프란츠가 소년의 부모 자녀 관계에 끼어들어 스스로 더 나은 아버지 역할을 하려 했을 때 아이는 뒤로 물러설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프란츠가 아이를 가르치는 교사로서의 자리를 지키면서 소년의 운명을 받아들이자 아이와의 관계도 나아지고 편안해졌다. 프란츠는 자신의 아버지에 대한 충족되지 않은 그리움을 소년에게 투사하려 들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제 그는 소년의 아버지만이 소년에게는 유일한 아버지요 가장 잘 맞는 아버지임을 인정하게 되었다.

 

278 내 개인적인 경험을 보면 아이들은 교사가 자신의 부모와 어떤 관계를 형성하고 있는가에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다. 나는 아이들이 교실에 앉아 있는 동안 자신들의 부모로부터 힘을 얻게 된다는 점도 아이들에게 말해주라고 말했다.

 

279 학교 조직체에 몸담고 있는 교사로서 안드레아는 교장선생님은 물론 교육위원회와 원만한 관계를 유지해야만 한다. 그녀는 윗사람의 권위를 인정하기 어려워한다. 그 결과로 안드레아 역시 학생들 앞에서 교사로서의 권위를 인정받지 못했다. 윗사람의 권위를 인정하지 못하는 태도는 원래 가족 안의 얽힘 관계에서 기인한다. 자신의 아버지를 존중하지 않는 사람은 다른 어떤 권위에 대해서도 적대적인 태도를 갖게 마련이다. 아버지의 자리를 온전히 인정하지 못하는 사람은 어떤 집단에 소속되더라도 상사와의 관계에서 똑같은 문제와 마주치게 된다.

 

280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난 뒤에야 그녀는 아버지의 힘을 받아들일 수 있게 되었다. 이 일이 가능해지자 상급자들의 대리인들도 안도감을 느끼게 되었다. 상급자들은 하급자가 자신의 권위를 인정하고 있는 지 아닌 지 무의식적으로 감지할 수 있다. 하급자가 상급자의 권위를 인정할 수 있을 때 그 역시 자신의 위치에 적절한 권위를 당당히 취할 수 있다. 하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자신의 권위가 인정받지 못하는데 대한 압력을 주변에 가하게 되고, 윗사람을 존경하지 않는 데 따른 내적 갈등으로 인해 끊임없이 에너지를 소모하게 된다.

 

285 학생들은 간혹 교사가 아픔을 느끼는 지점에 무의식적으로 손가락을 푹 찔러 넣을 때가 있다. 교사가 자신의 아픔을 인식하고 가슴으로 받아들이면 이런 현상은 일어나지 않는다. 아울러 자신과 유사한 경험을 가지고 있는 아이들의 고통을 있는 그대로 존중하고 받아들이면 둘 사이의 관계가 명확하게 정리된다.

 

288 나는 너의 운명을 존중해. 나는 네가 이모에게 생명에 대한 빚을 지고 있다는 걸 알아.

 

288 나는 아이들이 아버지나 어머니의 이전 배우자와 자신을 동일시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특히 위의 사례처럼 자신의 생명이 부모 중 한 사람의 이전 배우자의 죽음과 연과되어 있을 경우 동일시는 피하기 어렵다.

 

6. 몇 가지 좋은 소식

 

306 당신은 배움을 위한 선행조건이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을 것이다. 그 선행조건이란 무엇인가? 바로 경험이다.

 

306 학교에서의 조직체적 작업은 다른 개념이 학교 안에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해준다. 학교는 경험의 대체물이 아니라 경험의 터전으로 역할 할 수 있다.

 

교사들을 위한 몇 가지 조언

 

312 가족체적 운명에 대해 인식하게 되면서 운명을 상대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으며, 그저 인정하는 수밖에 다른 길이 없음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감사의 말

 

313 먼저 지난 몇 년 동안 나에게 다양한 치유법을 안내해 준 스승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다.

 

313 많은 사람들이 내가 이 책을 쓸 수 있도록 도움을 주었다. 나는 그들 모두에게 마음의 빚을 지고 있다.

 

참고문헌

치유관련도서와 학교관련 도서가 나뉘어 소개된다.

나는 헬링거 동화나 우화를 다룬 책에 대한 정보를 얻고 싶었으나 독일어 서적이라 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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