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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마음을

2015년 8월 21일 19시 25분 등록

매주 수요일 오후엔 붓글씨를 씁니다. 제가 사는 아파트에 서예동호회가 만들어졌거든요. 붓글씨는 2011 안식년 휴가 동안 1 정도 썼습니다. 그때는 백화점 문화센터에서 한글 서예를 배웠습니다. 대부분의 회원이 60 여사님들이라, 30 후반인 저는 최연소 회원으로 미스 통했습니다. 요즘은 한문 서예를 배우고 있습니다. 서예 선생님은 머리와 눈썹이 새하얀 노신사입니다. 어찌나 꼼꼼하게 가르쳐 주시는지 2시간 동안 자리에 앉지도 않으십니다. 퇴직하신 남자 어르신 셋과 40 초반의 주부 , 회원 다섯 명이 머리를 마주하고 글씨를 씁니다.

 

오늘 선생님께 호를 받았습니다. 고매한 학자들만 갖는 호를 제가 받다니요! 감개무량합니다. 호는 월정(月丁)입니다. 사주에 기운이 부족해 밤에 제일 밝은 빛인 , 그리고 강한 기운을 의미하는 고무래 丁자를 썼다고 하셨습니다. 동호회에서 저는 앞으로  월정 선생으로 불리게 됩니다. 어때요? 어울리나요? 다산 정약용 선생처럼 훗날 저도 사람들에게  월정 유재경 선생으로 불릴 날이 올까 생각해봅니다.

 

선생님께서는 사주도 봐주셨습니다. 저는 아주 좋은 사주를 타고 났다고 하셨습니다. 인생에 굴곡이 없고 먹고 사는 일에 걱정이 없는 사주라고 합니다. (그랬나 싶은데요?) 그런데 지금껏 성과를 올리지 못한 것은 아직 대운을 만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물었습니다. “ 대운은 도대체 언제 열리나요?” 선생님께서는 마흔 여덟이 되는 해에 운이 트이기 시작한다고 하셨습니다. (이제 5 남았네요.) 지금 하는 노력들은 창고에 차곡차곡 쌓이고 있는데 창고가 열리는 시기가 바로 40 후반이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저는 예술적인 재능이 아주 뛰어난 사람이라고 하네요. (맙소사, 지금껏 예술과는 담쌓고 살았었는데!) 글을 쓰는 일은 저에게 아주 맞는 일이니 계속 하라고 하셨습니다. 나이 셋이 되면 베스트셀러도 나올 있다고 하셨습니다. (제발, 그런 날이 왔음 좋겠네요!)

 

사주를 보면 대부분 비슷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저는 흙의 기운이 강한 사람인데 겨울의 흙이랍니다. 그래서 불의 기운이 부족하다고 합니다. 남편은 나무의 기운이 강한 사주라 저랑 잘 맞는다고 하네요. 저는 부모복, 남편복, 자식복을 고루 타고 났다고 합니다. 몇 년 전에 본 사주에서는 자식 중 하나는 유럽으로 이민을 간다는 말도 들었습니다. 세계적인 인재가 되어 출세를 한다네요. (할머니가 되면 비행기를 자주 타게 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저의 수명은 95세 이상이랍니다. 그런데 유병장수, 골골장수를 한답니다. 하하하! 사회적인 운에 있어서는 평생 꾸준히 조금씩 좋아지는 추세상승선을 그린다고 했습니다. 더디게 발전하지만 여든이 넘어서까지 활발한 활동을 할거라 했습니다. 저는 언변이 좋고 남을 가르치고 이끄는 능력이 있는데 책을 열심히 쓰면 성과가 있을 거라 했습니다. (역시 돈 내고 보는 사주에서는 좋은 말을 많이 해줍니다!)

 

새로운 책을 구상하고 있습니다. 책이 나올 때마다 기대를 품지만, ‘혹시나는 항상 역시나로 끝을 맺습니다. 그래도 저는 책이 또 쓰고 싶습니다. 독자의 니즈와 시장의 트랜드를 꿰고 있는 출판전문가에게 의견을 듣고 싶어 편집자 몇과 논의를 하기도 했지만 결론은 책쓰기는 온전히 작가의 몫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결국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세상에 하는 것이 최선인 것이지요.

 

서예 선생님이 봐주신 사주가 맞는다면, 앞으로 5년간 제가 내는 책들은 큰 성과를 거두지 못할 겁니다. 그리도 저는 계속 쓸 겁니다. 왜냐구요? 이미 책을 쓰지 않고는 못 배기는 사람이 되어 버렸기 때문입니다. 당신은 어떤가요? 손해 보는 일인데 자꾸 마음이 가는 일이 있지 않나요? 그 일이 혹시 영혼의 안식과 충만함을 주는 일이지 않나요? 당신에게도 그런 일이 있다면 계속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알림] 1인 기업가 재키의 일상이 궁금하다면! http://blog.naver.com/jackie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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