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용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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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 편지 말미에 이렇게 썼습니다. “마흔아홉 살의 유효시간이 이제 딱 일주일 남았습니다. 쉰 살을 하루 앞둔 다음 주 편지에는 그 꿈틀대는 무언가를 털어놓을 생각입니다.” 쉰 살을 앞두고도 내 안에는 꿈틀대는 것이 있다는 고백이었습니다. 이제 사십대의 마지막 한 시간을 앞두고 내 안에 꿈틀대온 그것을 소개합니다.
나는 오늘 종일 방 안에 틀어박혀 그간의 계획을 공고문 형태로 바꾸었고 조금 전에 그 계획을 완성했습니다. 그 계획은 다음과 같은 배경 설명으로부터 시작합니다.
“삶은 오직 한 번 뿐!
이 단순하고 엄중한 사실을 절실하게 깨달은 자, 가짜 인생을 살 수 없습니다. 진짜 인생을 살고 싶어집니다. 그는 더 이상 세상이 세워준 기준인 거죽과 허울을 추구하느라 삶을 허비하려 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자기 안에 고이 접혀 터지기를 기다리고 있는 삶의 본질을 추구하게 됩니다. 세상의 기준에 끌려가는 그 강제적인 삶을 멈추고 내적 기준이 요구하는 자발적인 삶으로 향하게 됩니다. 그것은 살아내야만 하는 부자연한 삶이 아닙니다. 대신, 살고 싶은 삶으로 자신의 나머지 삶을 채우려는 삶입니다. 진짜 제 인생을 살려는 삶입니다. 그런 삶을 나는 ‘자연스러운 삶’이라 부릅니다.
사십 대의 십년을 자연의 가르침에 귀기울이며 ‘자연스러운 삶’을 탐구하고 또 추구해 온 내가 어느새 쉰 살을 맞았습니다. 쉰 살을 맞이하는 내 안에서 꿈틀대며 솟구치려는 자연스러운 열망이 있었습니다. 지난 십 년 한 그루 나무가 되기 위한 삶을 살았다면 이제는 숲을 이루는 삶으로 나가고 싶다는 열망, 그것이 꿈틀거림의 본질이었습니다. 그 내적 열망을 따라 나는 ‘(가칭)자연스러운 삶 연구소’를 세우기로 했습니다. 이 연구소를 통해 앞으로 나는 ‘자연스러운 삶’을 살려는 사람들을 도울 계획입니다. 앞으로 선발할 연구원들과 함께 ‘자연스러운 삶’에 대해 더 깊게 탐구하여 더 깊은 통찰과 지혜를 얻으려 합니다. 통찰과 지혜가 조금씩 쌓이고 쌓이면 그 성과를 바탕으로 다양한 사람들에게 ‘자연스러운 삶’을 도울 수 있는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진행해 볼 계획입니다.
2016년은 그 출발의 원년이 될 것입니다. 함께 할 1기 연구원을 모집하는 일로부터 그 첫 걸음을 내딛고자 연구원 모집공고를 내게 되었습니다.
절박한 열정과 의지가 있는 분들의 많은 참여바랍니다.'
내 안에 꿈틀대던 그것은 바로 ‘한 그루 나무로 사는 내가 숲의 한 자리를 채우는 삶으로’ 나아가고 싶다는 열망이었습니다. 이어지는 모집 공고에 포함된 지원서 작성 안내에는 ‘자신에게 가장 큰 영향을 준 사람, 자신이 가장 닮고 싶은 사람을 쓰세요.’라는 요구가 있습니다. 이것은 나에게도 똑같이 해본 질문입니다. 나는 당연 내 삶의 전환에 가장 큰 영향을 주신 스승님 그분을 꼽았습니다. 숲이 그렇게 깊어집니다. 누군가의 탄생과 성과와 소멸이 다른 생명의 삶을 일으켜 세우고 다양성을 키워 더욱 푸르고 깊고 향기롭게 합니다. 스승님이 많은 제자들의 삶을 일으키셨고, 나 역시 그 중 한 사람. 이제 나도 받은 것의 일부를 숲으로 되돌리는 작업에 참여하려 합니다. 나무에서 숲으로 전환해 가는 여행의 첫 번째 길벗을 기다리는 연구원 모집 공고는 여우숲 홈페이지(www.foxforest.kr)에 올려놓겠습니다.
2015년 한 해 나의 편지를 읽어주신 그대,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기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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