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오늘의

마음을

마음을

2016년 1월 8일 12시 44분 등록

벌써 15년도 더 된 일입니다. 결혼 문제로 아버지와 언쟁을 벌이다 지갑도 핸드폰도 없이 집을 뛰쳐 나오게 되었습니다. 집으로 다시 돌아가자니 너무 자존심이 상했습니다. 하지만 기억나는 전화 번호도 동전 한 푼도 없었습니다. 눈물을 흘리며 거리를 배회하는데 전투경찰 두 어명이 지나가는 것이 보였습니다. 한참을 망설이다 그 중 가장 착해 보이는 이에게 말을 걸었습니다. "(울먹이며) 저기요. 제가 사정이 있어서 지갑을 집에 두고 나왔는데요. 저한테 돈을 조금 빌려주실 수 있으세요? 계좌번호를 적어 주시면 내일 송금해 드릴게요.(훌쩍훌쩍)" 청년은 곤란한 표정으로 어쩔줄 모르더니 주머니에서 구겨진 만 원짜리 한 장을 꺼내 저에게 내밀었습니다. 그리고 계좌번호도 적어 주더군요. 저는 그 돈으로 고속버스표를 한 장 샀습니다. 당시 남자친구였던 남편에게 가는 차였습니다. 좌석에 앉으니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그래. 내가 지나가던 사람에게 돈도 빌렸구나. 이제 못할 일이 뭐 있겠나!"  

 

그런 생각이 들었던 때가 또 있었습니다. 새벽 4시에 병원에 도착해 오후 4시까지 12시간 진통 끝에 자연분만으로 아이를 낳았습니다. 악마에게 영혼을 팔고 싶을 정도의 극심한 고통이 지나가고 몸에서 불덩이가 쑤욱하고 빠져나오는 듯한 느낌이 들더니 이내 고요한 평화가 찾아 왔습니다. 간호사가 아이를 품에 안겨주는 순간,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가 아이도 낳았구나. 이제 못할 일은 없겠다."  

 

캐나다의 정신과 의사 J.T. 맥커디는 <사기(士氣)의 구조 The Structure of Morale>라는 책에서 2차 세계대전 때 독일군이 런던을 폭격한 뒤 런던에 있던 사람들을 세 종류로 나눕니다. 첫째는 사망한 사람들. 둘째는 폭격을 거의 맞을 뻔한 사람들. 셋째는 폭격이 멀리 빗나간 사람들입니다. 이 중 '폭격이 멀리 빗나간 사람들'은 불사신의 느낌을 맛보면서 흥분에 빠지는 양상을 보입니다. 맥커디는 말합니다.   

 

"우리 모두는 공포에 쉽게 빠질 뿐만 아니라 두려워하는 상태가 되는 자체를 두려워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공포를 극복하면 희열감을 얻는다. 우리가 공습으로 공포에 빠질까봐 두려워해왔다면, 실제 상황이 되었을 때는 다른 사람들에게 침착한 겉모습만 내보인다. 그리고 우리가 현재 안전한 상태라면 예전의 우려와 현재와 안도감, 그리고 안전하다는 느낌 사이에서 오는 대비 덕분에 자신감이 생겨난다. 이 자신감이 바로 용기의 아버지이자 어머니다."  

 

대부분의 직장인들은 말합니다. "변화해야 한다는 것은 알고 있습니다. 불타는 갑판에서 뛰어 내리지 않으면 언젠가 타죽게 되겠죠. 하지만 변화가 너무 힘들어요. 지금 상태가 마음에 들지는 않지만 뭔가를 위해 노력하는 것보다는 편하거든요. 변화를 위해 감수해야 하는 수고와 고통을 피하고 싶습니다." 그들에게 저는 이렇게 말해주고 싶습니다. "용기를 내보세요. 자신을 시험해 보세요. 당신은 무한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다만 그것을 확인하지 못했을 뿐이죠. 그 가능성을 확인한 순간, 당신 마음 속에 자신감의 램프가 열리며 마법의 지니가 나올 것입니다. 그럼 원하는 것을 할 수 있을겁니다."  

 

저는 지금도 생각합니다. '그래, 그 때 그 사람에게 돈을 꾸길 잘했어. 아기를 낳은 것도 참 잘한 일이야. 이제 못할 일이 뭐 있겠어? 용기만 내면 다 할 수 있지.' 그대는 어떤가요? '그 때 그 일을 하길 참 잘 했어.'싶은 일이 있나요? 새해를 맞아 변화를 시도하고 있나요? 하지만 그것을 실행하기가 귀찮고 힘이 드나요? 한 번만 용기를 내보세요. 그것이 용기를 얻는 유일한 방법이랍니다. 당신을 응원할게요!   

           

  

[알림] 매일 아침 6시, 1인 기업가 재키의 블로그에는 어떤 글들이 올라올까요? 궁금하다면 클릭! http://blog.naver.com/jackieyou

IP *.134.210.167

덧글 입력박스
유동형 덧글모듈

VR Left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376 [용기충전소] 자존감을 높이려면 바꿀 한 가지 [1] 김글리 2021.04.02 1668
2375 [화요편지]익숙한 것과 결별하기 전 반드시 챙겨야 할 것 [2] 아난다 2021.06.22 1670
2374 당신 역시 왜 아니겠는가? 김용규 2015.06.11 1674
2373 서른아홉번째 편지 - 1인 기업가 재키의 친정엄마와 3박 4일 재키제동 2016.01.29 1675
2372 아날로그 소금의 맛 차칸양(양재우) 2016.08.09 1677
2371 다녀왔습니다. 여행을 書元 2015.08.22 1682
2370 당신의 세계를 많이 만들어라. 한 명석 2015.07.29 1685
2369 쉰아홉번째 편지 - 1인 기업가 재키의 혼자 있는 시간 재키제동 2016.06.17 1686
2368 산에 가기 위해 사직서를 썼다 [3] 장재용 2020.11.10 1686
2367 명사를 줄이고 형용사를 늘리는 일상 김용규 2015.05.14 1689
2366 자기 이유 한 명석 2015.08.26 1689
2365 <알로하의 영어로 쓰는 나의 이야기> 영어로 쓴 나의 첫번째 책 [1] 알로하 2021.09.12 1697
2364 여덟번째 편지 - 1인 기업가 재키가 제안하는 결정의 저울 재키제동 2015.06.19 1702
2363 아홉번째 편지 - 1인 기업가 재키의 책쓰기 재키제동 2015.06.26 1705
2362 [용기충전소] 기회를 만드는 질문 하나 [1] 김글리 2021.06.18 1707
2361 [알로하의 두번째 편지] 생명의 탄생과 늙음의 행복을 표현하는 춤 알로하 2021.01.31 1710
2360 지나간 봉우리는 잊어라 [3] 장재용 2021.03.02 1711
2359 첫번째 편지 - 재키의 1인 기업가로 살아가기 재키제동 2015.05.01 1713
2358 독서는 작은 자살이다 연지원 2015.12.07 1715
2357 <아티스트웨이 창조성 센터>에 놀러오세요. 로이스(旦京) 2016.05.08 17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