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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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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1월 15일 08시 46분 등록

수수한 인상의 그녀가 담담한 표정으로 면접장에 들어섭니다. 차분하게 질문에 답하더니 점차 기분 좋은 활기가 방안에 퍼집니다. 자신의 일에 대해 이야기를 할 때는 심지어 눈에서 하트가 뿅뿅 나옵니다. 얼굴에 함박 웃음을 띤 그녀가 자신이 이 일을 하게 된 이유를 이야기합니다.  

 

그녀는 대학에서 화학을 전공했습니다. 하지만 연극반 활동을 하면서 공연예술에 대한 꿈을 키웠죠. 졸업 후 화학회사에 다니며 평범한 직장인으로 살았지만 일본 여행 중 가부키 공연을 보고 잊었던 꿈이 되살아났습니다. 결국 그녀는 대학원에 진학해 공연예술을 공부했고 모 아트센터에서 무대기술 담당자로 수년간 일했습니다. 그러던 그녀에게 일생일대의 기회가 찾아왔습니다. 흠모했던 이미지 연극의 대가가 우리 나라를 방문해 공연을 하기로 했다는 것입니다. 마침 그 공연을 함께 할 스탭도 모집한다는군요. 그녀는 안정된 직장을 버리고 계약직으로 그의 공연팀에 합류했습니다. 그와 함께 한 시간은 그녀에게 꿈같은 시간이었습니다.  

 

저는 그녀의 당락을 알지 못합니다. 하지만 걱정하지 않습니다. 그녀는 어디에 있건 자신의 일을 즐기며 최선을 다할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그녀를 보면서 구본형 선생님 책에서 만난 포타 라모가 떠올랐습니다. 그는 멕시코시티의 시장에서 양파를 파는 늙은 인디언입니다. 어느 관광객이 다가와 양파 전부를 얼마에 팔겠냐고 묻습니다. 그러자 포타 라모는 절대 전부를 팔지 않겠다며 이렇게 말합니다.  

 

아닙니다. 나는 내 삶을 살려고 여기에 있습니다. 나는 이 시장을 사랑합니다. 북적대는 사람들을 좋아하고, 붉은 서라피 모포를 좋아합니다. 나는 햇빛을 사랑하고 바람에 흔들리는 종려나무를 사랑합니다. 나는 페드로와 루이스가 와서 브에노스디아스라고 인사하고, 담배를 피우며 아이들과 곡식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여기서 친구들을 만나면 즐겁습니다. 이게 바로 내 삶입니다. 그 삶을 살기 위해서 여기 이렇게 하루종일 앉아 양파를 파는 것입니다. 그러니 당신에게 이 양파를 몽땅 다 팔아버린다면 내 하루도 그걸로 끝나고 말 겁니다. 그렇게 되면 나는 사랑하는 것들을 다 잃게 되지요. 그러니 그런 일은 안 할 것입니다.” 

 

커리어 컨설팅과 코칭, 그리고 전문면접관으로 많은 직장인을 만나지만 포타 라모나 그녀같은 사람은 정말 찾아 보기 힘듭니다. 일이란 그저 먹고 살자고 하는 것이고, 일을 제대로 할 수 없는 수만가지 이유에 갇혀 불평불만만 하는 이들이 많습니다. 자신의 일을 사랑하는 사람에게서는 활기가 느껴집니다. 그리고 그것이 주변 사람들에게도 전염되지요.      

 

그대는 어떤가요?  

일에 대해서 이야기할 때 얼굴에 생기가 돌고 눈에서 하트가 나오나요? 

밥벌이의 고단함에 찌들어 일의 의미에 대해서는 생각할 여력이 없으시다구요? 

포타 라모나 그녀가 그대를 만난다면 어떤 이야기를 할까요? 

          

  

[알림] 토크쇼 <재키가 만난 구본형의 사람들>의 첫번째 시간이 오는 2월 18일 목요일 저녁 7시 30분 마련됩니다. 장소는 차병원 사거리에 위치한 삼성생명 정도지점(언주역 4번 출구 KJ타워 14층)인데요, 세부 사항은 곧 공지하겠습니다. 토크쇼에서는 '굿바이 게으름'의 작가이자 정신과 전문의 문요한 선생님이 '여행하는 인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예정입니다. 일정 확인하시고 많이 참석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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