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용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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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수(雨水)를 엿새 지나온 이즈음 쌀쌀함은 여전하지만 한낮 햇살의 기운은 이미 누그러들었습니다. 까치들 대부분은 이미 사랑을 마쳤나봅니다. 부지런한 까치들은 벌써 집을 다 지었고, 조금 느린 까치들도 준공이 얼마 남지 않아 보입니다. 부엉이는 밤마다 솜씨껏 노래하며 짝을 찾고 있습니다. 그들도 곧 사랑하고 알을 낳겠지요.
이즈음 새들은 어떻게 사랑해야 할 때임을 그토록 귀신처럼 알고 또 자식을 키울 집 마련에 분주해질까요?
모두 시간이 흐르며 일으키는 신비로운 현상들입니다. 새는 그냥 사랑하지 않습니다. 알을 낳고 새끼를 까려면 어린 새끼들에게 먹일 부드러운 먹잇감이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새들은 얼어붙은 대지가 녹고 벌레들이 움직이기 시작할 때래야 서로의 몸을 나누는 사랑을 합니다. 벌레들이 알을 깨고 나오거나 움직이려면 숲 바닥의 풀들이 깨어나야 합니다. 벌레들에게도 양식이 있어야 하니까요. 새가 움직이는 이때 이곳에도 숲 바닥이 꿈틀대고 있습니다. 복수초라 부르는 ‘얼음새꽃’은 이웃 동네에서 이미 꽃 소식을 전해왔고 오늘 다녀온 내소사 근처에는 큰개불알꽃이 벌써 피고 있었습니다. 몇일전 어디쯤 군락으로 사는 ‘앉은부채’를 찾았더니 일주일 뒤 쯤에는 확연히 피어날 기세입니다. 여우숲 언저리 양지꽃은 제 잎의 푸름을 돋워 4월 개화를 예비하고 있습니다.
봄이 오는 길목은 이렇게 늘 관계의 연속 위에서 신비로움으로 왁자해집니다. 숲이나 들의 바닥이 움직이지 않는데 사랑부터 하는 무모한 새는 없습니다. 자연을 유심히 들여다보면 생명 대부분이 생태적 관계 속에서 스스로 제 때를 가늠하도록 섭리가 작용하고 있음을 알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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