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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3월 3일 11시 54분 등록

‘사람은 생긴 대로 살아야한다.’

구본형 선생님의 말씀입니다. 처음에는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내 꼴이 싫어 다른 모습이 되기 위해 찾아왔는데 무슨 말이람. 시간이 지나보니 그 말이 와 닿습니다. 애를 써도 결국은 본래 자신으로 돌아와 있는 것을.

어항 물고기. 긴, 넙적, 큰, 작은 생김새. 성격이 급한지 쏜살같이 물을 헤집고 다닙니다. 반면 느릿느릿 세월이 한참이거나 용을 쓰며 벽에 붙어서 사는 녀석도 있습니다. 사람은 어떠한가요. 찢어진 눈, 매부리 코, 주걱턱, 치켜든 눈썹, 새까만 피부, 각진 형태. 그 다양한 얼굴 속에 서로의 모습이 있습니다. 생긴 결대로 스스로를 키우고 살아야한다는 진리를 조금씩 깨닫습니다.


‘적을 만들지는 않았구나.’

다니던 직장을 나오면서 했던 말입니다. 그렇습니다. 나름 잘살지는 못해도 남들로부터 손가락질은 받질 않았다고 여겼습니다. 그다지 싫은 사람이 없었습니다. 반대로 살갑게 마음을 터놓고 지냈던 사이도 많지 않았습니다. 어찌 보면 속을 보이지 않았다는 이야기이겠지요.


표현이 서툴기도 하지만 싫고 좋음이 분명하지 않은 편입니다. 구렁이 담 넘어가듯 그냥 지나치는 상황도 있습니다. 때론 오해를 사기도 합니다. 그렇다고 온전히 감정을 숨기지도 못합니다. 얼굴에 드러나니까요. 화난, 슬픈, 힘든, 짜증난 ...

이런 나를 잘 모르겠다고 합니다.


내향적 성향. 혼자서 생각하고 작업 물을 만들어가기 좋아합니다. 업무 스타일도 그렇습니다. 개인적 영역이 강해 주변의 간섭과 태클이 있을시 스트레스를 받는 편입니다. 외근 파트경우 이 기질은 그다지 좋은 환영을 받지는 못합니다. 거래처 사업자와 밀고 당기는 매출협상을 해야 함에도 패가 들켜집니다. 거침없는 술자리와 영업 현장에서의 파이팅 제창이 어색할 때도 있습니다. 어울리지 않은 옷을 입은 채 억지로 해보지만 쓴웃음이 나옵니다.


갖가지 마음 선들이 요동쳐 때론 제어가 되지 않은 화로써 폭발합니다. 취중의 힘을 빌릴 때도 있습니다. 목소리가 커지고 했던 말이 반복됩니다. 아쉬운 것은 그것이 제대로 된 인식이 아니어 간혹 말실수도 하게 된다는 점입니다.


이별, 결별에 대한 상처가 내안에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친한, 가까운 사람을 붙들기 위해서는 좋은 말만 해야 된다고 여겼습니다. 속내가 드러나게 되면 등을 돌릴까 하는 우려가 있었습니다. 누군가 떠나간 빈공간의 외로움은 고스란히 아픔으로 남기 때문입니다. 그것이 두려웠기에 억누르거나 에둘러대었습니다.


“다시 태어나도 현재의 남편과 사실 분.“

강의도중 청중들에게 애꿎은 질문 하나를 던져봅니다. 참석자중 대다수 여성들이 정색하는 가운데 용감히 손을 든 분이 있습니다.

“반평생 애써 길들여 이제 살만한테 또 딴 놈을 어느 세월에 …….”

그렇습니다. 각자의 생김대로 길들여온 시간. 아까워서라도 어르고 달래서 잘살아야 합니다.


봄. 서로의 꽃이 핍니다. 당신의 나무에도 나의 나무에도 그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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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3.03 11:56:24 *.217.6.176

개인 일정으로 사전 게재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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