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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용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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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4월 8일 00시 02분 등록

 

부산 KBS의 초청을 받아 강연을 하고 돌아왔습니다. 제목은 , 행복한 삶에 답하다로 정했고 시간은 대담을 포함 1시간이었습니다. 방송은 내일(금요일) 오전 08:20분부터 한 시간 동안 나갈 것이라 했습니다. 기차를 타고 돌아오며 나는 내 삶의 한 축을 이루고 있는 대중 강연에 대해 생각해 보았습니다. ‘참 좋은 일이다. 세상에 내가 길어 올린 사유를 전할 수 있는 기회가 꾸준히 계속되고 있지 않은가. 게다가 다양한 주제로 다양한 대상을 만날 수 있으니 그 또한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 유치원의 선생님부터, 초등과 중등, 대학과 대학원 등 각급학교의 학생과 선생님들, 그리고 학부모 교육까지그뿐만 이던가? 기업에 가서는 경영의 지혜를, 공공조직이나 기관에 가서는 공직자의 자세나 행정철학을, 환경단체에 가서는 생태철학을, 전문가들에게는 생태학을, 삶에 지친 사람들에게는 무너진 삶을 일으켜 세우고 지탱할 수 있는 위무와 치유를

 

그리고 또 생각해 보았습니다. ‘이토록 다양한 영역과 대상을 만날 수 있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아무래도 내가 자연, 특히 숲에 천착해 왔기 때문이겠구나. 숲이라고 하는 오래된 텍스트는 그 자체로 이미 과거이며 현재요 미래를 포괄하고 있기 때문이겠구나. 동시에 숲에는 개별 생명체들의 삶과 공동체적 질서가 모두 담겨 있어 인간 개인과 인간 공동체를 향해 넌지시 건네고 있는 이치로 넘쳐나기 때문이겠구나.’ 그리고 참 다행이다 생각했습니다. ‘유행을 타지 않아서 평생을 몰두하며 연구하고 시간이 더할수록 더욱 깊은 통찰과 사유를 더해갈 수 있는 숲을 스승으로 모시게 되어서!’

 

3월부터 출발한 자연스러운삶 연구소의 연구원들은 요즘 직장 생활과 연구를 병행하느라 버거운 나날을 보내고 있는 듯합니다. 그들에게 큰 주제의 과제를 내주고 나는 종종 염려합니다. ‘제자들이 행여 조급해 하지 않을까? 그들은 단박에 파고들어 짧은 순간에 무언가를 획득할 수 있는 보다 구체적이고 확실한 주제를 원하고 있을지도 모르는데, 나는 우주와 생명을 지배하는 이치에 대해 알아가는 일부터 하라고 요구하고 있으니 확실한 것에 익숙해져 있는 사람들로서는 혹여 지치지 않을까?’ 아직 그들에게 물어보지 않았으나 나는 제자들이 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연구과정도 무려 2, 충분히 조급해 할 수도 있겠다 싶습니다. 그러나 나는 이 방법을 바꿀 계획이 없습니다. 바둑에서 먼 곳을 두드려 포석을 하고 점점 집을 구체화해 가듯, 그들의 공부도 그렇게 흐르기를 유도하고 있습니다. 단수를 치고 집 몇 칸을 내는 방법에 대해서는 이미 학교 공부에서 우리가 많이도 해보았습니다.

 

그런 공부는 시류를 따라 계속 새로운 싸움을 해야 하는 공부일 것입니다. 무슨 이론이 뜨면 그 이론을 좇고, 그 이론이 지면 다시 새로운 이론에 기웃거리고 해야 하는 방식의 공부는 나같은 사람에게는 매력이 없습니다. 나는 존재하는 모든 것을 관통하는 강력하고 쉬 변하지 않는 그 무엇을 터득하는 것을 공부의 목표로 삼기를 권합니다. 내가 경험한 바로는 그것을 터득하고 나면 다양한 변주가 가능해집니다. 숲의 구성과 관계, 변화원리를 우주적 흐름과 연계하여 터득함으로써 우리 인간 삶의 다양한 측면을 유비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것과 같은 것이지요. 예컨대 나는 숲의 원리를 통해 학부모들이나 선생님들에게는 아이가 어떤 존재며 어떤 능력이 숨어 있으며 그 능력은 어떻게 펼쳐질 수 있는지를 보여줄 수 있습니다. 조직에게는 조직에 맞는 지혜를 나눌 수 있습니다. 상처와 고난에 처한 사람들에게는 그 상처와 고난을 대하는 훌륭한 지혜를 전할 수 있고 도모하는 청춘에게는 그 도모의 철학이 어떠해야 하는지를 나눌 수 있습니다.

 

그래서 1기 연구원 제자들에게 먼저 우주의 탄생에서 시작해 지구, 지구 위의 생명, 생명 속의 인간, 인간사의 흐름, 그리고 그것을 탐구해온 철학과 과학, 역사 등을 살피도록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점점 미시의 단위로 연구의 범위를 좁혀 가는 방법을 권하고 있습니다. 이 여정을 잘 소화하고 어느 예기치 않은 날 무언가 툭- 터지듯 터득에 이르면 그는 이제 자신의 관심 주제와 그 터득을 연결해 세상으로 걸어 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자신의 책이나 연구 성과, 혹은 사업의 모델을 세상으로 내놓아도 충분히 호응을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나는 제자들이 모두 그 지경과 만나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그들이 공부를 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 중 하나가 누구를 지배하지도, 또 누구로부터 지배받지도 않기 위한 것임을 알아챌 수 있기를 바랍니다.

 

 

이번 주 주말 여우숲에서 대단히 의미 있는 인문학 공부모임이 열립니다. 핀란드로부터 오신 스승과 만나 북유럽의 정신과 문화, 삶의 방식을 배워보시기 바랍니다. 관심 있는 분은 여우숲 홈페이지, 여우숲 소식의 게시물을 참고해 신청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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