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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4월 8일 09시 11분 등록

사부님, 재키입니다. 그곳에서 평안하시죠? 이곳은 벚꽃이 만발했습니다. 지난밤 비가 와서 꽃이 지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꿋꿋하게 잘 버티고 있네요. 사부님 떠나시던 그해에는 벚꽃이 늦었는데 올해는 벌써 만개해 꽃잎이 흩날리고 있습니다. 꽃비를 맞으며 걷는 운치가 좋습니다. 매년 이즈음이면 사부님 생각이 납니다. 생전에 벚나무처럼 살고 싶다 하시더니 그리 되신것 같아서요. 현역 연구원 시절 경주에 여행 간 일도 떠오르네요. 눈부시게 핀 벚꽃 아래서 웃고 떠들며 놀다 늦은밤 진평왕릉에 누워 밤하늘을 감상하던 그날 밤, 잊지 않으셨지요?  

 

저는 잘 지내고 있습니다. 벌써 1인 기업가 2년차가 되었지요. 첫 해는 일이 없어 조바심이 났는데 이제는 그럭저럭 잘 꾸려가고 있습니다. 제 글에 정기적인 비용을 지불하는 고객사도 만났구요, 이런저런 일거리를 주는 파트너사들도 여럿 생겼습니다. 코칭과 컨설팅을 통해 만나는 직장인들을 어떻게 도울까 고민하는 일도 괴롭지만 보람있는 일이구요. 대학원에서 공부하는 일도 즐겁습니다. 20년 만에 학생이 되어 캠퍼스를 누비는 기분도 괜찮고 일하면서 알게 된 것들을 학문적으로 정리할 수 있어 좋습니다. 또한 대학원에서 만난 귀한 인연들도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지난 2월부터는 제가 <재키가 만난 구본형의 사람들>이란 토크쇼를 하고 있습니다. 첫 손님은 문요한 선배였구요, 두번째 손님은 사부님이 계절이 바뀔 때 마다 밥먹자 청하셨던 최인아 부사장님이셨습니다. 두 분 모셔 놓고 사부님 이야기하는데 마치 사부님과 함께 하는듯 했습니다. 이번 달 토크쇼에는 사부님과 꼭닮은 해언이가 나와 '아버지 구본형'에 대한 이야기를 할 예정입니다. 긴장되시죠? 하하하. 앞으로 1년간 사부님과 인연이 있는 사람들을 만나 추억을 나누고 서로를 응원하는 자리로 꾸밀 생각이니 많이 응원해주세요.   

 

사부님, 그곳에서도 제 걱정하고 계신것은 아니지요? 저는 사부님께서 만들어 주신 인연들 덕분에 잘 지내고 있습니다. 한근태 선생님은 여러가지로 저를 도와주고 계세요. 책도 한 권 같이 썼구요, 저에게 기회의 문을 열어 주시려고 애쓰고 계십니다. 건강 관리도 잘 하고 있어요. 예전처럼 무리하다 번아웃되거나 하지는 않습니다. 아, 운동도 열심히 하고 있어요. 작년에 시작한 운동에 재미를 붙여 헬스트레이너 자격증 취득에도 도전 중이랍니다. 올해 코치 자격증과 헬스트레이너 자격증을 따서 '헬스트레이너 자격증을 가진 대한민국 1호 코치'가 되려구요. 사람들의 몸과 마음의 변화를 돕는 만능 코치가 되는 것이 저의 비전입니다.

 

책은 어찌되고 있냐구요? 벌써 지난 3년간 책을 3권이나 냈더라구요. 그런데 많은 독자들을 만나지는 못했습니다. 그래서 네번째 책은 더 오래 준비하고 더 깊이 고민해 내려고 합니다. 그리고 이제는 자기계발서보다는 경제경영서를 써보려 합니다. 생각해보니 개미의 힘은 너무 미약해요. 아무리 용을 써도 개인의 힘으로는 어찌할 수 없는 부분이 너무 많습니다. 그래서 조직에 속한 직장인들이 더 나은 시스템에서 일할 수 있도록 기업에게 제안하는 책을 쓰고 싶습니다. 짐 콜린스가 쓴 책들처럼 기업분석도 하고 직접 실험도 해볼 생각입니다. 그래서 대학원 공부가 많은 도움이 되고 있어요. 석사를 마친 후에는 박사 과정에도 진학할 생각입니다. 

 

아, 나현이 소식 궁금하시죠? 나현이는 벌써 열 다섯살 소녀가 되었어요. 얼굴에 여드름이 가득한 중학교 2학년이랍니다. 집에 오면 말도 없고 종일 스마트폰만 들여다 보고 사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지만 질풍노도의 시기니 이해해야죠. 한겨울에도 얇은 살색 스타킹을 신고 덜덜 떨면서 학교에 가고 여드름 투성이 얼굴이라도 예쁘게 화장하고 싶은 나이니까요. 다행인것은 가끔 마음이 동하면 제 부탁을 들어줍니다. 다음주에 있을 사부님 추모미사에서 낭독할 편지를 써주겠다고 하네요.  매년 해왔으니 벌써 세번째네요. 어떤 내용이 들어있을지 많이 궁금하시죠? 저도 기대하고 있답니다. 

 

사부님, 가끔 이런 생각을 합니다. '사부님이 계셨다면 뭐라고 하실까?' 별다른 말씀을 하실까 싶지만 가끔 길을 잃었다고 느낄 때 여쭐 수 없으니 답답합니다. 그럴 때는 가만히 앉아 마음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 봅니다. 그럼 사부님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재경아, 조급해 할것 없다. 지금까지 잘 해오지 않았더냐. 그렇게 계속 가라. 넘어지더라도 일어나서 계속 가거라. 그럼 네가 원하는 곳에 이를 것이다." 사부님, 그립습니다. 사부님께 근사한 식사대접 한 번 못한 것이 큰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제가 낸 책을 직접 전해드리지 못하는 것도 안타깝습니다. 잘했다 수고했다 칭찬 들을 수 없으니 서글픕니다. 그래도 제 마음 속에 단단한 씨앗 하나를 심어주고 가셨으니 다행입니다. 그 씨앗을 잘 키워 자랑스러운 제자가 되겠습니다. 스승보다 더 빛나는 제자가 되어 스승을 빛내겠습니다.  

 

벚꽃 지기 전에 미선이 만나 와인 한잔 하시죠. 미선이가 평소엔 무뚝뚝해도 와인을 마시면 양볼 발그래한 사랑스러운 아이로 변하지 않았습니까? 저도 사부님과 미선이 생각하며 땡7이들과 술 한잔 해야겠습니다. 땡7이 소식 전하고 마칠게요. 훈오라버니는 열심히 일해 이사로 승진했구요, 경인이는 쌍둥이 아빠가 될거랍니다. 참, 경수 책 나온거 알고 계시죠? 주선이는 여전히 바람같이 살고 있구요, 루미는 초등학생 딸래미 키우느라 정신이 없다네요. 사부님, 다시 편지 전할 그날까지 편히 계세요.      



[알림1] 토크쇼 <재키가 만난 구본형의 사람들> 세번째 시간이 오는 4월 15일 금요일 저녁에 마련됩니다. '아버지 구본형'이 궁금하신 분, 가족의 위기를 겪고 계신 분, 톡맥을 해보고 싶으신 분은 서둘러 신청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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