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오늘의

마음을

마음을

2016년 4월 22일 08시 52분 등록

지난 4월 15일에는 <<재키가 만난 구본형의 사람들>> 세번째 토크쇼가 열렸습니다. 이번 토크쇼에는 <가족에게 권하는 인문학>의 저자인 김정은, 유형선 연구원과 그들의 딸 유수민, 유수린 양이 초대손님이었습니다. 아울러 동기(김정은)의 책출간을 축하하고 구본형 선생님 소천 3주년을 기념해 선생님의 차녀 구해언 연구원이 남편 고세현 군의 손을 꼭잡고 참석해 주었답니다. 자,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 볼까요? 

 

구본형 선생님은 자신의 책 <마흔 세 살에 다시 시작하다>에 해언에 대해서 이리 적어 두셨습니다.  

 

그런가 하면 작은아이는 좀 엉뚱한 면이 있다. 나를 빼닮았다. 생긴 것도 그렇고 성격도 그렇다. 약간 느린 것도 그렇고, 시험 운이 없는 것까지 닮았다. 지식에 대한 허영이 있는 것도 그렇고 지나치게 감정적으로 민감한 점도 그렇고, 소심하여 마음의 상처를 잘 받는 점도 그렇다. 이 아이는 늘 가슴에 정을 담고 있다. 이 아이를 볼 때마다 나를 보는 것 같았다.  

이 아이의 가장 큰 특성은 숯불처럼 늘 불씨를 담고 있다는 점이다. 이 아이의 불길은 늘 살아난다. 지치고 처져 있다가도 늘 다시 살아난다. 이 아이는 자신을 그렸다가 지우고 또다시 그리면서 자신을 키워간다. 실수도 많고 실패도 많지만 자신의 길을 찾아 장대한 모험을 온몸을 다해 헤쳐나갈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이 이 아이의 운명적인 장점이다. 이 아이를 가장 잘 아는 사람은 아마 나일 것이다. 다행스럽게 우리는 사이가 참 좋다. 

 

과연 그녀는 아버지를 쏙 빼닮았습니다. 그녀의 얼굴을 보고 있으면 '아버지와 닮아도 예쁠 수 있구나!'란 생각이 들지요. 그녀는 아버지의 저서 중 <세월이 젊음에게>를 가장 좋아합니다. 아버지가 '네가 하고 있는 일이 무엇이든 그것을 즐기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해주는 것 같아서라고 합니다. 아버지는 '책 좀 읽어라'며 잔소리 하시는 분은 아니었습니다. 새로운 일을 시작할 때, 무언가로 힘들어 하고 있을 때, 그리고 아버지가 읽어보니 도움이 될 것 같은 책을 발견해서 알려주고 싶을 때만, 편지를 써주시거나 새벽에 책상 위에 책을 올려 놓곤 하셨습니다. 주말이면 아버지와 서점 나들이를 한 장면들이 떠오릅니다. 함께 맛있는 것도 먹고 소소한 일상을 나누던 그때가 그립답니다. 아버지의 모습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아버지가 무엇인가를 맛있게 먹는 모습입니다. 젓가락으로 음식을 집어 입 속에 쑥 넣고 맛보는 표정은 식탁을 화기애애하게 만들어주었습니다. 

 

이런 이야기를 나누던 중, 제가 그녀의 남편을 초대손님으로 불쑥 청했습니다. 구본형 선생님의 사위 이야기도 듣고 싶었거든요. 안타깝게도 그는 장인을 단 한 번도 직접 뵙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선생님의 책을 하나하나 읽으며 선생님을 알아가는 중이라고 했습니다. 해언이와 마찬가지로 그도 <세월이 젊음에게>를 가장 좋아한다네요. 그는 영화를 전공했지만 책 읽고 글 쓰는 일을 좋아합니다. 불가피하게 구직활동 기간이 길어진다면(어디까지나 가정이지만) 책을 한 번 써볼까 하는 생각도 하고 있습니다. 두 선남선녀를 보며 언젠가 이 둘이 의기투합해 책을 한 권 내도 참으로 멋지겠구나란 생각을 했습니다. 구본형의 딸과 사위가 책을 내다니! 생각만해도 근사하지요?  

 

첫번째 손님을 보내고 <가족에게 권하는 인문학> 저자 가족을 모셨습니다. 파주에서 지하철을 타고 왔다는 김정은 연구원과 두 딸은 삶은 옥수수가 담긴 검은 봉지를 들고 왔더군요. 함박 웃음을 웃으며 들어오는 유형선 연구원은 바쁘지만 즐거운 에너지가 가득했습니다. 이들의 이야기도 궁금하시죠? 

 

사실 김정은, 유형선 연구원은 구본형 선생님께 직접적인 가르침을 받지는 못했습니다. 9기 유형선 연구원은 선생님이 선발만 하시고 떠나시는 바람에 선배들의 동냥젖(9기 교육팀장 문요한 연구원의 표현)으로 자랐고 10기 김정은 연구원은 10기 교육팀과 함께 공부했습니다. 하지만 2012년 가을, 꿈벗 여행 때 자작시 발표 시간에 김정은 연구원이 최우수 작품상(?)을 탔고 수민이는 구본형 선생님의 무등을 타는(!) 등 선생님과의 잊지 못할 추억을 많이 가지고 있답니다.  

 

<가족에게 권하는 인문학>은 '대한민국 보통 가족을 위한 독서 성장 에세이'라는 부제를 달고 있습니다. 프로그래머였던 엄마는 야근으로 점철된 직장생활 끝에 병을 얻어 직장을 그만두었고, 아빠는 다니던 직장에서 구조조정이 시작되자 파업에 동참했습니다. 외할머니, 친할머니, 도우미 아주머니 손에 키워진 아이들은 부모에게 반감과 불신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만 4년 동안 함께 책을 읽으며 함께 하지 못한 시간 동안 생긴 오해와 상처를 메워갔습니다. 이 책은 책과 함께 성장한 이 가족의 실제 이야기입니다.  

 

책이 나오고 이 가족에게는 큰 변화가 있었습니다. 총 12곳의 매체에서 '가족에게 권하는 인문학'을 기사로 다루었고 SBS 라디오 '최영아의 책하고 놀자에도 출연했습니다. 월간 문예지에 에세이를 싣기도 했고 다음 달부터는 '책은 어떻게 가족을 바꿀 수 있을까?'라는 주제로 강연도 시작할 예정입니다. 

 

저자들은 아이들이 책을 안 읽어 고민이라면 이렇게 해보라고 조언합니다. 먼저 엄마,아빠가 책 읽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합니다. 그리고 하루 15분 이라도 함께 읽기를 해보는 것입니다. 그림책으로 시작해서 아이들 관심사에 따라 책을 확장하고 엄마, 아빠가 좋아하는 철학과 문학, 인문고전으로 확장해나가는 것입니다. 좋아하는 작가가 생겼다면 그 작가의 전작읽기도 좋습니다. 영화나 공연으로 만들어진 책이 있다면 책을 읽고 영화나 공연을 함께 보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위기를 겪고 있는 가족에게는 이런 조언을 해주고 싶답니다. "자기 자신부터 변화하기 시작해야 합니다. 그러면 가족은 자연스럽게 변할 것입니다. 우선 힘들어하는 자신의 모습을 받아들이세요. 힘들어 하는 자신의 모습을 인정하는 것에서 출발해야 합니다. 다음은 중요한 것 대신에 소중한 것을 찾아 기록하세요. 아침 출근길 지하철에서 스마트폰으로 들고 한 줄이라고 적으려고 했던 기록들이 도움이 되었습니다. 마지막으로는 스스로 변화하기 위해 공부를 시작하십시오.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을 반복하면 나와 가족을 변화시킵니다. 이 질문에 근접한 답을 찾을 때마다, 또는 이 질문에 답을 얻지 못해 방황할 때마다 기록하십시오." 


저자들은 함께 이야기하는 가족 분위기를 만들려면 '따라읽기'를 해보라고 권합니다. 아이가 읽는 책에는 아이의 관심사와 고민거리, 좋아하는 분야 등이 고루 녹아 있기 때문에 아이가 읽는 책을 엄마가 읽는다면 아이를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는 것입니다. 

 

김정은, 유형선 연구원은 앞으로 '가족에게 권하는 OOO' 시리즈를 이어갈 계획입니다. 강연도 계속하고 그림책 '미스 럼피우스'의 주인공 미스 럼피우스러첨 세상을 아름답게 만드는 자신만의 방법으로 한 알의 책씨앗이 될 생각이랍니다. 휴머니스트 출판사의 김학원 대표께서 '가족에게 권하는 인문학'은 매우 유의미한 책이라 하셨습니다. 현대 대한민국에서는 모두들 '얼마나 가졌는가?'에 관심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제 우리도 '가족에서 얼마나 책을 가까이 하는가?'에 관심을 가질 때가 되었습니다. 이들은 이러한 기준을 바꾸기 위해서 유의미한 책들을 계속 쓸 계획이랍니다. 

 

토크쇼 말미에는 간단한 출간기념 행사도 했습니다. 9기와 10기 교육팀장이 나와 축하인사도 건네고 동기 연구원들이 준비한 선물로 전했습니다. 축하 케이크의 촛불도 불고 저자 사인회도 가졌습니다. 오랜만에 많은 선후배 연구원들을 볼 수 있어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이 글을 빌어 마음을 전해준 많은 분들께 감사 인사 드립니다. 또한 늦은 시간까지 불평 한 마디 하지 않고 엄마,아빠의 축하 행사 자리를 묵묵히 지켜준 수민이, 수린이 고맙습니다. 한결같이 행사 시작 전 바람잡이 역할을 해주시는 양재우 선배님, 소리없이 나타나 쿨하게 멋진 사진을 찍어주시는 신재동 선배님, 근사한 장소를 빌려주는 박중환 선배,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토크쇼에 참석해 주시는 수준높은 청중들, 너무 감사합니다. 참석을 넘어 멋진 후기까지 남겨주시는 분이 있어 공유합니다. 더 멋진 토크쇼가 되도록 열심히 준비하겠습니다.  

3회 http://blog.naver.com/neutralgood/220686050456  

2회 http://blog.naver.com/neutralgood/220660412028 

1회 http://blog.naver.com/neutralgood/220631414744 


DSC_0176.jpg   


[알림1] 토크쇼 <재키가 만난 구본형의 사람들>의 네번째 시간이 5월 20일 금요일 저녁 7시 30분에 마련됩니다. 현재까지 50여 권의 책을 출간한 출판사 생각정원의 박재호 대표님을 모시고 '직장인의 책읽기와 책쓰기'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예정입니다.  

 

[알림 2] 오는 6월부터 토크쇼 장소를 옮겨야 할 사정이 생겼습니다. 매월 1회, 30-40명 정도의 인원이 평일 저녁 모여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장소를 알고 계신 분은 저에게 연락주세요. 장소 사용료는 드리지 못하지만 저를 비롯한 괜찮은(?) 사람들을 매달 만날 수 있답니다! 


[알림3] 한명석, 김종호 연구원의 새책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먹고 사는 법>이 출간되었습니다. 직업 파괴, 상식 파괴 사람들의 자기 길 찾기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클릭! 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출간 소식 공지

IP *.170.63.28

덧글 입력박스
유동형 덧글모듈

VR Left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916 마흔일곱번째 편지 - 1인 기업가 재키의 두번째 토크쇼 file 재키제동 2016.03.25 2012
1915 성공을 나만의 명칭으로 재정의하자 차칸양(양재우) 2016.03.29 1319
1914 緣2 - 나를 찾아 떠나는 과거 여행 [1] 김용규 2016.03.31 1445
1913 마흔여덟번째 편지 - 1인 기업가 재키의 열혈 독자 재키제동 2016.04.01 1443
1912 마흔아홉, 걷는다는 것 7 書元 2016.04.02 1154
1911 '목표'가 아니다, '시스템'이다 [1] 차칸양(양재우) 2016.04.05 1355
1910 언제나 당신이 옳다 한 명석 2016.04.06 1302
1909 지배하지도 지배받지도 않기 위하여 김용규 2016.04.08 1165
1908 마흔아홉번째 편지 - 1인 기업가 재키의 편지 재키제동 2016.04.08 1472
1907 이제 당신을 잊으려 합니다 [2] 차칸양(양재우) 2016.04.12 1515
1906 진정한 성장을 꿈꾸는 이가 알아야 할 것 김용규 2016.04.14 1340
1905 쉰번째 편지 - 1인 기업가 재키의 책쓰기 재키제동 2016.04.15 1358
1904 마흔아홉, 기억하지 못한다는 것 8 書元 2016.04.16 1241
1903 지정의는 매혹적인 목표다 연지원 2016.04.18 1298
1902 26개의 행복, 13개의 아픔 [2] 차칸양(양재우) 2016.04.19 1394
1901 당신은 무얼 할 때 가장 행복한가요? file 한 명석 2016.04.20 1358
1900 다양성과 그 뒤섞임의 아름다움 김용규 2016.04.21 1212
» 쉰한번째 편지 - 1인 기업가 재키의 세번째 토크쇼 file 재키제동 2016.04.22 1577
1898 중년 부부 사랑 재생법, 1편 차칸양(양재우) 2016.04.26 2713
1897 기립박수하고 싶은 책 한 명석 2016.04.27 159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