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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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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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6월 24일 08시 11분 등록

지난 금요일(17일)에는 <재키가 만난 구본형의 사람들> 다섯번째 토크쇼가 있었습니다. 이번 토크쇼에는 토크쇼 최초로 연예인(?)이 초대손님으로 오셨습니다. 구본형 선생님과 EBS 라디오 '고전읽기' 프로그램을 함께 진행했던 방송인 이희구님이셨는데요, 개그우먼 출신답게 시종일관 재치있는 입담으로 유쾌한 시간을 만들어주셨습니다. 또한 함께 방송에 참여했던 정재엽, 박미옥 연구원까지 힘을 보태어 선생님을 추억하고 서로를 격려하는 뜻깊은 자리가 되었습니다. 오늘은 토크쇼에서 했던 이야기를 이희구님의 입을 빌려 정리해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구본형 선생님과 고전읽기를 진행했던 이희구입니다. 우선 이런 자리에 초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재키님의 섭외 전화를 받고 뛸듯이 기뻤습니다. 선생님은 떠나셨지만 아직까지 사람들이 모여 선생님을 기억하고 이야기를 나눈다니 너무 근사하다고 생각했어요. 오늘은 제가 선생님과 있었던 모든 일들을 낱낱이 밝히겠습니다. 하하하.


저는 선생님과 방송을 하기 전까지 선생님이 어떤 분인지 몰랐어요. 시험방송을 위해서 방송국에서 선생님을 처음 뵈었는데, 선생님이 반바지에 조리 슬리퍼를 신고 오신거에요. 하얀 중절모를 벗었을 때 선생님의 머리숱이 별로 없다는 것을 알았죠. 그런데 저를 바라보면서 "안녕하세요, 구본형입니다"라고 말씀을 하시는데, 그 맑은 눈매와 낮은 목소리가 너무 멋있는거에요. 저는 선생님이 방송인으로서는 서툴고 기교가 부족했지만 선생님의 고전에 대한 애정과 청취자들을 대하는 진심이 느껴져서 참 좋았어요. 약 6개월 밖에 방송을 함께하지 못했지만 정말 잊을 수 없는 시간이었습니다. 선생님과 방송국 앞 빵집에서 빵을 먹으며고 이야기를 나누던 일, 새해첫날 저에게 올해는 꼭 시집가라고 덕담을 해주시던 일, PD와 작가에 맞서서 책 선정에 고집을 세우시던 일, 방송을 떠나 함께 책에 푹빠져 함께 낭독하던 일 등등이 아직도 눈에 선합니다.   


저는 선생님과 함께 읽었던 고전 중에 다산 정약용 선생의 산문집이 제일 좋았어요. 그때는 북나레이터없이 선생님과 저, 단둘이 원고를 읽었는데 선생님의 나직한 목소리에 완전히 매혹되었지요. 지금도 다산 편을 가끔 듣는데요, 지금 들어도 너무 좋더라구요. 제가 선생님과 방송할 때 주변 지인들이 저한테 '함께 방송하는 사람이 누구냐'고 묻곤 했어요. 그건 호감을 가지고 있다는 말이거든요. 그럼 저는 뻐기면서 이렇게 답했죠. "그 분 다른 방송은 전혀 안하시고 나랑 그 프로그램만 하시는 분이야"라구요. 방송할 때 항상 프로그램 오프닝을 선생님이 직접 써오셨거든요. 저는 시그널 음악 나오면서 선생님이 오프닝 낭독할 때가 제일 좋았어요. 몸에 전율이 이는 것 같았어요. EBS 라디오 청취자들은 대부분 조용하신 분들인데 저와 선생님이 방송을 그만둔 후에 게시판이 난리가 났더라구요. 저도 그랬지만 청취자들도 선생님의 방송이 많이 그리웠던것 같아요.


가끔 선생님이 꿈에 나오시는 경우가 있어요. 한번은 아무 말씀안하시고 저를 멀리서 쳐다만 보고 가시더라구요. 또 한번은 엄청 큰 라디오 공개방송을 함께 진행하는 장면이었는데 저한테 이런저런 이야기도 하시고 꿈이었지만 너무 좋았어요. 그래서 저는 깬 후에 '오늘 뭔가 좋은 일이 있을것 같아'라고 생각했는데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더라구요. 하하하. 저는 방송 내용을 책으로 엮은 <구본형의 마지막 수업>보다 선생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방송이 더 좋아요. 아직도 선생님이 많이 그립습니다. 선생님이 가끔 그런 이야기를 하셨어요. "나는 일하다 죽고 싶어" 제가 선생님 돌아가시기 3개월 전까지 함께 방송을 했잖아요. 그러니 아마도 제가 선생님과 마지막까지 함께 일한 사람일겁니다. 저는 그런 자부심을 가지고 살고 있답니다. 


이 자리에 오신 분들에게 '구본형의 사람'으로 꼭 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어요. 선생님은 변화경영 전문가셨잖아요. 저는 여기 오신 분들이 자신이 하고 싶은 일에 도전하셨으면 좋겠어요. 변화란 자신이 하고 싶은 일에 도전해 마음을 다하는 거라는 생각이 들어요. 저도 방송일 말고 다른 일에 도전해볼 생각입니다. 제가 대학에서 의상학을 전공했고 이미지 메이킹에 관심이 많아요. 저는 제가 빛나기 보다는 다른 사람을 빛내주는데 재능이 있는 사람인 것 같아요. 그래서 구본형 선생님과의 방송도 너무 즐거웠구요. 앞으로 저도 다른 사람을 빛내주는 일과 관련된 일에 도전할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니 여러분도 힘내시길요.


이번 토크쇼 역시 많은 분들의 도움으로 무사히 마칠 수 있었습니다. 바쁜 스케쥴을 쪼개 한달음에 달려오신 이희구님, 폭풍수다를 함께 떨어주신 정재엽 & 박미옥 연구원, 토크쇼의 영원한 바람잡이이자 지원군인 양재우 선배님, 멋진 사진을 남겨준 양경수 연구원, 마지막으로 함께 울고 웃으며 이야기를 들어주신 참석자 여러분, 감사합니다. (여기를 클릭하시면 행사 사진을 보실 수 있습니다.)


7월 토크쇼는 여름 휴가 시즌을 피해 조금 일찍 열립니다. 오는 7월 8일 금요일 저녁 7시 30분에 <쿨하게 생존하라>의 저자이신 더랩에이치 김 호 대표님을 모시고 직장인이 놓치면 후회할 서바이벌 키트에 대한 이야기를 나눕니다. 벌써 신청하신 분이 엄청 많습니다. 곧 마감될 수 있으니 관심있으신 분들은 빨리 신청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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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림1] 구본형 선생님의 마지막 유고집 <나에게서 구하라>가 출간되었습니다. 선생님의 저작 21편 중 좋은글을 선별해 엮은 잠언집입니다. 저의 부족한 글도 한꼭지 실렸습니다. 많이 관심가져주세요.

유고집 <나에게서 구하라> 공지


[알림2] 김귀자 연구원의 첫 책 <완벽이란 놈에 발목 잡혀 한 걸음도 못 나갈 때>가 출간되었습니다. 갈팡질팡 인생길마다 펼쳐보고 싶은 매력적인 인생오답서라니 정말 멋지지요. 많이 축하해주세요.  

<완벽이란 놈에 발목 잡혀 한 걸음도 못 나갈 때> 출간 공지  


IP *.170.6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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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6.24 09:59:44 *.49.92.225

재밌었겠네요. ^^ 그날 다른 일정으로 아쉽게 놓치긴 했지만, 이렇게 생생하게 써주시니, 라이브로 듣는 거 같네요. 

언니, 고맙습니다!

프로필 이미지
2016.06.24 13:21:56 *.170.63.28

글리양, 첫 책내고 이런저런 일로 바쁠텐데 뭘.

책 좋더라. 나도 조만간 리뷰 하나 남길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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