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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7월 8일 08시 04분 등록

며칠 전 헬스 트레이너 자격증(2급 생활스포츠지도사 - 보디빌딩) 취득을 위한 구술 및 실기 시험을 치뤘습니다. 하필이면 비가 억수같이 오는 날을 골라서 시험장까지 가는데 2시간 반이나 걸렸지 뭡니까. 거기다 2시간을 대기하고 시험은 2분 남짓, 집에까지 오는 시간도 2시간이나 걸렸습니다. 집에 오니 허무감과 피로감에 녹초가 되었습니다. 시험은 잘 봤냐구요? 오늘은 그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시험장은 집에서 50km정도 떨어진 의정부의 한 대학 체육관이었습니다. 아침 일찍 집을 나섰지만 폭우가 내려 길은 꽉 막혀있더군요. 설상가상으로 강이 범람해 동부간선도로가 폐쇄되었는데 네비게이션은 계속 그쪽으로 안내를 하더라구요. 결국 차를 유료주차장에 세우고 택시를 잡아 탔습니다. 초행길에 비까지 퍼붓고 긴장이 되어 운전할 엄두가 나지 않아서요. 대기장에는 체육대학에 다니는 것으로 추정되는 20대 젊은이들이 가득했습니다. 저보다 스무살이나 어린 친구들(?)이죠. 대기시간에는 에이미 커디가 <프레즌스>에서 소개한 떨리는 순간을 극복하는 3가지 방법을 써보았습니다. '나는 몸과 마음의 변화를 돕는 사람이 될 것이다'라고 되뇌이고 '나는 흥분해 있다'고 생각하며 하이 파워 포즈를 취했습니다. 주요 동작도 복습하고 이미지 트레이닝도 했습니다.  


시험장에는 굳은 표정의 중년남성 세 명이 심사위원으로 앉아 있었습니다. 분위기는 경직되어 있었고 그들은 지쳐 보였습니다. 인사말도 없이 바로 '덤벨 체스트 프레스 해보세요'라고 하더군요. 머릿 속이 하애지면서 '그게 뭐더라?'싶었죠.(저는 그 동작을 '덤벨 프레스'로 외웠거든요.) 제가 동작을 하자 심사위원이 '덤벨 체스트 프레스 해보라고 했어요.'라고 나무라듯 말했습니다. 정신을 차려보니 저는 덤벨 쇼울더 프레스를 하고 있더군요. '죄송합니다'라고 말하고 주문한 동작을 했습니다. 이어 풀스쿼트를 해보라고 했습니다. 풀스쿼트는 처음 들어봐서 그냥 스쿼트를 했더니 심사위원이 '풀스쿼트는 더 깊이 앉아야 합니다'라고 하더군요. 실기항목 두 개를 망친 것입니다. 결과는 오는 월요일에 나옵니다. 저는 합격했을까요, 탈락했을까요?


이번 시험을 보면서 면접관의 자세에 대해서 다시금 깨닫게 되었습니다. 공공기업 채용에 전문면접관으로 활동하면서 항상 내가 맡은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지원자들에게 나의 판단이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인식하며 일하려고 합니다. 하지만 저도 인간인지라 가끔은 해이해지기도 하지요. 너무 떨어 제대로 답변을 하지 못하는 지원자를 보면 답답하기도 했는데 그들의 마음을 이번에 다시 알게 되었습니다. 면접관의 따뜻한 말 한마디가 그들에게는 큰 힘이 된다는 것도요. 어쩌면 신이 저에게 이런 이야기를 하고 싶어 이번 시험에 시련을 주셨는지도 모르겠네요. 역시 어떤 경험이든 버릴 건 없네요. 


이번 시험에 합격하면 이어 연수를 받습니다. 일반 수업과 현장 실습을 90시간 하면 11월에 자격증이 나오죠. 4월에 접수를 시작해 자격증이 11월에 나오니 정말 긴 여정이지요? 만약 떨어지면 어떻게 해야할까요? 1년을 기다려 내년에 실기 및 구술 시험에 다시 응시해야 할까요? 


1인 기업가 재키는 어떤 성적표를 받게 될까요?

기쁜 소식이라면 마음편지 독자들과도 나누겠습니다. 

탈락이라도 너무 좌절하지 않겠습니다.

그대도 너무 좌절하지 마세요. 이미 잘 하고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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