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효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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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지속해야 할 것 |
연일 불볕더위가 계속된다는 제가 떠나온 그 도시와 다르게 이곳은 서늘합니다.
하루키의 책을 처음 읽은 것은 십 여 년 전이었습니다. 오랫동안 소설을 써 왔고 어느덧 60중반이 넘은 그는 앞으로도 그럴 것입니다. 그런 그가 최근에 펴낸 『직업으로서의 소설가』에서 그가 소설가 일 수 있었고 현재도 계속 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건강을 위한 달리기와 매일 일정시간, 글을 쓰는 일을 계속하는 지속력이라고 쓰고 있습니다.
여행이 계속되는 가운데, 바르셀로나의 한인 분과 루마니아에서 온 분, 또 영국에서 온 분, 그리고 이곳 현지인의 하루를 지켜 볼 기회를 갖게 됐습니다. 저는 이분들과 각각 나눈 이야기 중 무엇을 지속하며 살아야 하느냐라는 질문의 공통점이 있었다는 것을 그분들과 헤어진 후 발견하게 됩니다.
우리가 여행을 계속하고자 하는 동기도 결국은 이 의구심에 명쾌한 대답을 원해서 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지속력은 한순간에 우리에게 구체성을 띄지 않습니다. 오직 지속의 실행력, 시간이 태산이 되어 천둥 같은 울림으로 나타나는 것이지요. 지니고 있던 것을 내려놓고 떠나와 보면 잘 알게 됩니다. 기실 우리가 지속해야할 것이 그리 복잡하지 않으며 아주 간명하다는 사실 말입니다. 그런데 그 간명한 것을 믿지 못해 종종, 때로는 평생을 가야할 길을 잃고 헤메다 생을 마칠 수도 있다는 것이지요. 이 여름, 모쪼록 그동안 지속해 온 것을 폄하하지 말고 그 가치를 인정, 자부심을 느끼시면 좋겠습니다. 지속한 '동안' 그것이야 말로 우리가 함께한 것이니 말입니다. 우리가 건강한 하루를 맞을 수 있기를, 숙소 옆의 성당에서 기도로 하루를 시작할 수 있다는 것이 고맙습니다. 이 도시의 말간 아침을 위해 준비하고 있는 누군가는 스스로 무엇을 지속해야 하는 지를 잘 아는 이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여행의 여정과 닮은 듯 ‘길위의 생’이라는 말을 내내 떠 올리며 걷고 또 걷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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