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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9월 3일 00시 02분 등록

이런 젠장. 남은 쉽게도 하건만 어찌 이리 헤매는 걸까요. 교육이수 수강생들에게 증정할 선물 박스를 조립하는 중입니다. 열심히 시늉 내어 보지만 숙련도는 걸음마수준입니다. 팀의 속도는 나로 인해 전체 과정이 더뎌집니다. 남에게 피해를 끼치기 싫어하는 성향인지라 조바심을 내보지만 여전히 허둥지둥. 보다 못한 누군가가 다른 쉬운 작업을 권합니다. 허참. 이런 것 하나 제대로 못하다니요.


신에게로부터 개인에게 주어지는 재능 한 가지는 있다고 합니다. 그렇기에 그것을 발견하고 키워나가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하버드대학교 심리학과 교수인 하워드 가드너는 이 같은 재능을 언어, 공간, 신체운동 지능 등으로 세분화하기도 합니다.

어린 시절 학교 생활기록부 내용들을 떠올려보았습니다. 내성적, 맡은바 일을 하는 성실. 그 외에 특출한 무엇인가는 눈에 띄지 않습니다. 평범. 공부, 운동, 예능 뭐하나 변변하게 해내는 게 없었습니다. 나는 어떤 점을 타고났을까요. 무던히도 찾아다녔습니다.


당시 또래 남자아이들에는 아카데미 모빌이 관심사였습니다. 탱크, 비행기, 영화 스타워즈의 R2D2 로봇 등. 멋있게 만들어 친구들에게 으스대며 자랑하고 싶었습니다. 엄마를 졸라 문방구에서 고가의 상품을 사와 개봉후 설명서를 펼칩니다. 복잡 난해함. 한눈에 들어오지 않을뿐더러 좀체 그림이 그려지질 않습니다. 시계바늘의 분침 속에 바람만 흘러가고. 그러다 내버려둔 것이 얼마나 많았던가요.


작업도중 잠시의 휴식시간. 라디오에서 아주 오래전 노래가 흘러나옵니다. 귀에 익은 멜로디. 기억은 자동 작용되어 입에서 첫 소절의 가사가 자연스럽게 읊조려졌습니다. 옆 사람이 놀리듯이 말을 건넵니다.

“신은 공평한 것 같아요. 사람에게 모든 재능을 주진 않으니.”

그렇습니다. 나는 시각을 통한 손으로 표현해내는 일들은 젬병입니다. 한마디로 손재주가 없다는 거죠. 그래서 뚝딱 무엇이든 잘도 만들어내는 이들을 보면 가지지 못한 재능에 시샘이 가득합니다.

중학교 기술과목 시간. 선생님의 판서와 설명이 끝나자 제도 기구를 이용 아이들은 도형을 그려나갑니다. 그중 멀뚱멀뚱 쳐다보고만 있는 아이. 따라가지를 못하였습니다. 마늘님도 핀잔입니다. 공간적 능력이 그렇게 없냐고. 덕분에 대개의 남성들이면 쉽게도 해내는 운전이 나에게는 도전 명제입니다. 주행도 그러하지만 주차는 더욱 대략난감입니다. 공식을 억지로 끄집어내어보지만 스스로가 보기에도 참 눈썰미가 없습니다.


사십대로 접어들어서야 가진 재능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귀로 듣고 언어로 표현해내는 능력은 남들 이상으로 해낸다는 것을. 음표를 모르건만 대중가요나 교회 노래들을 몇 번 듣고 나면 재생해냅니다. 한번 들었던 음악이나 각종 정보들을 곧잘 기억 속에서 끄집어내어 강의중 인트로나 퍼포먼스 연출에 적용합니다. 이는 학습만으로 되는 일은 아닌 것 같습니다. 감입니다. 끼라고도 합니다. 그렇기에 자신이 잘할 수 있는 분야를 찾아내고 개발하는 것은 일생에 있어 무척이나 중요한 일입니다.


노후를 대비해 요리나 제빵학원에 다녀볼까 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나의 재능에 비해 얼마나 그 과정을 소화하고 특출하게 할 수 있을까요.

구본형 선생님은 <나에게서 구하라>를 통해 강조합니다. 오직 받은 것에 집중하고, 차별적 특성을 찾아내 강점으로 만들어 내야한다고.


나는 나의 목소리에 승부를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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