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오늘의

마음을

마음을

  • 한 명석
  • 조회 수 1255
  • 댓글 수 0
  • 추천 수 0
2016년 9월 28일 12시 58분 등록

 

페북은 가볍다. 아무리 옳은 말인 줄 알더라도 너무 진지한 글은 넘어가게 된다.

공들여 쓴 북리뷰와,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인 일상 에피소드를 나란히 올리면 후자에 댓글이 달린다.

 

페북은 빠르다. 조회수는 올라가도 대꾸 한 마디 없는 카페와 달리 거의 실시간으로 반응이 온다. 페북을 열 때 빨간 알림 표시에 중독되게 생겼다.

 

3년 전에 처음 접했을 때는 적응을 못 해서 금방 나가 떨어지겠더니, 그새 뭐가 달라졌나 진득하게 지켜볼 마음이 든다. 단지 이름뿐이라도 독자의 범주가 생겼을 뿐, 내 포스트를 누가 읽는지 모르는 블로그와 다를 것도 없다.

 

직접 아는 사람들과 조촐하게 일상을 공유하는 툴로 아주 좋겠다. 그리움 혹은 궁금증이라도 남은 사람들이라면 아무리 오랜 시간이 흘렀어도, 지금 내 눈 앞에서 움직이는 듯한 착각을 주니까. 우리는 연결되어 있는 것이다.

 

그런데 책이든 그림이든 강좌든 다수를 향해 팔 것이 생기면 조금 복잡해진다. 내가 팔고 싶은 것을 너무 밉보이지 않게 꾸준히 내 놓아야 한다. , 이것도 괜찮다. 무슨 책이 나왔는지, 어떤 프로젝트가 있는지 알고 싶은 사람에게는 알짜 정보니까.

 

페북에 가장 적합하다 싶은 감성을 하재욱씨가 보여준다. 물론 내 생각이다. 그는 빠르게 일상스케치를 하고 짧은 단상을 붙이는데, 요게 사람의 마음을 건드린다. ‘북촌만두세븐일레븐이 나란히 있는 상가 앞 플라스틱 파라솔 아래 앉아 술잔을 기울이는 그림에 전략적 요충지라고 코멘트하는 식이다. ‘북촌만두에 가 보았는데 가격대비 꽤 괜찮은 맛이어서 그랬나, 편의점이 점점 생활을 파고 드는 것이 느껴져서 그런가 이 그림을 보는 순간 공유하게 되었다.

 

독자에게도 익숙한 감성을 살짝 비틀기! 거기에 빠른 스케치라는 일상예술이 깊이 마음에 와 닿았다. 굵고 거친 선으로 보아 거의 크로키에 가깝게 빠른 솜씨로 휘갈길 것 같은 그의 그림이 나는 좋았다. 누구나 자기 자리에서 예술하고 생산자가 되는 것이 나를 매료시키기에 그의 그림을 따라 하고 싶어진다.


글쓰기에도 큰 암시를 받았다. 힘 빼고 쓰기! 진짜 고수가 아닌 이상 잘 읽히고 재미있는 글이 최고다. 독자에게 영합해서가 아니라 독자의 생리를 알게 된 느낌? 다들 지치고 피로해서 너무 처연한 글이 부담스러울 지도 모르겠다.

 

결국 사람은 사람이 궁금한 것이다. 어느날 문득 남들은 어떻게 사나 궁금해졌을 때 나는 페북으로 돌아갔다. 할 말이 없으면 지켜보면 된다. 똑같은 에피소드라도 마음을 툭 건드리는 것에는 기꺼이 좋아요!를 누른다. 간혹 부러워 미치겠는 에너지와 방향성을 지닌 사람을 만나면 자극이 된다.

 

그러다 할 말이 생기면 포스트를 올리는데, 이것도 훈련이 된다. 좀 더 가볍게 더 가볍게 일상의 삽화를 파고 드는 시선이 생활의 탄력을 만들어낸다. 오늘은 무엇을 잡아채서 올려볼까, 호시탐탐 노리는 시선이 새로운 일을 도모하게 하고, 계속 움직이게 만든다.

그러니 페북하자. 조금씩 내 관심사를 벼려가며 매일 일지를 발행하자. 그것이 쌓이다보면 예술이 되고 컨텐츠도 될 터이니, 우리 모두 생산자가 되자. 아무 것도 안 하는 것보다 얼마나 좋은가!

 

 

 

** 책쓰기과정 10기를 모집하고 있습니다.

우리 모두 일상예술가요, 생산자로 태어났는데

내 책쓰기는 그 관문을 통과하게 해 줍니다.

http://cafe.naver.com/writingsutra/14478

 

IP *.153.200.103

덧글 입력박스
유동형 덧글모듈

VR Left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796 한 번에 한 가지 일만! 연지원 2016.09.26 1337
1795 인공지능의 시대, 창의성이란?(6편) file 차칸양(양재우) 2016.09.27 1428
» 페북 간 보기 한 명석 2016.09.28 1255
1793 일흔두번째 편지 - 1인 기업가 재키의 일곱번째 토크쇼 재키제동 2016.09.30 1076
1792 마흔아홉, 세상 가장 아름다운 부부 書元 2016.10.01 1120
1791 나이만 먹은 어른들 연지원 2016.10.03 1393
1790 인공지능의 시대, 창의성이란?(7편) file 차칸양(양재우) 2016.10.04 1266
1789 할 수 있었다는 말보다 더 가슴아픈 말은 없다 file 한 명석 2016.10.05 1136
1788 어쩌다 그것이 된 우리는 김용규 2016.10.07 1036
1787 일흔세번째 편지 - 1인 기업가 재키의 글 잘 쓰는 법 재키제동 2016.10.07 1855
1786 인공지능의 시대, 창의성이란?(8편) 차칸양(양재우) 2016.10.11 1314
1785 내게 남은 시간이 1년뿐이라면 책을 쓸 것이다 한 명석 2016.10.12 1159
1784 다가가는 것들, 다가오는 것들 김용규 2016.10.13 1094
1783 모든 게 영업입니다 [1] 書元 2016.10.14 1048
1782 일흔네번째 편지 - 1인 기업가 재키의 졸업여행 재키제동 2016.10.14 1022
1781 새로운 여행이 시작되었다 연지원 2016.10.17 1029
1780 인공지능의 시대, 창의성이란?(9편) - 메타포의 세계 file 차칸양(양재우) 2016.10.18 1629
1779 자기 인생을 통째로 장악한 사람 한 명석 2016.10.19 1009
1778 정의 따위에는 관심이 없다는 당신에게1 김용규 2016.10.21 1048
1777 일흔다섯번째 편지 - 1인 기업가 재키의 여덟번째 토크쇼 재키제동 2016.10.21 13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