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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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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 명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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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9월 28일 12시 58분 등록

 

페북은 가볍다. 아무리 옳은 말인 줄 알더라도 너무 진지한 글은 넘어가게 된다.

공들여 쓴 북리뷰와,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인 일상 에피소드를 나란히 올리면 후자에 댓글이 달린다.

 

페북은 빠르다. 조회수는 올라가도 대꾸 한 마디 없는 카페와 달리 거의 실시간으로 반응이 온다. 페북을 열 때 빨간 알림 표시에 중독되게 생겼다.

 

3년 전에 처음 접했을 때는 적응을 못 해서 금방 나가 떨어지겠더니, 그새 뭐가 달라졌나 진득하게 지켜볼 마음이 든다. 단지 이름뿐이라도 독자의 범주가 생겼을 뿐, 내 포스트를 누가 읽는지 모르는 블로그와 다를 것도 없다.

 

직접 아는 사람들과 조촐하게 일상을 공유하는 툴로 아주 좋겠다. 그리움 혹은 궁금증이라도 남은 사람들이라면 아무리 오랜 시간이 흘렀어도, 지금 내 눈 앞에서 움직이는 듯한 착각을 주니까. 우리는 연결되어 있는 것이다.

 

그런데 책이든 그림이든 강좌든 다수를 향해 팔 것이 생기면 조금 복잡해진다. 내가 팔고 싶은 것을 너무 밉보이지 않게 꾸준히 내 놓아야 한다. , 이것도 괜찮다. 무슨 책이 나왔는지, 어떤 프로젝트가 있는지 알고 싶은 사람에게는 알짜 정보니까.

 

페북에 가장 적합하다 싶은 감성을 하재욱씨가 보여준다. 물론 내 생각이다. 그는 빠르게 일상스케치를 하고 짧은 단상을 붙이는데, 요게 사람의 마음을 건드린다. ‘북촌만두세븐일레븐이 나란히 있는 상가 앞 플라스틱 파라솔 아래 앉아 술잔을 기울이는 그림에 전략적 요충지라고 코멘트하는 식이다. ‘북촌만두에 가 보았는데 가격대비 꽤 괜찮은 맛이어서 그랬나, 편의점이 점점 생활을 파고 드는 것이 느껴져서 그런가 이 그림을 보는 순간 공유하게 되었다.

 

독자에게도 익숙한 감성을 살짝 비틀기! 거기에 빠른 스케치라는 일상예술이 깊이 마음에 와 닿았다. 굵고 거친 선으로 보아 거의 크로키에 가깝게 빠른 솜씨로 휘갈길 것 같은 그의 그림이 나는 좋았다. 누구나 자기 자리에서 예술하고 생산자가 되는 것이 나를 매료시키기에 그의 그림을 따라 하고 싶어진다.


글쓰기에도 큰 암시를 받았다. 힘 빼고 쓰기! 진짜 고수가 아닌 이상 잘 읽히고 재미있는 글이 최고다. 독자에게 영합해서가 아니라 독자의 생리를 알게 된 느낌? 다들 지치고 피로해서 너무 처연한 글이 부담스러울 지도 모르겠다.

 

결국 사람은 사람이 궁금한 것이다. 어느날 문득 남들은 어떻게 사나 궁금해졌을 때 나는 페북으로 돌아갔다. 할 말이 없으면 지켜보면 된다. 똑같은 에피소드라도 마음을 툭 건드리는 것에는 기꺼이 좋아요!를 누른다. 간혹 부러워 미치겠는 에너지와 방향성을 지닌 사람을 만나면 자극이 된다.

 

그러다 할 말이 생기면 포스트를 올리는데, 이것도 훈련이 된다. 좀 더 가볍게 더 가볍게 일상의 삽화를 파고 드는 시선이 생활의 탄력을 만들어낸다. 오늘은 무엇을 잡아채서 올려볼까, 호시탐탐 노리는 시선이 새로운 일을 도모하게 하고, 계속 움직이게 만든다.

그러니 페북하자. 조금씩 내 관심사를 벼려가며 매일 일지를 발행하자. 그것이 쌓이다보면 예술이 되고 컨텐츠도 될 터이니, 우리 모두 생산자가 되자. 아무 것도 안 하는 것보다 얼마나 좋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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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모두 일상예술가요, 생산자로 태어났는데

내 책쓰기는 그 관문을 통과하게 해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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