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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9월 30일 06시 50분 등록
지난 금요일(23일)에는 일곱번째 <재키가 만난 구본형의 사람들> 토크쇼가 있었습니다. 무더운 8월을 쉬고 두 달만에 만나는 자리라서 더욱 반갑게 인사를 나누었는데요, 서른 명이 넘는 분들이 자리를 꽉 채워주셔서 더욱 기뻤습니다. 이번 초대손님은 박승오 연구원이었습니다. 그는 '더 늦기 전에 찾아야할 인생의 방향성'이란 주제로 진로 탐색과 삶의 전환기에 대한 깊이 있는 이야기를 해주었습니다. 그의 이야기를 들어볼까요?

안녕하세요, 박승오입니다. 저는 오늘 그리스 아테네 올림픽의 유력한 금메달 후보였던 사격선수 매튜 에먼스의 일화로 이야기를 시작하고자 합니다. 숨막히는 결승전, 메튜 에먼스가 쏜 총알은 과녁의 정중앙을 꿰뚫었습니다. 10점 만점을 받았다고 생각한 그는 환호했지만 왠일인지 전광판에 점수가 나오지 않았습니다. 그의 점수는 0점이었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그가 쏜 총알은 바로 옆 선수의 표적을 통과한 것이었습니다. 우리는 종종 이런 실수를 합니다. 저 역시 그랬습니다. 저는 천부적인 재능을 가진 형을 따라잡겠다는 생각에 형이 다니는 학교인 KAIST에 입학했습니다. 그리고 이틀에 한 번 자면서 독하게 공부했고 매일 안약을 달고 살았습니다. 그러다 녹내장이란 병을 얻어 실명 위기에 처했습니다. 그 때 저는 깨달았죠. '내가 다른 사람의 과녁을 겨누고 있었구나!'

사람들에게 대학시절 가장 후회하는 것이 무엇이냐고 물으면 많은 이들이 자신의 적성을 더 잘 파악하고 경력에 대해서 더 많은 고민을 하겠다는 답변을 합니다. 남보다 더 빨리, 남보다 더 좋은 직장에 취직하는 것이 성공이라고 생각했던 이들이 뒤늦은 후회를 하는 것입니다. 진로 탐색은 '나는 어떤 사람이지?'라는 질문에서 시작해야 합니다. 그리고 '나를 어떻게 나답게 표현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거쳐 '그러기 위해 어떤 일을 해야할까?'로 종결되어야 합니다. '어떤 일을 해서 먹고 살까?'라는 질문에서 시작한다면 한밤 중에 일어나 '내가 이 일을 왜 하고 있는거지?'싶어 잠을 못이루게 됩니다. 자신을 알기 위해서는 '나는 언제 살아 있음을 느끼는가?(꿈)' '나는 무엇을 잘 할 수 있는가?(재능)' '나는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은가?(핵심가치)'를 알아야 합니다. 이 세 가지의 공통분모에 자신의 방향성이 숨어 있습니다. 저는 '새로운 것을 연구하고 토론하는 사람'이라는 방향성을 가지고 산업 교육 분야에서 일했습니다. 이제는 회사를 나와 공부하며 책을 쓰는 사람으로 살고 있습니다.

하지만 자신을 안다는 것은 생각보다 쉬운 일이 아닙니다. 자신의 재능을 제대로 발견하기위해서는 다음의 3단계에 따라 고민을 해보시죠. 1단계는 MBTI나 강점검사와 같은 전문검사도구로 자신의 재능의 윤곽을 그립니다. 2단계는 검사도구에서 언급한 재능을 발휘한 사례를 적으면서 자신의 재능을 구체화하는 것입니다. 3단계는 재능을 완전한 자신의 언어로 구체화합니다. 그렇게 오랜 시간을 두고 고민하다 보면 자신의 재능을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고 실생활에 그것들을 활용할 수 있게 됩니다. 재능은 또한 왠지 모르게 끌리는 일, 자꾸만 하고 싶은 일, 남들보다 빨리 배우는 일에도 숨어 있을 수 있으니 잘 찾아 보시구요.

오는 11월에 출판사 열린 책들에서 홍승완 연구원과 함께 쓴 삶의 전환기에 대한 책이 출간될 예정입니다. 간디, 조셉 켐벨,헤르만 헤세, 융 등 8명의 위인들의 인생을 분석해 인생의 전환점을 맞은 이후, 전환기에 무엇을 했는지에 대해 심층 연구한 책입니다. 8명의 위인들은 삶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서 책읽기, 글쓰기, 취미활동, 종교활동, 스승 찾아 가기, 공동체 생활 등 다양한 시도를 했는데요, 이 책을 통해 삶의 전환을 이루고 싶은 분들이 자신에게 맞는 전환 도구들을 발견할 수 있길 바랍니다.

Q1. '지금 하는 일은 싫은데 뭘하고 싶은지 모르겠다'고 호소하는 직장인들이 많습니다. 이들에게 어떤 이야기를 해주고 싶으신가요?
모든 진로 고민은 하나의 질문으로 귀결됩니다. 바로 '나는 누구인가?'입니다.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 모르기 때문에 뭘하고 싶은지도 모르는거죠. 저는 이런 분들에게 직업은 잠시 접어두고 자신에 대한 탐험을 하라고 권하고 싶어요. '탐험'은 내면에 대한 탐구와 외부적 기회에 대한 모험이 합쳐져야 합니다. 자신을 지속적으로 성찰하고 뭔가 힌트를 얻었을 때는 밖으로 나가서 사람들도 만나고 직접 해봐야 합니다.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그 일을 하는 사람을 만나보고 취미로라도 그 일을 해보라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Q2. 하고 싶은 일이 있지만 다른 사람과 비교하면서 상대적인 박탈감을 느끼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어쩌면 좋을까요?
사람은 두 가지 욕구를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소유욕과 존재욕. 소유욕이 강한 사람은 뭔하는 것을 소유할 수 있어야 행복합니다. 그걸 비난할 수는 없죠. 문제는 존재욕을 소유로 채우려는 사람들이에요. 명품을 갖고 싶은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보다 돋보이고 싶은 존재의 욕구를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죠. 존재욕은 자신의 존재의 표현이니 꼭 소유를 통해서 해결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리고 존재욕이 채워지면 소유욕이 줄어드는 경우도 있구요. 자신이 어떤 욕구를 가진 사람인지 잘 들여다 보는 것이 첫걸음이고 그 욕구를 어떻게 채울 것인지 고민하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Q3. '이 일을 언제까지 할 수 있을까?'생각하며 고용불안에 시달리는 대한민국 직장인들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는 무엇인가요?
제가 대기업에 다닐 때 있었던 일입니다. 장마철 여름날 회사 버스에 에어콘이 안 나오는 거에요. 운전기사가 깜빡한거죠. 하지만 1시간 반 동안 누구도 기사에게 에어콘 켜달라는 이야기를 하지 않더라구요. 큰 조직에서 일하는 것은 이런 대형버스에 타고 있는 것과 같아요. 인생을 계획하지만 뻔한 인생을 계획하게 되죠. 개인의 요구와 개성이 무시된 환경에서 살아온 부작용입니다. 더 무서운 것은 버스를 계속 타고 다니면 운전 실력이 떨어진다는 것입니다. 큰 조직에서 작은 부품의 역할을 오랫동안 해온 사람은 조직을 나와서 전방위적인 업무를 해낼 수 없습니다. 50년 이상 혼자 일해야 하는 시대가 오고 있습니다. 회사에서 일하면서 자신만의 무기 한 가지는 꼭 마련해 나오기 바랍니다.

Q4.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서 지겹고 힘들지만 꼭 해야 하는 일이 있습니다. 하지만 힘들다보면 '이 일이 나에게 안맞는 것이 아닐까?'란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 고비를 어떻게 넘길 수 있을까요?
저는 책읽기를 좋아하는데요, 그 책이 나에게 맞는지 맞지 않는지 알아보려면 1/3이상은 읽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많은 책들이 1/3이상을 읽으면 재미있어 지기도 하구요. 일도 비슷합니다. 어떤 일이 맞는지 알려면 3-5년 정도를 해봐야 하는 것 같습니다. 그 이후에도 아니라면 과감히 포기해야죠. 좋아하는 일과 해야 하는 일의 경계가 모호한 면이 있지만 어느 정도는 노력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헤르만 헤세는 이런 말을 했습니다. '내 일생 일대의 실수는 재능을 직업으로 삼은 것이다.' 헤세는 글쓰기의 재능으로 작가라는 직업을 선택함으로써 글쓰기를 더 이상 즐길 수 없었다고 말합니다. 말년에 그는 그림 그리기에 푹 빠져 지냈는데요, 자신이 그린 그림을 절대 팔지 않았다고 합니다. 밥벌이가 되면 그림 그리기는 노동이 되어 버리니까요. 저는 꿈이 꼭 직업이 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기타 연주를 아주 잘 하는 청년에게 왜 음악을 하지 않느냐고 물었더니 자신은 '음악가'보다는 '음악인'이고 싶다는 답을 하더군요. 좋아하는 일을 꼭 직업으로 삼을 필요는 없습니다. 꿈은 평생동안 늘 추구하는 것이니까요.

일곱번째 토크쇼가 이렇게 마무리되었습니다. 말도 안되는 강의료에도 흔쾌히 소중한 시간을 내준 박승오 연구원에게 감사 인사를 드립니다. 또한 언제나 같은 자리를 지켜주시는 양재우 선배님과 멋진 장소를 빌려주시고 물심양면 도움주시는 국민대 리코MBA 최인호 선배님, 이번 토크쇼에 사진과 동영상을 찍어주신 김철 코치님, 감사합니다. 무엇보다 자신의 방향성을 고민하며 불금의 유혹을 마다하고 참석해주신 참석자 여러분 감사합니다.

다음 토크쇼는 오는 10월 14일 금요일 저녁 7시에 같은 장소에서 열립니다. 여덟번째 토크쇼의 초대손님은 1인 기업 전문가인 수희향 연구원입니다. 1인 기업이란 무엇인지, 1인 기업가가 되기 위해 어떤 것들을 고려해야 하는지, 1인 기업가가 되기 위해서는 회사에서 어떤 준비를 하면 좋인지 궁금하다면 이번 토크쇼를 놓치지 마세요. 곧 공지하겠습니다!    

[알림1] 양재우 연구원이 진행하는 경제 공부 모임 에코라이후에서 5기를 모집합니다. 1년간의 경제 서적 읽기와 글쓰기를 통해 더 나은 경제적 상황을 만들고 싶은 분이라면 놓치지 마세요. 변경연 자유마당 공지
 
[알림 2] 제가 전문코치 자격을 취득하고 코칭 고객을 모집하고 있습니다. 직장생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분, 취업이나 이직, 경력계발에 대해 조언이 필요하신 분, 변화와 성장이 충만한 삶을 살고 싶으신 분에게는 도움이 될겁니다. http://blog.naver.com/jackieyou/2208040041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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