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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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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10월 7일 00시 25분 등록

저는 요즘 매주 3개의 글을 마감하고 있습니다. 월요일은 나비커리어맵 연구원들의 과제 제출일인데 고통분담 차원에서 저도 새로 쓰고 있는 책의 꼭지글을  한 편씩 올리기로 약속을 했습니다. 일요일마다 '여성팀장 리더십'과 관련된 글을 쓰기 위해 낑낑대는 제 모습이 딱하기도 하지만 글이 하나하나 쌓이니 뿌듯하기도 합니다. 수요일은 유니코써어치 블로그에 이직과 관련된 글을 올립니다. 얼마 전부터 이직을 하기 전 어떤 마음가짐을 지녀야 하는지, 어떤 준비를 해야 하는지, 이직을 해야 하는 시기는 언제인지, 성공을 부르는 이력서는 어떻게 써야 하는지에 대한 글을 쓰고 있습니다. 긴 글은 아니지만 이직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는 중요한 정보일 수 있어 심사숙고하여 씁니다. 이제 하나가 남았지요? 바로 금요일에 보내는 마음편지입니다. 매주 수 천 명에 달하는 분들에게 편지를 보내는 일은 즐거우면서도 부담스러운 일입니다. 항상 어떤 글을 쓸까 고민하지만 결국은 제가 살아온 이야기를 쓰게 되더라구요. 그래서 오늘은 '글 잘 쓰는 법'이란 주제로 이야기를 해보려 합니다. 왜냐구요? 제가 요즘 매주 3편의 글을 쓰면서 어떻게 하면 글을 잘 쓸 수 있을까 고민하고 있거든요.


매주 토요일, 제가 구독하는 신문에 남정욱 숭실대 문예창작학과 겸임교수가 쓰는 칼럼이 실립니다. 남교수의 글은 아주 재미있습니다. 읽으면서 풋하고 웃음이 나오기도 합니다. 살짝 삐딱한 구석이 있는 그의 정신세계도 흥미롭구요. 지난 주 글은 '글 잘 쓰고 싶은가? 그럼 잠 푹 자라'가 제목이었는데요, 글쓰기 강연 요청을 받고 어떤 이야기를 할까 고민하는 내용이었습니다. 남교수는 자신은 다음과 같은 원칙을 가지고 쓴다고 말합니다.


"일단 글을 잘 쓰겠다는 욕심을 버려야 한다. 썼던 글 중 엉망인 것들을 보면 하나같이 욕심이 덕지덕지 붙은 글들이다. 지식과 통찰이 절묘하게 배합된 글을 쓰고 싶지 않은 사람은 없다. 그러나 안 되는 건 안 되는 거다. 인간은 제 수준에 맞는 글만 쓸 수 있다. 그리고 잠을 푹 자야 한다. 잠을 못 자면 글이 나빠진다. 못 자면 여성들 피부가 나빠지는 것과 비슷한 원리다. 해서 마감이 다가오면 일단 어떻게든 잔다. 맑은 글은 맑은 머리에서만 나온다. 마지막은 죄를 짓지 않는 거다. 죄를 지으면 마음이 어수선해서 집중이 안 된다. (중략) 원칙 하나가 더 생겼다. 뜻대로 안 되더라도 좌절하거나 슬퍼하지 말기."


남교수는 '팩트를 나열한 뒤 교훈이나 생각할 거리를 덧붙이는 빤한 글 말고 뭔가 다른 글. 그러면서도 평민들의 파티에 나타난 공작 부인 같은 글'을 쓰고 싶으나 실패했다고 고백합니다. 저도 그런 글을 쓰고 싶습니다. 읽으면서 무릎을 탁 치게 만드는 글, 예리한 통찰과 분석이 빛나는 글, 자신도 모르게 고개가 끄덕여지는 글, 눈시울이 붉어지며 마음이 뜨거워지는 글. 그런 글은 어떻게 써야할까요?


지난 겨울, 배우 박신양이 연기지도 선생님으로 나오는 <배우학교>라는 프로그램을 재미있게 본 적이 있었습니다. 저는 연기에는 문외한이지만 그 프로그램을 보면서 한 가지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연기는 어떤 것을 흉내내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겪은 것을 온몸으로 표현하는 것'이었습니다. 글도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듭니다. 글을 잘 쓰려면 기교를 쌓기 보다는 다양한 경험을 많이 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 경험을 기반으로 배우고 익혀 날카로운 통찰을 찾아내야 합니다. 저는 요즘 저의 과거를 다시 더듬고 있습니다. 그때의 생각과 감정을 불러내고 그것의 이유를 학문적 근거를 통해 찾아냅니다. 그리고 읽는 이들에게 나름의 해결책을 제시하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제 글이 별로라면 제가 아직 별로인 인간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하지만 저 역시 좌절하거나 슬퍼하지 않겠습니다. 글을 잘 쓰는 방법 중 또 하나는 '계속 쓰기'입니다. 이 시대 최고의 페이지 터너로 불리는 소설가 더글라스 케네디의 말대로 '좋은 작가는 많이 쓰는 작가'니까요. 일주일에 3편의 글을 쓰는 것은 힘겨운 일입니다. 하지만 저는 계속 쓸것입니다. 즐거운 고통을 동반한 글쓰기를 통해 저도 더 나은 인간이 되고 싶으까요. 그래서 좋은 작가가 되고 싶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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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림2] 토크쇼 <재키가 만난 구본형의 사람들> 여덟번째 손님은 수희향 연구원입니다. '성공하는 1인 기업가로의 9가지 실행 로드맵'이라는 주제로 이야기를 나눌 예정이니 관심 있는 분들은 서둘러 신청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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