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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 명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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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10월 26일 14시 24분 등록

박용환, 양에 집중하라, 세이지, 2016




이 분, IT 기업에서 15년간 이사로 재직했다는데 지금은 집필에 전념하기로 한 건지 무진장 궁금하다. 학자나 문인이 아닌 일반인이 쓴 책 중 단연 돋보인다. “변화와 발전의 근본 원리는 양의 누적”이라는 오래된 관심사를 붙들고 4년간 각고의 노력 끝에 이 책을 썼다고.



어려서부터 세상을 선하게 사는 것, 정직하게 흘린 땀으로 세상을 만드는데 관심이 많았단다. 좋은 삶, 진정한 성공이란 자기 안의 탁월함으로 세상을 이롭게 하는 것인데 (책 전반에서 그런 느낌을 받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양적인 누적이 전제되어야 한다는 것을 분명히 하기 위해 이 책을 썼다.



“단순한 결론일 수도 있지만 내가 잘하는 것을 잘하면 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거기에 내 시간과 노력을 충분히 들이면 된다. 중요한 것은 내가 시간과 노력을 들이면 무엇이든 가능하다는 것을 아느냐 모르느냐의 차이다. 그걸 안다는 것은 생에 있어서 대단한 진보이자 혁명과도 같은 한 걸음을 내딛는 것이다.”



이름하여 “양질전환의 법칙”!  학자라면 연구, 운동선수라면 훈련, 투자자라면 거듭되는 실수... 가 쌓이지 않고서는 절대 탁월한 수준에 도달할 수 없다.  “1만시간의 법칙”으로 상식이 되기도 했고 식상할 정도로 일반적인 전제를 증명하기 위해 저자는 가능한 모든 자료를 섭렵한 듯하다.



20세기 최고의 과학자 앨버트 아인슈타인이 평생 발표한 논문은 395편이고, 찰스 다윈은 119편, 프로이트는 330편이며, 발명왕 에디슨이 미국 특허청에 낸 1093개의 특허기록은 아직까지도 깨지지 않은 숫자라고 한다.



요컨대 “성공의 지름길은 없다는 것이다. 많이 시도하고, 많이 제작하고, 많이 발표해야 그 가운데 성공작이 나온다는 것이다. 이러한 결과를 역으로 해석하자면 실패는 ‘불가피한 비효율’이라고 말할 수 있다. 동일한 논리가 우리 삶에도 적용된다. 성공에 이르는 유일한 길은 과잉에 대금을 지불하는 것이다.”



지극히 일반적이고 단순한 명제를 증명하기 위해 저자는 온갖  레퍼런스를 가져 왔다. 고 은과 피카소의 작품 수가 나오는가 하면, 훈련할수록 처리속도가 빨라지는 것을 말하기 위해 뇌과학이 나오고, 오랜 누적 뒤에야 진짜 부자가 된다는 말을 하기 위해 세계 10대 부호들의 나이가 나온다. 책은 두껍지 않지만 이런 저술방식은 세계적인 석학 제레미 리프킨을 연상시킨다. 직관적이고 인상적인 문체를 좋아하지 통계나 이론을 나열하는 방식을 좋아하지 않는데, 그 집요한 자세와 명료한 표현 덕에 제레미 리프킨에게는 항복했듯이, 이 저자에게도 마찬가지다.



주로 서구의 문헌을 인용하지만 동양 고전도 홀대하지 않았고, 단 한 줄도 쓸데없이 놓이지 않았다 싶을 정도로 농밀하면서도 수려한 문장력이 이 책 자체가 ‘양질전환의 법칙’의 증거인 것을 보여준다. 전에 들어본 자료도 많았지만, 얼핏 들어본 예화도 저자의 단단하고도 수려한 문체를 입어 설득력이 더해졌다.



“당신의 모습은 당신이 반복적으로 행하는 행위의 축적물이다. 탁월함은 하나의 사건이 아니라 습성이다.”  (아리스토텔레스가 이렇게 현대적인 발언까지 했다구?)



여호수아를 비롯한 이스라엘 백성들은 여리고성을 그들에게 주겠다는 하나님과의 약속을 굳게 믿고, 야훼의 궤를 메고 6일에 걸쳐 매일 같이 성을 한 바퀴씩 돌았다. 그리고 일곱 번째 되는 날 마침내 여리고성을 일곱 바퀴 돈 다음 나팔 소리 신호에 따라 백성들이 다같이 힘껏 고함을 지르니 성이 무너져 내렸다. 함성이라는 임계점, 터닝 포인트가 되어 성벽이 무너진 것이다. (성경을 인용한 부분도 더러 있는데, 성경이 나오는 장면치고 이렇게 고리타분하지 않은 것을 처음 보았다.)



양이 ‘외적 규정성’이라고 한다면 질은 ‘내적 규정성’이라고 할 수 있다. 외적으로 증가하고 많아지는 것이 어느 순간 ‘서당 개 3년 만에 풍월을 읊고’, ‘학교 부근 참새가 입문서를 따라(The sparrow near school sings the primer)’하듯이 내적으로 변화된 모습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영어속담도 적재적소에 쓰여 최고의 효과를 내고 있다, 서당 개는 너무 흔해서 그것만으로는 누릴 수 없었을 주목효과가 극대화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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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 권의 책을 읽고 나니
붓이 신들린 것처럼 술술 내려간다.



두보의  싯귀가 이 책에 화려한 종지부를 찍어준다. 전에 은행원이라는 저자, 강민혁 씨가 쓴 <자기 배려의 인문학>과 더불어 일반인이 쓴 저술 베스트 투다. 흠뻑 빠져서 읽었고 기분 좋은 자극을 받았다. 단 하나 옥의 티라면 다음 문장이 59쪽과 212쪽에 두 번 나온다는 것이다. 몇 번을 들어도 좋은 말이지만 그건 아니지... 음하하하. 내가 발견했다!^^



(몰입에 대해서 얘기하며)  자기목적성을 가진 사람은 원하는 일을 하는 것 자체가 이미 보상이 되기 때문에 물질적 수혜라든가 재미, 쾌감, 권력, 명예 같은 별도의 보상이 필요하지 않다.



<자기 배려의 인문학>리뷰 http://cafe.naver.com/writingsutra/112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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