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오늘의

마음을

마음을

2016년 11월 4일 22시 01분 등록

저는 올해 두 개의 자격증을 취득했습니다. 하나는 한국코치협회에서 인증하는 전문코치자격증(KAC)입니다. 이 자격증을 따기 위해서 대학원에서 열심히 코칭수업을 들었습니다. 코칭 시간도 여든 세 시간이나 채웠습니다. 덕분에 코치 지망생에서 코치로 변신할 수 있었습니다. 이 자격증보다 더 따기 힘들었던 것이 있었습니다. 바로 헬스트레이너 자격증입니다. 정식 명칭은 2급 생활스포츠지도사(전문과목:보디빌딩)인데요, 지난 4월에 신청을 하고 5월에 필기 시험을 보고 7월엔 구술과 실기 시험을 쳤습니다. 무더운 8월에는 약 열 흘간 연수도 받았습니다. 제가 이 두 가지 자격증을 취득한 이유가 있습니다. 저는 몸과 마음의 코칭이 모두 가능한 하이브리드 코치가 되는 것이 꿈이자 비전입니다.


이런 생각을 하게 된 사연(?)이 있습니다. 30대 후반, 저는 혹독한 우울증을 앓았습니다. 우울증은 회사에서의 스트레스가 주원인이었지만 바닥을 친 체력때문에 상태는 좀처럼 나아지지 않았습니다. 몸이 약하니 마음이 끝도없이 허물어져 내렸습니다. 돌이켜보니 그 때는 마음보다 몸을 먼저 일으켜 세워야했습니다. 코칭을 하면서도 깨달음이 있었습니다. 코칭을 받는 분들 중에는 우울감이나 불안감, 무기력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들은 아무리 결심을 하고 마음을 먹어도 좀처럼 변화가  쉽지 않습니다. 마음이 아니라 몸이 움직여주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들의 육체적 에너지 레벨을 끌어올리면 변화를 위한 시도를 더 쉽게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몸을 바꾸어 마음을 바꾸는 것입니다. 


이러한 접근법은 이미 심리학에서도 과학적으로 입증되었습니다. 하버드대학교 경영대학원 교수이자 사회심리학 분야의 세계적인 권위자인 에이미 커디는 <프레즌스>라는 책에서 몸이 마음을 바꾼다고 주장합니다. 자신의 자세나 몸짓을 바꾸면 자신에 대한 인식이 바뀌고 더 나은 성과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커디는 원더우먼 자세를 비롯한 하이파워포즈를 취하면 기억력과 자신감을 높여주는 테스토스테론 분비가 증가하고 만성 피로와 두통, 불안감을 유발하는 코르티솔이 감소한다는 사실을 실험을 통해 입증했습니다. 그녀는 '신체가 정신을 형성하고 정신은 행동을 형성하고 행동은 미래를 결정한다'고 주장합니다. 주문을 외면서 마음을 바꾸려하기 보다는 자세를 바꾸고 행동을 바꾸면 마음이 바뀐다는 것입니다.


최근 저는 코칭에 운동을 접목하는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그 첫번째 실험이 바로 며칠 전에 있었습니다. 중년의 직장인인 그녀는 고민이 많습니다. 마음을 바꾸고자 하지만 잘 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녀에게 운동을 권했습니다. 피트니스센터에서 함께 운동을 하면서 운동의 효과를 직접 체험하게 했습니다. 각 운동기구의 이름과 자극을 주는 몸의 부위를 설명하고 운동 요령도 알려주었습니다. 결과는 어떠했을까요? 그녀는 코칭 후기에 이렇게 썼습니다. "운동을 마치고 집에 돌아가는 길은 하루종일 일한 후 지친 몸을 끌고 가는 퇴근길과 달랐다. 마치 토요일 아침에 일어나 '오늘은 어떤 즐거운 일을 할까?'하는 기분이 들었다. 간만에 가져보는 활기였다. 지금 나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운동화를 신고 밖으로 나가는 것이었다. 코칭이 아니었다면 그것을 어떻게 알 수 있었을까?" 이 정도면 대성공이라고 해도 될까요?  


일이 잘 풀리지 않는다면, 좀처럼 마음을 잡기 힘들다면, 왠일인지 기운이 없고 무기력하다면, 우울하고 불안하다면 운동화를 신고 밖으로 나가야 합니다. 힘껏 달려 땀을 내면 상쾌한 기분이 온몸을 감돕니다. 무언가 승부를 내야 하는 결전을 앞두고 있다면 웨이트 트레이닝을 해야 합니다. 무거운 덤벨과 바벨을 들어올리며 극한의 고통을 체험하고 나면 왠지 모르게 자신감이 퐁퐁 솟습니다. 운동을 하면서 한계를 극복하고 몸의 변화를 체험하면 어쩐지 이 세상에 두려울 것이 없습니다. 이것이 운동의 힘입니다.  


그대에게 지금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요?

마음을 다스리기보다 몸을 변화시켜 보세요.

마음에도 근육이 붙고 힘이 생길겁니다.

운동화, 신고 있지요?



[알림1] 토크쇼 <재키가 만난 구본형의 사람들> 아홉번째 시간이 11월 18일 금요일 저녁 7시 30분에 마련됩니다. 오병곤 연구원이 '내인생 첫책쓰기'라는 주제를 준비했으니 책쓰기에 관심이 있는 분은 서둘러 신청해주세요!  변화경영연구소 자유마당 공지 / 나비앤파트너스 블로그 공지  

 

[알림2] 꿈벗 이관노님의 첫 책 <굿잡>이 출간되었습니다. 30년 직장생활의 경험과 지혜가 담긴 매운탕 같은 책이라고 하네요. 희망이 가득한 출근길을 꿈꾸는 직장인에게 권합니다. 변화경영연구소 공지사항 공지  


 

IP *.35.229.12

덧글 입력박스
유동형 덧글모듈

VR Left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776 예순번째 편지 - 1인 기업가 재키의 다섯번째 토크쇼 [2] 재키제동 2016.06.24 1348
2775 [알로하의 맛있는 편지] 부자의 빵 VS 가난한 사람의 빵 file [2] 알로하 2019.10.07 1348
2774 매우 중요한 끼적임들 연지원 2015.12.21 1349
2773 출가(出家) 2 김용규 2016.02.11 1349
2772 마음이 아픈 아내에게 제산 2017.09.11 1349
» 일흔일곱번째 편지 - 1인 기업가 재키의 운동 코칭 재키제동 2016.11.04 1349
2770 [월요편지 29]직장에서 영어 동아리 2년 운영해 보니 습관의 완성 2020.10.11 1350
2769 <알로하의 영어로 쓰는 나의 이야기> 어른이 된 어린 왕자 알로하 2021.08.29 1350
2768 인공지능의 시대, 창의성이란?(1편) 차칸양(양재우) 2016.08.16 1351
2767 어린 시절의 기억, 간직하고 계신가요? [1] 어니언 2021.05.06 1351
2766 <알로하의 영어로 쓰는 나의 이야기> 어린 왕자 and ...... 알로하 2021.08.22 1352
2765 최고의 지성은 어떻게 탄생하는가 연지원 2016.01.04 1353
2764 내가 만난 어느 기업가의 정신 김용규 2015.10.08 1356
2763 더 사랑하고 더 미워하며 살리라 김용규 2016.02.19 1358
2762 '목표'가 아니다, '시스템'이다 [1] 차칸양(양재우) 2016.04.05 1358
2761 경제성장만이 답은 아니다 [4] 차칸양(양재우) 2015.08.18 1359
2760 진짜 어른이 되었습니다. 한 명석 2016.01.27 1359
2759 머리칼이 바람에 엉클어지며 산 속에서 장재용 2020.10.20 1359
2758 올해를 잘 살고 싶은 이유 연지원 2016.02.22 1360
2757 [월요편지 9] 가난이 싫어 라고 말하면 안되는 이유 file [1] 습관의 완성 2020.05.24 13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