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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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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11월 8일 06시 59분 등록


몇 년 전쯤 『책은 도끼다 1,2』, 『여덟 단어』의 저자 박웅현씨의 ‘창의성’을 주제로 한 강연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광고계에서 잔뼈가 굵은 그답게 강연에서는 말보다는, 동영상과 이미지가 많이 등장하더군요. 그리고 노래도 몇 곡 소개해 주었는데, 그 중에서 한 노래가 제 마음을 강하게 움직였습니다. 바로 <Splendor in the Grass(초원의 빛)>라는 제목의 노래였습니다.


미국 혼성 그룹인 ‘핑크 마르티니(Pink Martini)가 불렀다는 이 노래는 멜로디뿐 아니라 가사도 참 좋은데요, 일단 가사부터 한번 보실까요?


네가 무슨 생각하는지 알겠어 / 나도 같은 생각이야
우리가 어떻게 살아왔는지 / 또 어떻게 새로 시작해야 할지
 
내가 헛된 꿈을 꾸는 건지도 모르지 / 혹은 내가 잘못 생각하고 있는지도 몰라
하지만 난 푸른 잔디가 자라는 곳으로 갈거야 / 너도 같이 가지 않을래?
 
난 늘 더 많은 것을 원해왔어 / 그런데 뭘 가져도 늘 똑같더라고
 
돈은 변덕스럽기만 하고 / 명예를 쫓아다니는 것도 이제 지겨워
바로 그때 네 눈을 봤더니 / 너도 똑같은 생각을 하는 것 같더라
 
더 큰 것만 원하던 우리의 일상이 / 어느새 죄악이 되어가고 있었던 거야
물론 재미도 있었지 하지만 / 이제 그만해야 하지 않겠어?
 
세상이 너무 빨리 움직여 / 사는 속도를 좀 늦춰야 할 것 같아
우리 머리를 잔디 위에 쉬게 하면서 / 잔디가 자라는 소리를 들어보지 않을래?

(간주)

푸른 언덕이 있고 / 차는 저 멀리 드문드문 보이는 곳
낮에는 찬란한 빛으로 넘쳐나고 / 밤에는 수많은 별을 볼 수 있는 곳
 
세상이 너무 빨리 움직여 / 사는 속도를 좀 늦춰야 할 것 같아
우리 머리를 잔디 위에 쉬게 하면서 / 잔디가 자라는 소리를 들어보지 않을래?


참 좋죠? 정신없이 바쁘게 살아가는 속도를 좀 늦추고, 편안히 누워 잔디가 자라는 소리를 들어보자 속삭이니 말이죠. 하지만 박웅현씨가 이 노래를 소개한 진짜 이유는 간주에 있습니다. 간주로 차이코프스키의 피아노협주곡 1번이 활용되고 있는데, 관현악기들과 피아노로 연주되는 이 멜로디가 눈을 감고 들으면 마치 잔디가 조금씩 조금씩, 하지만 힘차게 자라나고 있는 소리로 다가 옵니다. 뭐랄까요, 한 생명의 박동이 나의 가슴으로 공명된다고나 할까요? 그만큼 감동적입니다. 한번 그 감동을 느껴보세요. 뮤직 비디오와 라이브 버전, 2개를 준비했으니 모두 들어보시기 바랍니다. 전달되는 그 느낌이 다릅니다.

https://youtu.be/6L-_DiZlrUI  (라이브 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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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김경의 자전적 소설 『너라는 우주에 나를 바친다』를 읽으며, 다시 한 곡의 노래를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습니다. 혹시 ‘요조(Yozoh)’라는 여자 가수를 아시나요? 외국 가수가 아니라 한국 가수입니다.^^ 젊으신 분들은 그래도 많이 알고 계신 것 같은데, 제 연배 이상의 중년분들은 처음 들어본 이름일 겁니다. 인디밴드로 오랫동안 활동하고 있고, 최근에는 김제동이 진행하는 프로그램 <톡투유 – 걱정말아요 그대>에도 자주 나오더군요. 김경 작가는 『너라는...』에서 주인공의 입을 빌어 요조의 노래 중 ‘바나나 파티’란 노래를 소개하고 있는데요, 한번 읽어보시죠.

“근데 요조라는 아가씨가 그러드라. 사고로 동생을 잃은 큰 슬픔을 겪고 난 뒤 작곡을 할 수 있게 됐다고. 인생관도 바뀌었대. 내일, 미래 이런 게 다 부질없다는 생각을 하게 되면서 갖고 싶은 게 있음 갖고, 먹고 싶은 게 있음 먹자는 주의로..... 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셔서 그런가? 나랑 인생관이 같네, 하면서 얼마나 좋아했는지..... ‘바나나 파티’ 같은 귀엽게 섹시한 음악이 그런 인생관 속에서 나왔다고 생각히니 삶이라는 게 참 신비롭더라고.”

이 문구를 읽고 궁금해졌습니다. 어떤 노래인지 말이죠. 그래서 바로 찾아봤죠. 오~ 이런, 듣던 중 웃음이 터졌습니다. 동생을 잃은 큰 슬픔을 딛고 작곡을 시작했는데, 어떻게 이토록 사랑스럽고 재기발랄하며, 웃음짓게 만드는 노래를 만들 수 있는지. 일단 가사부터 한번 보시죠. 솔직히 가사는 별 거(?) 없습니다만.^^


Give me your Banana / Let me taste your Banana (X2)

덜 익은 푸른 바나나 / 입안에 노랗게 변하고
시간이 흐른다는 걸 / 아무도 모르죠

Give me your Banana / Let me taste your Banana (X2)

(간주)

Give me your Banana / Let me taste your Banana (X2)

입술로 노래 부르고 / 즐겁게 사진도 찍고
여기는 우리 둘 그리고 / 덜 익은 바나나

Give me your Banana / Let me taste your Banana (X4)


통통 튀는 리듬에 맑은 목소리로 당신의 바나나를 달라고 말합니다. 맛 좀 보게 해달라고 말이죠. 이 노래 역시 포인트는 간주에 있습니다. 정확히 무슨 악기로 연주되는 지는 잘 모르겠지만, 아코디언 같은 경쾌한 집시풍의 멜로디가 시작되며 그 중간에 추임새가 끼어듭니다. 이렇게요.

냠냠냠냠
쩝쩝쩝쩝
후릅후릅

재밌죠? 사람은 경험한 것을 기억에 남기는 동물이라고, 아마도 이제부터는 바나나를 보게 되면 요조란 가수의 이 노래 ‘바나나 파티’를 마치 조건반사처럼 떠올리게 될 듯 싶습니다. 게다가 바나나를 먹을 땐 ‘냠냠냠냠 쩝쩝쩝쩝 후릅후릅’하며 먹지 않을까요? 아, 물론 혼자 먹을 때 그렇다는 말입니다. 저도 사회적 체면과 위치, 즉 쏘셜 포대기(?, Social Position)가 있으니까 말이죠. 백문이 불여일청, 한번 감상해 보시죠.



찾다보니 요조가 발표한 노래들 중 상당히 괜찮은 노래들이 많더군요. ‘Happy Birthday’, ‘브로콜리 너마저’, ‘아침 먹고 땡’, ‘Love’ 그리고 리메이크곡 ‘내가 말했잖아’도 듣기 좋습니다. 시간되시는 대로 천천히 감상해 보시기 바랍니다. 그녀의 음색이 깊어가는 이 마지막 가을과 잘 어울릴 듯 하네요.



차칸양(bang_1999@naver.com) 올림




***** 구본형변화경영연구소 공지 ***** 

1. 토크쇼 안내 <재키가 만난 구본형의 사람들> 자기경영아카데미 오병곤 소장
토크쇼 <재키가 만난 구본형의 사람들>의 아홉 번째 시간이 오는 11월 18일(금) 저녁 7시 반에 마련됩니다. 이번 초대손님은 변화경영연구소 1기 연구원이자 자기경영아카데미 오병곤 소장으로, 그는 자신의 저서인 『내 인생의 첫책 쓰기』와 동명의 책쓰기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여러 직장인들이 자신의 책을 출간하는데 큰 힘이 되고 있으며, 실제로 결과 또한 좋다고 합니다. 자신의 이름으로 된 책 한권을 소망하시는 분들에게 상당히 유익한 시간이 될 것입니다. 

2. [출간소식] 『굿잡(Good Job)』 이관노 지음
꿈벗 이관노님의 첫 책 <굿 잡>이 『굿잡』이 출간되었습니다.  이 책은 30년 이상 영업, 마케팅, 전략, 인사, 교육 CS 등 다양한 보직을 경험해 온 멀티플레이어 직장 선배가 방황하고 힘들어 하는 후배들에게 전하는 격려의 메시지이자 지혜가 담긴 조언이라 합니다. 저자는 매주 월요일 아침, 후배들 질문에 멘토가 되어 함께 고민하고 답한 내용을 편지로 정리해 사내 인트라넷에 올렸다고 하는데, 이 책은 그 가운데 일부를 엮은 것이라 하네요. 직장 생활로 힘들어 하는 분들에게 많은 도움이 되겠네요.

3. <치유와 코칭 백일 쓰기> 28기 지원 안내
변화경영연구소 4기 정예서 연구원이 나를 위한 100개의 질문으로 시작하여 자신의 지도를 완성할 <치유와 코칭 백일 쓰기> 28기를 모집하고 있습니다. 나의 과거는 어떠했는지, 현재 서 있는 지점은 어디인지, 미래의 비전은 어떻게 완성할 것인지에 이어 사회적 글쓰기까지, 내 생의 첫책쓰기 1단계이기도 한 이 과정을 통해 간절하게 자신의 신화를 완성하기를 갈망하시는 분들의 많은 참여 바랍니다.
IP *.122.139.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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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1.16 13:19:43 *.153.200.103

위에 소개한 노래 라이브버전이 훨씬 좋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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