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오늘의

마음을

마음을

2016년 11월 11일 01시 53분 등록

왜 그런지 모르겠습니다. 이번주 마음편지는 도무지 써지지 않습니다. 이리저리 궁리를 해봐도 무엇을 써야할지 모르겠습니다. 목요일 저녁 일정을 마치고 12시가 다 되어 집에 돌아와 노트북을 열었습니다. 마감이 임박하니 써지려나. 금요일 새벽이 되어도 나오지 않습니다. 한 주 그냥 건너 뛸까 생각도 했습니다. 그리한다고 누구도 뭐라 하지 않을 겁니다. 하지만 그렇게 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제 편지를 손꼽아(?) 기다리는 독자들이 있거든요. 그래서 오늘은 시 한 편으로 편지를 갈음합니다. 


가을이 우리 곁을 떠나려 하네요.

그대의 마음은 어떠한가요?  


 쓸쓸 

 ​ 문정희


요즘 내가 즐겨 입는  옷은 쓸쓸이네

아침에 일어나 이 옷을 입으면

소름처럼 전신을 에워싸는 삭풍의 감촉

더 깊어질 수 없을 만큼 처연한 겨울 빗소리

사방을 크게 둘러보아도 내 허리를 감싸주는 것은

오직 이것뿐이네

우적우적 혼자 밥을 먹을 때에도

식어버린 커피를 괜히 홀짝거릴 때에도

목구멍으로 오롯이 넘어가는 쓸쓸!

손 글씨로 써보네 산이 두 개나 위로 겹쳐 있고

그 아래 구불구불 강물이 흐르는

단아한 적막강산의 구도

길을 걸으면 마른 가지 흔들리듯 다가드는

수많은 쓸쓸을 만나네

사람들의 옷깃에 검불처럼 얹혀 있는 쓸쓸을

손으로 살며시 떼어 주기도 하네

지상에 밤이 오면 그에게 술 한잔을 권할 때도 있네

이윽고 옷을 벗고 무념(無念)의 이불 속에

알몸을 넣으면

거기 기다렸다는 듯이

와락 나를 끌어안는 뜨거운 쓸쓸


IMG_1855.JPG

Photo by 펑키보이  


[알림1] 토크쇼 <재키가 만난 구본형의 사람들> 아홉번째 시간이 11월 18일 금요일 저녁 7시 30분에 마련됩니다. 오병곤 연구원이 '내인생 첫책쓰기'라는 주제를 준비했으니 책쓰기에 관심이 있는 분은 서둘러 신청해주세요!  변화경영연구소 자유마당 공지 / 나비앤파트너스 블로그 공지  

 

[알림2] 꿈벗 이관노님의 첫 책 <굿잡>이 출간되었습니다. 30년 직장생활의 경험과 지혜가 담긴 매운탕 같은 책이라고 하네요. 희망이 가득한 출근길을 꿈꾸는 직장인에게 권합니다. 변화경영연구소 공지사항 공지    


IP *.35.229.12

덧글 입력박스
유동형 덧글모듈

VR Left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096 아흔여덟번째 편지 - 1인 기업가 재키의 평가에 대하여 재키제동 2017.04.14 1126
3095 [용기충전소] 자극과 반응사이, 변화의 길이 있다 김글리 2020.05.14 1127
3094 스피노자가 보우하는 월급쟁이 장재용 2020.05.26 1127
3093 [화요편지]소리없는 중독 file 아난다 2020.06.08 1127
3092 그냥 행복한것과 책을 써서 행복한것 한 명석 2016.06.09 1128
3091 [알로하의 맛있는 편지] 양치기의 슬픈 짝사랑이 인류에게 준 선물 file [1] 알로하 2019.05.26 1128
3090 월급쟁이의 스승 장재용 2020.05.12 1128
3089 할 수 있었다는 말보다 더 가슴아픈 말은 없다 file 한 명석 2016.10.05 1129
3088 [알로하의 두번째 편지] 삼바의 여인이 되어… file 알로하 2020.04.12 1129
3087 [알로하의 맛있는 편지] 메리 맛있는 크리스마스~^^ file 알로하 2019.12.22 1130
3086 아니, 그냥 구경만 하려구요 [2] 이철민 2017.07.20 1131
3085 [알로하의 맛있는 편지] 미국인이 사랑한 캥거루 yellow tail 2 file [2] 알로하 2019.06.23 1131
3084 [월요편지-책과 함께] 넌 내게 모욕감을 줬어 에움길~ 2023.12.04 1132
3083 심장의 두근거림을 듣는 독서 연지원 2016.10.31 1133
3082 현실을 구름 위까지 끌어올리는 법 file 한 명석 2017.01.18 1134
3081 [수요편지] 짙은 라오, 깊은 외로움 [4] 장재용 2019.01.09 1135
3080 텅 비어있어 실상을 보는 눈 [1] 옹박 2017.04.17 1136
3079 [월요편지 6] 나는 도대체 어떤 사람인가? file 습관의 완성 2020.04.26 1136
3078 개인경제를 튼튼하고 건강하게 만들기 위한 3가지 방법 [2] 차칸양(양재우) 2017.06.13 1137
3077 감기랑 창업자의 조건 [4] 이철민 2017.02.23 11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