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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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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용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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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12월 1일 23시 38분 등록

 

오늘 내가 몸담고 있는 여우숲의 홈페이지가 먹통이 되었습니다. 그 홈페이지에도 이 편지를 올리고 또 보내야 하는 날인데 접속이 되질 않는 것입니다. 이유는 접속자수가 많아 데이터 전송량이 약정된 수준을 넘어섰기 때문이랍니다. 갑자기 접속자수가 많아진 것은 어제 한 방송국이 방영한 <사람과 사람들>이라는 다큐 프로그램 때문으로 추정됩니다. 그 다큐는 사계절 동안 나와 여우숲을 촬영하기로 하고 지난봄부터 찍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몇 가지 사정으로 겨울 입구에서 촬영을 마치고 1130일자로 방영을 하게 되었습니다. 겨울의 숲과 삶을 담지 못한 아쉬움이 있는 프로그램인 셈입니다.

 

어제 나는 대학수학능력시험을 마치고 비교적 한가로워진 딸 녀석에게 자신의 생에 첫 스마트 폰을 선물한 뒤 한담과 함께 저녁을 먹고 있었기에 방송을 제대로 볼 수 없었습니다. 방송국이 곧 동영상 자료를 보내올 테니 나는 그때서야 그 긴 시간의 촬영이 어떻게 편집 되었나 온전히 살펴볼 수 있을 것입니다. 아무래도 이런 종류의 영상은 현실보다 아름답게 포장되기 쉽습니다. 이번 것도 그런 모양입니다. 그 방송을 보고 감동을 받고 있다, 감동을 받았다, 조만간 만나러 가고 싶다 등의 문자나 연락을 여러 곳으로부터 받았으니 그렇게 짐작하게 됩니다.

 

어느 순간부터 나는 나와 여우숲이 그런 운명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무엇인가 삶의 근원적인 것에 대해 그리운 것이 있는 사람들, 어쩌다 채이거나 넘어져 아픈 사람들, 생채기가 남은 사람들, 다시 일어나 새롭게 살아보고 싶은 사람들, 그렇게 삶의 어느 한 구석 불완전함을 깊게 느끼기 시작한 사람들이 찾아오는 여행지로서의 운명.

숲이 본래 치유의 공간이어서 더욱 그렇겠지만 다행이도 여우숲을 찾아 깊게 여행하는 이들은 이곳에서 그들 스스로 깨닫고 떠나는 듯합니다. 그렇게 삶이란 본래 불완전한 것이요 또한 모든 생명의 삶이란 그 불완전함을 스스로 극복해 가는 과정임을 알아채고 떠나는 여행자들의 뒷모습을 배웅할 때 나는 기쁩니다. 이 공간, 여우숲의 운명이 주로 어느 한 구석 지친 영혼들을 마주해야 하는 것이어서 정작 나는 홀로 고되고 지친 날들을 해소해야 하는 처지이긴 하지만, 그 역시 대부분 기쁜 마음으로 받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세월이 길어지면서, 또한 때로 몰인간적인 이들을 더러 상대해야 할 때 나도 내상(內傷)을 입습니다. 나 역시 어쩌다 견딜 수 없을 만큼 아플 때가 있습니다. 그런 날은 나도 더 깊은 숲으로 떠나 반년 쯤 묵언(默言)의 날들을 갖고 돌아오고 싶어집니다. 그래서 이따금 생각해둡니다. 이 여우숲을 지켜가느라 지고 있는 빚을 다 갚게 되는 날부터 나도 세계의 숲을 찾아 여행하리라. 유럽과 북미와 남미, 일본과 중국, 베트남, 인도곳곳에 존재하는 깊고 오래된 숲에 1년에 한 달씩은 묵고 돌아오는 여행을 시작하리라. 그리고 마지막은 꼭 아프리카로 가리라! 인류가 숲을 떠나 문명을 시작하기 전, 그 시원의 숨결을 느껴볼 수 있는 아프리카 여행을 내 숲 여행의 정점으로 삼으리라!

방송 덕에 인터넷 홈페이지가 다운됐으니 이제 당분간 많은 분들이 이곳 여우숲과 나를 찾으시겠지요. 부디 환상은 버리고 찾아오시길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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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여행안내


여우숲을 이루는 초기 참여자 중 로이스라는 여인이 있습니다. 본명은 이한숙, 그녀는 명석하고 열정적이고 유머러스하고 순수하며 또한 다재다능한 사람입니다. 그녀는 또한 내가 삶의 스승으로 섬기는 구본형 선생님의 애제자입니다.

그녀는 지금 아주 멋진 해외여행을 기획하고 조직하고 안내하는 삶을 살고 있습니다. 이번에 그녀가 내가 그토록 떠나고 싶은 아프리카 여행을 기획했다고 전해왔습니다. 15명의 소규모 인원만 데리고 떠나는데 딱 3자리가 남았다며 여우숲의 귀한 멤버들에게 알려달라고 부탁했습니다.

그녀의 짧은 문자는 이렇게 내용을 압축하고 있습니다.

“15명만의 단촐하고 특별한 여행입니다. 일상을 떠나, 영감을 주는 특별한 환경인 아프리카 대자연 속에서 긴 시간 자신에게 몰입해 볼 수 있는 절호의 찬스, 특히나 이번 여행에는 인생의 질문 던져주기와 관점바꿔주기의 전문가인 코치님들이 많이 참여합니다. 크든 작든 삶의 전화기를 맞이한 분들에게 도움이 되는 여행이 될 거라 확신합니다.”

 

1229() ~ 124() 까지 약 한 달간이고 1210일까지 신청을 마감한다고 합니다.

더 자세한 사항은 아래 링크를 참조하세요.

http://cafe.naver.com/morningpage/6720


IP *.12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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