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한 명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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잭프룻에서는 치즈 냄새가 난다.
앞니로 사각사각 베어 먹으면 꼭 생쥐가 된 것 같다
달큰한 아가냄새도 나서
코를 박고 부비부비 하고 싶을 만큼 사랑스럽다
용맹한 투구 같은 두툼한 가시 옷을 입고도 모자라
꽁꽁 숨어있는 과육을 발라내서
두 손으로 받쳐들고 베어먹다보니 이 과일을 경배하는 형국이다
조금씩 아껴가며, 향을 맡으며 너를 먹어가는 동안 Jack! 이름도 재미있지
너는 세상에서 단 하나밖에 없는 감각을 내게 선사한다
드래곤 프룻은 혀가 아니라 눈을 위한 과일이다.
이렇게 선연하고 요염한 색깔은 훈련된 화가도 만들기 어려울게다.
묘령의 빨강 외투로도 모자라
날렵한 어뢰 같고 탄탄한 수류탄 같은 몸매에 비늘을 달고 꼬리를 빼어
패션을 완성한 이 과일은, 그러나 아무 맛도 없다.
하얀 바탕 혹은 새빨간 바탕에 점점이 박힌 까만 씨는
땡땡이를 좋아하는 디자이너를 위한 원단 같고
원색을 좋아하는 화가를 위한 정물이지
혀에게는 아무런 맛도 주지 않는다.
그야말로 무미 그 자체다.
푸석거릴 정도로 힘없이 부서지는 과육은
치아가 약한 사람에게 좋겠다.
여기에 무엇을 더해야 비로소 기억할 맛이 될지 알게 되기 전까지
내 사진 속에 얌전히 있을 것.
망고를 먹을 때는
씨앗을 피해 넓적하게 잘라서 바둑판 무늬로 금을 내서 활짝 뒤로 젖힐 것,
그러면
눈부신 황금고슴도치에 젖과 꿀이 흐른다
흐미! 탄성이 흐를 만큼 완벽한 맛에 잘 살고 싶어진다
“어떨 때는 베트남 땡처리 항공권 10만원 짜리도 있던데
2,3일 휘리릭 날아와서 과일만 먹고 가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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