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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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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월 6일 09시 02분 등록

2017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봄날같이 따뜻한 날씨가 이어지고 있는데요, 잘 지내고 계시지요? 오늘 편지에서는 제가 새해를 맞아 야심차게 시작한 <원더우먼 프로젝트>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 합니다. 원더우먼 프로젝트는 회사와 가정, 안팎으로 소진되며 힘들어 하는 대한민국의 여성 팀장을 위한 프로그램입니다. 약 4개월 간 남녀이해, 운동과 식이, 코칭리더십, 커리어 비전에 대해 연구하고 고민해 몸과 마음이 단단한 여성 리더로 거듭나도록 돕는 것이 이 프로그램의 목적입니다. 지난 12월 공지를 통해 9명의 원더우먼이 모였습니다. 약 한 달간 원더우먼을 모으고 과정을 개발하며 느낀 점을 그대와 나누고자 합니다.


미국의 컴퓨터 장비기업 휴렛팩커드(HP)에서 발간한 사내 보고서에는 흥미로운 내용이 등장합니다. 사내에서 공개채용이 있을 때 남성과 여성의 지원하는 양상에 차이가 있다는 것입니다. 남성은 공지한 필요조건을 60% 정도만 충족해도 지원을 합니다. 하지만 여성은 자신이 필요조건의 100%에 부합해야 지원을 한다는 것입니다. 구글에는 기술 부문과 제품 관리 부문에서 일하는 직원에 한해 승진 시 자신을 추천할 수 있는 제도가 있습니다. 여성의 자기 추천 비율은 남성보다 낮습니다. 하지만 자천한 여성은 남성보다 승진 비율이 훨씬 높습니다.  


이번 원더우먼 프로젝트 모집 과정에서도 유사한 일이 있었습니다. 원더우먼 프로젝트는 원래 '현직 여성 팀장'을 위해서 기획되었습니다. 저는 우리나라의 직장인 계층 중 가장 시급히 그리고 절실한 도움이 필요한 계층은 여성팀장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1차 공지에는 현재 회사에서 팀장 역할을 수행하는 여성이 참여할 수 있다고 명기했습니다. 하지만 지원을 받아 보니 현직 여성 팀장보다 곧 팀장이 될 사람들이 더 큰 관심을 보였습니다. (아마도 현직 팀장들은 이런 프로그램에 지원할 여력이 없나 봅니다.) 그래서 2차 공지에는 '경력 10년 이상 20년 이하의 커리어 우먼 (여성 팀장 우대)'으로 지원 자격을 수정했습니다. 하지만 문의를 했던 다수의 프로그램 참여 희망자는 자신이 아직 팀장이 아니라는 이유로 프로그램 참여를 포기했습니다. 결국 참여자의 반 정도가 현직 팀장이고 나머지 반은 예비 팀장으로 구성되었습니다.


페이스북의 최고운영책임자인 셰릴 샌드버그는 '일을 정말 그만두기 전에 미리 그만두지 마라'고 말합니다. 이 말의 뜻은 여성들이 회사에서 스스로 뒤로 물러서는 여러 가지 모습 가운데 가장 흔한 형태는 실제로 직장을 그만두기 전에 자진해서 다양한 기회를 포기한다는 뜻입니다. 예를 들면 임신을 계획하고 있다는 이유로 중요한 프로젝트의 참여를 포기하거나 육아나 개인사정을 들면서 경력전환이나 승진의 기회를 놓쳐버리는 경우입니다. 샌드버그는 휴식이 필요하거나 출산을 했을 때 일을 줄이면 되지 그 전에, 심지어 몇 년 전부터 그럴 필요는 없다고 강조합니다. 모든 조건이 완벽해질 때를 기다린다면 일에서도 삶에서도 어떤 기회도 잡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원더우먼 프로젝트 참여자들도 그랬습니다. 몇몇이 프로젝트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전에 자진하차를 선언한 것입니다. 이유는 대부분 회사에서의 일이 너무 바빠서 프로젝트에 집중할 수 없고, 그래서 다른 참여자들에게 피해가 될거라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이들의 마음을 100% 이해합니다. 공감과 배려심이 뛰어난 여성들이 할 수 있는 생각입니다. 하지만 저는 여성들이 조금 더 이기적이 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서는 아이와 남편에게 필요한 요청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파워풀한 여성 리더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일에 투여하는 에너지의 10-20% 정도를 떼어 자신만의 프로젝트에 쏟아 부을 줄 알아야 합니다. (그렇게 해도 업무가 마비되거나 큰 차질이 생기지 않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자신을 위해 투자할 수 있는 시간은 영영 나지 않습니다.


홍승완과 박승오가 위인 18명의 삶을 분석해 쓴 책 <위대한 멈춤>에는 삶을 바꾸는 전환기에 가져야 할 마음가짐의 하나로 '하루 경영'을 꼽습니다. 18명의 위인들은 전환기에는 매일 일정한 패턴을 유지하며 살았습니다. 융은 오전에는 꿈일기와 편지쓰기를 오후에는 집짓기 놀이와 환자 진료를 했습니다. 조지프 캠벨은 수면시간을 제외하고 하루를 4등분하여 3은 독서, 1은 글쓰기에 할애했습니다. 벤저민 플랭클린은 매일 아침 일어나면 일정표를 짰습니다. 저자들은 혼란스러운 시기일수록 질서있는 생활을 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전환기에 거듭되는 불안과 나태함은 방황과 방탕함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매일 잘 짜인 하루를 보냄으로써 안정감을 찾고 일정한 성취물을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저는 1기 원더우먼들이 삶의 전환기를 맞았다고 생각합니다. 아마도 당분간은 회사일과 가정생활, 과정 참여를 병행하기가 쉽지 않을 것입니다. '괜히 욕심을 냈나'하는 후회를 할 수도 있습니다. 아이들을 더 잘 돌보지 못하는 죄책감이나 회사일에 몰입하지 못하는 자신을 질책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 과정을 포기하지는 말았으면 좋겠습니다. 자신을 성장시키고 몸과 마음을 바꾸기 위해서는 투자를 해야 합니다. 그런 투자를 할 수 있는 완벽한 때는 절대 오지 않습니다. 그것이 절실하게 필요한 지금, 그것을 얻으려고 분투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것은 하루를 제대로 경영함으로써 얻을 수 있습니다. 매일 1-2시간은 프로젝트 지정 도서를 읽고 삶에서 실천하고 이를 글로 정리하는 시간을 가져야 합니다. 그것을 최우선 순위에 두어야 합니다. 그래야 진정한 삶의 전환을 이룰 수 있습니다.


오늘 저녁, 1기 원더우먼들과의 킥오프 미팅이 예정되어 있습니다. 그들과 만날 생각을 하니 가슴이 떨립니다. 1인 기업가 재키는 그들과 어떤 인연을 만들어갈까요? 힘들지만 짜릿하고, 괴롭지만 즐거운, 울고 싶지만 웃음이 나는, 그런 시간을 만들 수 있을까요? 

    

    

[알림1] 새해를 맞아 '새로운 나'를 대면하고 싶은 사람들을 위해 꿈벗 42기를 모집합니다. 진정한 자신을 만나 삶을 시처럼 살고 싶은 분들의 많은 참여와 관심을 기다립니다. http://www.bhgoo.com/2011/814977#6

 

[알림2] 자신의 이름이 박힌 좋은 책 한 권과 평생을 함께할 벗을 갖고 싶은 분이라면 오병곤 연구원이 운영하는 '내인생 첫책쓰기 11기'에 지원하세요. http://www.bhgoo.com/2011/index.php?mid=free&document_srl=8146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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