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가 밝은지 2주가 되었습니다. 년초에 세운 계획들은 잘 진행되고 있으신가요? 저는 작년 9월부터 운영한 나비커리어랩 1기 프로그램을 마무리해야 하는 시점이 되어 감개무량합니다. 오늘부터 1박 2일간 프로그램 참여자들과 워크샵을 갑니다. 지난 4개월간 연구하고 고민한 내용을 나누고 마침표를 찍는 시간을 갖고자 합니다. 오늘 글에서는 나비커리어맵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느낀점을 나누어 볼까요? 

프로그램의 1단계 주제는 '자기탐구'였습니다. 모든 일이 그러하지만 진로탐색이나 경력계발에서 가장 기본이자 중심은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아는 것입니다. 어떤 일을 좋아하는지, 어떤 재능과 강점을 가지고 있는지, 삶에 있어 어떤 가치들이 중요한지 알아야 후회없는 결정과 선택이 가능합니다. 10명의 참가자들은 30-40대 직장인이었지만 단 한번도 자신에 대해 탐구할 기회가 없었다고 말합니다. 그냥 다른 사람들이 하는데로, 때가 되면 그러해야 하는줄 알고 삶의 중요한 선택들을 해왔지요. 하지만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다시한번 자신을 천천히 돌아보며 앞으로의 갈 길을 가늠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들은 '나를 찾아가는 것은 괴롭지만 즐거운 경험이었다'고 말합니다.

2단계 주제는 '관계'였습니다. 가족 관계, 상사와 부하직원의 관계, 남녀의 차이, 사회적 관계를 돌아보았습니다. 2단계 오프수업 주제는 '자신에게 가장 큰 상처를 준 사람에게 편지쓰기'였습니다. 가족에게 무심했던 아버지에게, 자신을 질책하던 어머니에게, 모멸감을 주었던 상사에게, 아쉬움을 남기며 이별한 옛연인에게 편지를 쓰면서 우리는 가슴 속 미움과 원망의 감정을 씻어냈습니다. 편지를 찢고 장미꽃 한 송이를 받으며 새로운 사람으로 태어나는 리추얼을 거행했습니다. 관계에서 발생하는 많은 문제는 상대가 아니라 나 자신에서 출발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내 마음을 바꾸면 관계는 얼마든지 개선될 수 있는 것이었습니다.

3단계 주제는 '필살기'였습니다. 자신의 전문성을 찾아내고 이를 강화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했습니다. 현재의 업무를 잘개 쪼개 어떤 일이 맞고 어떤 일이 맞지 않는지 꼼꼼히 살펴보았고 현재 업무를 좋아하지 않거나 곧 조직을 떠나 홀로서기를 해야할 사람들은 미래의 일을 모색했습니다. 3단계를 진행하면서 저는 한 가지 놀라운 점을 발견했습니다. 생각보다 많은이들이 자신의 일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 훌륭한 경력을 쌓아온 이들도 자신의 전문성에 대해서 낮은 점수를 준다는 것, 인생 2막은 생계를 위해 했던 일과는 연관성이 낮은 일을 하길 원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일이란 무엇이며 삶에 있어 어떤 의미인지 다시금 돌아보는 계기에 되었습니다.

4단계에는 1-3단계에서 얻은 정보와 통찰을 기반으로 '커리어 로드맵 그리기'를 시도했습니다. 현재의 경력가치를 점검하고 커리어 SWOT 분석을 통해 자신의 경력의 장점과 단점, 기회와 위기요인을 분석했습니다. 다음으로 커리어앵커를 파악해 자신이 일을 통해 얻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돌아보았고 현재 경력의 확장과 변화를 모색했습니다. 자신이 미래에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있는 사람을 만나 인터뷰를 했고 커리어 10대 풍광을 그려보기도 했습니다. 오늘 워크샵에서 프로그램 참여자들은 '10년간의 커리어 로드맵'을 발표할 예정입니다. 10년 후 자신의 목표가 무엇인지, 그것을 달성하기 위해 1년, 3년, 5년, 7년 시점에 어떤 세부목표를 세우고 어떤 노력을 할 것인지 나누고 서로에게 피드백할 것입니다. 

프로그램을 마무리 하면서 참여자들에게 이런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지난 4개월간 회사 업무와 본 프로그램을 병행하느라 고생이 많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명의 낙오자도 없이 과정을 끝까지 완주함에 감사합니다. 제 기대를 훌쩍 뛰어넘어 성심성의껏 프로그램에 참여한 여러분께 격려와 찬사를 보내고 싶습니다. 오늘 우리는 이 프로그램을 마무리하지만 사실 이것은 끝이 아닙니다. 우리는 미래의 밑그림을 그렸을 뿐입니다. 자신이 그린 그림을 실현하는 것이 앞으로 여러분들이 해야할 일입니다. 부디 앞으로 닥쳐올 애벌레의 시기를 묵묵히 견디어 머지않은 미래에 아름다운 나비로 비상하기 바랍니다."

구본형 선생님은 이리 말씀하셨습니다. "변화의 핵심은 자신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진정한 자신을 찾아가는 여정이라는 점을 놓쳐서는 안된다. 자신이 누구인지 처음부터 잘 알고 있는 사람은 없다. 자신은 가장 알기 어려운 대상이다. 이것을 알아가는 것이 인생의 과제다. 점점 자기다워지는 것, 이것이 바로 진정한 변화다."

나비커리어맵 1기 참여자들의 진정한 변화를 기원합니다. 항상 응원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