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오늘의

마음을

마음을

2017년 1월 17일 07시 12분 등록


지난주 금요일, 사장님이하 임원들 그리고 모든 부서장(팀장)까지 참석하는 상반기 경영회의가 있었습니다. 이 경영회의는 1년에 2회, 상반기(1월)와 하반기(7월)에 열리는데 매번 참석할 때마다 조금씩 다른 느낌을 가지게 됩니다. 대회의장을 꽉 메운 50명이 넘는 회사의 관리자들을 보며, 이번에는 문득 이런 의문이 들었습니다. 10년 후 이들의 미래는 어떠할 것인가. 그 중에서도 나의 미래는 어떻게 될 것인가 하는 그런.


아마도 이 회의에 참석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10년 후라면 회사를 떠났을 가능성이 클 겁니다. 그렇다면 이들은 퇴사 후 무엇을 하고 있을까요? 다른 회사는 잘 모르겠지만, 지금 제가 다니고 있는 이 회사는 퇴사하는 직원들을 위한 아주 좋은 제도를 가지고 있습니다. 퇴직 후 회사의 대리점을 맡아 운영할 수 있는 권리를 주는 겁니다. 대리점장이 될 경우 큰 금액은 아니지만 어느 정도 안정감 있는 수입이 보장되며, 같은 대리점간 경쟁에서 매출순위 하위 10%로 떨어지지만 않는다면 65세까지 대리점을 운영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장점 때문에 대부분의 관리자들은 퇴사 후 대리점장이 되죠.

저와 같이 입사했던 동기들(지금은 퇴사한)을 포함한 대부분의 선배들 또한 대리점 일을 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경기상황이 좋지 않아 예전만큼 수입을 올리진 못하지만, 이 힘든 와중에도 꽤 괜찮은 매출을 올리는 분들도 있습니다. 이들처럼 지금 조직의 임원, 부서장들 또한 순차적으로 대리점장의 자리로 옮기게 될 겁니다. 그리고 10년 후에는 대부분 대리점장으로서 만남을 이어가게 되겠죠.

그렇다면 저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요? 저 또한 대리점장이 되어 열심히 일하고 있을까요? 글쎄요, 몇 년 후가 될지 정확히 말씀드리긴 어렵지만, 사실 저는 회사 대리점 일을 하고 싶은 생각이 추호도 없습니다. 왜냐고요? 여기에는 2가지 이유가 있는데요, 첫째, 더 이상 조직의 일원으로 월급을 받으며 살고 싶진 않기 때문입니다. 지금까지 무려 25년입니다. 오롯이 돈을 벌기 위해 이런 생활을 지속하는 것도 이젠 그만둘 때가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두 번째 이유로는 지금보다 더 자유롭게 살고 싶기 때문입니다. 오십이 넘은 지금, 늦었지만 이제부터라도 온전히 제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입니다.

물론 대리점장이 되면, 일을 하는데 있어 나름의 고충이 있겠지만 65세까지 안정된 수입이 보장될 겁니다. 돈에 대한 큰 걱정없이, 그리고 일(하고 싶은 일은 아니지만)을 하며 60대 중반까지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이며, 더불어 노후자금까지 마련할 수 있겠죠. 생각해보면 이는 엄청난 혜택일 수 있습니다. 오십대에 회사를 나와 무슨 일을 할 수 있을까요? 재취업은 거의 불가능한데다, 프랜차이즈와 같은 체인점이 아니라면 중년의 남자가 할 수 있는 일이 대체 뭐가 있을까요? 이렇게 본다면 당연히 대리점 일을 하는 것이 맞을 겁니다. 그것도 당연히 감지덕지하면서 말이죠.

하지만 이런 삶의 Focus는 거의 대부분 ‘돈’에 맞춰져 있다 할 수 있습니다. 경제적 문제, 정말 중요합니다. 삶을 좌우할 수도 있는 가장 기초적인 사안이기 때문이죠. 그렇기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어쩔 수 없이 경제 문제에 Focus를 맞춘 삶을 살 수 밖에 없는 겁니다. 그렇죠? 하지만 이렇게 살게 됨으로써 돈에 대한 걱정이 없어진다면, 경제적인 여유가 생긴다면, 이렇게 사는 삶은 괜찮은 인생인 걸까요? 뭐, 나쁘지 않겠죠. 더 불행한 삶도 많으니까요. 하지만 괜찮은 인생은 아니라 생각합니다. 더 늦기 전에 자신이 바라는 삶, 즉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자유로이 살 수 있는 시간들을 보내야 한다고 봅니다. 

그래서 저는 일단, 가장 중요한 기초적 사안인 경제 문제의 해결을 위해 10년 전부터 나름대로의 최경자(최소한의 경제적 자유)에 대한 준비를 해 왔습니다. 돈에 대한 걱정을 최소한으로 줄이고, 심적으로 보다 넉넉하고 풍요롭게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사는 그런 삶 말이죠(최경자에 대해서는 현재 제가 연재하고 있는 칼럼(https://brunch.co.kr/@bang1999/179)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오랜 기간을 준비해 온 덕분에 아직 완전하다 말하기는 어렵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 최경자에 대한 준비는 되었다고 봅니다.

제가 하고 싶은 일은 가진 재능을 나누며 사는 것입니다. 다행스럽게도 경제에 대한 공부를 조금 오래한 덕분에, 에코라이후(http://cafe.naver.com/ecolifuu)란 공부방에서 경제/인문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있죠. 아마 제가 퇴사하게 되면 더 본격적인 활동을 하게 될 겁니다. 다양한 타겟층을 대상으로 프로그램도 세분화하게 될 것이며, 지금보다 더 많은 사람을 만나며 실질적 도움을 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을 겁니다. 또한 글쓰기도 더 많이 할 것이며, 그로 인한 전문성도 더 키울 수 있게 될 것이고요.


몇 년 뒤부터의 미래를 떠올리면 제 입가에는 흐믓한 미소가 걸립니다. 왜냐하면 행복하고 신나거든요. 저는 에코라이후를 많은 사람들의 공부방이자 놀이터로 키우고자 합니다. 여기에서 사람들과 같이 어울리며 공부도 하고 신나게 놀고자 합니다. 물론 일도 해야겠죠. 여러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한 개의 몸이 아쉬울 정도로 이리 뛰고 저리 뛰다보면, 아마 지금보다 훨씬 더 바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 와중에 틈틈이 책도 읽고, 글도 쓰고 그러면서 마음 맞는 사람들과 이야기하고, 같이 작업도 하며 맛있는 음식도 먹고 마시고 놀다보면 하루하루가 신날 것입니다. 게다가 변경연 사람들까지 만나려면, 어휴~ 그야말로 눈코뜰새 없을 것 같네요. 어쩌죠, 너무 바쁜 건 질색인데 말입니다.^^



차칸양(bang_1999@naver.com) 올림




***** 구본형변화경영연구소 공지 ***** 

1. [출간소식] 『몸여인』 오미경 지음
변화경영연구소 9기 오미경 연구원의 첫 책 『몸여인(몸으로 여행하는 인문학』이 출간되었습니다. 연구원 시절부터 끊임없이 몸과 욕망(!)에 관해 탐구를 거듭하던 그녀가 드디어 몸에 관한 책을 출간했네요. 그녀의 포기를 모르는 도전의식에 뜨거운 박수를 보냅니다. 이 책은 십대들을 위한 동의보감 이야기지만, 성인들 또한 많은 도움이 된다하니 먼저 읽으신 후 자녀들에게도 꼭 읽혀주시기 바랍니다.

2. 구본형변화경영연구소 꿈벗 42기 모집 안내
‘꿈벗 프로그램은 날마다 반복되는 습관적 맹목성을 공격하여, 꿈을 현실로 불러들여 나의 강점과 연결하려는 실험과 모색들'로 구성된다. 따라서 적극적이고 공격적인 노력이다. 2박3일 동안 10명 내외의 인원들이 합숙하며 구본형변화경영연구소의 관련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 스스로 진행된다.‘ 2011년 꿈벗 1기를 모집하며 하신 구본형선생님의 말씀입니다. 그 정신을 그대로 이어받아 꿈벗 42기를 모집합니다. 관심있는 분들의 많은 참여 바랍니다.

3. 치유와 코칭 백일쓰기 29기 지원안내
변화경영연구소 4기 정예서 연구원이 진행하는 치유와 코칭 백일쓰기 29기를 모집하고 있습니다. 이 프로그램은 백일 동안 치유와 코칭과정의 백 개의 질문, 그리고 쓰기를 통해 나의 신화를 완성해 나가는 것입니다. 내 생의 첫책쓰기 1단계이기도 한 이 과정을 통해 간절하게 자신의 신화를 완성시키고자 하는 분들의 참여를 기다립니다.

4. 2017년 변경연 1차 출간기념회 안내
2016년은 변화경영연구소에 있어 또 하나의 획을 그은 한해라 할 수 있습니다. 작년 한해동안 변경연분들(연구원, 꿈벗, 연구원 개별 프로그램 구성원)이 출간한 책이 무려 17권이나 된다네요. 대단하죠? 그럼에도 그 축하자리가 없어 아쉬웠는데, 올해부터 변경연의 저자분들을 모시고 정기적으로 출간기념회를 열고자 합니다. 이번은 1회로써 『파산수업』(정재엽), 『위대한 멈춤』(박승오/홍승완), 『몸여인』(오미경) 네분의 저자를 초빙, 1월 21일(토) 출간기념회를 개최하니 많은 분들의 관심과 참여 바랍니다.
IP *.122.139.253

프로필 이미지
2017.01.17 08:16:07 *.46.178.46

와우~ 뭔가 아침부터 희망찬걸요?! ( 한 편으로는 퇴직자를 위한 제도가 부럽기도 하고요... ㅠ ㅠ)

차칸양님 덕분에 힘내서 일해보겠습니다!! ^^

프로필 이미지
2017.01.17 11:11:38 *.122.139.253

하이 땟쑤~ 뭔지 모르겠지만 희망차지? ㅋ

이거 하난 분명한 것 같아.

미래에 대한 그림이 그려지기 시작하면, 더 행복해질 수 있다는 거.^^

프로필 이미지
2017.01.17 08:35:48 *.45.30.238

내가 무엇을 해야하는지 그리고 어떨때 행복한지를 깨닫는다는것은 거저 얻어지는것이 아닌것같습니다.

글 감사합니다.

프로필 이미지
2017.01.17 11:12:55 *.122.139.253

자꾸 생각하고, 무언가 해보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그러면서 하나씩 하나씩 알아가고 깨닫게 되는 것 같습니다.

글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프로필 이미지
2017.01.18 12:31:37 *.8.191.103

지나가다 좋은 글에 느낌 한 줄 올립니다.

저 역시 회사 내 여러 선배님들의 가시는 길(?)을 보면서 많은 자각과 반성을 하게 됩니다.

그래도 회사에서 한 목소리 내시던 분들이 경쟁에서 밀리면서 본인이 설 자리를 잃고 변방에서 방관자로 지내시는 모습들 보면

특히 안타깝습니다. 다들 현역에 계실 때는 회사의 성장에 주축이셨고 본인들의 열정을 불태우셨을 텐데 나가시면 준비되지

못한 미래로 인해 많이 방황들 하시다가 다시는 돌아보지 않으리라 결심했던 예전 회사의 언저리에서 가끔씩 인사드리게

되는 모습들이 자주 있습니다. 선생님 회사처럼 그런 좋은 제도가 없다보니...ㅠㅠ 나가시면 미래가 막막하시죠.

그래서 다들 현역에 있을 때 그렇게 열심히(?) 하시는 건지...물론 부하직원들은 그렇게 안 느낄수도 있겠지만요.

선례들이 많다 보니 저 역시 항상 마음속으로는 10년 후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고 플랜은 짜고 있지만 목표의 실행까지는

요원하기만 합니다.

오늘 좋은 글 접하면서 올해는 지금까지 현재에 치여서 저만치 밀려났던 제 미래를 좀 데리고 와야 할 것 같습니다.

물론 미래를 위해 현재를 희생시키는 우(愚)를 범하지는 않는 정도의 균형감을 갖고 말이죠.

제 미래의 종착지를 비추는 작은 등불을 조금씩 켜보려고 합니다.

프로필 이미지
2017.01.19 09:36:30 *.122.139.253

굉장히 중요한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미래를 위해 현재를 희생시키는 우를 범하지 않는 정도의 균형감이라 하셨는데요,

저도 그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현재만을 즐기자니 미래가 불안해지고,

미래만을 생각하자니 현재를 희생하거나 포기해야 할 것 같고.

그런 딜레마 속에서 우리는 사실 방황하거나,

결국 이도저도 아닌 모양새로 미래를 준비할 골든타임을 놓치게 되죠.


그래서 어려운 것 같습니다. 하지만 준비해야죠. 정말 중요하니까요.

정답은 없으니, 먼저 자신을 잘 돌아보고 고민해야 할 듯 합니다.

저 또한 아직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더 집중하고 열심히 하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우남매대니님도 좋은 방향 찾으시기 바랍니다~^^

프로필 이미지
2017.01.19 08:10:04 *.45.30.238

우남매대디님 말씀처럼 저역시 미래를 위해 현재를 희생시키는것은 아닌지 오늘 하루는 곰곰히 생각해볼려고합니다.

글 잘읽었습니다.

덧글 입력박스
유동형 덧글모듈

VR Left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856 산에 가면 돈이 나오나, 떡이 나오나 장재용 2021.08.03 1279
2855 아흔번째 편지 - 1인 기업가 재키의 1미터만 더 [2] 재키제동 2017.02.17 1280
2854 [수요편지] 번즈 나이트 [2] 장재용 2019.02.21 1280
2853 [화요편지]엄마의 세상이 열리는 순서, 愛身愛家愛國愛天下 file 아난다 2020.03.23 1280
2852 [용기충전소] 생각의 나비효과 [1] 김글리 2021.09.10 1280
2851 [월요편지 131] 노후자금 얼마나 필요할까? [1] 습관의 완성 2022.12.18 1280
2850 [화요편지] 오늘 내게 허락된 글 [2] 아난다 2021.04.27 1282
2849 마흔아홉, 대한민국 남자들에게 완장(腕章)이란? [1] 書元 2016.06.25 1284
2848 讀書如遊山 [1] 장재용 2021.10.12 1284
2847 마지막까지 길에 있으라 [2] 장재용 2021.11.16 1284
2846 [화요편지] 살림이 놀이가 되는 기적 아난다 2021.02.09 1287
2845 [월요편지 65] 내 아이의 인성과 공부습관, 이것에 달려있다 [1] 습관의 완성 2021.06.27 1288
2844 [라이프충전소] 하나가 바뀌면 모든 게 바뀔 수 있다 [6] 김글리 2022.01.14 1289
2843 마흔아홉, 그리운 이를 만나다 3 書元 2016.02.06 1290
2842 머스매같던 그녀가 블록버스터영화의 여주인공처럼 섹시해진 이유 file [1] 한 명석 2016.06.29 1292
2841 [화요편지]'어떻게 보여지는가?'와 '어떻게 느끼는가?' 아난다 2021.07.05 1292
2840 누군가의 무엇 書元 2015.09.19 1295
2839 책, 세심하게 읽지 마라 연지원 2016.01.25 1295
2838 저는 선택했습니다! 한 명석 2015.12.16 1297
2837 지정의는 매혹적인 목표다 연지원 2016.04.18 129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