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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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마음을

2017년 1월 27일 10시 12분 등록

저는 올해 마흔 다섯이 되었습니다. 운동으로 다져진 탄탄한 몸매(!)와 건강한 식이로 관리한 피부(?) 덕에 제 나이로 보는 사람은 별로 없지만(정말이라니까요!), 저도 이제 어쩔 수 없는 중년이지요. 지난 세월을 돌아보니 빛나던 순간이 많았습니다. 원하던 대학에 합격해 엄격한 아버지 슬하를 떠난 해도, 사랑하는 남자를 만나 결혼을 하고 어여쁜 아기를 낳은 해도, 꿈에 그리던 집을 사서 입주하던 해도, 수많은 거절을 딛고 첫 책을 낸 해도 모두 잊을 수 없는 순간입니다. 하지만 제 인생 최고의 해는 2011년이었습니다. 14년간의 직장생활을 마감하고 저에게 안식년을 선물한 해, 변화경영연구소 7기 연구원이 되어 구본형 선생님과, 동기들과 함께 공부하고 놀고 여행하던 해가 바로 그 해입니다.


변화경영연구소 연구원 과정은 직장생활 내내 눈에 밟히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회사를 다니면서 과정을 병행하기는 거의 불가능해보였습니다. 당시 저는 다국적 제약사에서 화장실 갈 시간도 없이 눈코뜰새없이 일하는, 두 아이를 돌봐야하는 워킹맘이었거든요. 회사를 그만두고 제일 먼저 하고 싶은 일은 바로 연구원 과정에 지원하는 일이었습니다. 2010년 12월, 30페이지 분량의 제 이야기를 정성껏 써서 구본형 선생님께 보냈습니다. 1차 관문에 합격하고 한 달 동안의 과제 레이스에 참여한 후 2차 합격을 했습니다. 그리고 1박 2일간 면접여행에 참여했습니다. 저는 평창으로 가는 차 안에서 선생님과 면접을 했습니다. 이런저런 질문을 하던 선생님께 저는 준비해온 필살기를 내밀었습니다.


한민복 시인의 시 '긍정적인 밥'을 패러디한 '긍정적인 연구원'이란 시였습니다. 들어보시겠어요?


일주일에 팔백쪽 넘는 책 읽으며

너무 무리다 심하다 싶었는데

이제 이삼백쪽 책은

마음만 먹으면 하루에도 읽겠으니

읽기 공부 제대로 했네


수업료 천만원 생각하며

왜 하필 이번부터야 싶었는데

책 나오고 축하금으로 받을 생각하니

그 돈으로 뭘 할까

벌써 마음은 부자네


올 한해 책 읽고 칼럼쓰고

안식년이 아니라 연구년 되겠네

그래도 면접여행, 입학여행,

창조놀이, 해외연수 기다리니 

공부가 놀이고 놀이가 공부라

이 아니 좋을소냐 


제 시를 들으신 구본형 선생님은 껄껄껄 웃으셨습니다. 저는 그렇게 7기 연구원이 되었습니다. 심지어 웨버(현역 연구원 대표)가 되어 선생님과 이런저런 행사도 많이 치뤘지요. 벚꽃이 흐드러지던 4월엔 경주에서 입학식을 하고 매주 두꺼운 책을 읽고 글을 썼습니다. 고통스러우면서도 짜릿한 경험이었습니다. 한 달에 한 번은 선생님과 동기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그것은 제가 쓰고 있던 가면을 하나하나 벗어던지는 시간이었습니다. 여름엔 이탈리아 토스카나 지역으로 해외연수도 다녀왔습니다. '이게 진짜 사는거지. 지금까지 대체 뭘하고 살았던거야?'란 말이 목구멍에서 올라왔습니다. 붉은 사과가 보석처럼 주렁주렁 달린 가을엔 안동으로 1박 2일 수업여행을 갔습니다. 월영교의 야경을 음미하고 안동찜닭의 매콤하고 짭쪼름한 맛에 매료되었지요. 그 해 말에는 출판관계자를 초대해 북페어도 열었습니다. 출간 계약을 하지 못해 좌절하는 시간도 보냈지요. 연구원 과정이 마친 후 저는 하고 싶은 일을 찾아 재취업을 했고 그곳에서 3년을 준비한 후 1인 기업가가 되었습니다.


연구원 과정은 저에게 '진정한 나를 찾아가는 여정'이었습니다. 남들이 부러워하는 직장과 높은 연봉, 빠른 승진에 눈멀어, 앞만보고 달리다 지쳐 쓰러진 제가, 저 자신에게 '너는 어떤 삶을 살길 원하니?'라고 묻는 시간이었습니다. 철두철미한 계획을 세우고 한치의 오차 없이 진행되어야 한다는 강박이 있었던 저는, 선생님과 1년을 보내며 우연과 직관이 더 멋진 인생을 만들 수 있음을 깨달았습니다. 책을 읽고 글을 쓸 수 있게 되었고 제 이름이 박힌 책도 갖게 되었습니다. 2017년인 지금, 1인 기업가로서 글을 쓰고 강의를 하고, 코칭으로 직장인들을 만나고, 경력계발과 리더십을 주제로 한 제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는 저력은 모두 연구원 과정 덕분입니다.


'이것이 진정 내가 원하던 삶인가?'란 질문을 품고 늦은 밤까지 잠을 이루지 못하는 분이라면, 손가락 하나 까딱할 힘도 남아있지 않아 무기력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 분이라면, 누군가와 함께 배우고 성장하고 인생을 즐기고 싶은 분이라면 2017년 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연구원 과정의 문을 두드리세요. 저처럼 그대의 인생의 최고의 해를 경험할 수 있을 것입니다!  


  

[알림1] 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11기 연구원을 모집합니다. 2017년 한 해를 함께 놀고 배우고 사랑하며 진정한 자신을 찾고 싶은 사람이라면 지금 당장 확인하세요. 11기 연구원 모집 공지사항 공지

 

[알림2] 변화경영연구소 1,3기 연구원이자 <위대한 멈춤>의 공저자인 홍승완, 박승오 연구원이 2월 18일과 19일 양일간 나침반 프로그램을 진행합니다. '나침반, 춤추듯 나를 찾아가는 여행'이란 부제가 붙은 이 프로그램은 진정한 자신과 잘 어울리는 직업을 찾고자 하는 사람에게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나침반 자유마당 공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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