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오늘의

마음을

마음을

2017년 2월 3일 08시 18분 등록

지난 설연휴에는 대만에 사는 여동생 집에 다녀왔습니다. 시어머님께서 양해해주신 덕분에 온가족이 모처럼 해외여행을 했지요. 여동생은 작년 여름, 주재원으로 파견된 남편을 따라 아들 둘을 데리고 대만으로 이주했습니다. 아직 중국어가 서툴어 의사소통에 어려움이 있지만 좋은 지역에 위치한 넓은 집에서 살고 있어 마음이 놓였습니다. 3박 4일동안 여행하면서 여러 곳을 방문했지만 가장 인상적인 곳은 중정기념당이었습니다. 1980년에 개관한 중정기념당은 타이완의 국부로 불리는 장개석 초대 총통을 기념하는 곳입니다. 타이베이시 한가운데에 25만 제곱미터에 달하는 자유광장에 우뚝 선 높이 70미터의 건축물이 바로 중정기념당입니다. ('중정'은 장개석의 본명에서 따왔다고 하네요.) 기념당에 입장하려면 총 89개의 계단에 올라가야 하는데 89는 장개석이 서거한 나이를 뜻합니다. 계단 위에는 거대한 장개석 동상이 있고 매 시각 정시에 근위병 교대식이 거행됩니다. 기념당에서는 장개석과 관련된 사진과 유품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저는 많은 유품 중 장개석의 붓글씨를 눈여겨 보았습니다. 글씨는 그 사람이 누구인지 말해준다고 하는데, 역시 그의 글씨는 기개가 넘쳤습니다. 훤칠하고 늠름한 군인의 모습이라고 할까요? 군인이자 정치가로 살아온 그의 생애가 고스란히 드러나는 글씨는 세월이 갈수록 정돈되고 성숙해 보였습니다.


IMG_2174.JPG


그렇다면 장개석은 어떤 사람일까요? 그에 대한 평가는 엇갈리고 있습니다. 자료를 찾아보니 대만 원주민을 무자비하게 유혈진압하기도 했고 자신의 실패의 책임을 부하에게 떠넘겨 처형하기도 했다네요. 반정부 활동을 엄금하며 국민당 외의 정당 활동을 금지하는 철권통치로 27년을 집권한 독재자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토지개혁을 실시해 민중의 생활 안정과 공업화의 토대를 마련했고 세법을 개정해 산업자본과 복지 예산을 확보했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부정부패를 엄히 단속했고 전국민이 9년간 의무교육을 받는 교육 체제를 수립해 나라의 기반을 닦았습니다. 대만이 순조로운 경제발전을 이룩하여 '네 마리의 작응 용들" 중 하나로 불리게 된데는 그의 공로가 크다 할 수 있습니다.


그는 어떻게 오랫동안 자신의 뜻을 관철시키는 투지를 발휘할 수 있었을까요?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책, 펜실베이니아대학교 심리학과 교수 앤절라 더크워스가 쓴 <그릿 Grit>에서 힌트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그릿'의 사전적 의미는 투지, 끈기, 불굴의 의지입니다. 저자는 이 책에서 그릿을 '열정과 집념이 있는 끈기'로 정의합니다. 저자의 주장은 간단합니다. '인생의 성공에 있어 재능보다 더 중요한 요소가 작용하는데 그것이 바로 그릿'이라는 것입니다. 더크워스 교수는 재능에 노력을 곱해야 기술이 되고, 그 기술에 노력을 또 곱해야 성취가 가능하다고 말합니다. 노력이 없으면 아무리 훌륭한 재능도, 기술도 성취에 이르기 힘들다는 것이지요.    


그렇다면 그릿은 어떻게 계발할 수 있을까요? 저자는 다음 4단계가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1단계_관심사를 분명히 하라. 자신이 하는 일을 진정으로 즐길 때 열정이 샘솟는다. 그릿을 발휘할 일을 찾는 것이 첫단계다.  

2단계_질적으로 다른 연습을 하라. 특정영역에 관심이 있다면 정신을 집중해 기술을 연마하고 숙달시켜라.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지속적인 연습을 하는 것이 관건이다.

3단계_높은 목적의식을 가져라. 자신의 관심사가 개인적인 차원을 넘어 사회적인 의미를 가질 때 끈기를 발휘할 수 있다. 자신의 일이 어떤 의미인지 생각해보자.

4단계_다시 일어서는 자세, 희망을 품어라. 1,2,3단계에서 상황이 어려울 때나 의심이 들 때도 계속 앞으로 전진할수 있는 희망을 가져라. 주저앉았다면 다시 일어나자.


다양한 경로로 많은 직장인들을 만나고 있습니다. 많은 이들이 '내가 뭘하고 싶은지 모르겠어요'라고 말합니다. 관심사를 찾을 수 없으니 그릿이 발휘될 수 없는 것입니다. 하지만 관심사는 신의 계시로 오는 경우는 드뭅니다. 하루끼처럼 어느 날 갑자기 야구경기를 관람하다가 소설을 써야겠다 결심하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이럴 때는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분야를 파보는 것입니다. 그런 작은 시도가 평생을 바쳐 천착할 일을 찾게 합니다. 저는 '글쓰기'에 그릿을 계발하고 있습니다. 제가 진정으로 즐기는 일이자 매일 연습하는 일이 바로 글쓰기입니다. 또한 글쓰기를 통해 이 땅의 직장인들을 돕겠다는 원대한 포부도 가지고 있습니다. 출간한 책이 매번 망해도 다시 써야겠다는 결심을 하기도 합니다.


그대는 어떤 일에 그릿을 발휘하고 있나요?

아직 못찾았다면 이번 주말에 하고 싶은 일 한 가지를 시도해보면 어떨까요?

허송세월하기엔 그대의 인생이 너무 아깝습니다.   


  

[알림1] 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11기 연구원을 모집합니다. 2017년 한 해를 함께 놀고 배우고 사랑하며 진정한 자신을 찾고 싶은 사람이라면 지금 당장 확인하세요. 11기 연구원 모집 공지사항 공지

 

[알림2] 변화경영연구소 1,3기 연구원이자 <위대한 멈춤>의 공저자인 홍승완, 박승오 연구원이 2월 18일과 19일 양일간 나침반 프로그램을 진행합니다. '나침반, 춤추듯 나를 찾아가는 여행'이란 부제가 붙은 이 프로그램은 진정한 자신과 잘 어울리는 직업을 찾고자 하는 사람에게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나침반 자유마당 공지

IP *.35.229.12

프로필 이미지
2017.02.03 08:30:22 *.45.30.238

글 감사히 잘읽었습니다.

1단계부터 4단계까지 노트에 메모하여 주말내내 생각에 또 생각을 해볼려고합니다.

프로필 이미지
2017.02.03 09:25:01 *.35.229.12

경목님의 그릿을 응원합니다!

덧글 입력박스
유동형 덧글모듈

VR Left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636 여성 리포트 - 봄의 길목에 서다 書元 2017.02.04 1040
» 여든여덟번째 편지 - 1인 기업가 재키의 그릿 file [2] 재키제동 2017.02.03 1554
2634 어이가 없네! [8] 이철민 2017.02.02 1202
2633 다섯 명이 함께 제주에 집을 얻다 file [1] 한 명석 2017.02.01 1479
2632 '빨딱병'과 조류 독감,그 이면에 감추어진 현실(2편, 완) [2] 차칸양(양재우) 2017.01.31 1265
2631 여든일곱번째 편지 - 1인 기업가 재키의 인생 최고의 해 재키제동 2017.01.27 1332
2630 마지막 편지_피해야 할 스승, 피하고 싶은 제자 2 [2] 김용규 2017.01.27 1276
2629 소유하지 않고 향유하기(제주에서의 실험) ) file 한 명석 2017.01.25 1393
2628 '빨딱병'과 조류 독감, 그 이면에 감추어진 현실(1편) [2] 차칸양(양재우) 2017.01.24 1259
2627 2017년 변경연 1차 출간기념회 연지원 2017.01.23 1056
2626 엄마는 오십에 바다를 발견했다 書元 2017.01.20 1345
2625 여든여섯번째 편지 - 1인 기업가 재키의 완벽함에 이르는 길 재키제동 2017.01.20 1181
2624 피해야 할 스승, 피하고 싶은 제자 1 김용규 2017.01.20 1113
2623 현실을 구름 위까지 끌어올리는 법 file 한 명석 2017.01.18 1147
2622 미래를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흐믓해진다 [7] 차칸양(양재우) 2017.01.17 1272
2621 여든다섯번째 편지 - 1인 기업가 재키의 1기 나비들에게 [2] 재키제동 2017.01.14 1194
2620 할 때의 기쁨 김용규 2017.01.13 1010
2619 어쩌면 산다는 것은 경험이 전부인지도 모른다 file 한 명석 2017.01.11 1071
2618 미셸 몽테뉴와 유시민의 <어떻게 살 것인가> [2] 차칸양(양재우) 2017.01.10 1625
2617 삶을 맑게 사유한 날들 연지원 2017.01.09 10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