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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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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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2월 10일 10시 57분 등록

저는 대학을 졸업한 1997년 2월부터 직장생활을 했습니다. 취업이 되지 않아 좌절하다가 지인의 소개로 벤처기업에 입사했는데요, 말이 좋아 영업부 마케팅팀이지 온갖 잡일을 도맡아 했습니다. (외국 손님 픽업 & 서울 구경 시켜주기, 명절선물 배달하기 등등) 그렇게 시간이 흘러 3년 차가 되자 커리어에 대한 고민이 깊어졌습니다. '이 일을 계속 해야하나? 이직을 하는 것이 좋을까? 이직을 한다면 어떤 회사, 어떤 직무에 지원해야할까?' 많은 질문을 가슴에 품고 있었지만 마땅히 물어볼 사람이 없었습니다. 고민 끝에 당시 가장 유명했던 헤드헌터에게 편지를 보냈습니다. (그녀의 책을 감명깊게 읽었거든요!) 하지만 답장은 받지 못했습니다. 그후로도 직장생활에 고민이 생길 때마다 조언을 구할 이가 없었습니다. 책을 찾아 읽기도 하고 이리저리 좌충우돌하면서 17년의 회사생활을 마감하고 저는 커리어 코치가 되었습니다.


누군가 "경력계발을 어떻게 해야하나요?"라고 물으면 어떤 답을 해야할까? 가끔 생각해봅니다. 직장인들의 커리어 로드맵을 그리는 프로그램인 <나비커리어맵>을 운영하면서 찾아낸 통찰들을 정리해 봅니다.


첫째, 경력계발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자기탐구'입니다. 경력계발의 첫걸음이자 기본이 되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대한민국에서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알고 직업을 선택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저 역시 제가 무엇을 잘 하는지, 무엇을 하고 싶은지, 일에서 얻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모르고 남들 가는대로 우루르 몰려 다녔습니다. 하지만 직장생활 10년차가 되자 "이것이 진정 내가 원하는 삶인가?"라는 질문이 가슴 속에서 떠나지 않았습니다. 제가 저에 대한 진정한 고찰과 성찰을 하게 된 계기는 구본형 선생님을 만나고부터였습니다. 꿈벗이 되고 연구원이 되어 선생님과 책을 읽고 글을 쓰면서 마침내 저의 커리어 로드맵을 그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저는 제가 커리어 코치라는 사실이 자랑스럽습니다. 그리고 제 일에 큰 보람을 느낍니다. 마침내 제 천직을 찾은 것 같아 아주 만족하며 살고 있습니다.  


둘째, 과거 경력에서 힌트를 찾아 앞으로의 경력계발 계획을 그리는 것이 좋습니다. 저는 직장인들이 자신을 사축(회사에서 기르는 가축)이라고 비하하거나 '보람 따윈 됐으니 야근 수당이나 주세요'라며 일을 밥벌이의 수단,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것으로 폄하는 현실이 안타깝습니다. 또한 일과 자기계발을 별개의 것으로 생각하며 일은 최소한으로 하려는 태도도 아쉽습니다. 저는 대한민국의 직장인들이 회사를 자기 성장의 발판으로 이용했으면 좋겠습니다. 일을 하면서 전문성을 강화하고 자신의 일에서 찾은 한 두가지를 발판으로 넥스트 커리어의 그림도 그릴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나비커리어맵 1기 중에는 조직을 나와 할 일을 고민하는 이들도 있었습니다. 저는 이들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소프트랜딩을 원한다면 과거 경력과 연관된 일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저 역시 헤드헌팅회사에서 했던 일들이 1인 기업 초기에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셋째, 객관적이면서도 장기적인 커리어 로드맵을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직장인 중 회사에서의 경력계발의 계획을 가지고 있는 이는 매우 드뭅니다. 저는 가끔 열정이나 도전에 관한 강의를 해달라는 의뢰를 받는데요, 조직원들이 열정적으로 일하지 않는 이유는 회사의 목표와 개인의 목표가 한 방향으로 정렬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회사의 2020년 매출 1조원 달성이 개인에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커리어 로드맵은 버킷리스트와는 달라야 합니다. 자신의 역량과 전문성, 관심사와 강점, 삶의 가치 등을 기반으로 객관적인 계획을 세우는 것이 중요합니다. '앞으로 모든게 잘될거야'라는 막연한 낙관주의가 아니라 자신의 현재 위치를 파악하고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어떤 일을 할지 철저히 조사하고 현실적인 목표를 세우는 것이 중요합니다. 


나비커리어맵 1기 참가자 중 '눈반짝'이란 별명을 가진 이가 있었습니다. 그녀는 둘째 아이의 육아휴직 중이었는데 셋째 출산을 고민하고 있었습니다. 그녀는 저에게 "셋째를 낳고 또 육아휴직을 하면 회사생활이 쉽지 않을까요?"라고 질문을 하더군요. 그러던 그녀가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신의 계시(?)를 받았습니다. 한국 최고의 행동경제학자가 되기로요! 명확한 목표로 설정한 그녀는 육아휴직 기간을 줄여 회사에 복직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가장 효과적으로 석박사과정을 밟기 위해 어떤 경로를 선택하는 것이 좋을지 철저한 조사를 했습니다. 회사에 복귀하면 어느 부서에서 어떤 일을 하면서 자신의 관심사인 행동제학 실험을 할 것인지 전략을 짰습니다. 자신의 10년 커리어 로드맵을 발표하던, 그녀의 눈이 형형하게 빛나던 순간을 저는 잊을 수가 없습니다. 제자가 준비되면 스승이 나타난다고 했던가요? 얼마전 그녀는 자신의 스승 중 하나인 세계적인 진화생물학자 리처드 도킨슨 박사를 직접 만났습니다. 한국 방한 기념 저자 사인회에 응모했는데 덜컥 당첨이 된 것입니다. 그녀는 자신이 글로 쓰고 사람들 앞에서 선언한 내용이 벌써 하나씩 실현되고 있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회사생활이 무료한가요?

하루하루 다람쥐 챗바퀴 도는 일상이 불만스러운가요?

지금 하고 있는 일이 싫지만 그렇다고 딱히 하고 싶은 일도 없나요?

하루하루 열정적으로 완전연소하는 삶을 살고 싶나요?

이렇게 회사생활을 하다가는 무엇이 될지 불안한가요?

그렇다면 더 이상 미루지 말고 자신의 커리어 로드맵을 그려보세요.

갑자기 삶이 열정과 활력으로 가득찰 것입니다. 



[알림1] 제가 운영하는 경력계발 프로그램 <나비커리어맵 2기>를 모집합니다. 자신과 타인에 대한 깊은 이해를 통해 자신에게 꼭맞는 커리어 로드맵을 그리고 싶은 분이라면 놓치지 마세요. 나비앤파트너스 블로그 공지

 

[알림2] 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11기 연구원을 모집합니다. 2017년 한 해를 함께 놀고 배우고 사랑하며 진정한 자신을 찾고 싶은 사람이라면 지금 당장 확인하세요. 11기 연구원 모집 공지사항 공지

IP *.35.22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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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2.10 15:27:12 *.8.191.103

이제 회사내에서 중고참 소리를 듣는 위치이고 부하직원들도 꽤 많이(?) 거느리는 위치인데도 아직 커리어 로드맵을 생각하지

못하는 제 모습에 심히 부끄럽게 느껴집니다.

최근 회사일이 잘 안 풀리고 새로운 활력소를 찾아보고자 여기저기 기회의 문을 두드리고 있는데 생각처럼 쉽지가 않습니다.

남들이 선망하는 큰기업이라는데 들어와서 어느정도 내 위치를 점했다고 생각했지만 언제부턴가 마음 속 한 켠에는 공허함이

가득차고 지금 하는 일이 과연 나한테 맞는가 하는 신입사원들의 고민에 빠져서 지내고 있습니다.

좋은 글과 책들을 읽어 보고 나도 노력하면 되겠지 하는 생각에 그 순간만은 의지에 불타서 시도하려는 노력들을 보이지만

그것도 금방 시들해지는 의지박약의 모습을 자주 보이게 됩니다.

오늘 좋은 글 접하면서 저의 푸념과 나약함을 다시 돌아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지금 저한테 필요한 것이 과연 현 상황을 탈출하고자 하는 성급함이 정작 중요한 가야할 길과 목표를 잊고 잘못된 길로

들어서 낭떨어지로 떨어지는 愚를 범하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고민해 봐야 겠습니다.

이번 주말에는 저만의 시간을 한 번 가져보려 합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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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2.10 19:15:34 *.35.229.12

현실에 안주지 않고 깨어계신 모습이 인상적이네요.

혼자 답을 찾기는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저도 구본형 선생님이 아니셨으면 오랫동안 헤맸을것 같아요.

주변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 있는지 찾아보세요.

함께 가다보면 멀리 갈 수 있다고 하잖아요.

우남매대디님의 커리어 로드맵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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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2.10 18:04:55 *.45.30.238

깊은 여운과 함께 많은 생각을 할수있는 글 감사합니다.

 

회사의 목표와 개인의 목표가 한방향이 된다는것도 쉽지 않은것이 현실인것같습니다.

대부분의 직장인들이 주어진 환경탓을 하여 도약할수있는 기회를 놓치는것같습니다.

 

"자신의 10년 커리어 로드맵"  정말 멋있는 문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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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2.10 19:16:45 *.35.229.12

대부분의 직장인들이 '회사에서 비전이 없다'고 말합니다.

그런데 그 비전은 회사가 아니라 개인이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의 비전이 있으면 회사의 목표가 의미있게 다가올 수 있죠.

경목님의 커리어 로드맵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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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2.11 13:25:33 *.120.85.98

"직장인들이 자신을 '사축'이라고 비하하거나 '보람 따윈 됐으니 야근 수당이나 주세요'라며

일을 밥벌이의 수단,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것으로 폄하는 현실이 안타깝습니다.

또한 일과 자기계발을 별개의 것으로 생각하며 일은 최소한으로 하려는 태도도 아쉽습니다."


100% 공감. 자신의 커리어 로드맵을 그려 봐야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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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2.16 19:42:15 *.35.229.12

박대표도 내 프로그램에 들어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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