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오늘의

마음을

마음을

2017년 2월 24일 00시 00분 등록

지난 수요일(2월 22일)에는 대학원 졸업식이 있었습니다. 1997년 2월에 대학을 졸업했으니 20년만에 참석한 저 자신의 졸업식입니다. 지난 2년간 매주 토요일 아침이면 학교로 달려갔습니다. 이른 아침에 집을 나서는 일이 고달프기도 했지만 뻥뚫린 강변도로를 달리면 괜히 즐거웠습니다. 손끝을 스치는 바람이 어찌나 상쾌하던지요. 대학 캠퍼스를 거니는 일도 낭만적이었습니다. 봄에는 벚꽃이, 가을에는 단풍이 어찌나 근사한지 스무살 처녀가 된듯해 설렘이 폭발했습니다. 귀한 인연도 맺었습니다. 술잔을 부딪히며 함께 울고 웃으며 잊지 못할 추억도 많이 쌓았습니다. 나이들어 시험보느라 스트레스도 받았고 어려운 과제를 하느라 낑낑거리도 했지만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그렇게 하루하루 차곡차곡 쌓은 세월이 흘러 졸업에 이르렀습니다. 


졸업식장, 두근두근 떨리는 가슴을 안고 제 차례를 기다렸습니다. 연단에 오르는 발걸음이 긴장되어 휘청거렸습니다. 마음을 가다듬고 성큼성큼 걸어가 학위기를 받고 학장님과 악수를 했습니다. 주임교수님께서 활짝 웃으며 "재경, 축하해!"하며 안아주셨는데 목이 메어 답을 못했습니다. 나도 모르게 눈시울이 붉어지며 눈물이 맺히더군요. 근사한 졸업 가운을 입고 석사모를 쓰고 남편과 아이들과 사진을 찍었습니다. 교수님과 동기들과도 추억의 한 장면을 남겼습니다. 2년 동안 저의 부재를 양해해준 가족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고 맛있는 식사를 함께 했습니다. 그렇게 20년 만의 졸업식이 저물었습니다.


IMG_2365.JPG


저는 직장생활을 하는 내내 대학원에 가야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습니다. 아이 둘을 낳고 기르며 쉬지 않고 직장생활을 하느라 여력도 없었고 학위는 간판에 불과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습니다. 하지만 1인 기업가가 된 후, 대학원 공부를 하면서 제가 공부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저는 지적호기심이 충만한 사람이었습니다. 제가 일하면서 깨달은 사실들을 누군가가 과학적으로 검증하고 무슨무슨 법칙이라는 이름까지 붙여놓은 사실이 놀랍고 신기했습니다. 코칭의 코자도 모르고 대학원에 왔지만 전문코치가 되어 활동하고 있습니다. 이제 경영학 석사 학위까지 받았네요. 다음 달이면 박사 과정에 진학합니다. 경영학과에서 인사조직을 전공하는데요, 제 관심사인 여성리더십을 심도있게 연구할 생각입니다. 대학원 공부와 논문, 책쓰기를 하나의 키워드 아래서 진행해 2020년에는 논문과 책 출간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바다에 이르는 길이 어디 하나 뿐이더냐?

산을 넘어 가는 길도 있고 강 따라 가는 일도 있고 긴 길도 있고 도는 길도 있고 짧은 길도 있다. 끝까지 가면 닿게 되어 있다.

어느 길에나 위대함으로 가는 길은 있는 것이다. 끝까지 가면 바다에 이른다.

그러므로 가다가 돌아와 갈림길에서 울더라도 다시 다른 길을 찾아 쉬지 말고 가야한다.

갔던 길을 되돌아 오는 것도 가는 길의 한 부분이다.

헤매지 않고 어찌 처음 가는 길을 찾을 것이냐.

갈림길에서 지쳐 주저 앉아 있지 마라. 일어서 걸어라.

그곳을 벗어나 계속 걸으면 바다에 다다르게 되리니.


마흔 다섯의 졸업식 날, 스승께서 주신 글을 마음에 새겼습니다.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르나 지쳐 주저 앉아 있지 않고 일어나 걷겠습니다. 어느 바다에 다다르게 될지는 모르나 중간에 포기하지는 않겠습니다. 스승은 저에게 '불확실함을 견디는 힘'을 전수해주셨습니다. 스승과 공부하면서 계획대로 되지 않아도 낙심할 필요가 없음을 배웠습니다. 계획보다 더 근사한 일이 일어날 수 있으니까요. 그러니 계획이란 놈에 발목잡혀 살 필요가 없습니다. 저는 걱정하지 않습니다. 어떤 일이 일어나든 신께서 정해놓은 운명을 기꺼이 받아들여 씩씩하게 살아낼 것입니다. 제 안에 그렇게 살아갈 힘이 충분하다고 믿습니다.  


그대도 기운내세요.

다시 일어나 걸으세요.

바다가 그대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알림1] 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에서 11기 연구원을 모집합니다. 자신의 본래 모습을 찾아 진정한 변화를 이루고 싶은 분이라면 클릭하세요. 마감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http://www.bhgoo.com/2011/815782#10

  

[알림2] 한명석 연구원이 제주에 집을 얻어 <글쓰기 여행 in Jeju> 공저팀을 꾸립니다. 글쓰기와 여행을 사랑하는 분 중, 제주에 머물며 책을 쓰고 싶은 분은 용기를 내어 신청하세요.

 http://www.bhgoo.com/2011/index.php?mid=free&document_srl=817007

 

IP *.35.229.12

프로필 이미지
2017.02.24 09:21:47 *.45.30.238

짝짝짝 큰박수로 축하드립니다.

글을 읽는 제가 뭉클해지네요. 저역시 제가 배움을 좋아하고 깨닫는순간 행복해한다는걸 늦게 시작한 배움을 통해 알게되었거든요.

맞습니다. 포기하지 않는것이 중요한것같습니다.

 

다시한번 축하드립니다.

프로필 이미지
2017.02.24 12:49:56 *.35.229.12

경목님, 축하 감사합니다.

뭐든 그런것 같아요. 포기하지만 않으면 결국 성취하게 되지요.

구본형 선생님과 공부하면서 저는 참 많은 것을 배웠어요.

그 배움을 이제 제 코칭 고객들과 나누고 있습니다.

경목님도 배우고 익힌 것들을 나누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프로필 이미지
2017.02.24 17:53:45 *.122.139.253

졸업, 축하해~

재키 말대로 재키는 참 공부를 좋아하네~ 난 이제 하라고 해도 못할 것 같은데~

박사과정까지 하고나면 교수가 되야하는 거 아닌감?

암튼 대단하이~ 멋져~^^

프로필 이미지
2017.02.25 00:07:06 *.35.229.12

선배, 고마워요.

그러게요. 저도 제가 이렇게 공부를 좋아하는지 몰랐어요.

(여전히 수학이나 과학에는 젬병이에요. ㅎㅎ)

친정 부모님이 교수되면 좋겠다고 하는데 그럴 일이 있을까 싶네요.

그래도 모르죠. 기회가 있다면 기꺼이 해봐야죠. ㅎㅎ

프로필 이미지
2017.02.24 20:47:13 *.120.85.98


Congratulation!

점점 내 가방끈보다 길어지는구나.


"글쓰기는 '아는 것'의 문제가 아니라, '쓰는 것'의 문제임을 알았다."

위 문장, 죽여주는 글귀였어. ㅋ

프로필 이미지
2017.02.25 00:08:11 *.35.229.12

ㅋㅋ 본의아니게 가방끈 길어지네.

내가 가끔 주옥같은 문장을 써.

잘 찾아봐~~

프로필 이미지
2017.03.01 01:39:25 *.210.112.106

졸업 축하드립니다.

마음편지로, 블로그 글로, 그리고 가끔씩 만나게 되는 오프라인 모임도 벅찰텐데,

언제 또 이렇게 공부까지!

그 에너지 팍팍! 저에게도 좀 전달해 주세욤~^^

프로필 이미지
2017.03.02 08:23:36 *.111.108.149

졸업 추카추카!! ^^

진짜 언제 그리 많은 일을 다하는지, 정말 놀랍고 대단하다^^


하나를 마무리하기 바쁘게 또 다른 새로운 길을 시작한다니 더욱 축하하며

앞으로도 계속 제키재동의 멋진 행보이어지기를!! ^^

덧글 입력박스
유동형 덧글모듈

VR Left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656 일상에 스민 문학 - 왕의 연설 file [14] 정재엽 2017.03.01 1449
2655 이제 막 사회에 진출하는 너를 위한 경제조언 file [9] 차칸양(양재우) 2017.02.28 1236
2654 우리가 '흙수저'라고? - 두번째 이야기 [4] 제산 2017.02.26 1410
2653 우리가 ‘흙수저’라고? - 첫번째 이야기 [6] 제산 2017.02.26 1039
2652 내가 알고 있는 건 모두 틀렸다 [4] -창- 2017.02.25 1155
» 아흔한번째 편지 - 1인 기업가 재키의 졸업식 file [8] 재키제동 2017.02.24 1164
2650 감기랑 창업자의 조건 [4] 이철민 2017.02.23 1149
2649 제주에 집을 얻어 <글쓰기여행 in Jeju>공저를 진행합니다 file [6] 한 명석 2017.02.22 1259
2648 당신은 유튜브 세대인가요? [4] 차칸양(양재우) 2017.02.21 1366
2647 한바탕 깨지기 위해 읽는다 [1] 옹박 2017.02.20 1121
2646 여성 리포트 - 여성 리더의 실종 [1] 書元 2017.02.18 1145
2645 아흔번째 편지 - 1인 기업가 재키의 1미터만 더 [2] 재키제동 2017.02.17 1290
2644 운명처럼, 창업을 예감한다면 [2] 이철민 2017.02.16 1146
2643 제주에서 일년살기 집 구하기 5일째 file 한 명석 2017.02.15 4876
2642 디톡스 프로그램 ‘더비움’ 좌충우돌 수행기 file [2] 차칸양(양재우) 2017.02.14 2005
2641 평온하신가요? [10] -창- 2017.02.11 1136
2640 여든아홉번째 편지 - 1인 기업가 재키의 커리어 로드맵 [6] 재키제동 2017.02.10 1440
2639 '창업준비' 중이라고...... [4] 이철민 2017.02.09 1136
2638 두 달 만에 청소를 하다가 [2] 한 명석 2017.02.08 1140
2637 내가 혼술을 하는 이유는, [7] 차칸양(양재우) 2017.02.07 158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