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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그게 1000원이었어.” “아닌데, 2000원이었는데.” 언젠가 집에서 오래 전의 이야기를 할 때였습니다. 어떤 물건 값에 대한 기억이 달랐습니다. 서로 자기 말이 맞는다고 했지만 자신 있었습니다. 기억이 너무 선명했거든요. 이렇게 또렷한 기억이 있는데 무슨 소리를. 강한 주장을 펼치고 결국 이겼습니다. 며칠 후 신문을 보다가 우연히 뜻밖의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내 말이 틀렸던 거지요. 그렇게 선명했던 내 기억은 완전히 잘못된 것이었습니다. 이런 일이 한두 번이 아니지요. 오래된 기억, 별 것 아닌 지식, 하다못해 어떤 음식을 먹는 방법까지. 우리는 자주 이렇게 말합니다. “그게 아니라니까. 그게 아니고 이거야” “내 말이 맞아.” 그런데 진짜 그렇던가요?
몇 번의 실수 이후에, 내 기억을 믿지 않기로 했습니다. 내가 알고 있는 것을 믿지 않기로 했습니다. 스스로는 아주 선명한 그리고 분명한 것이라고 여기는 것도 말이죠. 아니 믿지 않는다기보다 한 발 물러나기로 했습니다. 그렇지 않다는 걸 몇 차례나 겪었으니까요. 생각하는 방식을 바꿔보았습니다. “내가 알고 있는 건 모두 틀렸다.” 이렇게 생각하는 거지요. 여러 가지가 달라지더군요. 어디 가서 침을 튀기며 주장을 펼 일이 없어졌습니다. 알고 있는 게 틀릴 수도 있으니 강하게 밀어 붙일 수가 없지요. 내 말이 맞는다고 인상 쓸 일도 없어졌습니다. 인상 팍팍 쓰다가 나중에 틀리면 우스운 꼴이 될 테니 슬그머니 발을 빼게 되더군요.
“그래 이게 맞을 거야.” 했더니 “아니요, 그건 이건데요.” 누군가 바로 반박을 합니다. 나는 다시 이렇게 말합니다. “아, 그래? 그럴 수도 있겠네.” 점심을 먹고 둘러앉아 커피를 마시는 자리에서 오고갔던 이야기입니다. 이래도 그만 저래도 그만인 그런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자리지요. 어느 날 한 후배가 물어보더군요. “왜 그렇게 쉽게 말을 거두세요?” “거두다니?” “누가 그게 아니라고 하면 쉽게 수긍하잖아요.” “틀릴 수도 있을 테니까. 내 말이 다 맞는 건 아니잖아.” 후배는 잘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표정이었습니다.
대화의 자리 따라 다르겠지만, 내 말이 맞고 틀리고가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상대방이 맞을 수도, 나보다 식견이 더 나을 수도 있지요. 내가 옳았다고, 내 말이 맞았다고 우쭐 할 것도 기뻐할 것도 없습니다. 그게 뭐 그렇게 대단한 일은 아니니까요. 내가 틀렸다고 지구가 멸망하거나 인생이 나락으로 떨어지는 것도 아니지요. 별 것 아닌 것으로 왜 그렇게 인상을 쓰고 감정 충돌을 만들고 했나 싶더군요. 내가 틀릴 때도 있고 맞을 때도 있는 거지요. 몇 번의 경험으로 생각하는 방법을 바꾸니 마음 상할 일이 많이 줄어들었습니다. 작은 평온. 그것만으로도 만족스럽더군요. 자기주장이 강한 저는 별 것 아닌 일로 속 끓이는 일이 잦았거든요. 이야기를 나눌 때 다른 사람들과 마찰이 잦은가요? 속이 긁히거나 짜증이 자주 올라오나요? 그럼 이렇게 생각해 보는 건 어떨까요. “내가 알고 있는 건 모두 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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