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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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라는 실타래
나는 묻는다.
삶이라는 미로,
운명이라는 미지 속에서
내가 어떤 경우에도 놓쳐서는 안 되는
아리아드네의 실은 무엇일까?
나에게만 보이는 그것,
다른 사람에게 설명해야 하지만
어쩌면 설명할 수 없을지도 모르는
그것에 대하여 생각한다. 어쩌면
그것은 생각이 아닐지도 모른다.
그것은 느낌이거나 영감이거나
알 수 없는 사이에 내 안에 들어와 앉아 있는
선험적인 무엇인지도 모른다.
문득
나는 그것을 믿고
운명 속으로 걸어 들어간다.
이 실이 나를 어디로 데리고 갈까?
갑자기
이 알 수 없는 미래에 내 가슴이 뛴다.
미래를 알지 못한다는 두려움이
이렇게 멋진 흥분일 줄 예전엔 미처 몰랐다.
그러니 살아봐야겠다.
매일 아침 해가 떠오를 때마다
한 번 다시 살아봐야겠다.
「구본형의 신화 읽는 시간」, 구본형, 와이즈베리, 248
아리아드네는 결국 별이 되지요. 왕관자리가 그것입니다. 첫눈에 반해 실을 건낸 테세우스에게 배신당하지만 그녀를 사랑한 디오니오스로 인해 별이 되지요.
테세우스에게 아리아드네는 생에 강력한 점 하나로는 남으나 스쳐가는 여자라고 봅니다. 전.
아리아드네가 실을 건낼 때 그에겐 오직 소명(크레타의 괴물 미노타우로스의 먹이로 아테네의 소년소녀를 바치는 것을 끊어야 하는, 이 일을 잘 해결하여 아버지의 아들로 인정 받아야 하는)만이 간절했습니다. 소명을 위해서 아리아드네가 건네는 실은 받을 수 있었으나 사랑은 받을 수 없었지요. 오직 소명을 향해 나아갈 뿐!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도움을 준 아리아드네를 테세우스는 왜 배신했을까, 나쁘다 할 수 있겠는데 그건 그땐 소명만이 삶의 전부인 시기였기 때문이라는 게 저의 생각입니다. 개인적으로 '모든 것은 때가 있다.' 중3때 급훈이었던 이 말을 좋아하는데요. 서로 때가 안 맞았던 거지요.
소명보다 사랑에 더 떨리는 가슴을 가진지라 주저리주저리 생각나는 대로 적어 봤습니다.^^